공유

제1286화 악마 같은 남자

도준은 승우의 창백한 얼굴을 무시한 채 대훈의 손에서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그러고 대훈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발을 떼어내며 다정하게 웃었다.

“그러게 진작 말했으면 이런 꼴 안 봤잖아요.”

도준의 미소에 대훈은 마음을 놓기는커녕 더 겁에 질렸다.

이제야 사람들이 왜 이 남자를 악마라고 부르는지 알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불안한 듯 숨을 몰아 쉬며 도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도준은 대훈의 반응이 재미없어지자 마치 은혜라도 베푸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늦었는데 돌아가서 딸이나 돌봐요.”

대훈은 극심한 고통이 느껴지는 머리와 가슴을 신경 쓸 새도 없이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윽고 마을 마친 뒤 승우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도망쳤다.

문이 열리는 순간, 승우의 눈에는 인사불성이 되어 있는 해연이 들어왔다.

“해연 씨한테 무슨 짓 했어요?”

도준은 발로 의자를 끌어와 천천히 앉더니 다리를 꼬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형님, 그런 비겁한 짓 저질렀으면서 이제 와서 정의로운 척하지 마요. 저 간호사 이용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았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서 이제 와서 고고한 척은. 아니면 설마 역할극에 너무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건가?”

도준의 도발에 승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주먹을 꽉 그러쥐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연 씨는 대훈과 달리 순수한 마음으로 도운 거니 해치지 마요.”

그 말에 도준은 살짝 멈칫하더니 이내 미소 지었다.

“그래요. 그럼 우리 와이프한테 사실대로 고백해요. 입원하게 된 게 모두 계획한 거였다고. 그러면 저 간호사 내버려둘게요.”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해도 도준의 말을 듣는 순간 승우는 숨이 턱 막혔다.

이제야 가족들이 저를 달리 보고 만류하는데, 만약 이 모든 게 거짓이었다는 걸 알면 시윤은 아마 그에게 철저히 실망할 거다.

그렇게 되는 걸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승우는 도준을 노려보았다.

“나더러 고백하라면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