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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괴롭히고 싶어

고청민이 입술을 그녀의 볼에 겹쳤을 때 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그를 밀어냈다.

“미안해요.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심지안은 이런 자신이 답답했다. 이기적인 걸 알면서도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었다.

고청민의 얼굴색이 어두워졌고 그의 눈빛은 실망과 분노로 뒤섞여 있었다.

억눌렸던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그는 이성을 잃고 다시 그녀를 덮치면서 그녀의 얇은 잠옷을 힘껏 찢었다.

“지안 씨가 성연신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들었어요. 지안 씨는 내가 그렇게 싫어요? 5년이나 지났는데 내가 꼭 지안 씨를 강요해야 할까요?”

심지안은 눈이 커지더니 뽀얀 속살이 드러난 가슴팍을 가리고는 말했다.

“안 돼요! 이러지 마세요! 나 일부러 청민 씨 거절하는 거 아니에요.”

그녀조차도 왜 성연신에 관한 꿈을 꿨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고청민이 왜 오늘에 돌변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고청민에게 상처를 준 듯하다.

“일부러가 아니라고요? 그럼 도대체 왜 나를 밀어내는 거예요? 말해봐요!”

벌게진 고청민의 눈에 광기가 서렸있었다. 뻔히 대답을 알고 있는 물음을 물어본 거나 다름없었다.

지금 고청민은 평소 점잖은 소년미가 가득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심지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니 이내 자책감이 들었다.

고청민이 이렇게 된 건 그녀의 책임이 없지 않았다.

“나 청민 씨 밀어내지 않을게요. 청민 씨 말이 맞아요. 우린 어차피 부부가 될 거예요.”

심지안은 몸부림을 멈추고는 벌게진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녀의 무고하고도 불쌍한 눈빛을 본 고청민은 가슴이 아팠다. 그도 이렇게 심지안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지만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잠결에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부르는 약혼녀를 용납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건 고청민에게 치욕을 안겨준 거나 다름없었다.

고청민은 술김에 심지안의 마지막 옷까지 찢었다. 보드라운 살결이 드러난 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심지안과 눈을 마주치자 고청민은 살짝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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