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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썩은 동아줄인 줄도 모르고

민채린은 ‘어머’하고 놀랐다가 웃으며 물었다.

“네가 전에 데리고 다니던 그 여자애?”

고청민은 옆에 있는 심지안을 돌아보고 다정하게 대답했다.

“맞아.”

“제법이네, 너도 이제 원하는 바를 다 이뤘구나. 결혼식은 갈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만나봐야 해. 자료 메일로 보내줘, 내가 일단 봐 볼게.”

“알았어.”

심지안은 대화 내용을 듣지 못했다. 그녀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어떻게 됐어요? Z가 동의했어요?”

“거의 확답입니다.”

“정말 고마워요. 당신이 Z의사를 알지 못했으면 홍지윤이라는 실마리가 끊길 뻔했어요. 홍지윤은 죽을 수밖에 없었겠죠.”

고청민의 눈썹이 치켜 올려졌다. 한줄기의 차가운 빛이 눈에 서렸다.

하수구에서만 살던 쥐가 어떻게 빛을 보겠는가? 그렇게 많은 비밀을 숨겼으니, 홍지윤한테는 죽음만이 답이다.

힘겹게 연명하면서 동아줄을 찾다니.

그것이, 썩은 동아줄인지도 모르고.

...

오후의 햇빛이 유리창을 넘어 침대 위의 두 사람을 비췄다.

변석환은 품속에서 자고 있는 나체의 여인을 보며 뜨거운 어젯밤을 회상했다. 어젯밤 그와 시연이는...

변석환은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후회하고 자책했다.

그는 아직 그녀와 결혼하지 않았는데, 참지 못하고 그녀를 안았다.

전등을 고치러 온 것뿐이었는데, 색마에 씐 것처럼...

그렇게 해서는 안 됐었다.

변석환은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설득해 임시연을 받아들여 그들 사이의 진도를 빨리 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이불을 걷고 휘청휘청 걸어가 핸드폰을 끄려 했다.

“음, 누가 건거예요?”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임시연은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나른하게 물었다.

변석환은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이불 아래의 섹시한 몸매에 눈이 가자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불타올랐다.

“제가 봐 볼게요. 이름 대신 영어로 MS라고 되어있어요.”

임시연은 벌떡 일어나 휴대폰을 빼앗았다.

임시연이 옷을 입고 있지 않았기에 변석환은 눈을 돌리고 있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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