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는 차가운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저는 방금 누군지 말을 해드렸습니다만.” 그의 뜬금없는 대답에 홍성원은 멈칫했다.“지배인님, 저한테 아무 말씀도 안해주셨어요.” 유사는 한숨을 내쉬고는 한마디를 뱉었다.“강책이랑 같이 감옥 갈 사람, 지금 제 앞에 서있네요.”홍성원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유사의 말을 계속 떠올렸다. 유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계속 홍성원을 바라보았다. 홍성원은 그제서야 말의 의미를 깨닫고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지배인님, 지금 저 말씀하시는 겁니까?” “Bingo,정답이에요.” “지배인님, 이런 걸로 농담하시면 안됩니다!”유사는 허공에 손을 휘젓고는 “저는 농담한 적 없어요. 홍성원 씨, 잘 들으세요. 당신은 아르아 주얼리에서 보석을 도난한 뒤, 국내에서 판매가 금지되자 항성 주얼리와 함께 손을 잡은 겁니다. 회사편에 서서 상대 회사를 견제하는 척 했지만 사실상, 같은 편을 먹고 있었던 거고요. 그리고, 강책은 운송에 대한 계획을 홍성원씨한테 알려줍니다. 이어서 당신은 강책이 알려준 그대로 운반 차 한 대에 몰래 저희 쪽에서 가공한 원석을 넣어 같이 외국으로 운송한 뒤, 돈을 반반씩 먹기로 합니다. 하지만 정의로운 세관에 걸리게 되고 맙니다. 결국, 강책의 사무실에서는 밀수품 계좌 서류가 발견되고, 홍성원씨도 같이 합류를 했다는 것도 밝혀집니다.” 홍성원이 정신을 차린 뒤 속았다고 생각했을 때, 유사는 홍성원과 강책의 마지막까지 생각을 한 뒤 였다. 홍성원은 그제서야 유사의 지시로 직접 물건을 운반하라고 한 지시의 의미를 깨달았다. 유사는 강책에 대한 증오를 홍성원을 통해 복수를 할 생각인 것이다. 게다가 그는 홍성원과 아무런 사이가 아니였기에 마음 놓고 홍성원을 부려먹을 수 있었다. 홍성원은 결국 복수에 눈이 멀어, 유사의 대체품이 되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유사는 처음부터 홍성원을 강책과 엮을 준비를 해두고, 일을 벌린 것이다. 홍성원은 자신이 작은 역할로 그의 손에 놀아났다는 것에 화가
세관 안.강책은 화물 차 3대를 모두 운송을 마쳤다. 계획대로라면 화물선을 통해 밀라노 본부에 보낼 예정이였다. 하지만 큰 물량이면 세관의 조사를 받아야 보낼 수 있었다.“안에 뭡니까?” “원석입니다.” “어디로 보내는 겁니까?” “밀라노입니다.”이어 세관 직원이 손짓을 하자 전문 요원들이 물품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안 속까지 꼼꼼하게 조사를 했다. 두 번째 화물 차까지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화물 차를 검사하기 시작하자 화물 차 기사가 미소를 지어보였다.강책은 차가운 얼굴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쳤다. 기사는 깜짝놀라 뒤를 돌아 보았다.“왜 웃으십니까? 좋은 일이라도 있나봅니다. 저한테도 말씀해 주시지요.” 기사는 민망한 듯 헛기침을 했다.“좋은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이 물량만 보내면 제 일도 끝나는 거 아닙니까, 속이 다 시원합니다.” “아, 그렇습니까? 일이라면 어떤 일 말씀입니까?” “강팀장님, 당연히 이 화물 차를 세관까지 운전하여 조사를 받는 것이죠.” “이 화물 차외에 다른 것 없습니까?”기사는 식은 땀이 흘려내렸다. 그는 강책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사는 자신을 잠시 진정시키고는 강책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다른 것이라뇨? 강 팀장님, 저랑 장난하시고 싶으신겁니까?” 강책은 어깨를 올리고는 “하하, 이거 들켰네요. 심심해서 장난 좀 쳐봤습니다.” 라며 답한 뒤, 다른 곳으로 다가갔다. 기사는 강책을 노려보면서 마음 속으로 ‘네 까짓게 나한테 장난을 쳐? 조금있다가 울지나 말라고.’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다시 조사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들은 원석을 꺼내 이리저리 둘러보며, 원석의 겉표면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기사는 곧이어 일어날 일들을 생각하자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반대로 원석 밑은 모두 원석으로 가득차있었다. “저게 아닌데?”기사는 멈칫했다. 계획대로라면 원석 밑에는 검은 색 상
아르아 주얼리, 총지배인 사무실 안.홍성원은 여전히 세 명의 보안요원에 의해 바닥에 짓눌려 있는 상태이다. 반항하면 구타를 당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다. 결국 그는 자본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유사는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강책은 지금쯤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을 것이다. 이때, 세관에 몰래 넣어둔 스파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유사는 바로 전화를 받고는 기쁜 얼굴로 “상황은 어떻게 됐어? 강책은 경찰서에 붙잡혀 간 거 맞지?내가 너한테 강책 울 때 찍어두라고 했잖아. 그건 찍었어?” 라며 물었다.하지만 전화기 너머로는 정적만이 들렸다. 유사는 다급한 마음에 “여보세요? 신호가 안 좋은 거야?” 라며 다시 물었다. “저기, 지배인님.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실망하실 지도 모르겠어요.” “뭐?”유사는 순간 불안함을 느꼈다. 그 이후로 스파이가 들려온 내용에 유사는 큰 충격을 받았다. “지배인님. 에메랄드가 들어가 있는 검은 색 상자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강책 차 안에도 없고요. 결국 조사하면서 아무 이상이 나오지 않았고, 강책은 경찰에 연행 되지 않았습니다. 임무를 완료하고, 다시 항성 주얼리로 돌아갔고요.” 팍-핸드폰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유사같은 악랄하고, 성숙한 사람도 충격을 먹은 듯 했다. “거짓말. 내 계획은 완벽했어. 문제가 생겼을 리 절대 없어.”유사는 홍성원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서는 두 손으로 그의 멱살을 잡았다.“상자 차 안에 제대로 넣은 거 맞아? 검은색 상자가 사라졌다고 하잖아!” 홍성원은 그제서야 제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뀐 듯 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신과 강책에게 이렇게 감사했던 적이 없었다. 홍성원은 기쁜 마음에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유사는 “뭘 쳐 웃고 있어?” 라며 그의 뺨을 내려쳤다. 평소 무력을 쓰지 않는 유사가 뺨을 내려친 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초조한 지 알 수 있었다. 일단, 이번 사건을 통해 유사의 계획으로 절대로
항성 주얼리 안.강책은 총지배인 사무실 로 들어간 뒤, 원용진에게 서류를 건네었다. 원용진은 “처리한 겁니까?” 라며 물었다. “네, 처리했습니다.” “다른 일은 없었고?”강책은 웃음을 터뜨리고는 “왜요, 제가 작은 일도 못할 것 같았나봐요? 원팀장님, 저를 너무 얕보시는 거 아닙니까?” 라고 말했다.그의 말에 원용진의 안색이 변했다. 어떤 곳에서 차질이 났는 지 곰곰히 생각했다.“그래. 알겠어. 가봐.” 이어서 강책은 사무실을 떠났다. 원용진은 바로 문을 걸어 잠구고는 몰래 유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유사, 무슨 상황이야?왜 강책이 다시 돌아온거냐고!” “묻지마. 나도 모른다고!” “너한테 안물으면 누구한테 물어? 내가 밀수품 계좌까지 다 계획 해줬잖아. 조사하는 사람들은 언제 불렀는 데?” “검은 색 상자가 사라졌는데 뭘 어떻게 검사를 해?” “뭐?그럼 어떡해?” “빨리 방법을 생각해내.”유사의 뻔뻔한 태도에 원용진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유사, 나랑 지금 장난쳐?” “허허, 내가 50억을 잃었는데, 너랑 장난 칠 기분이 있을 것 같아?! 빨리 생각해내라고!”유사는 소리를 지르고는 전화를 끊었다. 원용진은 화도 나는 동시에 초조하기도 했다. 유사의 반응을 보아하니 강책은 이번 함정에서도 잘 풀려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짓말. 계획은 완벽했다고, 절대로 빠져 나올 수 없어. 강책이 어떻게 한거지?” 그도 유사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삼일 후, 강책은 사무실에 앉아 일들을 처리 중이였다.이때 똑똑똑, 세번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세요.” 그의 말에 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들어왔다. 강책이 고개를 들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몇일 전 자신을 나락으로 보내려다 크게 혼이 난 홍성원이였다! 홍성원을 보자 강책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지만, 홍성원의 몸에 난 상처들과 붕대, 이마에 꾸맨 자국을 보고는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무리들에게 오랜 시간 구타를 당했을 것
그는 고개를 들어 홍성원을 바라보았다. 홍성원의 눈에는 성의와 후회가 눈빛에 담겨있었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강책은 홍성원의 진실된 눈빛을 알 수 있었다.이때의 홍성원은 무엇인가에서 벗어난 듯한 경험과 인생의 진리를 꿰뚫었다는 느낌을 얻었다. 강책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이어서 책상을 탁탁치며 물었다.“홍성원씨,제가 왜 그쪽 은인 입니까? 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요?” 홍성원은 입술을 꽉 깨물고 숨을 깊게 들이 마신 뒤, 지난 3일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털어놓았다. 어떤 식으로 유사와 함께 강책을 곤경에 빠뜨릴 건지, 유사에게 어떤 식으로 배신을 당했는지, 마지막으로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사실을 하나도 빠짐없이 알려주었다. 만약 강책이 유사의 계획을 알지 못했더라면, 홍성원은 지금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며, 강책에게 감사를 표했다. 강책은 홍성원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그때 일어난 사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전까지 강책은 모두 원용진이 계획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업무, 화물차 기사까지 모두 원용진의 사람들이였기 때문에 제일 먼저 의심을 했었다. 그리고 곤경에 빠질 위기를 피했지만, 강책은 원용진의 진상을 밝히는 것을 뒤로 미루었다. 이유는 회사안에서 내정이 일어난다면 회사의 분위기만 악화되게 할 뿐이였다. 하지만 홍성원의 말을 듣고는 그제서야 진정한 범인은 유사로, 원용진은 그저 ‘따까리’에 불과했다. 유사는 강남구에 왔을 때 부터 계속 강책을 견제했었다. 하지만 강책은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만약 원용진이 날 질투하고 싫어해서 이런 짓을 벌인 거라면, 회사를 위해 참을 수 있어 하지만, 외부인과 함께 손을 잡았다면 가만히 냅두면 안될 것 같아. 꼭 잘라내야해!” 강책은 블랙리스트에 ‘원용진’이름을 적었다. 홍성원 말이 진실인지 증명하기 위해 강책은 자신의 사무실을 뒤졌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책장에서 밀수품 계좌 서류가 끼어져있었다. 이 3일동안 강책은 주위를 지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용진은 밀수품 계좌
자리에 서있던 홍성원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고, 강책에게 작별인사를 했다.“오늘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려고 온 겁니다. 감사도 했으니,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강책은 의자에 앉아 묵묵히 홍정원을 바라보았다.그는 홍성원의 쓸쓸한 뒷모습이 왠지 마음에 걸렸다. 홍성원이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 강책이 그를 불렀다.“잠시만요.” 홍성원은 걸음을 멈추고는 그를 바라보았다.“네? 더 궁금하신 게 있으십니까?” “제가 틀리지 않았다면 저번에 찾아오셨을 때가 저랑 계약을 하고 싶어서 찾아 오신 거죠?” 홍성원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강선생님, 장난치지 마세요. 제가 무슨 낯짝으로 선생님께 계약을 하겠다고 나서겠습니까? 게다가, 저는 이미 브론즈 주얼리에서 해고를 당한 상태에요. 즉, 오늘 이후로는 이 업계에 발을 들이지도 않을 거라는 말입니다.” 강책은 침착하게 답했다.“브론즈 주얼리 이사장 소선호한테 말씀드리세요. 그 가격 그대로 계약할 마음이 생겼다고 전하세요.” “네?”강책의 뜬금없는 계약에 홍성원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무슨 조건 말씀이십니까?”홍성원은 브론즈 주얼리과 더 이상 상관이 없었지만, 강책이 큰 양보를 했다면 그만큼 큰 조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책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돌아가서 그분께 말씀드리세요. 저는 브론즈 주얼리 구매팀장 홍성원이라는 사람이 가져온 계약서에만 싸인 할 거라고요.” 순간, 홍성원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나왔다. 따뜻한 강책의 마음에 얼어버린 자신의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 이렇게 된다면 강책과 계약을 맺고 싶은 소선호는 저절로 홍성원을 다시 채용할 것이다. 강책의 한마디에 홍성원은 구원받는 느낌이 들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홍성원은 벅찬 느낌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그제서야 강책이란 사람이 얼마나 우수하고, 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동시에 자신이 저지른 일들에 대해 창피함을 느꼈다. 강책은 자신이
소선호는 똑똑한 사람이다. 강책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면 홍성원이 무슨 방식으로 강책을 설득했을 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소선호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다시 홍성원을 구매팀장으로 재채용했다. 사실 소선호도 20년을 같이 함께한 부하직원이 순식간에 사라지니, 마음도 좋지 않았으며 대체할 사람도 찾지 못했기에 홍성원 재채용에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새로운 경험을 한 홍성원은 다시 팀장사무실로 돌아왔다. 익숙한 장소지만 예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였다. 사무실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오로지 강책의 대한 은혜만이였다. 똑똑똑-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같이 강책의 집에서 소란을 피우다가 혼자 도망간 비서였다. 게다가 이 비서는 직접 의견을 내어서 강책을 곤경에 빠뜨리기로 했었다. 그를 보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비서는 뻔뻔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형님, 다시 돌아온 것을 경축드립니다! 다시 돌아 올 지는 꿈에도 상상 못했습니다만 역시 20년 짬밥은 다르네요.” 홍성원은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앉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비서는 눈치 없게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형님, 그때 어떻게 강책을 처리한 겁니까? 나대는 꼴이 보기 싫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형님은 다른 사람들 불러서 잘 처리했겠죠?” 비서는 강책이 홍성원을 도와줄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홍성원은 코웃음을 치며 비서를 보면서 “재무서에 가서 월급이나 받아.” 라고 말했다. 비서는 멈칫했다.“네? 월급받으려면 아직 열흘은 남았는 데요?” “못 알아들어?월급받고 이 회사에서 나가라고.”홍성원의 태도는 차가운 얼음 같았다. 비서는 한참을 멍을 때리다가 “형님, 저랑 장난하시는 겁니까? 재미없어요.” 라며 말했다. 하지만 홍성원은 엄숙한 표정으로 “내가 너랑 장난치는 것 같아?” 라고 답했다. 그저세야 비서는 일의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형님, 그때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먼저 도망가면 안되는 거였어요. 하지만 그때 보셨잖아요, 강책은 사람의 힘
강책은 몇 일동안 마음을 푹 놓고 일상을 즐길 수 있었다. 저번의 실패로 원용진도 얌전해졌다. 이 날은 회사 회장 기진이 회사로 돌아오는 날 이였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강책을 찾았다. 그는 헤헤 웃으며 사무실로 들어가서는 외투를 벗어 의자에 걸친 뒤, 강책을 가리켰다.“동생아, 내가 다 들었잖아. 요즘에 떼돈을 벌었다고 하던데?”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아닙니다, 한 회사랑 계약만 했을 뿐인데요 뭘. 지금은 원석 봐달라는 사람이 많아서 바빠 죽을 것 같습니다. 계약이랑 여유시간을 바꾸고 싶은 마음도 든다니까요?” 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기진은 “하여간 있는 놈들이 더해.” 라며 답했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아, 이번에 돌아온 건 강남구에 분점 회사를 넓히고 싶어서야. 항성 주얼리가 강남구 제일의 주얼리 회사로 올라가기 위해서 말이야. 이제부터 전면적으로 돌파할 생각이야, 어떻게 생각하나?” 강책은 어깨를 위로 올렸다.“저는 아직 구매팀장일 뿐입니다. 전략쪽에서는 제가 관할 권리가 없어요. 회장님께서 어떻게 하시고 싶으신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자네는 항상 내 머리 위에 있어. 돌아오기 전에 이미 주변 상황들과 사업을 넓힐 방안들을 논의를 끝냈지, 지금은 곳곳의 부서에 연락도 끝난 상태야. 유일한 경쟁상대는 아르아 주얼리이야. 절대로 쉽게 자리를 내어 주지 않을거야. 아주 격렬한 싸움이 될거야.” 강책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기진에게 말했다.“회장님, 작은 제안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제안?” “확장하시기 전에, 내부 조사를 진행하는 것을 제안 드립니다.” “무슨 뜻인가?” 강책은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답했다.“저희 회사에 스파이가 있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이 아닌, 단체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경쟁 상대인 아르아 주얼리에서 심은 스파이 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의 말을 듣고 기진의 안색이 굳어졌다. 회사에 스파이가 있다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