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화

주지훈은 성연을 음악 동아리 공연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 성연은 무대 아래에 서서 노래를 듣고 있었다.

여름밤 매미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던 그 날 은은한 음악 소리와 함께 성연은 응원용 봉 두 개를 쥐고 흔들었다.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파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그녀는 피부가 희고 눈이 밝고 활력이 넘쳤는데 주지훈은 한눈에 반했다.

그는 성연의 뒤에 섰지만 성연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두 걸음 뒤로 물러나다가 그대로 주지훈의 품에 안겼다.

“죄송합니다.”

성연은 그를 향해 웃었는데 미소가 매우 해맑고 감미로웠다.

주지훈은 그렇게 그녀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성연을 찾아다니며 이름을 묻고 싶었지만 가족들에 의해 해외로 끌려가 2년간 휴학했다.

돌아왔을 때 성연은 이미 임경준과 함께 있었고, 성연이 임경준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말을 듣고 그는 미칠 것 같았다.

혼자 성연을 때린 무리를 찾아가서 싸웠는데 용서를 빌 때까지 두들겨 패고 그들이 자진해서 성연에게 사과한 후에야 그만두었다.

그는 매년 성연에게 선물을 주지만 그녀 앞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그는 임경준이 성연에게 청혼하는 것을 보고 체념하고 내려놓으려고 했다.

그는 집에서 밤새 술을 마시며 올해 성연이를 위해 준비한 목걸이도 선물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그는 바에 초대되어 술을 마시다가 몇 잔 마시고 막 떠나려 할 때 성연이 천사처럼 그에게 웃으며 달려와 손을 뻗어 끌어안고 다정하게 ‘지훈아’라고 불렀다.

그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고 오랫동안 멍하니 있다가 손을 들었지만 성연이를 만질 수 없었다. 그녀를 만지면 꿈에서 깰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임경준이 나타나서야 그는 그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의 성연이는 기억을 잃었고 그를 임경준으로, 남자친구로 여겼다.

그는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또 망설였다. 그는 성연이 임경준을 매우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조만간 떠날 것이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녀가 병원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잠긴 책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