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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당신이 나를 구한 건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요

고청민은 그녀의 망설임을 발견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타이르듯이 말했다.

“뭔데요? 성연신이 또 괴롭혔어요?”

심지안은 멈칫했다. 작고 하얀 얼굴에 감동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고청민이야말로 자신을 가장 잘 챙기는 사람인데 무엇을 망설이나 싶었다.

그녀는 잡지에 끼워둔 설계도를 꺼냈다.

“사실 별거 없어요. 그 사람이 저한테 이걸 줬어요.”

고청민은 그 설계도를 받아 들고 보기 시작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당시 사고가 발생했던 병원 설계도라는 걸 눈치챘다..

심지안은 고청민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연신 씨가 말했어요. 당신이 나를 구한 건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요.”

고청민은 고개를 들어 맑은 눈으로 물었다.

“그 말을 믿어요?”

“안 믿어요.”

그녀의 대답에 망설임은 없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했고, 좋고 나쁜지는 속으로 알 수 있었다.

“거짓말은 안 할게요. 아주 오래전부터 그 병원의 특수 설계된 곳을 알고 있었어요.”

“네?”

고청민은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해명했다.

“이 병원을 설계한 사람이 제 고등학교 동창 아버지세요. 늘 같이 놀다가 우연한 기회로 설계도를 봤고 원래는 응급 통로로 쓰다가 나중에는 응급상황이 적어졌죠. 그렇게 원장이 몇 번 바뀌고는 알고 있는 사람도 점점 적어졌어요.”

“그랬군요.”

심지안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눈웃음을 지었다.

“당신이 나를 속일 리 없다는 거 알아요. 성연신은 그냥 남 잘되는 꼴을 보기가 싫었나 보죠.”

고청민은 그녀의 선명한 웃음을 보면서 손끝을 매만지다가 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했다.

“그 사람도 당신을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지안 씨가 사기 당할까 봐.”

심지안은 하품 했다.

“성연신 편 들어주지 마요.”

정말 그녀를 위한다면 왜 인제 와서야 말하겠는가?

“네, 네. 피곤하죠? 얼른 쉬어요. 내일 출근도 해야 하잖아요.”

“네. 잘 자요.”

고청민은 가볍게 웃고 불을 껐다.

“잘 자요.”

...

이틀 연속으로 평온한 나날이 지속됐다.

심지안은 퇴근한 뒤 옷을 갈아입고 임시연의 연주회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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