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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사라진 승우

다음날.

시윤은 양현숙을 보러 아침 일찍 병원에 갔다. 다행히 잘 회복되어 며칠 뒤면 퇴원해도 된다는 의사의 검사 결과를 받게 되었다.

검사를 마친 양현숙은 운동도 할 겸 승우를 보러 가자고 제안하였지만 병실에 도착해보니 텅 빈 병실 안에서 간호사 한 명이 울고 있었다.

그 모습에 시윤은 심장이 덜컹 내려 앉았다.

“왜 그래요? 혹시 오빠한테 무슨 일 있는 거예요?”

해연은 인기척이 들리자 얼른 눈물을 닦고 편지를 건넸다.

“승우 오빠가 이거 전해주래요.”

편지를 펼쳐 보니 승우의 글씨체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랑 윤아가 이 편지 볼 때쯤 나 아마 떠났을 거예요. 두 사람 앞에서 직접 밝히지 못하는 나약한 저를 용서해 줘요.

사실 저 쇼크 왔던 거 사고 아니에요. 두 사람 동정을 얻으려고 일부러 설계한 거예요.

제 친구 대훈이를 통해 수술 중에 출혈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구하게 해서 해연 씨한테 수술 중에 몰래 바꿔 투여해 달라고 부탁했거든요. 두 사람 곁에 남으려는 욕심에.

예전에 편지를 숨겼던 건 두려움 때문에, 할 수 없이 한 선택이었다면.

이번 수술을 통해 내가 진짜 비겁한 사람이란 걸 알았어요.

어제저녁 이 잘못을 어떻게 용서받을지 수없이 생각했는데 답을 끝내 못 찾았어요.

나 때문에 아버지가 그렇게 됐고, 어머니도 아버지 마지막 모습도 못 봤어요. 윤이도 나 때문에 그런 고통을 겪었고.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유일한 방법이 떠나는 거더라고요.

저 병원 옮겼어요. 회복하는 대로 떠나려고요. 아마 몇 년이 될 수도 있고 십 몇 년이 지나 두 사람이 나 더 이상 미워하지 않으면, 그때 돌아올지도 모르겠네요.

나 잊고 살아요.

승우가.]

편지를 본 양현숙은 눈시울을 붉히며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시윤 역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마음이 답답하고 무거웠다.

어제만 해도 승우가 위독할까 봐 슬퍼했는데, 갑자기 그게 모두 쇼였다니.

오빠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왜 마지막 존엄마저 버렸는지 시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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