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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인명사고

서백호는 순간 말문이 막혀 생각했다.

“지안 아가씨 말은 맞아요. 어르신께서는 잠시 임시연을 막을 수 있겠지만 한평생 막지는 못하겠죠. 그렇다면 아가씨는요? 도련님께 전혀 마음이 없나요?”

굳은 심지안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없어요.”

성연신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괜히 성연신을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이건 벌집을 들쑤시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녀가 성씨 가문에서 나온 후, 성수광한테 따로 인사를 드린 적이 없었다.

성수광이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 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었다.

회사로 돌아온 심지안은 바로 교통사고에 대한 기록을 훑어보았다.

진현수의 차량 번호를 기억한 그녀는 CCTV 속 차들을 보며 어느덧 진현수의 차량을 발견했다. 그리고 바로 피가 차갑게 식었다.

그날 그들과 부딪힌 차는 기름을 운송하는 차가 아닌, 그냥 보통 자가용이었다.

믿을 수 없던 그녀는 교통청에 가서 다시 조회를 신청했다.

결과는 똑같았다.

심지안은 속이 불편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현수같이 그녀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이 왜 그녀를 속인 걸까.

그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심지안은 이미 그와 결혼할지 말지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의 친절함을, 심지안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심지안은 그날 밤 또 잠에 들지 못했다. 피곤해서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회사에 돌아오니 프런트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찾아와 현재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심지안은 성연신인줄 알았지만 프런트의 직원이 말을 보탰다.

“40대의 남자였는데 엄청 무섭게 생기셨어요. 엔터테인먼트 사장이라고 들었는데...”

남진영이다!

그런데 그가 왜 이곳에...

혹시 또 심연아의 일로 온 것일까?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심연아를 보지 못했다.

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긴장해서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녀는 남진영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심연아를 양딸이라고 공개하더니 간이고 쓸개고 다 줄 것처럼 굴었다. 도대체 왜?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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