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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임경준은 눈을 번쩍 떴다.

“성연아, 정말이야? 너 내가 떠올랐어?”

그는 달려들어 내 어깨를 움켜쥐고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

반대편.

이 말을 들은 주지훈은 태블릿을 내려놓고 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응시했다.

‘황량한 꿈이니 결국 깨어날 거야.’

“내가 네 남자친구라는 게 떠올랐어?:

임경준은 내가 말을 하지 않자 손에 힘을 더 주고 목소리도 다급해졌다.

“기억나.”

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임경준은 그 말을 듣고 격앙된 채 나를 안아주려 했지만 고개를 들어 그를 밀쳤다.

“네가 나에게 3년 동안 계속 고백해서 동의한 것을 기억해. 내가 너의 고백을 받아주던 날 감격해서 울던 네 모습을 기억해. 네가 나에게 평생 함께하자고 약속하던 모습을 기억해.”

말하다 보니 나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이것들, 넌 기억해?”

내가 갑자기 되묻는 말에 임경준은 말문이 막혔다.

“대학 다닐 때 밥 사주고 우산 갖다 줬다고 했는데 그건 갓 사귈 때의 잠깐이었어. 그 후 내가 널 위해 뭘 해줬는지 기억나?”

나는 계속 물었다.

임경준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나지막이 돌아가라고 설득했다.

“너의 모습을 보니 기억하는구나. 네가 아플 때 난 밤새 네 곁을 지켰어. 술자리에서는 내가 대신 술을 마셔줬어. 회사에서는 최선을 다해 회사 일을 처리했고, 네가 저지른 사고도 처리해야 했어. 네가 맞을 때 내가 널 구하려다 갈비뼈가 부러진 적 있는데 이 모든 걸 넌 기억할 수 있어?”

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소리쳤다.

임경준을 위해 나는 모든 힘을 다 써버렸다.

“성연아, 나 기억나.”

임경준이 황급히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기억나?”

나는 눈을 붉히며 손을 들었다.

스크린에는 임경준과 다른 여자의 자는 모습이 반쯤 비쳤는데 여자는 다소곳이 임경준의 품에 안겨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목에는 키스 자국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분명히 내가 아니었다.

임경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성연아, 너 왜 이렇게 뻔뻔해? CCTV를 설치한 거야?”

임경준은 화가 나 소리 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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