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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2화

칼이 ‘쨍그랑’ 하며 바닥에 떨어졌다.

홍성원은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아랫배를 감싸 안은 채 너무 아파서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강책이 다시 주먹을 날리려고 하자 정몽연이 강책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곳은 도살장이 아니라 집이다. 가능한 집에서 싸움을 하지 말고, 더욱이 피를 봐서는 안된다.

강책이 긴 함숨을 내쉬었다.

“꺼져.” 강책은 짧지만 강하게 말했다.

비서는 놀라서 홍성원을 내팽개치고 잽싸게 도망갔다. 강책은 사람이 아니라 마귀다. 스피드와 힘은 어마 무시하게 무섭다.

여리여리한 비서는 강책에게 한 주먹도 안될 것 같았다.

홍성원도 버둥대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무서움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나갔다.

홍성원은 강책같이 무서운 사람을 처음 봤다. 인간이 아니라 지옥에서 온 수리 군신이다.

강책은 두 사람이 떠나자 한숨 돌렸다.

고개를 숙이니 테이블 위에 홍성원이 놓고 간 선물이 보였다.

강책은 웃으며 정몽연에게 선물 상자를 주면서 말했다. “여보, 이거 너무 예쁜데 한 번 해볼래?”

정몽연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됐어, 그 두 사람 생각만 해도 온몸이 떨려, 1초도 보기 싫으니까 이거 빨리 브론즈 주얼리로 보내.”

“알겠어, 당장 보낼게.”

다른 한편, 홍성원은 밖으로 나와서야 비서가 먼저 차를 몰고 도망쳤다는 것을 알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 망할 비서, 겉과 속이 다르고 귀만 얇아서 혼자 도망칠 줄 알았어.”

아무리 화를 내도 홍성원은 할 수 없이 혼자 걸어갈 수밖에 없다.

입구쯤 왔을 때 소선호에게 전화가 왔다.

“홍성원, 비서한테 얘기 다 들었어. 이 쓰레기야! 내가 너한테 사과하라고 했지 싸우라고 했어? 심지어 때리지도 못하고 욕만 얻어먹다니! 쪽팔려 죽겠네.”

“회사로 올 필요 없어! 넌 해고야! 너 같은 쓰레기는 집에서 발 닦고 잠이나 자!”

소선호는 할 말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 20년 동안 함께 한 홍성원을 봐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홍성원은 폐가 터질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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