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서원진이 큰 소리로 외쳤다.“원령 폭탄!”순간 서원진의 손에서 주먹만 한 섬광탄 몇십 개가 유상의 몸 곳곳으로 날아갔다. 원령 폭탄은 도사의 몸속 기운으로 만들어진 폭탄으로, 거대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일반인은 맞는 즉시 몸이 부서져 즉사하며, 같은 도사들조차도 피하려 할 정도로 높은 위험성이 있다. 서원진은 법술에 대한 이해도가 남들보다 월등히 높았기에 한 번에 열댓 개의 원령 폭탄을 소환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민혁에게 이는 가장 간단한 법술이었다.원령 폭탄은 바람을 가르며 유상을 부숴버릴 기세로 그에게 날아갔다.도영찬 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들도 모두 환호와 탄성을 내지르며 감탄했다. 이 스킬 하나면 유상은 꼼짝없이 당하고 말 것이다.바로 이 순간, 유상은 태연하게 소리 내 웃었다. 그의 몸에서도 강한 영적인 에너지가 파동하더니 금세 두 손에 검 한 자루씩이 쥐어졌다.영으로 무기를 만들기!이는 영경 무사의 표징이기도 한 수단이었다.자신의 영적 에너지를 모아 무기로 만들면 공격력이 높아져 전투력이 대폭 향상된다. 영적 에너지로 쌍검을 만든 유상은 기세등등하게 반격하였다. 두손에 들린 검이 춤을 추듯 유려한 움직임으로 열댓 개의 원령 폭탄을 베어버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폭발음이 열댓 번 울리더니 서원진의 원령 폭탄은 완전히 부서져 영적 에너지가 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이때, 유상이 기괴하게 웃으며 손에 쌍검을 쥔 채 서원진에게 덮쳐들었다.모두 눈앞의 광경을 믿기 힘들었다.도영찬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말이 새어 나왔다.“준영경?”지금 유상은 누가 봐도 준영경이었다. 그의 영압, 원령 폭탄에 밀리지 않은 것, 그리고 영적 에너지로 무기를 만들 것까지, 이 모든 게 그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었다.서원진이 유상과 가까이 있으면, 법사인 그는 무사에게 제압당할 게 뻔했다.“대사님, 조심하세요.”그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서원진의 안색도 굳었다. 그도 유상이 이미 준영경의 경지에 도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로 봤을 때, 성원진이 유상을 무찌르지 못한다면 위험해질 게 뻔했다.하지만 인생은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유상의 섬뜩한 웃음소리와 함께 그의 검에서 신비한 불빛이 타오르더니 엄청난 파워로 몽환의 가시를 산산조각냈다.유상은 이미 성원진의 코 앞까지 도달했다.도영찬은 그들을 흘깃 보고는 더 이상 볼 자신이 없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는 성원진이 지는 광경을 두고 볼 수 없었다.성원진 또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유상의 영적 에너지가 자신보다 클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자신은 전투에도 능하지 못하니, 이젠 정말 끝장이었다! 최후의 순간에 그는 마지막 에너지를 끌어모아 자신에게 방패막을 씌웠다.그러나 유상은 소리 내 웃으며 검을 휘둘러 방패막을 부숴버리고는 성원진의 가슴팍을 베어버렸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성원진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가 생겨났다. 그 자신도 거대한 힘에 밀려 날려가 뒤쪽 벽에 부딪혔다. 벽이 금세 움푹 팼다.성원진은 울컥울컥 피를 토하며 천천히 쓰러졌다. 광채를 잃은 눈, 창백한 얼굴에 피 칠갑을 한 그는 바닥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다.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천하의 성원진조차 유상보다는 한 수 아래라는 사실에 모두 놀란 듯했다.도영찬은 사색이 돼 벌떡 일어나 덜덜 떨며 유상을 쳐다보았다. 그저 수련 중기의 수행자에 불과한 그가 유상의 적수가 되지 못할 건 뻔했다.유상은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쌍검을 들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천천히 도영찬을 향해 걸어왔다.도영찬은 공포감에 몸을 떨며 그대로 바닥에 꿇어앉아 큰 소리로 외쳤다.“형님, 살려주십시오! 저희가 졌습니다. 모든 재산을 내놓겠으니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도영찬은 재산을 잃더라도 목숨만 붙어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기꺼이 재산을 내놓은 것이다.하지만 유상은 여전히 일그러진 웃음으로 일관했다.“내 아버지를 때려죽이고도 살려달라는 말을 해? 정말 웃기는 놈이로군.”
“고작 죽음 따위가 뭐가 두렵다고.”유진월은 큰 보폭으로 나서며 태연하게 말했다.이때 도영찬이 갑자기 외쳤다.“너 뭐 하는 거야, 우리 집안을 망치려고? 당장 물러나!”도영찬은 행여나 유상이 화낼까 유진월을 크게 꾸중했다.유진월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가주님, 은사님께 큰 가르침을 받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은사님의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저승에서라도 은사님께 떳떳할 수 있게요.”“미쳤구나, 네가 유 도사님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건 은혜를 갚는 게 아니라 우리 집안을 망치는 거야!”도영찬은 유진월에게 호통을 치며 유상에게 아부했다.“도사님,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저희 도 씨 집안의 재산은 모두 도사님께 드리겠습니다. 저희 집안 모두가 도사님의 충실한 개가 되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유상은 웃으며 유진월에게 물었다.“이런 사람에게도 목숨으로 은혜를 갚을 생각이냐?”유진월은 유상의 말을 무시한 채 도영찬에게 말했다.“가주님, 이 선생의 실력으로는 유상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분을 모셔왔습니다. 하지만 선생께 이리 냉정하시고 존중조차 하지 않으시니 선생을 차마 부르질 못하겠습니다. 이 목숨은 도 씨 집안에 돌려드릴 테니 다시는 보지 맙시다.”말을 마친 그는 몸을 꼿꼿이 세운 채 유상에게 소리쳤다.“들어와!”“고집이 이리 세니, 먼저 널 죽이고 저 사람들을 처리할게.”유상은 기괴하게 웃으며 유진월에게 다가갔다.유진월은 최후를 준비하는 듯 서있었다.이때, 도영찬이 입을 열었다.“유 도사님, 이는 유진월 개인의 일입니다, 저희 집안과는 상관없습니다. 저희 집안에게 불똥 튀는 일은 없게 해 주세요.”유진월은 작게 고개를 흔들며 강한 태도로 나갔다.유상은 크게 웃으며 단칼에 유진월을 베어버렸다. “유진월, 이런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다니, 유감이군.”유진월은 냉소했다. 진기의 빛이 흐르는 그의 두 주먹이 망설임 없이 날아갔다. 하지만 진기경과 영경은 그 차원부터가
이민혁의 기술이 발동하자 네 개의 번개 공이 생겨나더니 몇 가닥의 번개 사슬을 생성해 유상을 속박했다. 번개 사슬에 내장된 전기 파워가 유상의 몸을 계속해서 자극했다.유상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그의 몸에서 엄청난 영적 에너지가 뿜어져 나와 번개 감옥과 번개의 공격에 맞서 나섰다.유상의 영적 에너지와 번개 감옥의 위력이 대치하며 굉음이 울렸다. 하지만 그 또한 간신히 버티고 있을 뿐 번개 감옥의 속박을 벗어나지는 못했다.이 광경에 모든 사람이 놀랐다.도영찬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번개 감옥 기술을 펼치는 이민혁은 그의 눈에 신이나 다름없었다.도씨 집안의 사람들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성원진의 법술은 신기하지만, 놀라울 정도는 아니었다. 수행자 가족인지라 법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민혁의 법술은 그 위력도 크고 시각적 효과도 좋아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네 개의 번개 공이 계속해서 회전하며 번개 사슬을 뽑아내 유상을 묶었다. 섬광이 번쩍이며 그의 몸을 휘감으며 터졌다.유상은 영적 에너지를 끌어모아 대항했지만, 사슬을 완전히 탈출하지는 못했다.단 한 기술만으로 이민혁은 이 어둠의 신을 정복했다. 도씨 집안 사람들은 이민혁에게 존경과 선망의 눈빛을 보냈다.상처를 입고 쓰러진 서원진은 더욱더 놀랐다.그는 영경에 들어선 20년 내내 술법을 연습했지만, 몇 개의 나무 계열 술법밖에 쓸 수 없었다. 이 정도 위력의 기술은 본 적도 없었다.이 사람은 이렇게나 젊은데 이렇게 강력한 에너지가 있고 이렇게 대단한 기술을 쓸 줄 알다니, 신인가? 믿을 수 없었다.이때, 유진열이 걸어와 이민혁에게 깊이 인사하고는 말했다.“도사님, 제가 다른 생각을 품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됐어, 너와 따질 생각 없어.”유진열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감사합니다, 도사님.”“도영찬, 오늘은 유진열을 봐서 널 도와 유상을 상대한 거야. 오늘부로 유진열은 도씨 집안과 아무 관계 없
이민혁만이 유상의 가슴에 새겨진 해골 문신을 보았다.“씨발, 또 너희구나.”이민혁은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유상의 에너지에 번개 감옥의 위력도 줄어들기 시작해 곧 없어질 것 같았다.도영찬은 놀란 나머지 뒷걸음질 치며 크게 소리쳤다.“나랑 상관없어, 나랑 상관없어.”계속 소리 지르던 유상은 번개 감옥을 완전히 벗어나 이민혁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의 두 손에 피를 두른 커다란 검이 나타났다. 피에 굶주린 악마 같은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징그러웠다.유진열조차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너무도 두려운 유상의 영압에 그는 잘 서지도 못한 채 주춤거렸다.이민혁은 냉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원령 폭탄.”같은 원령 폭탄이지만 이민혁은 기호 따위 그리지 않아도 이를 발동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농구공만큼 크고 영적 불꽃이 타오르는 폭탄 수십 개가 발사되니 그 위력이 실로 어마어마했다.성원진의 원령 폭탄은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 같은 기술이지만 두 사람의 위력은 천지 차이였다.원령 폭탄이 날아오자, 유상은 단말마의 기합은 지르고는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이민혁의 원령 폭탄은 그렇게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고작 몇 개를 벴을 뿐인데 칼이 부서지고 말았다. 남은 폭탄은 그대로 그의 몸에 들이박혔다. 폭발음과 함께 유상이 쓰러졌다.폭탄이 터지며 생긴 영적 기류가 둥둥 떠다니며 사람들의 옷깃을 날리고 마음속을 서늘하게 만들었다.유상은 폭주한 뒤 몸이 점차 작아져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몸은 이미 엉망이 돼 있었다. 심지어 이는 유상이 변신한 상태에서 폭탄을 맞은 것이었다. 변신 전이었다면 재가 되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장내는 조용했다,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이민혁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신 같은 존재였다! 모두 행여나 자신의 숨소리가 그에게 방해될까 숨을 죽이고 있었다,이민혁은 유상의 시체 앞으로 천천히 다가가 그를 자세히 관찰했다.너덜너덜해진 시체의 가슴에는 동전만 한 해골 문신이 남아있었다. 이민혁
이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유진열은 이미 당신 집의 은혜를 모두 갚았어, 앞으로 연을 끊도록 해.”“네, 네.”도영찬은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이민혁은 유진열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자.”유진열을 고개를 끄덕이며 도영찬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일어나는 그의 몸이 퍽 가벼워 보였다.이민혁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유진열이 그 뒤를 바짝 따랐다.이때, 중상을 입은 서원진이 갑자기 소리쳤다.“선배님, 잠시만요.”이민혁은 인상을 쓰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서원진이 바닥에 엎드린 채 이민혁에게 큰절을 올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선배.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이민혁의 법술에 서원진은 매우 놀랐다. 이 나이가 되도록 서원진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놀란 와중 그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이민혁을 스승으로 삼으면 더욱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그가 바라는 건 바로 이거였다. 그래서 상처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자신을 받아달라고 절까지 올린 것이다.옆의 하무영도 서원진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무릎을 꿇고 제자로 받아달라 간청했다.이민혁은 두 사람을 흘깃 보고는 천천히 말했다.“유진월도 받지 않았는데, 내가 너희를 받을 거로 생각하는가?”말을 마친 그는 유진월을 데리고 계속 밖으로 걸어갔다.서원진과 하무영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민혁의 거절 앞에서는 아무 방법이 없었다.이때, 도영찬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도사님, 저희 집안을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음을 담아 작은 선물을 준비했는데, 유진월이 전해드릴 겁니다. 제 마음이니 꼭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이민혁은 피식 웃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도영찬의 사례 따위 관심 없었다.두 사람은 유진월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마당을 나서 서경시로 돌아갔다.유진월은 별다른 감사의 말을 하지 않았다. 이 일로 그는 다른 일들을 모두 중단하고 이민혁에게 충성할
집에 돌아오자 이미 12시가 되었다. 두 사람은 간단히 얘기한 뒤 각자 휴식을 취하러 갔다.이민혁이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안수연의 문자가 도착했다. 해골 문신 조직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찾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이민혁은 인상을 쓰고는 서성거렸다. 일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순간 자신의 정보원을 떠올렸다. 초방위국의 정보망은 더욱 넓겠지? 하지만 지금 잘 텐데...이민혁은 단념한 채 침대에 올라 잠을 청했다.다음날 이민혁은 거실에 나와 남지유에게 간단한 아침 인사를 했다. 그녀가 출근하러 가자, 이민혁은 휴대폰을 꺼내 들고 도수정의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안녕하세요. 대표님, 도수정입니다.”도수정의 카랑카랑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민혁은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수정 씨 안녕하세요, 최근 제 주변에 두 가지 일이 벌어졌는데요 그 중 두 사람은 피의 신께 제물을 바치는 능력으로 본인의 영적 에너지를 강화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리고 주문도 있어요, 피의 신께 피를, 해골의 옥좌에 해골을. 그 두 사람은 가슴에 똑같은 모양의 해골 문신이 있어요. 그들이 어떤 조직에 속해 있는 건 아닌지, 어떤 목적이 있는 건 아닌지 찾아봐 줄 수 있어요?”“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곧 찾아 드리겠습니다”전화는 끊기지 않았고 이민혁도 계속하여 기다렸다. 2, 3분쯤 뒤에 도수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안녕하세요. 대표님, 찾았습니다.”이렇게나 빨리 찾는다고? 이민혁은 믿을 수 없었다. 일을 너무 잘하는 거 아닌가?“대표님이 말씀하신 대로 봤을 때 이 두 사람은 해골회에 소속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들은 피의 신을 믿는데요, 서양 혈신교의 가지이고 최근 국내에서 가끔 확인되었습니다. 그들은 살인, 폭력, 피를 즐기기에 최근 경찰의 집중표적입니다.”“혈신교는 또 뭔가요?”이민혁이 물었다.“정확한 기원은 찾을 수 없지만 이미 몇천 년을 존재했습니다. 주로 서양의 여러 나라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며 피의 신을 믿습니다. 피의 신이 강림한다
“교활하기는, 번거로운 거 알고도 신인한테 맡겨 처리하다니.”한 노인이 말했다.고상도는 웃으며 맞받아쳤다.“신인은 하지만 다크 나이트 용병 그룹의 팀장으로 있었기에 능력은 초방위국 내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입니다. 저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그는 비밀이 있어.”다른 노인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고상도는 여전히 실실 웃으며 받아쳤다.“누군들 비밀이 없겠습니까, 괜찮아요.”“그럼 그렇게 하자. 어차피 초방위국의 일이니까. 하지만 그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네가 책임져야 할 거야.”거실에 앉아 한참을 생각하던 이민혁은 그냥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일이 닥치면 그때 가 생각하지. 하지만 도수정의 목소리는 그에게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 여자, 어떻게 생겼을까?이때, 남지유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민혁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급히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귀찮은 일이 좀 생겼습니다.”“무슨 일인데요?”“유튜브에 서경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검색해 보세요, 그리고 다시 전화 주시고요.”“네.”이민혁은 전화를 끊고 교통사고를 검색했다.“무슨 큰일이라고, 그 여자도 괜찮았잖아?”이민혁은 의문을 숨길 수 없었다.영상이 재생되자 그는 깜짝 놀랐다. 이 영상은 교통사고를 당한 여자가 악의적 편집을 거친 영상이었다. 그녀가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려는데 한 차가 갑자기 끼어드는 탓에 사고가 생겼다는 내용이었다.상대는 폭력적으로 그녀의 차를 파괴했고 그녀에게 비겁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경찰이 오자 상대는 기사만 남겨두고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그녀는 자신이 실신한 틈에 상대가 그에게 성폭행을 저질렀고, 병원에 도착해서야 그 기억이 떠올랐다고 증언했다. 기억이 떠오르는 즉시 경찰에게 신고했지만, 증거 부족으로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고 했다.그녀는 억울한 목소리로 상대가 돈과 권력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언론에 알리는 길을 택했다고 밝혔다. 영상 속의 이민혁은 위협적으로 차 문을 열어젖히고 그녀의 몸을 더듬다 급히 자리를 떴다. 게다가 그녀는 구독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