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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그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상처를 주다

성연신은 바닥에 떨어진 양복을 들고 밖으로 나갔는데 고청민은 무슨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지 눈썹을 치켜 올렸다.

문 앞에 와서 성연신은 잠깐 멈춰 고청민을 보고 말했다.

“어찌 보면 당신도 나랑 똑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뭐가요?”

“지안 씨 위한다는 명목으로 상처를 주는 거요.”

고청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가 뭔가를 알고 있지 않는지 시험해 보려고 했지만 성연신은 그냥 자리를 떴다.

성연신은 아침 6시까지 차 안에 앉아 있었는데 아침의 첫 햇살이 흐릿한 회색빛을 대지에 내뿜고 있었다. 그는 심지안이 살아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살아 있기를 바랐다.

...

성연신의 차가 성씨 장원 밖에 줄곧 주차하고 있자, 집사가 고청민에게 보고했다.

“성 대표님, 아무것도 안 하시고 조용히 차 안에만 계시다가 날이 밝자 바로 떠나셨습니다.”

날이 밝아서...

고청민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는데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오르고 있었고 만물은 햇빛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모두 그들의 희망을 기다리는 것 같다.

순간 그는 성연신의 생각을 이해했다. 살아있기만 하면 심지안은 영원히 다음 날의 태양을 기다릴 것이고 그는 잠시 한 발짝 물러서서 그녀가 상처를 치유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

성연신은 성씨 가문을 떠난 다음, 바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회사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었는데 그 때문에 제일 힘든 건 정욱이었다. 원래도 개인 시간이 없었는데 성연신이 대부분 시간을 회사에서 지내는 바람에 일상이 더욱 바빠졌다.

늦은 밤이 되자, 정욱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진유진이 생각나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진유진이 아마 성연신 때문에 자기를 차단했을 거라는 생각에 우울했다. 나중에도 여러 번 시도했지만, 아예 상대방의 전화가 꺼져있었는데 더 이상 바보가 되고 싶지 않아 연결을 포기했다.

...

5년 후.

심지안이 제경 공항에서 나오자,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고청민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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