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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사무실 안에서 인기척을 들은 주지훈은 고개를 들어 노기등등한 임경준을 얼핏 보고는 담담하게 마지막 문서에 사인했다.

주지훈의 평온한 얼굴을 본 임경준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주먹으로 그의 책상을 내리쳤는데 책상 위의 물건들이 모두 흔들렸다.

“주지훈, 수단이 대단하네. 감히 내 신분을 도용해서 성연에게 접근한 것도 부족해서 이젠 회사로 끌어들였어? 너 무슨 속셈이야?”

노발대발하며 한바탕 말했어도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주지훈을 보며 임경준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성연을 돌려줘! 이 도둑놈아!”

‘주지훈이 성연을 훔쳤고 나에 대한 사랑도 훔쳤어.’

“미안해, 난 그렇게 할 수 없어.”

주지훈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눈빛은 독수리처럼 날카로웠다.

임경준은 화가나 웃어버리며 그의 목덜미를 잡았다.

“성연은 내 거야! 지금 너를 나로 착각하고 있을 뿐이니 계속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성연은 누구의 물건이 아니니 내가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주지훈은 손을 쓰지 않았지만 눈빛은 꿋꿋했다. 이 말을 들은 임경준은 주지훈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선생님은 성연이 이번 달이면 기억을 되찾을 거라고 했어. 기억을 되찾으면 내 곁에 돌아올 거야! 성연은 나를 사랑해!”

임경준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도도하게 말하자 주지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주지훈도 선생님에게 물어봤는데 이번이 마지막 달이었다.

“임경준! 미친놈아. 저리 가.”

주지훈 비서의 손에서 사무실 열쇠를 가진 나는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오자마자 주지훈의 입가에 피가 흘리는 것을 보고 바로 달려가 임경준을 세게 밀쳤다.

나는 주지훈의 곁으로 달려가 그의 얼굴을 만지며 애틋하게 물었다.

“지훈아, 아파?”

주지훈은 말없이 내가 곧 사라질 것만 같은 애잔한 눈빛으로 그저 쳐다보기만 했다.

“성연아, 끼어들지 마. 내가 오늘 이 파렴치한 놈을 제대로 혼내줄게!”

임경준이 주지훈을 때리려고 하자 나는 과일칼을 꺼내 그를 겨누었다.

“나쁜 놈, 감히 손을 대기만 해봐!”

내가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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