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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심지안은 널 증오해

정욱이 물었다.

“성씨 가문엔 왜 가시는 거예요?”

성연신이 어두워진 눈동자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

“확인하려고.”

초저녁의 노을이 금빛을 내뿜으며 성씨 가문 정원을 따뜻하게 감싸 안고 있었다.

성동철이 마당 흔들의자에 앉아 유유자적 차를 마시며 고요함을 즐기고 있었다.

집사가 급히 그에게로 다가왔다.

“어르신, 성연신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

찻잔을 든 성동철의 손이 떨려왔다. 순간 고청민이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심지안이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고청민은 며칠간 줄곧 사당에 머무르고 있었기에 성연신과 관련되어있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에 미친 성동철이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들여보내.”

성연신은 집사의 안내로 들어와 성동철의 맞은편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가 성동철이 입을 열기도 전에 말했다.

“어르신, 고청민을 만나러 왔습니다.”

성동철의 눈까풀이 툭툭 튀어 올랐다. 고청민이 무슨 일을 벌인 게 분명하다. 성동철은 이미 지긋이 나이를 먹었지만 성연신 앞에선 어딘가 주눅 들어 있었다.

“걔는 왜 만나려고 하는 건가? 그 아인 아직 사당에 있네.”

“물어볼 게 있습니다.”

성연신이 숨기지 않고 차분히 말했다.

자세히 들어보면 평소보다 약간 빠르고 떨리는 그의 목소리엔 긴장감과 기대감이 묻어있었다.

성동철은 불길한 예감이 들긴 했으나 마땅히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또한 이 집에서 선을 넘는 일은 벌이지 못할 테니 집사를 시켜 고청민에게 데려다주었다.

고청민은 한창 붓을 들고 글씨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성연신을 본 순간 화들짝 놀랐다. 성연신이 이렇게나 빨리 이상함을 감지했을 줄이야.

집사는 성연신을 의자에 안내하고는 문을 닫고 자리를 피했다.

성연신은 곧바로 고청민이 쥐고 있던 붓을 던져버렸다. 먹물이 사방으로 튀어 나가 두 사람의 옷에 흩뿌려졌다.

그가 고청민의 멱살을 잡고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심지안 안 죽은 거 맞죠?”

고청민이 멍한 얼굴로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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