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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멍청하게 생긴 강아지

심지안은 손을 빼며 바짝 마른 입술을 달싹였다.

"밖이 좀 추워서 그런가 봐요. 괜찮아요."

민채린은 무슨 재밌는 말을 들은 것처럼 깔깔거리며 웃었다.

"춥다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지는 않아요."

"무슨 일 있었어요?"

고청민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심지안은 눈을 내리깔고 주머니에 있는 사진을 꽉 쥐었다.

"아니요, 뛰어와서 그런가 봐요. 하마터면 신호를 위반할 뻔했어요."

민채린과 고청민이 눈을 마주쳤다. 둘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차 안.

민채린은 가죽 재킷을 입고 셀카를 찍어댔다. 빨간 립스틱을 바른 카메라 속의 그녀는 성숙한 여자의 매력을 발산했다.

"고마워요. 저 이 옷 너무 맘에 들어요."

"별말씀을요."

심지안은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심지안은 민채린을 바라보며 '아름답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녀는 임시연이 생각났다. 임시연은 겉으로 보이게는 청순하고 맑은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두 임시연이 꾸며낸 거짓 이미지였다.

'송석훈이 주동적으로 나를 찾아온 거로 보아 내가 현재 임시연보다 이용 가치가 높은 건가? 그렇다면 임시연이 오늘 밤 나에게 했던 위협적인 말들은 송석훈의 뜻을 거스르고 한 말일 가?'

심지안은 정확히는 알 수 없었으나 비밀 조직에서 임시연의 상황은 곧 홍지윤과 비슷해 보였다.

만약 임시연이 변석환과 결혼하지 못한다면 임시연은 송석훈에게 버림받을 수 있었다. 민채린이 오기 전에 그들은 성연신에게 연락했다.

밤 열시.

성남시 루갈 조직.

멀리서 성연신이 검은색 코트를 입고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어깨가 넓고, 다리가 길며 콧대가 높고 얇은 입술을 가졌다.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아름다웠다.

반면 옆에 있는 안철수는 군 외투를 입고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있었다. 마치 이불 속에서 금방 일어난 사람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잘생긴 오빠네. 너무 좋아."

민채린은 옆에 있던 안철수를 보고 멈칫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멍청한 강아지처럼 생겼네."

심지안은 근시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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