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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기나긴 꿈에서 깨어나다

임시연은 순산 이후 며칠간의 회복 끝에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올 블랙 긴 원피스에 미니햇을 하고 우아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진유진의 분노에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저는 그저 심지안 씨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고 왔을 뿐인데 흥분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연신 씨, 이 여자 계속 이곳에 머무르게 할 거면 지금 바로 지안이를 데리고 떠날거예요!”

진유진은 붉으락푸르락 하면서 성연신에게 소리를 질렀다.

성연신은 힘겹게 시선을 들어 임시연을 보더니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에게 머무른 시선은 3초도 되지 않았다.

임시연은 옷소매에 숨겨두었던 두 손에 주먹을 꽉 쥐게 되었다. 출산해서부터 성연신은 한 번도 보러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석 씨만 보러오게 하고, 이게 뭐야. 아니야, 됐어. 어차피 지안 씨도 죽은 마당에 좋은 날이 오겠지.’

사실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은 따로 있었다.

‘누가 뭐 이런 재수 없는 곳에 오고 싶어서 온줄 알아?’

눈치가 빠른 정욱은 순간 성연신의 마음을 깨닫고 임시안의 앞에 가서 공손하게 말했다.

“시연 씨, 이만 가시죠.”

“저는 정말 다른 뜻이 없는데...”

임시연은 일부러 창백한 표정을 하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지안 씨 죽음에 대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오늘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고 왔는데 만약 전에 저에게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용서를 원한다면 지옥에 가서 사과하던가.”

내내 입을 열지 않던 고청민이 갑자기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마치 그녀의 꿍꿍이를 꿰뚫고 있는 듯 했다.

임시연은 순간 얼어붙더니 분노가 가득했던 표정이 싹 사라지고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안 씨 정말 죽은 거 맞아요? 병원에 가서 살리기는 했어요?”

화재가 발생한 그 날, 병원에서 고청민의 모습을 슬쩍 보았던 것이다.

자신이 본 것이 맞다면 그날 그 사람은 고청민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불길이 세져 수술실 안에서 울려 퍼지는 비명소리를 똑똑히 들을수 있었다.

심지안이 이 세상에서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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