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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주지훈의 몸에는 은은한 남성 향수 냄새와 술 냄새가 섞여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맡을 수 있었다.

나는 두 팔로 그의 허리를 감은 채 눈빛은 그의 목젖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그 깊고 그윽한 눈동자와 마주치자 나는 활짝 웃으며 불렀다.

“지훈아.”

소리가 꿀처럼 달콤했다.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나를 쳐다보았는데 동공은 움츠러들었고 눈 밑에는 망설임이 스쳐 갔다.

“놔!”

임경준은 우리 두 사람이 서로 껴안고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달려들어 나를 주지훈에게서 떼어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성연아, 너 뭐 하는 거야? 남자친구가 있는데 다른 남자를 유혹하다니!”

나는 그의 우악스럽고 억지스러운 모습에 놀라 그의 손을 뿌리치고 주지훈의 뒤로 숨었다.

“지훈아, 이 사람 미쳤나 봐. 나를 오래 스토킹했는데 무서워.”

나는 손으로 그의 양복 자락을 가볍게 꼭 잡은 채 공포에 찬 표정을 짓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쳤다'는 단어를 들은 임경준은 한순간에 폭발하였다.

그는 바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 나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성연아, 연기 그만해.내가 너를 바다로 밀어 넣은 것 때문에 이러는 거잖아. 하지만 넌 이제 괜찮은데 기억을 잃은 척할 필요까지 있어? 주지훈은 너의 남자친구가 아니야! 나야말로 네 남자친구라고!”

바 안의 사람들은 이 말을 듣자마자 이론이 분분했다.

이렇게 한바탕 겪은 후 강성의 모든 사람은 내가 경성 갑부의 아들과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에 임경준은 생방송으로 나한테 프러포즈를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주지훈이 내 남자친구야!”

나는 한사코 주지훈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있었는데 눈빛에서 망설임이나 거짓말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주지훈은 그 말을 듣고 눈을 살짝 찌푸렸다.

그가 곁눈질로 나를 한 번 힐끗 보더니 눈빛이 한껏 어두워졌다. 나는 그의 눈빛에서 어떤 감정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임경준은 우리가 마주 보는 것을 보고 질투심이 확 타올라 나를 끌고 가려고 했지만 나는 한사코 주지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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