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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4화

구름 한 점 없이 쨍쨍한 날씨.

강책은 모처럼 항성 주얼리의 원용진의 사무실을 찾았다.

원용진은 강책을 보고 표정이 굳었다.

원용진은 지난번 강책과 내기에서 져서 물구나무 서서 라면을 먹었던 굴욕적인 날을 강책이 처참히 무너지는 순간까지 평생 기억할 것이다.

“부른 지가 언제인데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원용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강책은 차가운 표정으로 원용진을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부러 낸 흠집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변명하는 것처럼 밖에 안 보이는 쓸데없는 짓이다.

원용진은 강책이 해명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재미없져서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강책 씨에게 임무 하나를 주려고 불렀어요.”

원용진은 장부 한 장을 강책에게 건넸다.

“우리 강남구는 밀란 본사에 요구에 따라 원석을 구입해서 보내야 합니다. 가격은 이미 협상했으니 요구에 따라 구매해서 세관에 보내면 됩니다. 간단하죠?”

모든 일은 이미 처리가 되었으니 그저 심부름일 뿐인 간단한 일이다.

강책은 물건을 구매해서 세관으로 보낸 후 보고만 하면 된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전혀 어려울 것 없는 일이다.

문제는 이렇게 간단한 일을 굳이 왜 세일즈 매니저인 강책이 해야 하는 거지? 인재를 썩히는 것 아닌가?

설마 강책이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안 하니 원용진이 일부러 강책에게 일거리를 만들어 준 건가?

강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부를 가지고 사무실에서 나갔다.

원용진은 강책의 뒷모습을 보며 나지막히 말했다. “잘난 척은 무슨 잘난 척이야? 그래, 지금 많이 잘난 척해둬, 나중에 세관 보낼 때 땅 치며 울고 불며해도 소용없을 거야!”

원용진은 고개를 숙여 음흉하게 웃으며 서랍에서 소포 하나를 꺼내 주머니 속에 넣었다. 그리고 조용히 사무실에서 나와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소포를 강책 사무실 책장에 넣었다.

“강책, 이 밀수 장부를 보고도 네가 변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원용진은 생각할수록 기뻤다.

원용진은 몰래 강책의 사무실에 들어가 유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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