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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성연아,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 거야? 나는 너의 남자친구 임경준이야.”

임경준은 다시 내 손을 잡고 웃었다.

그러나 그는 내가 겁에 질린 눈빛을 보고도 내가 농담하고 있는 줄 알며 말투가 점점 짜증스러워졌다.

“너를 바다에 밀어 넣은 것은 내 잘못이지만 너도 이럴 필요 없잖아. 너 지금 이렇게 살아있잖아”

“남자친구? 무슨 소리야? 내 남자친구는 주지훈인데!”

나는 그의 손을 홱 뿌리치고 베개로 앞을 막으며 날카롭고도 경계심이 강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를 전혀 모른다.

“뭐? 네 남자친구가 누구라고?”

임경준은 순식간에 두 눈이 충혈된 침대 머리맡 탁자를 내리치며 분노에 차 소리쳤다.

주지훈은 어릴 때부터 그의 라이벌이다.

어릴 때부터 주지훈에게 져서 뼛속까지 원한을 품고 있기에 언급한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텅 빈 병실을 바라보며, 또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다가오는 임경준을 바라보며 불안하게 소리쳤다.

“만지지 마! 난 널 몰라!”

네가 소리치자 의사가 달려왔다.

간호사는 내가 이렇게 임경준에 저항하는 것을 보고 그를 병실에서 불러내어 문 앞에서 기다리게 했다.

의사는 일련의 검사와 많은 질문을 한 후 편히 쉬라고 했다.

문 앞에 서 있던 임경준은 잠시 숨을 돌린 뒤 의사 선생님을 보자마자 달려들어 물었다.

“선생님, 제 여자친구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왜 나를 몰라봐요? 또 다른 남자를 남자친구로 착각해요.”

“머리에 자극을 받아 기억이 흐트러진 것 같은데 좀 있으면 괜찮아질 테니 그동안 자극하지 마세요.”

의사가 한마디 당부했지만 임경준은 듣고도 전혀 믿지 않았다.

어떻게 자기만 잊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의사가 가자마자 그는 병실로 뛰어들어 나를 병상에 눕히며 흉악한 표정을 지은 채 따져 물었다.

“내가 널 바다에 밀어 넣었다고 이러는 거잖아. 기억을 잃은 척할 필요까지 있어?”

간호사가 그 말을 듣고 다가와서 그를 끌고 나갔다.

“이게 무슨 남자친구예요? 들어가서 환자를 자극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평생 당신을 기억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간호사는 문에 달린 작은 창문을 통해 병상에 웅크리고 있는 나를 보고 고개를 돌려 김경준에게 경고했다.

임경준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내가 얼마나 오래 연기할 수 있는지 두고 보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이 병원에 오셨다.

임경준은 그가 나를 바다에 밀어 넣은 일이 탄로 날까 봐 내가 병원에 간 일조차 그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임씨 가문의 지위는 강성에서 남다르지만 성씨 가문의 실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 임성 그룹은 아버지의 투자가 필요했고 난 임성 그룹의 수석 건축가이기도 했다.

다시 말해 임경준은 우리 집의 자원도 필요하고 내 능력도 필요했다.

“아저씨, 아줌마, 성연이 좀 봐요. 절 못 알아보는 척 연기하며 내 팔도 할퀴었어요.”

임경준은 웃으면서 우리 부모님께 일러바쳤다.

부모님은 많이 놀라시며 급히 내 앞으로 달려와 자신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성연아, 너 우리를 알아보겠어?”

부모님은 내가 그들을 잊을까 봐 걱정하시는 게 분명했다.

“아빠, 엄마, 무슨 말씀이세요? 내가 어떻게 부모님을 모를 수 있겠어요?”

나는 두 사람의 긴장한 기색을 보며 웃었다.

두 사람은 내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어 창백하고 초췌한 내 얼굴을 보던 그들은 가슴 아픈 표정으로 얼굴을 만지며 물었다.

“성연아, 의사가 그러던데 너 물에 빠져서 밤새 응급처치까지 했다던데 너 물 무서워하지 않았어? 바닷가는 왜 간 거야?”

그러나 나는 걸어 들어오는 임경준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두 사람 뒤에 숨었다.

“아빠, 엄마, 이 사람은 미친 사람이에요. 절 건드리지 말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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