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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고청민은 눈을 내리깔고 눈 속의 차가움을 감추며 무고한 척 말했다.

“성 대표님, 지금 저에게 하시는 말씀인가요?”

“그런데요?”

성연신이 비웃었다.

“지안 씨도 그렇게 생각해요?”

“흥, 청민 씨가 나를 해치는 일을 했다고 해도 연신 씨보다 많겠어요?”

심지안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성연신의 말을 믿지 않고 성연신이 급해서 아무나 끌어내려 모함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고청민이 웃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며 어깨를 들썩였다.

이 장면을 본 성연신은 가슴이 아파왔다. 그는 관자놀이가 지끈거렸고 가슴이 답답했다.

“그날 화재는 고청민이 불을 놓은 게 아니라고 해도 고청민과 관계가 있어요.”

소방관도 그렇게 일찍 도착하지 못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가 화재와 관계가 없다면 고청민은 심지안을 구할 수가 없었다.

목적은 심지안의 신임과 고마운 마음을 얻기 위함이었다.

심지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성연신 씨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네요. 더 얘기를 나눌 의미가 없겠어요. 연신 씨가 나에게 줬던 상처를 나는 잊지 못할 거예요.”

“나는 지금 좋은 마음으로 지안 씨에게 알려주는 거예요. 속지 말아요, 지안 씨.”

“웃기네요. 내가 속고 있다고 말하기 전에 임시연의 아기를 낳게 하려고 나와 싸우고 헤어지려 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요.”

그녀는 의아한 눈빛으로 성연신을 바라봤다.

“그렇게 원하던 임시연과 지금 함께 있게 됐는데 왜 여기까지 찾아와서 고청민 씨의 나쁜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성연신은 입술을 말아 올렸다. 그가 저질렀던 일들이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임시연과 함께 있다는 말에 그는 동의할 수가 없었다.

헤어져도 좋고, 싸워도 좋다. 하지만 그는 진짜로 그녀와 헤어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반응을 본 심지안은 그가 임시연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더욱 확신했다. 마음속에서 혐오감이 몰려왔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자신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못 마땅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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