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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자취를 감추든지 임시연을 망치든지

임시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 힘이 하도 세서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는데 손바닥에서 피가 흐를 때까지 그녀는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임시연은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 단원들이 수군거리는 가운데서 임시연은 연주를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연주 효과가 생각처럼 좋지 않았다. 바이올린을 잘 모르는 관중들도 이상함을 감지했다. 임시연의 연주 생애 최대 사고였다.

“어떻게 된 거야? 내 귀가 문제가 생겼나?”

“연주가 왜 이래? 내 어린 조카보다도 못하잖아.”

“시연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가 봐. 우리가 이해해주자.”

나중에는 뒤에 있던 매니저가 보다 못해 무대로 올라와 임시연과 단원들을 이끌고 사과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오늘 연주회에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시연이가 요즘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오늘 티켓은 다 전액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임시연은 다급해졌다.

“지금 나더러 혼자 이 난장판을 책임지라는 거예요?”

매니저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내가 망친 것도 아닌데 당연한 거 아니에요?”

임시연은 화가 났다.

“누가 일부러 날 해치려 한다니까요.”

“그건 나중에 말하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팬들을 달래는 거예요. 한 번 손해 보는 것과 평생 손해 보는 것의 차이는 당신도 잘 알잖아요.”

임시연은 길게 숨을 들이쉬고 씁쓸하게 웃으며 눈물범벅이 되어 관중석에 앉아있는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 방법은 팬들에게 아주 잘 먹혔다. 그들은 하나둘씩 이해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순식간에 역전이 되자 심지안은 태연하게 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

이내 무대 위의 대형 스크린에 임시연의 사진이 나타났다.

현재 사진이 아니라 과거의 사진이었다.

그녀가 명성을 떨치기 전에 여러 부자와 친밀하게 찍은 사진이었는데 그중에는 3P 사진도 있었다.

사실 이 사진들을 구하기 꽤 어려웠다.

사진 중에 있는 부자 한 명이 파산하면서 돈이 급하지 않았더라면 사진을 팔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이 무너질 듯한 표정을 한 임시연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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