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요한의 난폭한 일격에 이민혁은 양손에 뇌인을 들고 맞서 나섰다. 뇌인에는 거대한 영능 화염이 치솟았고, 번개가 번쩍번쩍 울렸다.이와 동시에 그의 몸속에서는 용수정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거대한 영능이 솟구쳐 나와 뇌인에 끊임없이 가해져 그 힘이 더욱 강해졌다.순간 뇌인은 활활 불타오르는 영능 뇌구가 되어 섬뜩한 힘을 내뿜었다..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동시에 이민혁 뒤의 용두 자국이 밝게 빛나고 몸 안의 용력이 작동하면서 그에서 뿜어져 나온 위력 또한 뇌일에 가해져 눈부신 붉은 빛을 발했다.이때 뇌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두려운 힘은 하늘 높이 떠 있는 명월 또한 암담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한편 안요한의 장총도 모든 것을 파괴할 힘을 가지고 이민혁의 앞까지 다가와 이민혁의 가슴을 겨눴다.이민혁도 크게 호통을 치며 뇌인을 들어 안요한을 향해 내던졌다.순간 바다 전체가 가라앉은 것 같더니 밝은 달도 갑자기 어둠침침해졌다.안요한의 장총은 뇌인의 참수 때문에 산산조각이 났고, 안요한 본인도 거대한 힘에 의해 날아갔다.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앞이 환해졌고 그들은 자신이 눈 깜박할 사이에 계곡의 절벽 아래로 다시 돌아갔다는 것을 발견했다.안요한의 영역은 이미 사라졌고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어르신!"안가의 많은 사람이 놀라 잇달아 앞으로 달아나가 안요한을 일으켜 세웠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걱정의 기색이 역력했다.안요한은 입가의 피를 닦고는 이민혁에게 눈을 돌렸다. 그는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한순간 자신의 성역 실력에 대해 의심을 품었다.이민혁이 자신의 영역을 전혀 펼치지도 않고 쉽게 그를 물리쳤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이민혁한테 성역의 실력이 없다면, 무슨 능력으로 그를 물리칠 수 있었단 말인가, 하지만 이민혁이 만약 성역의 경지에 올랐다면 왜 그가 영역의 힘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민혁은 안요한의 놀란 모습을 보고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어르신, 이제는 승
말을 하며 이민혁은 유적 입구로 향했고, 안요한은 그 뒤를 따랐다. 그는 안가 사람들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분부했다.안가의 가족들은 모두 충격 속에서 헤여나오질 못했다..성역에 오른 어르신이 이렇게 전쟁에서 졌으니, 그들은 지금까지도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방금 어르신의 영역인 해상승명월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하고 파란만장했는지 그들은 똑똑히 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어르신께서 패배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한편 백오경은 두 눈을 밝히고는 이민혁의 뒤를 바짝 따르며 아양을 떨었다. "형님, 형님, 제가 앞에서 형님을 위해 길을 트겠습니다.”“허허, 이젠 두렵지 않은가 보지?" 이민혁이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형님을 만나고부터는 두려움이 뭔지 모르겠던데요.”백오경의 뻔뻔함에 이민혁은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다.어느덧 유적 입구에 도착했다. 그는 절벽에 손을 댔고 손을 타고 영능이 솟아나면서 유적 입구가 드러났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함을 질렀고 그 순간 몸에서는 영능이 솟구쳤으며 빛나던 봉인 무늬가 깨져 사라지기 시작했다.잠시 후, 부서진 돌들이 떨어지면서 문구멍이 생기더니 안쪽의 어두운 통로가 드러났다.이때 이민혁이 손을 쓰자 그의 앞에 한 줄기 빛 덩어리가 나타나더니 하얀빛을 뿜어내며 눈앞의 십여 미터나 되는 곳까지 비추었다.초급술법인 광명 술은 이민혁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형님은 술법도 잘 아십니까?" 백오경이 놀라 소리쳤다."조금? 앞에서 길을 튼다고 하지 않았던가? 얼른 앞장서지.” 이민혁이 재촉했다.바닥이 보이지 않는 통로를 보던 백오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머쓱해 하며 대답했다."제 실력이 부족하니 형님이 먼저 가십시오.”"무서워?" 이민혁은 허허 웃으며 안요한을 힐끗 보고는 먼저 들어갔다.그제야 백오경이 뒤를 따라붙었고, 안요한도 뒤따라 들어갔다. 그렇게 세 사람은 통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그 빛덩어리는 이민혁의 움직임에 따라 시종일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길을 밝히고 있었다.
"그럼 완전 대박인데요." 백오경이 미친 듯이 기뻐하며 소리쳤다. 만약 이곳이 정말 고대 대부의 보금자리였다면 그가 무심코 남겨놓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하지만 바로 그때, 갑자기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와 세 사람을 깜짝 놀래켰다.키가 큰 화초 사이로 거대한 그림자가 튀어나와 입을 크게 벌리고는 이민혁을 향해 덮쳐왔다.이민혁은 순간 뇌인을 불러내어 그림자의 공격에 맞섰다.꽝 하는 소리와 함께 뇌인이 금철과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이민혁의 공격에 그 거대한 그림자는 잠시 격퇴되었고 땅에 엎드려 이민혁 등을 향해 혀를 날름대고 있었다.그제야 세 사람은 이것이 20m가 넘는 거대한 구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이 거대한 구렁이는 온몸이 거의 화염처럼 빨갛고, 머리 꼭대기에는 외뿔이 나 있었으며, 턱밑에 심지어 두 날개가 나 있다. 그리고 몸에서는 붉은 영능의 빛을 뿜어내며 핏빛 눈을 부릅뜨고는 이민혁의 등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백오경은 겁에 질려 물었다. "이게 뭡니까?”"이미 교의 형태를 갖춘 듯하죠?" 안요한도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전해진 데 따르면 뱀이 천지의 정기를 받고 500년이면 교가 될 수 있고, 5000년이면 용으로 변해 그 힘이 대단하기 그지없었다."이곳은 영기가 넘치니 교가 탄생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네요.” 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두 사람은 이미 놀라 혼을 잃었고 눈앞에 놓인 500년을 수행한 교는 도대체 어떤 실력인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었다."걱정하지 마세요, 기껏해야 성역일 겁니다. 비록 하늘과 땅의 정기를 받아 성장했지만, 스스로 수행하지는 못합니다. 지금은 기껏해야 영지가 갓 생성된 몇 살짜리 아이들의 지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니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이민혁이 침착하게 말했다.백오경은 그의 대답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 교가 아무리 몇 살짜리 아이의 지능에 불과하다 해도 성역의 실력을 지녔는데,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
이민혁이 이렇듯 잔인하게 교를 때리는 것을 보고 있던 백오경과 안요한은 서로를 쳐다보며 모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건 너무 폭력적인 게 아닌가 싶었다.이민혁의 맹렬한 주먹 폭격 속에서 고통에 시달리던 교는 갑자기 하늘을 뒤흔드는 노호 소리를 질렀고 즉시 머리를 돌려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격렬한 불꽃 속으로 이민혁을 잠겨놓았다.백오경과 안요한 매우 놀랐다. 이 교는 분명 불 속성의 영능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과연 이처럼 세찬 화염 속에서도 이민혁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하지만 불꽃이 지나간 후 이민혁은 멀쩡히 서 있었고, 그의 몸에는 영능으로 뭉친 갑옷이 나타나 온몸을 감쌌다.안요한과 백오경은 또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능으로 갑옷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막강한 영능의 지지가 있어야 할뿐더러 영능에 대한 장악 도가 극에 달해야만 비로소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성역의 수행자들도 해내지 못한 것이란 뜻이다.하지만 이민혁은 순식간에 온몸을 덮는 갑옷을 만들어내어 교의 화염을 막아냈다니, 정말 대단했다.이는 또한 이민혁의 영능을 다루는 능력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설명하며 안요한처럼 막 성역에 오른 자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실력이었다.이때 이민혁은 씨익 웃으며 불길을 향해 다시 달려들더니 주먹으로 또 한 번 교를 향해 맹렬한 타격을 가하였다.이에 질세라 교도 포효하며 몸을 흔들었으며, 꼬리로는 계속 폭격을 퍼부었고, 입에서는 수시로 화염을 내뿜으며 이민혁을 향해 공격했다.그들의 싸움에 산골짜기는 순식간에 모래 연기가 일며 굉음이 끊이질 않았다.교는 비록 성역 급의 힘과 영능을 가지고 있지만 영지가 막 개화되었기에 자신의 영역을 형성하지 못했고, 따라서 전투력도 강하지 않았다.이민혁은 어쩐지 싸우면 싸울수록 더욱 강해지는 것 같았다. 그의 영능은 영원히 고갈되지 않을 것 같았고 육체의 힘 또한 막강했다. 교의 무서운 방어력도 이민혁의 주먹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불과 몇 분 후, 교는 자신이 이민혁을 대적할 상대
이민혁의 난폭한 공격에 시달리던 교는 이제는 저항할 능력이 없었는지 용서를 비는 듯 잉잉거렸다. 그제야 이민혁은 손을 멈추고 교를 땅에 던지고 그 앞에 서서 지켜보기만 했다.교는 이제는 좀 전처럼 잔인하지 않았고 온순하게 고개를 숙인 채 이민혁의 발밑에 엎드려 있을 뿐이었다."항복?" 이민혁은 천천히 말했다.교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듯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됐네, 먼저 네가 지낼 곳을 찾고 이제 시간이 나면 둘이 천천히 대화 나누는 거로 해~”이렇게 말하며 이민혁은 꼬리를 잡고 교를 번쩍 들어서는 초공간에 던져버렸다.교가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본 안요한과 백오경은 모두 멍한 표정을 지었다. 어찌 된 일인지 전혀 감이 잡히질 않았다.하지만 이때 이민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가보자고요. 좋은 물건이 나올지 누가 알아요.”두 사람은 눈치로 이것이 이민혁의 비밀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들은 감히 묻지 못하고 그저 말없이 이민혁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기이한 화초 사이를 걸으니 어쩐지 마음이 후련하고 즐거웠다. 만약 교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곳은 정말 선경이라고 할 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골짜기 한가운데로 도착해 보니 붉은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나무는 높지 않았고 생김이 사과나무와 얼추 비슷했다.특별한 점이라면 이 나무는 금방이라도 불이 붙을 듯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불나무 아래에는 매력적인 냄새를 풍기는 하얀 액체 같은 것이 있었다."영액?" 이민혁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백오경 의아해하며 물었다. "영액이란 무엇이란 말인가?”"영액은 천지의 정기로, 수천 년을 거쳐야 비로소 형성되며, 영액이 있는 곳에서는 영초, 영목, 영물 등이 생기죠. 이 불나무, 불교, 그리고 이곳의 기이한 화초는 모두 영기로 가득 차 있잖아요. 모두 영액에서 나온 것이었어요. 매우 희귀한 물건이죠." 이민혁이 침착하게 대답했다.두 사람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이곳이 명당인가 보
잠시 후, 그는 기쁨을 금치 못하며 물었다. "이 공법의 신묘함은 정말 천고에 없던 것 같네, 정말 내가 수련해도 되겠는가?”"헛걸음시킬 수는 없잖아요?" 이민혁은 웃으며 대답했다. 이 공법은 비록 진용결과는 하늘 땅 차이이지만, 안요한에게는 마치 보물을 얻은 것과 같았다. 보아하니 그들 안가의 수행법문도 별로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 듯싶었다.그러자 백오경도 다가와 돌계단을 바라보았지만 이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나의 공법을 수행하면서 개개인은 모두 부동한 성과를 얻게 되는 데 이는 근면과 타고난 높고 낮음에 달려있었다.그들이 배우기를 원한다면 하고 싶은 대로 놔둬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두 사람은 십여 분 동안 공법을 마음에 새겼지만, 그저 암기만 할 뿐 이해하려면 돌아가서 천천히 연구해야 했다.이민혁은 두 사람을 데리고 유골을 향해 절을 행했다. "대부님, 저희가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와 많은 폐를 끼쳤습니다. 하지만 대부님의 공법도 물려받을 이가 생겼으니 이 또한 저희의 인연이라 할 수 있겠네요. 실례했습니다.”경례를 마치고 이민혁은 두 사람을 데리고 초가집에서 나와 영액 앞으로 갔다."다른 것은 내가 갖도록 하죠.” 이민혁이 입을 열었다.두 사람은 당연히 의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민혁은 뇌인을 삽으로 삼아 이곳의 토양, 영액, 불나무, 그리고 기이한 화초들 모두 차례로 떠서 초공간으로 보냈다.이 모든 것을 끝내자 이미 새벽이었고, 이민혁은 벌거벗은 땅바닥을 바라보다가는 다시 그 초가집을 들여다보며 한동안 사색에 잠겼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유적 밖으로 나오자 이민혁은 돌아서서 절벽에 영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통로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이곳을 완전히 봉쇄해버렸다.유적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올라갈 수 없었다, 짐승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수행자들도 들어갈 수 없었다. 이 통로를 파괴함으로써 대부님께서 편히 눈감으시게 도우려는 이민혁의 마음에서였다.이때 안가의 모든
이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남자와 여자를 쳐다보았다. "이 식당이 너희들 꺼야?”“우리 집건 아닌데... 내가 밥 먹을 때 누가 밥맛 떨어지게 하는 건 용납 못 하지."남자는 쓸데없이 당당했다. 옆에 요염하게 차려입은 여자도 남자의 패기가 마음에 든다는 듯 웃고 있었다.이민혁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사장이 달려오더니 이민혁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냥 얼른 나가요. 그쪽이 건들 수 있는 사람이 아녜요.”"그래요? 그럼 한번 건들어 볼까요?” 이민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사장은 미간을 찌푸리고 몇 마디 더 설득하려 했지만 그 남자는 이미 소매를 걷어붙이고 험상궂은 모습으로 다가왔다.사장은 놀라서 재빨리 멀찍이 비켜섰고, 이때 이민혁은 백오경을 한번 쳐다보았다. 백오경은 금세 눈치를 채고 일어서서는 한걸음에 남자 앞에 섰다.남자는 눈앞이 아찔해지는 걸 느꼈고 순간 주먹 하나가 이미 그를 향해 다가왔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꼿꼿이 누워버렸고 옆에 있던 여자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멀찌감치 달아났다.백오경은 코웃음을 치며 이민혁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이민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주문을 했다. "사장님, 여기 국밥 두 그릇이요.”"아직도 밥 먹을 생각이 있어요?" 사장은 급히 발을 동동 구르며 이민혁의 곁으로 와서 귓속말했다: "이 사람은 부근의 깡패예요, 부하만 수십 명이죠. 당신이 그를 때렸으니 이 일은 끝이 없을 거예요.”"무서워 말고 국밥이나 가져다줘요." 백오경이 옆에서 소리쳤다.사장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며 국밥 세트를 가져왔고 이민혁과 백오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먹기 시작했다.그제야 남자는 어슬렁어슬렁 깨어났다. 그는 한참 후에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냈다. 코피를 한 번 닦고는 이민혁과 백오경 두 사람을 가리키며, 악랄하게 말했다. "두고 봐 이 새끼야, 내가 널 안 죽여버리면 남자도 아니다.”이민혁은 그의 말에 대꾸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백오경이 허허 웃
백오경은 콧방귀를 뀌며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었고 몇 분 후, 그들은 바닥에 드러누워 한 명씩 비명을 질렀다.남자는 얼빠진 눈으로 백오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그때 백오경은 이미 그에게 다가와서는 말했다. "밥 한 끼도 편히 못 먹고... 내가 여기서 널 패지 않으면 성이 풀리지 않을 것 같거든?”흉악한 표정을 하고 다가오는 백오경을 보던 남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서는 쏜살같이 뛰어가며 소리쳤다. "좀만 기다려, 사람을 불러 너희들을 혼내 주마!”백오경이 막 쫓아가려는데 이민혁이 그를 말렸다. "그냥 보내요?"“보아하니 도와줄 사람이 더 있는 것 같은데 이참에 다 해버리지 뭐. 아니면 사장님 맘 편히 장사도 못 하실 듯 하니.”백오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민혁 옆에 앉아 계속 식사를 했다.그런데 이때 사장이 놀라 백오경을 쳐다보았다. 한 사람이 20여 명을 맞서 싸웠는데 멀쩡하다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사장님 놀라지 마세요. 100명도 맞서 싸울 수 있는걸요?" 백오경이 자랑스레 말했다.이민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장님께 밥 한 공기 더 달라고 했고, 이번에는 사장님의 태도가 확연히 바뀌었다."두 분 천천히 드세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양건은 여전히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아요." 사장님이 말했다.그제야 두 사람은 방금 그 남자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무서워하지 마시죠. 제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드린다고 말했잖아요. 해결되기 전에는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좋아요, 좋아요." 사장님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두 사람은 국밥을 계속 먹었고, 바로 십여 분 후, 두 대의 무지막지하게 큰 차가 달려왔고, 대머리의 건장한 남자가 네다섯 명의 사내와 방금 그 양건을 데리고 국밥집을 향해 걸어왔다.사장님은 표정이 바뀌며 급히 이민혁과 백오경에게 말했다. "망했어요, 정 어르신이 오셨어요, 양건이 정 어르신을 모셔오다니 큰일이에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던 사장님은 갑자기 큰 재난이 닥친 것처럼 당황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