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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임경준은 할 말을 잃었다.

“나는 조정아에게 진심이 아닌데 너는 주지훈에게 어땠어? 네가 뭔데 나를 그렇게 말해? 너도 주지훈이랑 잤지?”

그는 구실을 찾아 나를 다그쳤다.

“그렇든... 말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예전의 나는 네가 나를 바다에 밀어 넣는 순간 죽었어. 그 후 나의 모든 것은 너와 상관없어.”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임경준은 나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내 손을 잡았고 지금도 여전히 반박하고 있었다.

“난 헤어지지 않을 거야. 조정아를 차버리면 되잖아. 나는 조정아를 전혀 사랑하지 않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3년 동안의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 뿌리내렸고, 그는 줄곧 내가 그를 계속 사랑할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그는 손에 더 힘을 줬다. 아빠가 이런 상황을 보고 걸어오셔서 나를 뒤로 숨기더니 임경준의 뺨을 세게 때렸다.

“이 개자식! 징그럽지도 않아? 앞으로 감히 내 딸에게 한 발이라도 다가서면 내가 너의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

아빠는 한마디 호통치고 나서 나를 끌고 나갔다.

내가 떠나는 것을 본 임경준은 쫓아가려고 했지만 마침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이 바보 녀석! 이런 작은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다니. 앞으로 임정호에게 너 같은 아들이 없다. 너 알아서 죽든지 살든지 해.”

임정호는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다가 임경준이 말을 잇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

그는 찬물을 끼얹은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갑게 느껴졌다.

그는 성연이를 잃었는데 아버지조차도 그를 버렸다.

넋을 잃고 별장으로 돌아왔지만 조정아가 짐을 챙기고 있는 것을 보고 황급히 말렸다.

“뭐 하는 거야? 어디 가는 거야?”

임경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가는 게 아니라 경준 씨가 가는 거예요. 여긴 내 집이에요!”

조정아는 평소 부드럽던 태도와 달리 차가운 얼굴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

임경준이 고개를 숙이고 보니 조정아가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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