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폰을 켜지 않았기에 임시연은 그저 몸을 기울여 몇 개 중요한 단어만 들었다.“심지안... 경찰... 변호사...”아마도 심지안에게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었다.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끊어버렸다.“연신아, 무슨 일 있어?”성연신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아.”“하지만... 아직 의사 선생님 말씀도 안 끝났는데... 우리 아기의 건강이 걱정되지 않아?”그의 시선이 평평한 그녀의 배에 닿았다.“문제가 생기면 정욱에게 연락해.”말을 마친 그는 몸을 일으켜 떠났다.임시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혼까지 한 마당에, 계속해서 그녀와 성연신을 뺐다니. 겉과 속이 다른 여우 같으니라고!...경찰서.심지안은 조사실에 들어왔다. 상황은 간단했다. 조빈이 그녀의 의견대로 일을 진행하지 않고 마음대로 사람들에게 야근을 시켰다.안전 장비들도 새로 사야 했지만 다시 사지 않고 월급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한 명은 안전띠의 문제로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녀는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공사장에 자주 가서 확인해 보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인데...그녀는 대다수의 정력을 회사에 쏟아부었다. 공사장은 잘 가보지 않았다. 그런데 그곳에서 인명 사고가 날 줄은 몰랐다. 이때, 피해자의 가족이 왔다. 순해 보이는 중년 여성은 이미 눈이 퉁퉁 부었는데, 옆에는 일곱, 여덟 살 되어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있었다. 여자는 심지안을 보더니 원망인지 분노인지 모를 감정을 터뜨리며 심지안을 때리고 또 욕했다.경찰이 제때 말려서 다행히 심지안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심지안은 죄책감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얘기했다.“무슨 요구든지 다 얘기해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다 배상해드리겠습니다...”“내 남편 살려내! 사람 목숨이 배상할 수 있는 거야!?”그녀는 죄책깜에 고개를 떨구고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죄송합니다...”쌍방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심지안은 잠시 구류되었다.
“당연하지! 나한테 손을 대지 못해서 안달이던데! 그러다 날 덮치는 데 성공하지 못하니까 바로 나를 감옥에 가둔 거야!’심연아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술술 내뱉었다. 모든 남자가 심지안을 아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안과 성연신이 헤어지게 되면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심지안부터 찢어 죽일 생각이었다. 심지안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지금 이곳에 앉아 전혀 반성하지 않은 심연아의 얼굴을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심연아는 여전히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깊이 숨을 들이쉰 심지안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거짓말 그만 해. 연신 씨 취향이 그렇게 저급하지 않아.”“너 무슨 뜻이야? 지금 나 대신 그 남자를 믿는다는 거야?”심연아는 바로 고함을 질렀고 경찰이 이를 바로 제지했다.오지석은 힐긋 심연아를 한번 보고는 재촉했다.“심연아랑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아요. 연신이가 도착했대요.”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일으켜 떠났다. 심연아는 여전히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곳을 나가서 그녀의 것들을 모두 되찾으리라 생각했다....조사실.의자에 앉은 남자는 기다란 다리를 아무렇게 꼬았다. 손가락 사이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서 끈 남자가 여유롭게 얘기했다.“나가고 싶어요?”심지안은 눈을 번쩍 떴다.“네!”“내가 데리고 나가줬으면 좋겠어요?”“네.”그녀는 가볍게 대답했다. 그리고 시선을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다.“무슨 요구라도 있어요?”오지석이 성연신을 봐서 심지안에게 잘해주고 있다는 것을, 심지안은 잘 알고 있었다. 성연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변호사를 선임할 기회도 없을지도 몰랐다. 심연아를 만난다는 것은 더욱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성연신의 얼굴에 있던 손자국은 이미 사라졌다. 그의 표정에서는 감정을 읽을 수 없었는데 검고 깊은 눈동자는 살짝 피곤함이 엿보였다.“요구 없습니다.”심지안은 그저 성연신을 쳐다보며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듯한
심지안이 성연신과 함께 경찰서를 나서기도 전에, 진현수가 전화를 걸어왔다.성연신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핸드폰을 쳐다보며 팔짱을 낀 채 얘기했다.“받아요.”심지안이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다.“받고 싶지 않아요.”“그럼 내가 도와주죠.”그는 핸드폰을 빼앗아 수신 버튼과 함께 스피커 버튼을 눌렀다. “지안 씨, 무슨 일이에요? 왜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 거예요? 혹시 성연신이 또 협박하는 거예요?”심지안은 성연신이 화를 낼까 봐 뒤꿈치를 들고 힘 있는 그의 팔을 붙잡고 핸드폰을 향해 얘기했다.“연신 씨랑은 상관없어요. 제 의견이에요. 사고가 난 그날, 우리와 부딪힌 차는 기름 운송 차량이 아니었어요. 현수 씨가 후유증이 생길 것을 알면서 절 구한 것도 아니었고요. 난 거짓말이 제일 싫어요. 앞으로 연락하지 말아 주세요.”말을 마친 후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다시 가져왔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성연신은 작게 웃음을 흘리며 얘기했다.“역시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을 하네요.”심지안은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았기에 화제를 돌렸다.“장학수 씨는 어떻게 피해자 가족들과 얘기할 거래요?”“알아서 처리하겠죠.”심지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상대가 합의해 주지 않는다면...”“변호사가 가장 중요한 게 전문성과 교류 능력입니다. 합의를 볼 능력도 안 되면 변호사 일을 못 하죠.”“장학수 씨한테 얘기해줘요. 저 돈 있으니까 배상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다고...”지금 심지안이 할 수 있는 것은 금전상의 도움밖에 없었다.다른 것도 필요하다면 최대한 힘을 보탤 것이다.성연신은 그녀를 흘깃 보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길에서. 심지안은 차량이 성씨 저택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서 물었다.“지금 할아버지를 찾아가서 유서를 가져오라고요?!”“그렇지 않으면요?”성연신은 당연하다는 듯 얘기했다.“알겠어요.”그녀는 일단 가서 성수광의 반응을 볼 생각이었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성씨 가문의 모든 것
고청민은 주머니에서 박하사탕을 꺼내더니 두 알을 입 안으로 넣어버렸다. 그는 순진무구한 잔인함으로 의문을 던졌다. 마치 교수님께 질문하는 대학생 같았다. “임시연이 여자친구라고요? 그럼 임시연과 성연신은 무슨 사이죠?”김민수도 모른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 고통으로 인해 얼굴은 이미 구겨졌다.“저도 몰라요. 모른다고요.”그는 왜 갑자기 죽을 뻔했는지 몰랐고 임시연이 갑자기 헤어지자고 한 이유도 몰랐다. 그녀와 성연신의 일에 대해서도 하나도 몰랐다. “임시연이 임신했어요.”“이건 저도 알아요!”김민수는 바로 정신을 차렸다. 앞으로의 행복한 삶에 대한 기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고청민은 흥미진진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그래요?”김민수는 그가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단언했다.“제가 남자친구인데 임신했다는 건 제가 더 잘 알죠!”“확실히 김민수 씨 아이예요?”“당연하죠. 우리는 한 달 내내 붙어있었어요.”매일 붙어있었고 몇 번 잠자리를 가지니 임신이 되었다. 하지만 임시연이 그와 헤어지면서 아이를 지우겠다고 했고 그 후에는 임시연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청민은 눈을 가늘게 떴다. 청순한 얼굴로 나이에 맞지 않게 깊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답은 다 나왔고 진실은 눈앞에 있다.남의 아이를 임신한 것이라니. 김민수는 잠시 멈칫하더니 불안함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제 여자친구와 아는 사이예요?”“글쎄요.”“어떻게 임신했다는 걸 안...”“내가 임시연을 모르면서 임신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한 거죠?”“네...”“난 임시연을 모르지만 성연신은 알거든요.”고청민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날카로운 말을 뱉어냈다.“얼마 후, 임시연은 당신의 아이를 임신한 채 성씨 가무에 시집가겠죠. 그럼 당신은 그저 구석에 숨어서 죽은 듯이 살아야 해요. 나타나기만 하면 임시연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당신을 죽이려고 할 테니까.”김민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현실을 부정하며 고개를 젓자 머리카락에서 물이 튀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성수광은 화가 난 듯 소매를 걷었다. 임시연만 생각하면 기분이 확 나빠졌다.“그럴 일은 절대 없다! 그 여자는 절대로 우리 가문에 발을 들일 수 없어!”...남자는 느긋하게 시선을 들어 빈손으로 돌아온 여자를 쳐다보고 계속해서 서류를 봤다. 이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다.“할아버지가 안 주신대요.”“계속 달라고 해봐요.”“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연신 씨가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 유서를 주겠대요.”서류를 훑던 성연신의 손이 잠시 굳어버렸다. 그리고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물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저는 이 일을 완수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심지안은 고개를 푹 떨구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얘기했다.“다른 임무로 바꿔서 얘기해주면 안 돼요?”성연신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그녀가 어떻게 성수광에게서 유서를 가져온다는 말인가. 성연신은 더 이상 그녀를 난감하게 만들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뭐로 바꿀지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네!”“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동안, 부르면 바로 와야 해요.”“...”성수광은 심지안은 붙잡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와 성연신 사이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해서 더는 질척거리지 않는 것이었다.성연신은 그녀를 선진 그룹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심지안은 머릿속이 복잡해 인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내려서 갔다.성연신의 시선은 계속 심지안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발견한 그의 눈빛이 확 변했다. 낮은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은 그가 안전벨트를 풀고 얼른 차에서 내렸다.심지안은 주변의 상황을 신경 쓰지 못하고 몇 걸음 걸어 나갔다가 몰려오는 기자들한테 포위당했다.“어떻게 피해자 가족에게 배상할 겁니까? 직원들에게 안전 장비도 제대로 사주지 않는 사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당신은 건축법을 어겼으니 구류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사건이 종결되기 전에 나온 겁니까? 혹시 알면서도 법을 어긴 겁니까? 혹은 인맥을 사용하신 겁니까?”“인터넷에서 보니까 월급도 제대로 나눠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성연신은 걸음을 멈춘 채 미간을 찌푸렸다.심지안은 이상함을 눈치채고 같이 멈춰 섰다. 두 사람이 같이 가고 있었기에 심지안은 시선을 살짝 돌려 무의식 간에 핸드폰의 내용을 보게 되었다. 분홍색 네일이 손바닥을 파고들었고 그 아픔에 심지안은 정신을 번뜩 차렸다. 그녀는 가까이에 있는 남자를 보다가 하루 종일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이성의 끈이 뚝 끊어졌다.왜 또 잊어버린 것일까. 그는 이미 다른 사람의 남자인데.성연신은 임시연과 한 가족이다. 심지안은 시선을 내려 속눈썹으로 복잡한 감정을 가리며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데려다 줄 필요 없어요. 얼른 가서 시연 씨를 챙겨줘요.”“괜찮아요. 정욱을...”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지안은 멀리 도망가 버렸다.“진짜 괜찮아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 돌아가서 임시연 씨를 돌봐줘요. 지금 시연 씨는 연신 씨가 필요해요.”성연신은 불쾌함을 담아 큰 손에 힘을 주어 심지안의 하얗고 가는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투로 얘기했다.“다시 한번 얘기하죠. 데려다줄게요. 알겠어요?”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못 알아들었다는 듯 얘기했다.“하지만 임시연 씨가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아이가 걱정되지 않아요?”“내가 의사도 아닌데, 가서 멍하니 서 있기만 하면 일이 잘 풀립니까?”성연신의 잘생긴 얼굴에는 구겨진 표정이 드러났다. 심지안은 그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법이다. 성연신은 그녀의 생각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그대로 심지안을 끌고 차에 탔다. 얼마나 세게 밟은 것인지, 시속이 120까지 나왔다. 그동안 성연신은 정욱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에 가 임시연을 챙겨주라고 했다.이미 침대에 누웠던 정욱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명령에 따르며 옷을 입기 시작했다. 자기 아이를 남에게 맡기는 사람이라니. 얼마나 게으른 사람인가. 게다가 임시연은 성연신이 보고 싶어서 문자를 한 것일 텐데, 정욱이 가면 별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임시연은 심호흡을 하며 금방 터질 것 같은 화를 꾹 눌렀다. 갑자기 한 남자가 문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눈이 갑자기 반짝이더니 바로 눈물을 흘렸다.“난 괜찮아요. 그저 애가 너무 걱정되어서... 아기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그냥 죽어버릴 거예요.”“의사는 뭐라고 했어?”성연신이 걸어들어오며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차가운 눈은 그의 감정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정욱이 먼저 얘기했다.“성 대표님, 임시연 씨는 괜찮습니다.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합니다.”성연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정욱에게 가봐도 된다고 했다.고개를 끄덕인 정욱은 문을 닫기 전에 임시연을 한번 보았다.그는 임시연을 보며 임산부의 감정은 많이 격하다고 생각했다. 아까까지 만해도 욕을 뱉을 것처럼 하더니 갑자기 불쌍한 척을 하니. 성연신을 봐서 그런 것이었다.성수광의 말이 맞았다. 임시연은 가식적인 여자였다. 하지만 이 일은 비서인 정욱과 큰일은 없었다. 성인이라면 다 가식적인 면이 있으니. 심지안도 처음에는 성연신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를 썼던가. 그저 적당히 가식적이면 된다. 성연신이 침대맡의 의자에 앉아 검은 눈동자로 임시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어쩌다 넘어진 건데?”임시연은 훌쩍이더니 입을 열었다.“실수로 넘어졌어. 큰일은 아니야.”“항암치료는 끝났어?”“임신 전에 이미 끝났어.”그녀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그 모습이 조금은 불쌍해 보였다.“연신아, 네가 점점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게 느껴져. 산부인과에 검사하러 오는 임산부들은 다 남편이랑 같이 오던데. 다음에 검사하러 갈 때 같이 가주면 안 돼?”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확실히 임시연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는 이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랑하지도 않고 아무 감정도 없는데 어떻게 관심하겠는가. 그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배 속의 아이였다.“난 바빠. 같이 가줄 사람이 필요하면 내가 찾아볼게.”임시연은 참지 않고 바로 말을 뱉어냈다.“심지안 씨의
귓가에는 익숙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중하고 매력 있는 목소리였다.“얘기해요.”“저기요, 심지안도 같이 처리해 주세요. 심지안 때문에 성연신의 마음을 얻기 너무 어려워요.”남자는 호탕하게 웃었다.“그래요? 5년 전에는 심지안이 없었지만 그때도 성연신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것 같은데.”“...이번에는 제가 더 노력할게요. 성연신은 지금 제 배 속의 아이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더는 날 실망 시키지 않길 바라요.”“감사합니다!”...달이 환하게 뜬 저녁, 심지안은 새벽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그날 밤, 그녀는 악몽을 꾸었다.꿈에서는 사고로 사망한 직원이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는 울면서 그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직원은 그녀를 용서하지 않고 그녀를 산 채로 잡아먹겠다고 했다. 중요한 시각에,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데리고 이 지옥 같은 곳을 벗어났다.심지안은 남자와 함께 달렸다. 결국 달리기 힘들어질 때, 남자에게 제발 멈춰달라고 빌었다.남자는 한숨을 쉬더니 그녀를 바보라고 말한 후, 허리를 굽혀 그녀더러 업히라고 했다.심지안은 시키는 대로 했다. 남자의 등은 넓고 두꺼워서 안전감을 주었다. 그의 모습이 궁금해서 고개를 숙여 쳐다보았지만 그 얼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걸어갔다. 그러더니 남자가 갑자기 그녀를 내려놓으며 얘기했다. “전 이제 집에 가야 해요. 앞으로 같이 가줄 수 없겠어요.”심지안이 저도 모르게 얘기했다.“같이 집에 가면 안 돼요?”“안 돼요.”이 말은 그 남자가 한 얘기가 아니었다.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나타난 임시연이 한 얘기였다. 놀란 심지안이 시선을 돌려 옆의 남자를 확인했다. 그건 성연신이었다.그녀는 성연신이 임시연과 함께 가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집에 돌아간 후의 모습도 영화의 장면들처럼 눈에 보였다. 두 사람은 정말 환상적인 부부의 모습 같았다. 따르릉. 알람 소리와 함께 심지안이 희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