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신의 눈은 더욱 깊어져 갔다. 마음속의 악마와 싸우던 끝에 그는 심지안의 손을 떼어내며 얘기했다.“장난치지 말고 자요.”심지안은 불만스럽다는 듯 미간을 팍 찌푸렸다. 더는 성연신의 몸을 더듬지 않았다.성연신이 떠나려고 할 때, 갑자기 속옷이 그에게 떨어졌다.하얀색의, 은은한 체향이 담긴...고개를 약간 돌려보니 심지안은 이불을 이미 걷어차 버린 상태였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가 어둠 속에서 아른거리는 것이 매우 유혹적이었다.성연신은 바로 문 쪽으로 걸어갔다.하지만 그는 문을 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을 선택했다.밤은 깊었고, 심지안은 너무 유혹적이었다.남자라는 동물은 이런 쪽에 본능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5년 동안 하지 않았지만, 성연신은 여전히 능숙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심지안은 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다. 그저 아침에 깨어났을 때는 목이 쉬었고 몸에는 흔적이 가득했다.심지안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상체를 훤히 드러낸 성연신을 노려보며 얘기했다.“나한테 약을 먹었어요? 정말 비겁한 사람이네요!”“내가 아니에요.”성연신은 여유로운 말투로 얘기했다. 잘생긴 얼굴에는 만족스러움이 가득했다.“거짓말하지 마요! 당신이잖아요!”“내가 어떻게 지안 씨한테 약을 탔겠어요.”심지안은 화가 나서 이를 꽉 깨물었다.“내가 어떻게 알아요.”“어제 마신 오렌지 주스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잘 생각해 봐요. 오렌지 주스 말고 더 마신 게 있어요?”성연신은 그 말만 남긴 채 샤워가운을 입고 천천히 욕실로 걸어들어갔다.힌트는 충분히 줬다. 심지안이 믿을지 말지는 그녀의 선택이다.성우주는 아직 아이다. 어린아이가 이런 수단을 쓸 것 같지는 않았다.옷을 입은 심지안은 4만 원을 꺼내 침대에 던졌다. 성연신이 심지안을 덮친 게 아닌, 심지안이 성연신의 하룻밤을 산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성연신은 그저 심지안의 욕구를 풀기 위한 장난감에 불과하다고.떠나기 전에, 성우주가 심지안을 막아 나섰다.
심지안은 성씨 가문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장원에서 태극권을 연습하는 성동철을 만났다.심지안은 무의식적으로 옷매무시를 정리하고는 웃으며 인사했다."좋은 아침이에요, 할아버지."이 말을 들은 성동철은 동작을 멈추고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너, 어디 갔었어? 청민이가 밤새 너를 기다리다가 한잠도 못 잤어.""어디 안 가고 친구와 함께 있었어요.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었지 뭐예요."심지안은 자연스럽게 말하며 안을 힐끗 쳐다봤다."청민 씨에게는 제가 직접 가서 설명할게요.""내가 깨어났을 때 청민이는 없었어. 아마 세움..."성동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청민이 모습을 드러냈다.성지안은 속으로 기뻐하며 이내 그에게 설명했다."미안해요. 어젯밤에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겨서 지체됐어요. 걱정하지 말아요.""걱정 안 해요. 지안 씨에게 위험한 일이 없었다고 믿어요. 다만 노는 데 정신이 팔려 늦게 들어온 거겠죠."고청민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얼핏 들으면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웃음 속에 칼이 있는 것 같았지만 심지안은 눈치채지 못했다.고청민은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었기에 심지안은 한숨 돌리면서 시간을 보며 말했다."곧 출근 해야 하죠? 우리 아침밥 먹고 함께 회사로 가요.""난 배고프지 않으니 지안 씨 혼자 먹으러 가요.""안 돼요. 아침은 반드시 먹어야 해요. 위에 안 좋아요."그녀는 손을 뻗어 고청민을 잡아당겼다. 가녀린 손가락이 그의 옷에 닿았을 때,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심지안은 고청민을 쳐다봤다. 고청민은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고 그의 눈썹에는 서리가 서려 있었다. 갈색 눈동자에는 어떠한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잘생기고 진귀해 보이는 얼굴은 예전과 다름없이 깨끗했다.그의 눈은 진실한 감정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맑았다.심지안은 고청민을 바라봤다."옷이 왜 젖어 있어요?"고청민은 자신의 옷을 힐끗 쳐다보며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아마 잘 마르지 않은 것 같아요."심지안은 이
비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파시게요?"현재 리조트는 제경에서 관광업 3위 안에 들고 있었다. 매년 수입은 비록 세움 주얼리 보다는 못했지만,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지금 파는 것은 손해가 너무 컸다."네.""대표님 잘 생각하셨습니까? 지금 파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고청민은 천천히 비서를 쳐다봤다. 분명 부드러운 눈빛이었지만 그 속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지금 절 가르치고 있는 건가요?"비서는 몸서리를 치며 말했다."아, 아닙니다. 지금 바로 가서 말씀하신 대로 처리하겠습니다."점심시간, 심지안은 제출된 라이브 방송 데이터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찌푸린 미간으로 파리 한 마리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어떻게 된 일이지? 수령 주소가 왜 다 똑같은 곳이야? 설마, 한 사람이 다 산 건가? 누가 이렇게 많이 산 거지? 가게를 차려도 되겠어.'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았다.심지안은 위에 적힌 고객의 연락처를 한참 쳐다보다가 이내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처음에는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었다. 전화가 거의 끊겨 갈 때쯤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매우 거친 남자 목소리였다."여보세요, 무슨 일이죠?"심지안은 깜짝 놀랐다. 왠지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말하세요! 말하지 않으면 전화 끊습니다!"안철수는 짜증 난다는 듯이 재촉했다."여보세요, 세움 주얼리의 고객센터입니다. 주얼리는 받으셨나요?"안철수가 잠시 침묵했다. 그는 이내 심지안이 무슨 말을 할지 알아차렸다."네, 받았어요. 아무 문제 없네요. 또 다른 일 있으세요? 제가 바빠서.""음... 문의드릴 게 있어요. 주얼리를 아주 많이 구매하셨는데 가게를 차리려고 구매하신 건가요?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려고 구매하신 선가요?""다 아니에요.""그럼...""남을 돕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고, 덕을 쌓고 선한 일을 하며 사람을 기쁘게 해주려고요."한 마디로 그는 보스를 도와 심지안을 꼬시고 있었다.심지안은 안철수의 말을 곰곰
변요석이 바로 승낙하지 않고 읊조렸다."나도 네가 임시연을 미워하고 있다는 걸 알아. 난 석환이가 임시연과 결혼하는 걸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거야. 지안아, 나에게 알려줘. 네가 임시연을 만나려고 하는 목적이 뭔지. 내가 대신 복수해 줄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심지안이 차갑게 웃었다."이런 말 해서 뭐해요? 아드님께서 충격받을까 봐 천천히 알려드리려고 그러잖아요. 당신은 너무 성의가 없는 거 같아요."그녀는 인터넷으로 변요석에 대해 검색을 해봤었다. 젊은 나이에 백작 자리에 오른 그는 왕실에서 가장 총애를 받는 공주와 결혼한 지 20여 년이 흘렀다. 공주는 그를 위해 1남 1녀를 낳았고 생활이 행복하고 원만하다고 할 수 있었다.'이런 완벽한 일생을 살고 있는데 과거 따위는 생각한 적이 없었겠지? 우리 엄마에게 나쁜 짓을 한 사실도 잊고 있었겠지?'심지안은 변석환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그가 임시연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변요석은 신분과 지위가 있는 사람이었기에 임시연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변석환이 임시연에게 감정이 있었기에 강제로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었다.그래서 변요석은 그녀가 오늘 이 요구를 하든 안 하든 조만간 임시연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그래, 네 말이 맞아. 석환이에 대한 내 관심을 부정하지 않으마. 하지만 난 너도 똑같이 관심하고 있어."변요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난처한 말투로 말했다."이건 석환이에겐 첫 연애야. 지금 한창 임시연에게 푹 빠져 있을 때지. 만약 임시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석환이가 제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아마 너일 거야."잠재의식은 변석환이 심지안을 찾아가게 만들 것이다."괜찮아요. 당신은 석환 씨의 아버지니까 잘 챙기시면 되죠."심지안이 맑고 깨끗한 까만 두 눈으로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변요석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제멋대로여 보이는 그녀의 행동들은 사실 그를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임시연은 부들부들 떨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진유진을 때리려 했다.눈치가 빠른 심지안은 진유진을 한쪽으로 잡아당겼다. 임시연은 옆에 있던 문틀을 손으로 "퍽." 하고 때렸다. 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있었다.임시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를 본 심지안은 찌푸렸던 미간을 펴고 웃으며 말했다."너무 세게 때린 거 아니에요? 얼마나 아플까.""대체 왜 이래요? 왜 날 가만두지 않는 거예요? 내가 곧 왕실에 시집간다니까 질투해서 이래요?"임시연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녀는 심지안의 살가죽을 벗기고 싶었다.심지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웃었다."질투라니요. 난 단지 시연 씨같이 악한 사람이 왜 아직 죽지 않았는지 단순히 궁금할 뿐이에요."임시연은 멍하니 있다가 이내 눈빛이 표독스럽게 변했다."안심해요. 난 죽지 않아요. 지안 씨보다 오래 살 거예요.""그래요?"심지안이 심드렁하게 말했다.임시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축축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머지않아 난 고귀한 왕비가 될 거예요. 지안 씨는 평생 천한 평민이겠죠."진유진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비꼬았다."허, 성연신에게 버림받더니 다른 사람을 찾은 거예요? 되게 고상한 척 말하네요."성씨 가문은 인맥과 자원이 탄탄한 집안이었기에 왕실에서도 양보하고 있었다.진정으로 싸움을 시작한다면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는 확실하지 않았다.임시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손가락 관절이 하얗게 변했다. 그녀는 무너지지 않으려 지탱했다."나와 연신 씨 사에는 아이도 한 명 있어요. 지안 씨에게는 뭐가 있죠?""아이요?"심지안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장난치려는 표정이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면 정말 진지하게 묻는 것 같았다."확실해요?"임시연이 긴장하며 물었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설마 뭘 알고 있는 건가
이 말을 들은 임시연음 몸을 떨며 두려움에 고개를 저었다."안돼, 내 얼굴이 망가질 수 있어...""얼굴이 망가질 뿐, 죽지 않잖아요."심지안이 무표정으로 말하며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봤다.임시연은 입술을 꽉 깨물며 독하게 마음먹고 결정을 내렸다."내가 동의하면 날 건드리지 않을 거예요?""글쎄요."그녀는 사실대로 말했다."건드리지 않는 쪽으로 고민해 볼 수는 있어요."임시연의 눈에 원한이 스쳐 지나갔다. '오늘만 참으면 돼. 저녁에 송석훈을 만나면 이 천한 년을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없게 만들라고 할 거야.'진유진은 솔직히 좀 무서워서 작은 소리로 심지안에게 말했다."사람이 죽는 것은 아니겠지?"자신들에게 피해만 안 간다면 임시연이 죽든 말든 상관없었다.지금은 공공장소여서 CCTV들이 많았다. 조금만 조사하면 바로 알 수 있었다.심지안은 진유진의 이마를 톡톡 두드렸다."넌 임시연이 정말 죽을 거라고 생각해? 임시연 똑똑해."이익과 손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정확하게 분석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겠는가?'임시연은 아마 영원히 손해를 보는 일이 없겠지.'"응?"진유진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멍을 때렸다.두 사람이 귓속말하는 틈을 타서 임시연은 주위의 환경을 한번 쭉 살폈다.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안 임시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각도를 잡으며 세수대에 머리를 박았다.큰 소리에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임시연의 이마에 상처가 있었고 끊임없이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을 하고 비틀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됐어요?"심지안은 상처 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없이 몇 분 동안 쳐다봤다. 눈에는 어떠한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화가 가라앉았다거나 분노하는 모습도 없었다.임시연은 손으로 이마를 가렸다. 그녀는 아무 반응도 없는 심지안을 원망했다.그러고는 그때 병원에서 이 천한 년을 죽이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녀를 죽였다면 많은 번거
낯선 번호에도 심지안은 한 치의 의심 없이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청민은 계산을 하고 그녀의 외투를 들고 왔다."가요, 밖에 날씨가 아주 좋아요.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씬 것 같아요.""아니에요. 일찍 돌아가서 일해야 해요. 연말이라서 너무 바빠요. 돈 벌 기회 잡아야죠."말을 마친 심지안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오후에 또 시간을 내서 신체검사를 받으러 가야 하기에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차는 바로 식당 입구에 세워져 있었다. 심지안은 차에 타기 바쁘게 눈이 부셔서 눈살을 찌푸렸다. 차창 밖에는 검은색 양복을 입은 두 남자가 맞은편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 눈이 부신 건, 그중 한 사람이 손에 쥔 비수를 갖고 놀다가 빛을 반사한 것이었다.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심지안은 순간 알아차렸다. 저분들이 변요석이 말했던 경호원이었다.아니나 다를까 고청민이 차 시동을 걸자 두 사람도 곧 자동차에 올라가서 천천히 뒤따랐다.차창 밖의 풍경이 휙휙 지나갔다. 심지안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임시연이 나에게 보복할 거라는 걸 알고 변요석이 미리 경호원을 붙인 건가?'회사에 도착한 심지안은 누군가 자신에게 가십을 털어놓으며 장현진이 프런트와 말다툼했다고 말하기 전까지 일에 몰두했다. 그녀가 물었다."장현진 씨요?"그제야 며칠 전에 그가 카톡을 보내왔는데 자신이 너무 바빠서 답장을 잊어버린 사실이 생각났다."네, 프런트에서 예약 없이 올라갈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가 듣지 않고 강제로 올라오려고 하자 경비원이 출동했어요.""무슨 일인지 안 물어봤어요?""네, 구체적인 건 저도 잘 몰라요. 고함치는 소리가 아주 사나웠어요. 하마터면 기자들도 올뻔했어요."그녀가 중얼거렸다."그럴 리가. 예약하지 않았다고 해도 장현진 씨 같은 큰 고객은 우리와 합작한 적도 있기에 프런트에 가서 인사드리면 막지 않았을 텐데."동료는 고개를 흔들었다."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나도 오늘 경비원이 너무 엄격하다고 느꼈
심지안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죠?""직감이에요."장현진이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에요."심지안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이와 비슷한 말들을 성연신에게서도 들은 적이 있었다.장현진은 그녀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목이 메어왔다. 분명히 자신을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 있는 여자의 반응을 직접 보니 많이 괴로웠다.그는 억지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내가 생각이 많은 걸 수도 있어요. 지안 씨도 아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해 준 것뿐이에요."심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며 화제를 돌렸다."현진 씨, 스캔들 터진 건 해결 되었어요?""아니요. 이번 달 스케줄이 다 멈췄어요.""다음 달은요?""모르겠어요. 아마 회사에서 나를 도와줄 거예요. 먼저 사람들의 관심이 식은 해명하려고요.""네."심지안은 이 일을 대수롭지 않고 생각하고 진실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여자의 직감이 말해줬다. 장현진은 남자에게 의지해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가 고청민을 모함할 이유가 없었다.심지안은 장현진과 헤어진 뒤 개인 병원에 연락하여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다.돈을 더 쥐여줬더니 결과가 비교적 빨리 나왔기 때문에 그녀는 병원에서 결과를 기다렸다."엄마, 그냥 의사의 말대로 안심하고 치료받으세요.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요 몇 년 동안 적지 않은 돈을 벌었기에 노후는 책임질 수 있어요.""네가 돈을 힘들게 벌었다는 걸 알아. 난 치료를 한다고 해도 몇 년 밖에 살지 못할 거야. 차라리 네가 그 돈을 가지고 장가를 가는 것이 나아.""이런 말 하지 마세요. 난 불효자가 아니에요. 그럴 수 없어요."기분이 상한 정욱은 미간을 찌푸리다가 얼핏 그림자를 보게 됐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다가 깜짝 놀랐다."심지안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어디 아파요?"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놀던 심지안은 고개를 들고 정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