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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잊어버리는 것보다는

성연신은 가슴 깊은 곳에서 여러 가지 감정이 치대고 싸우고 있었다. 지금 당장 이 감정들을 분출할 곳이 필요했다. 사실 그가 오늘 마신 술도 성수광이 손을 써둔 결과였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것을 신경 쓸 사이도 없었다. 지금 머릿속은 온통 심지안과 고청민이 손을 잡던 모습이었다.

왜 이렇게 말을 듣지 않는 것일까.

진현수와 헤어지겠다고 얘기했으면서 돌아서서 고청민과 붙어먹다니.

남자가 없으면 살지 못하나?

강렬한 질투심이 마지막 이성의 끈까지 끊어버렸다. 성연신은 깊은 눈으로 심지안을 바라보다가 그녀의 입술을 덮쳐버렸다.

하지만 심지안도 가만히 있을 성격은 아니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다.

짝.

그녀는 바로 온 힘을 다해 성연신의 뺨을 때렸다. 뺨을 맞은 그의 얼굴이 돌아갔고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린 듯, 잘생긴 그의 얼굴에 심지안의 손자국이 그대로 났다. 게다가 이마에 있는 상처도 낫지 않은 듯했다.

뺨을 맞아 붉어진 얼굴이 어딘지 모르게 불쌍해 보였다.

심지안은 멍하니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얼얼함이 그대로 손에 전해졌다. 그녀도 이 정도로 세게 때릴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경고를 주려고 했던 것뿐이다.

성연신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겨울의 한기를 가득 담은 그의 눈이 화를 잔뜩 담은 시선으로 심지안을 쳐다보았는데 정말 무서웠다.

심지안은 놀라서 몸을 살짝 떨었다. 그리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침대에서 뛰어내려 도망치려고 했다.

성연신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아 품에 가두었다.

하지만 평소처럼 부드럽지 않고 차갑게 그녀를 침대에 던져버렸다. 심지안은 오장육부가 다 아픈 것 같았다.

놀란 그녀는 겨우 일어나 기어서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성연신이 몸으로 그녀를 깔아버렸다.

온몸에 흔적이 가득한 심지안을 본 그는 마음이 아파 그녀를 안고 욕실로 향했다.

그녀를 씻기고 정성스레 닦아주었다.

심지안은 눈을 꼭 감은 채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다시 침대로 돌아온 성연신은 담담한 말투로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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