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자마자 몇 명의 우람진 덩치의 남자들이 뛰어 들어와 그녀를 에워쌌다.“뭐 하는 거야?”상황이 잘못된 걸 알아차린 정소희는 소리를 질렀다.앞장선 한 젊은 남자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몸 뒤져봐.”“뭐야, 뭐 하는 거야?”정소희는 큰소리로 저항했지만, 뺨을 두 번 얻어맞고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쓰러졌다.그녀는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그들은 그녀의 온몸을 뒤져 다른 통신수단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만두었다.정소희는 전전긍긍하며 앞장서고 있는 젊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남자는 그녀와 비슷한 20대 초반으로 보였고 두 팔에는 타투로 알록달록했다.그를 따라온 몇몇 사람들도 하나같이 용이나 호랑이 문신이 몸에 새겨져 있었고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희들 누구야, 뭐 하려는 거야.”정소희는 겁에 질려 물었다.그 젊은 남자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넌 알 거 없고, 고생하지 않게 얌전히 있어.”정소희는 그 말에 더 겁을 먹고 가만히 있었다“여기 괜찮은데, 이웃도 없고 외진 곳이라, 다른 곳을 찾을 필요가 없겠다.”젊은 남자는 말하다가 웃었다.정소희는 라이브 방송을 해야 하므로 이웃들이 시끄럽다고 찾아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 좀 외딴곳에 세를 들었는데, 오히려 여기가 더 위험한 곳이 될 줄은 몰랐다.“철이 형님, 여기도 좋습니다. 제가 술 좀 사 올게요. 천천히 마시면서 형님 전화 기다립시다.”철이 형님이라 불리는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가서 사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까 많이 사.”......해호섬.남지유는 매우 급히 이민혁의 방으로 들어오며 말했다.“정소희한테 일이 좀 생겼어요.”한창 명상 중이었던 이민혁은 눈을 뜨고 물었다.“무슨 일?”“사건 발생 후부터 정소희한테 줄곧 사람을 붙여 지켜봤는데, 어젯밤에 퇴원해서 집에 돌아간 후에 어떤 사람들이 들이닥치고 나서는 지금까지 집에서 안 나왔어요.”남지유가 설명했다.이민혁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그 여자 주소 나 줘요, 내가 당장 갔다
그제서야 정소희는 온 사람의 얼굴을 정확히 보았고, 그게 이민혁이라는 걸 알아채고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아! 제발 날 때리지 마세요, 내가 사과할게요. 잘못했어요.”“무서워 마세요. 난 그런 사람 아니니까.”이민혁은 앞으로 나가 정소희를 묶은 밧줄을 풀고 그녀를 의자에 앉히고는, 자신은 그녀 맞은편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정소희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이민혁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오늘 밤의 일 때문에 그녀는 정말 호되게 겁을 먹은 모양이었다.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짧게 쉬었다.“당신, 내가 얘기했잖아요. 잘못된 길에 들어서지 말라고. 봐요, 얼마나 위험한지.”정소희는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고, 이민혁은 그 바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얼굴을 찡그렸다.한참 만에야 정소희는 울음을 그치고 이민혁을 곁눈질로 힐끔힐끔 보며 말했다.“이렇게 큰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절대 안 그랬을 거예요.”“당신은 지금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그걸 알아요, 몰라요?”이민혁이 천천히 사실을 얘기했다.정소희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였다.“알아요. 내가 잘못 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이민혁은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소희도 이제 갓 20대 초반밖에 안 되었고 아직 어린 여자애라 이민혁도 그녀를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안수연은 경찰들을 데리고 도착해 현장을 지켜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공로는 오빠가 다 뺏어갔네요.”“다 네가 한 걸로 하자, 그럼.”이민혁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이때 안수연이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를 내자, 부하들이 즉시 철을 비롯한 기타 양아치들을 수갑에 채웠다.“정소희 씨, 당신도 우리와 같이 가야 해요.”안수연이 말했다.그러나 정소희는 몸을 부르르 떨며 얼른 이민혁을 향해 불쌍한 눈길을 보냈다.“제발 나를 잡아가게 하지 마세요. 내가 잘못을 다 인정했잖아요. 내가 다시 사과드릴게요.”“이게 사과로 끝날 일인 줄 아세요?”안수연은 차갑게 말했다.“당
처음에 그녀는 KP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고 두려움이란 것도 전혀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이번 일이 KP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후로 유의했더니 KP가 글쎄 다국적 기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러나 그때 하우진이 자신한테 돈을 주며 계속 일을 크게 만들라고 했기에, 그녀도 잠깐 정신이 나가 KP라는 체급의 그룹이 몰고 올 공포에 대해 잠시 잊고 있었다.자신이 납치된 후에야 그녀는 비로소 TL과 KP 같은 그룹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그녀는 이미 깊이 후회하고 있고, 정말로 두려워하기 시작했다.지금 이민혁이 그녀 앞에 앉아 있다.거대한 국제재단의 최종 배후이자 미스터리한 고수... 이런 보이지 않는 압박에 그녀는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이민혁은 정소희를 힐끔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두려워 안 해도 돼. 당신한테 화낼 것까진 없어.”“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대표님. 정말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러겠어요.”“하아!”이민혁은 한숨을 내쉬었고, 안수연은 부하들에게 철과 정소희 등 사람들을 데리고 대대로 돌아가라고 했다.이민혁은 안수연한테 말했다.“같이 가줄까?”“오빠가 뭐 하러?”안수연은 이상하게 생각했다.이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TL 그룹이 궁지에 몰려 누구라도 물까 봐.”“저희 너무 얕잡아 보는 거 아니에요? 경찰청에 가서 사람을 죽이려 한다고요? 그건 살고 싶지 않은 거죠.”안수연은 매우 자신 있게 얘기했다.그러니 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며 말했다.“그래, 알았어.”안수연은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고 이민혁도 차를 몰고 해호섬 방향으로 향했다.이제 정소희도 진실을 얘기하기로 했고, 고전엽도 끝장났고, TL 그룹까지 끄집어냈으니 이번 싸움은 완승을 이뤘다.그 개인과 KP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금방 해소될 것이고, 오히려 TL 그룹은 스캔들에 휘말릴 것이다.TL 그룹은 이번에 혹을 떼려다 혹을 더 붙인 격이다. 남지유의 능력으로 절대 이런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
“하우진이 정소희를 납치하고 고전엽까지 죽이려다 지금 붙잡혔으니, 이건 중범죄야. 이렇게 되면 감형하기 위해서 불지 말아야 할 것들을 불 수도 있어. 그러면 그룹에 영향을 미칠 거야.”최도현은 말없이 잠자코 듣고 있었다.김지현은 잠시 침묵했다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지금의 이런 상황은, 네가 가서 처리 좀 해야겠다. 하우진은 반드시 죽어야 해. 가능하면 그 여자애까지 같이 없애버려.”“알겠습니다, 대표님.”김지현은 최도현을 힐끔 보다가 말했다.“네 가족은 그룹에서 잘 알아서 보살필 거야. 그리고 네 일은 내가 아가씨한테 잘 보고드릴 테니 안심하고 가 봐.”“감사합니다. 대표님.”최도현은 여전히 무표정인 얼굴로 돌아서 사무실을 나갔다.김지현은 담배를 한 모금 힘껏 빨며 중얼거렸다.“빌어먹을 하우진이 참 쓸모가 없네. 아까운 최도현을 이렇게 써버려야 된다니...아가씨한테 뭐라고 설명을 해야 돼?”말하면서 그녀는 담배꽁초를 화풀이하듯이 재떨이에 힘세게 짓누르고,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 시각, 최도현은 TL 그룹 건물에서 나와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새벽 두 시, 순찰하는 대원들 말고는 경찰청 안에는 거의 텅 비어 적막하였다..안수연은 사무실에서 꼬아올린 다리를 건들건들하며 의자에 한가롭게 앉아있었고, 그녀의 조수는 열심히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정소희, 고전엽, 그리고 하우진까지 이미 다 자백했고, 모든 사건은 완벽한 증거 사슬 형성하여 기소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게다가 폭스바겐 비틀의 블랙박스 메모리칩도 이미 복구되어 그 안에 있는 동영상이 완전하게 복원되었기 때문에, 이민혁한테 잘못이 없음을 증명했고 KP의 명예도 회복되어 사건은 완벽히 해결되었다.이번에도 그녀는 큰 공을 세웠다.안수연은 요즘 꽤 많은 사건을 해결했는지라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정석형의 도박사건, 병골 밀가루 사건, 그리고 이번의 고전엽 비리 사건까지 연달아 큰 사건을 3건이나 해결했다.그녀는 기쁨에 빠져있다가 갑자기 자신의 팀장이 생각나 가
그 사람은 바로 최도현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 정소희의 목을 조르고 자신의 몸 전체를 정소희 뒤에 숨겼다.영적인 에너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 잠행 능력은 쓸 수 없어 몸체를 드러내게 되었다.그와 같은 시각, 감시를 맡은 1팀이 우선 도착하여 방을 에워싸고, 파괴된 벽 속에 총을 밀어 넣어 최도현을 조준했다.“움직이지 마. 정소희를 내려놔.”반장이 그를 향해 큰 소리로 경고했다.그러나 최도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비록 여기에 올 때는 죽을 결심을 하고 왔지만, 도망칠 기회만 있다면 살아남아서 가족들과 만나고 싶었다.임무만 완성하면 그룹에서도 그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이때, 안수연이 도착했다. 그녀는 총으로 최도현을 겨누며 물었다.“넌 누구야, 하우진을 왜 죽였어?”안수연은 지금 분노가 폭주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경찰청으로 들어와 중요한 범인을 죽였다는 것은 중징계감일 뿐만 아니라 크나큰 치욕이다. 그의 손안에 인질만 없었다면 그녀는 당장에라도 그와 육박전을 벌였을 것이다.“차 안에 기름을 가득 넣고, 너희들은 다 여기서 떠나. 내가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이 여자 놓아줄 거야.”최도현이 차갑게 말했다.“널 뭘 믿고 떠나보내. 지금 항복하는 게 좋을 거다.”안수연이 매서운 눈초리로 말했다.그러자 최도현은 목을 조른 손에 점점 더 힘을 주었고, 정소희의 비명이 들려왔다.안수연은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다가 천천히 총을 내려놓았다.그리고 마음을 최대한 가라앉히며 하우진의 시체를 보고는, 눈앞에 있는 저 자식이 아무런 기척 없이 경찰청으로 잠입한 것에 대해 그 원인을 찾아냈다.“말로 해. 인질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뭐든지 상의할 수 있어.”안수연은 한쪽으로 최도현을 설득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휴대전화를 살며시 꺼내 이민혁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또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밀어 넣고 계속하여 최도현과 실랑이를 벌였다.이민혁은 전화를 받고 여보세요를 두 번 불렀지만,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젠장, 안수연한테 일이 생겼
안수연은 재빨리 뛰어올라 정소희를 받아 안아, 착지할 때 바닥에서 구르면서 충격을 완화했다. 그리고 정소희를 가볍게 바닥에 내려놓았다.정소희는 얼굴이 백지장 같았고, 숨결이 미약했다.이때 최도현은 이미 차에 시동을 걸고 액셀을 최대로 밟아 대문을 향해 질주했다.그는 이미 하우진을 죽였고, 정소희도 이제 곧 죽을 테니, 이젠 고전엽 한 사람만 남았다.그러나 김 대표의 주요 타깃은 하우진이고 기타 두 사람은 기회가 있으면 죽이라고 했으니, 그는 임무를 완성한 셈이다.경찰청 바깥으로만 나간다면 그의 잠행 능력으로 누구든 자신을 찾아내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야심한 밤이다.여기만 나가면 그는 산으로 들어갈 수 있고 그의 능력으로 맨발로라도 G국에 걸어갈 수 있다.그는 끝내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상봉할 생각을 하니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5년이다. 경성에 온 지 5년이나 되었다. 끝내 집에 돌아갈 수 있다.그룹에 진 빚도 다 갚았고, 그는 이제 자유의 몸이다.바로 그때, 벤츠 한대가 마주하여 달려와 정면으로 들이받았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차는 고속도로에서 부딪혀, 차 앞부분이 부서지며, 엄청난 충격으로 두 차는 부딪히는 동시 공중에서 세워졌다가 또다시 부딪히고 그 후에야 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다.안수연과 다른 사람들은 전부 놀라 대경실색하였다. 저 안에 만약 보통 사람이 들어있다면 저 충격만으로도 당장에서 숨을 거뒀을 것이다.그러나 최도현은 차 지붕을 뚫고 나와 뛰어올라 잽싸게 몸을 돌려 밖으로 뛰쳐나갔다.하지만 그때 이민혁도 차에서 뛰쳐나와 허공에서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최도현도 주먹으로 받아 쳐 두 갈래의 영적 에너지가 공중에서 부딪히며 폭음을 터뜨렸다.그 후 이민혁은 두 발로 착지하였고 최도현은 그 거대한 영적 에너지 충격으로 인해 바닥에 굴러떨어졌다.이민혁은 최도현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눈썹을 찡그리고 물었다.“넌 누구야?”최도현은 아무 말 없이 숨만 고르며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이때 안수연은 부하들에게
경찰대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안수연도 걱정하는 눈치로 바라봤다. 왜냐면 수행자라면 어느 하나 쉬운 상대가 없으니까.그러나 이민혁은 유유자적한 표정으로 한 손으로 간단한 주인을 맺고 손가락을 튕기며 주술을 불러냈다.“뇌광포!”순식간, 이민혁의 머리 위에는 두 개의 주먹만 한 크기의 뇌구가 나타났고 거기에서 두 갈래의 뇌광이 강하게 뿜어져 나와 최도현의 두 그림자를 그대로 날려버렸다.그와 동시에 최도현의 본체에서는 영적 에너지 압이 폭발하더니 또 순간적으로 소실되었다.이민혁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뇌광포를 완성 시킨 다음 두 손으로 인을 맺어 우렁찬 소리로 외쳤다.“사상뇌옥!”엄청난 위력의 사상뇌옥이 다시 나타났다. 무수한 뇌사슬이 뇌구에서 세차게 뻗어져 나왔다. 이민혁이 마주한 공간이 흔들리기 시작하며 최도현의 본체는 점점 위로 떠올라 사상뇌옥의 공간에 갇혀버렸다.이민혁은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실력은 괜찮은데, 나랑 비교하면 넌 아직 멀었어.”최도현은 고통과 충격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이민혁을 쳐다보았다.그는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특수능력이 이렇게 이민혁 앞에서 와해되다니.그뿐 아니라 이민혁의 술법을 발동하는 시간이 너무 짧아 그는 전혀 반응 시간이 없었다.최도현이 모르는 것은 이민혁이 진용결을 수련하고 나서부터 그의 정신력은 이미 매우 공포스러운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이민혁의 정신력 아래에서 최도현의 잠행, 화신과 같은 능력은 낱낱이 드러나기 때문에 제압당할 수밖에 없다.안수연은 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수행자는 역시 같은 수행자가 상대를 해줘야 한다. 그녀는 아무리 해도 최도현을 못 잡았을 것이다.모두가 안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이상한 기운이 뻗쳤다.최도현은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그의 몸에서는 거센 영적 에너지 불길이 타오르며 영적 에너지 압이 점점 옆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경찰들은 바닥에 잘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휘청거렸고 얼른 그 기압을 피해 뒤로 물러났다.안수연도 정소희를 안고 뒤로 피했다.
“오지윤은, 괜찮은 건가?”이민혁이 물었다.안수연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정소희는 좀 다쳤고요.”이민혁은 정소희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가 영적 에너지를 사용해 정소희의 내장을 보호했기에 외상이 심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이민혁이 옆에 선 것을 본 정소희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말할 기력조차 없었다. 그녀는 드디어 자신이 얼마나 두려운 상황에 말려들어 가 목숨을 잃을 뻔했는지 알게 되었다.이 세계는 자신이 본 게 다가 아니라 이런 사람들도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하는 무서운 존재였다.이민혁은 정소희의 불안과 공포를 보아내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 봐요,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고. 앞으로는 사고 치지 마요.”정소희가 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죽어도 다음은 없을 것이었다.이때 구급차가 도착했다. 안수연은 정소희를 병원에 데려가도록 지시했다.이민혁의 제의로 두 사람은 오지윤의 거처로 향했다. 오지윤은 혐의가 없었기에 구금실이 아닌 독방에 있었으며 일정한 자유가 있었다.이민혁과 안수연이 들어오자, 오지윤은 놀란 얼굴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방금의 전투가 그녀를 놀라게 했다이민혁이 그녀를 위로했다.“무서워 마요.”오지윤은 최대한 진정하려고 했다.이민혁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오늘 밤 본 것은 잊어버려요. 이것들은 모두 기밀 사항입니다.”“알아요.”오지윤이 급히 대답했다.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수연에게 말했다.“별 위험은 없을 것 같군. 돌려보내지.”“네.”안수연이 대답했다.이민혁은 손을 흔들며 오지윤과 작별하고는 몸을 돌려 떠나갔다.오지윤은 이민혁의 뒷모습을 넋 놓고 바라봤다....다음날, 점심.안수연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원과 해호섬에 와 이민혁의 방으로 들어갔다.명상하던 이민혁은 눈을 뜨고 물었다.“어떻게 됐어?”안수연이 머리를 저으며 답했다.“조사했습니다. 사망자는 최도현, G국 사람입니다. 5년 전 입국했고, 아무 조직에도 들어가지 않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