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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고전엽은 황급히 전화를 걸었다.

“의원님, 공수처에서 절 찾아왔습니다.”

건너편에서는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도록 해. 자네 와이프랑 아이도 있지 않은가. 그들 생각도 해야지, 안 그래?”

말을 마치자 그는 전화를 끊었고, 인제야 고전엽은 자신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윗사람은 자기를 위해 나설 의사가 전혀 없고, 오히려 경고하는 의미가 다분한 말만 남겼다.

자기가 입을 잘못 놀렸다간 가족들도 봉변당할 참이다.

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제 위에 있는 그 분도 권세라면 누구한테 빠지지 않을 분인데, 대체 무슨 이유로 자기를 나 몰라라 하는 것인지...

하지만 그가 모르고 있었던 건, 서원이 이 일에 관여했다는 소식을 윗분들은 일찌감치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기만 빠져나가도 천만다행인데, 고전엽을 챙길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고전엽은 얼굴이 백지장같이 하얗게 질려 넋이 나가 버렸다.

이때 김춘재가 힘 있게 지시를 내렸다.

“데려가! 사무실을 차압하고 수색을 시작해!”

“네.”

수하들이 대답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료를 있는 족족 쓸어 담고 고전엽한테는 수갑을 채웠다.

고전엽이 잡혀간다는 소식이 퍼지자, 방송국은 발칵 뒤집혔다.

그가 수년간 이곳에서 갑질을 해 온 탓에, 그의 몇몇 심복들 말고는 나머지 사람들은 여태껏 화를 삼키며 눈치만 보면서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축제해도 시원치 않을 판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가 왜 잡혀가는지 알지 못하였다. 대체 누구길래 이만한 힘을 갖고 있단 말인가.

바로 그때, 배향미가 나서서 잡혀가는 고전엽에게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 국장, 당신도 오늘 같은 날이 다 있네?”

“너, 너 무슨 뜻이야 그게?”

고전엽은 아직까지도 대꾸할 기운이 남아있었다.

배향미는 입술을 가리며 호호 웃었다. 그녀는 이번에 위에서 전달이 내려온 만큼 고전엽은 이제 끝났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받았던 수모를 돌려줄 수 있는 날이 왔으니 절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이 고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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