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분명 정몽연을 몰아내려고 하지 않았던가? 정몽연의 주식을 뺏어오기로 한 일은? 상대하기로 했어요? 어떻게 결국에는 자신의 주식을 잃게 된 것이지? 망했어, 다 망했어.“아니, 회사 주식은 잃어버리면 안 돼.”정봉성은 놀라서 해민 형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주식을 돌려줘요, 돌려 주란 말입니다!” "미안해요, 정 도련님, 주식을 원하시면 3천억 원을 가져오세요.” "3천억이라니? 분명 천억 원만 줬잖아요.” "그건 그거고, 지금은 지금이죠. 그리고, 천억 원이라고 해도 당신은 가져올 수나 있나요?” 정봉성은 넋이 나갔다.그렇다, 그는 천억 조차도 가져올 수 없었다. 정봉성은 마치 얼음 동굴에 떨어진 듯 차갑고 온몸에 힘이 다 빠진 듯했으며,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자신이 잠시 이성을 잃어서 저지른 실수일 뿐, 강요를 당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해민 형님이 주식을 담보로 잡으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정봉성은 현재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연약한 소녀처럼 처량하게 울고 있다. 그날 밤 정봉성은 자신이 어떻게 오락장을 떠났는지조차 모른 채 그곳을 나왔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정자옥은 정봉성이 제정신이 아닌 것을 생각해 그를 혼자 데리고 나와 집으로 보내 몸조리를 잘 하도록 했다.정몽연은 강책과 함께 차를 불러 집으로 돌아갔다. 차 안.정몽연은 생각할수록 이해가 가지 않았다."오늘은 다들 즐기러 온 것뿐이데 왜 이런 난리가 난 거지?” 강책은 덤덤하게 대답했다."즐기러 온 것뿐인게 맞아? 처음부터 정봉성이 계획한 거야. 오락장을 이용해서 네 돈과 주식을 모두 빼앗아오려고 한 거라고. 하지만 정봉성은 자신이 그 덫에 걸려들 것은 생각하지 못한 거지.”정몽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보, 오늘 밤 둘째 오빠의 운이 왜 이렇게 안 좋은 거야? 아니면 당신의 카드 기술이 매우 좋은 거라고 할 수 있나? 왜 우리가 이긴 거지?”이 문제를 강책은 일찍이 알아차리고 있었다. “내가 카드 게임을
칠흑 같은 밤, 정자옥은 정봉성을 집까지 바래다주고 떠났다.그녀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먼저 시내 감옥에 서 정홍민을 만났다."오빠, 예상대로 정봉성 그 바보가 아무런 의심도 없이 모든 주식을 잃었어!"정자옥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일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고 모든 것이 그녀의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오히려 정홍민은 상당히 냉정해 보였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그는 거의 성공할 뻔했지만,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의 그는 그 당시보다 훨씬 냉정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일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긴장을 늦추면 안 되고 성공할 때까지 항상 조심해야 했다. “강책은? 무슨 단서라도 발견했어?”정홍민이 묻자, 정자옥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강책은 계속 표정에 변화가 없고 말도 없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 게다가 경계심도 높아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정홍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저번에 강책에 대한 설명에 따르면 그 사람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건 사실이지.” "오빠, 하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우리가 그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고!” "그래, 다른 사람들은 다 처리했으니 이번에는 정몽연의 지분 10%를 가져갈 차례야. 정몽연이라면 몰라도 문제는 강책이 옆에 있다는 건데……”“오빠, 좋은 생각 없어?”정자옥이 묻자, 정홍민이 대답했다. "일단 조급해하지 말고 며칠 차분히 살펴보자. 강책을 어떻게 꺾고 정몽연으로부터 그 지분 10%를 빼앗을지 말이야.” "정몽연을 상대할 때는 억지로 해서는 안 되고 머리를 잘 써도 안 돼.” 그러자 정자옥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억지로도 안 되고, 머리를 써도 안 되면 방법이 없는 것 아니야?” 정홍민이 웃으며 대답했다."너희들은 그동안 몇 번이나 교묘하게 남의 재산을 강탈해갔는데, 언제 성공한 적이 있어? 내가 봤을 때 너희들의 이전 몇 번의 계획은 사실 이미 완벽했고, 나라고 해서 더 완벽한 계책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야.” "그러니 교묘하게
어쨌든 비교적 즐거운 일이었다. 나성민도 그날 다리가 부러진 뒤로는 평생 감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 이유 중 하나는 평판이 나빠진 것이고, 나머지는 다리가 부러졌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기적적으로 회복을 해서 짧디짧은 한 달여 만에 감독으로 복귀할 수 있을 줄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을 그는 강책에게 감사했다. 그가 말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늦은 시간인데 누구란 말이지? 나성민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혼자 의관을 나섰고, 호화로운 스포츠카 한 대가 문 앞에 있고 그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달빛을 빌려 상대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고, 그는 바로 앞서 자신과 원천 FC를 사들이겠다고 실랑이를 벌였던 양재 보험의 맹도영이었다!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죠?”나성민의 얼굴빛이 축 늘어지며 말했고, 맹도영은 평소와 달리 웃음을 지어 보이며 다가왔다. "나 감독님 찾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서 당신이 여기 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여화타의 의관에 계시다니, 대단하군요.” 나성민은 그를 한 번 노려보더니 말했다."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온 건지 그냥 바로 말하죠.” "역시 시원시원하네요. 그래요, 그럼 빙빙 돌지 않을게요."맹도영이 손가락을 튕기자 부하 한 명이 차에서 슈트케이스 하나를 들고 걸어왔다.부하들이 두 사람 앞에서 슈트게이스를 열었고, 안에는 번쩍이는 지폐가 들어있었다.“이게 무슨, 맹도영 씨,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그러자 맹도영이 웃으며 말했다."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천 FC 인수에 실패한 뒤 우리 양재 부동산이 장경 클럽 인수로 바뀌었죠. 하지만 공교롭게도 내일 장경 구단이 당신네 원천 구단과 시합이 있더군요.” “당신도 알다시피, 장경은 현재 전적이 엉망이고 강등 구역에서 조금 벗어나나 수준이죠. 자리를 지키고 장경의 가치를 두 배로 올리기 위해서, 내일 시합은 우리가 반드시
다음날 오후, 2시 30분.오늘은 원천 FC가 홈경기를 펼치는 날이었고, 장경 클럽과 겨루게 된다. 한 구단은 강등권이고, 다른 한 구단은 강등권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다. 쌍방의 전적이 모두 엉망이어서, 레벨 유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늘 3점을 쟁취해야 한다.특히 두 구단 모두 인수와 양도를 마친 뒤 새 경영진이 꾸려졌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경기 시작 전 팬들이 입장해 자리에 앉았다.오늘 강책은 특별히 정몽연을 데리고 구경을 왔는데, 모처럼 시간을 내서 같이 놀러 나와서 구경을 하면서 이런 감정을 키워가는 것도 좋은 일이었다. "저거 나성민 아니야?"정몽연이 양복을 입은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응, 나성민 씨는 현재 원천 구단 감독이야. 이따가 선수들이 나오면 김두식, 김두혁 형제도 볼 수 있을 거야.”“그래? 그럼 꿈을 쫓기 위한 형제의 기량이 어떤지 한 번 잘 봐야겠네.”"하하, 네가 축구 경기를 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흥, 22명이서 한 공을 뺏으면서 다른 팀 골대에 골인시키면 1점을 얻는 거 아니겠어? 누가 이걸 몰라?”두 사람이 말다툼을 할 때 심판진이 입장한 뒤 양쪽 선수가 입장했다. 짧은 개막식이 끝난 뒤 경기가 시작됐다.정몽연은 눈을 크게 뜨고 김 씨 형제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찾았다, 저기 김두식!” 동생 김두식은 키가 크고 몸이 건장한 데다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나 팀 내에서 센터 포지션으로 '교두보' 역할을 하며 최전방에 서 있었다. "그리고 김두혁도 보이네.” 형 김두혁은 키가 1미터 93으로 키가 매우 컸으며, 동작이 민첩하며 팀 내에서 골키퍼를 하고 있었고, 팀의 마지막 방어선이기도 했다. 이 두 형제는 한 명은 최전방에 있고 한 명은 마지막을 지키고 있어 스타일이 매우 달랐다. 유일하게 같은 것은, 그들이 모두 상당히 우수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팀 가운데 내세울 수 있는 점이 바로 김 씨 형제였다. 동생 김두식이 공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도 그를
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도핑이라니? 그럴 리가 없다, 김 씨 형제는 이미 개과천선했으니 이치대로라면 이렇게 뻔뻔한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김 씨 형제가요?” "저쪽 방에서 심문이 진행되고 있는데 만약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들은 심지어 몇 경기 출장 정지를 당할 수도 있고, 선수 생활 또한 보장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 말을 듣자 강책은 더욱 불안해졌다.두 형제는 천신만고 끝에 여기까지 왔는데 어찌 이렇게 어이없게 질 수 있다는 말인가. "내가 가볼게요.” "아뇨 강 선생님, 체육국에서 심문을 맡고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들어가실 수 있는 권리가 없습니다.” "나도 의사니까 검사를 도와줄 수 있는 거죠, 괜찮습니다” 강책은 정몽연과 다른 사람들을 먼저 남겨두고 혼자 취조실로 향했고, 문을 조심스럽게 밀고 들어갔다. 그러자 김 씨 형제가 무릎을 꿇고 체육국의 심문 관리원에게 애걸복걸하는 모습이 보였다.“제발 출전 금지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는 무고한 사람이고 어떤 도핑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검사에 오류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다시 한번 검사를 해주시겠습니까? 제발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심문관은 차갑게 대답해다."검출 오류? 당신들은 검사원들을 뭐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도핑은 심각한 스포츠 윤리 위반에 해당하며 출전 정지는 물론 이번 경기에서도 패배할 수 있습니다!” "안 됩니다, 제발요.” 김 씨 형제는 울먹거리며 말했다.그들의 사업이 겨우 시작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출발선에서 넘어질 수 있단 말인가? 그때 강책이 들어섰다.심문관은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누구야? 누가 당신보고 들어오라고 했어? 당장 나가지 못해?!” 말이 끝나자마자 심문관은 강책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고, 순간 심문관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차가워졌다.강남구의 총책임자, 그가 어떻게 여기에 온 거지? 지난번 구단을 인수할 때, 심문관은 동료에게 총책임자가 이 원천 FC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들었지만 그는 그
은침을 들고 있는 강책을 보자 심사원의 안색이 나빠졌다. 심사원이 씩씩 대면서 “저기, 저희도 규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재검사를 할 시..” 라고 말하자 강책이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 그의 눈빛에 겁먹은 심사원은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 형제들은 방금 전 자신들에게 거만하게 굴고, 화를 냈던 심사원이 강책 앞에 꼼짝 못하는 모습에 놀란 눈치였다. “재검사 할게요.” “네, 좋아요.”강책은 김씨 형제들에게 은침을 놓고, 자세한 검사를 거쳤다. 결과, 방금 전 경기으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높아 졌을 뿐, 약을 복용했다는 증거는 검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강책도 형제가 약을 복용했을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그들은 직업에 있어 정직하기 다름 없었다. 강책은 은침을 내려놓고 심사원을 바라보았다.“설명해주셔야 할겁니다.” 심사원의 얼굴이 벌겋게 변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변명을 했다.“저기, 의술 제대로 익히신 거죠? 제대로 하신 거 맞아요?” “똑바로 대답하세요!”강책은 으름장을 내놓자 심사원은 입을 다물었다. 수라전쟁의 신의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놀란 심사원은 뒷걸음질을 치다가 품에 있던 병 하나를 놓쳐버렸다. “아!!”병이 떨어지자 강책이 먼저 손을 뻗어 병을 주웠다. 의술에 능통한 강책은 단번에 병안 에는 흥분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차가운 눈빛으로 심사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게 어떻게 된 거죠? 왜 흥분제를 가지고 다니시는 겁니까?” 심사원은 창백한 안색으로 “저기, 그게, 그게 아니라요.” 라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씨 형제는 그제서야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알아차렸다. 김두식은 심사원의 멱살을 잡은 채 “너 돌았냐?” 라고 말했다. 심사원은 쓸쓸한 얼굴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저 아니에요. 다 맹도영이 시킨 일이에요.” 옆에 있던 김두혁이 입을 열었다.“맞아, 어제 저녁에 맹도영이 돈 가지고 감독님을 찾아 왔다고 감독님이 그랬어. 찾아 와서는 시합에서 져달라고 부탁했
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잡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냥 사소한 일 때문에 소란스러워 졌네. 이제 다 해결했으니까 경기보러 가자.” “응.”두 사람은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갔다. 원정팀은 김씨 형제의 약물 복용으로 팀에서 퇴출 당할 거라고 생각하며 얼굴에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그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자 웃음이 사라졌다. 상대팀 11명도 눈이 휘둥그레 졌다. 김씨 형제가 있는 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맹도영의 수법은 상대팀을 무너뜨리기는 커녕 그들의 팀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어 후반전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결과, 원천은 5: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나성민이 감독으로 원천팀에 새로운 기술과 힘을 불어넣었으며 원천팀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동시에 나성민 감독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 경기장에는 팬들의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장경 클럽 안, 경기를 다 본 맹도영은 화난 눈빛을 하고 있다. 바로 심사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가 꺼져있다고만 알릴 뿐이였다.“2000만원을 먹튀한거야?!” 이때, 경찰들이 들이닥치고 영장을 내밀었다.“맹도영씨, 뇌물공여죄와 명예회손죄로 긴급 체포합니다. 영장 보셨죠? 저희한테 협조 해주셔야 합니다.” “영장이라니요?”맹도영은 눈이 휘둥그레 졌다. 그제서야 심사원도 붙잡혀 연락이 안된 것이라고 알아챘다. 오늘 경기만을 위해 전의 경기에서 내놓은 돈만 해도 바닥에 길을 깔 수 있다. 결국 자신이 자신의 꼬리를 밟은 꼴이였다. 맹도영의 손에 수갑이 채워지고, 그대로 경찰에 붙잡혀 떠났다. 한편, 강책이 정몽연을 데리고 경기 밖 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소소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오늘 경기 진짜 대단했어.” “그러니까 말이야.” “아, 여보. 내일 정상촌 7재야.” 상을 크게 차려 7재를 준비해야 했다. 강책은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묘지는 다 준비했고, 내일 정삼촌이랑 모랑 같이 묻어둘거야.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내일 바로 해결
죽음보다는 그 과정이 훨씬 더 무서운 법이다. 별장 안, 두 남자가 소파에 마주 앉아있다. 왼쪽은 주윤강, 오른 쪽에는 염강호가 인상을 쓰며 묵묵히 바닥만 바라보고 있다. 내일이면 강책이 말한 ‘벌’ 을 받게 되는 날이다. 그들은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지만 확신할 수 있는 건 마지막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은 알고있는 듯 했다. 청부살인, 도망, 복수, 용서 등 수많은 방법을 생각해도 효과는 없었다. 주윤강이 “에이!” 라고 소리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탓에 찻상이 염강호의 다리에 부딪혔다. 염강호는 다리를 감싸안았다.“아! 미쳤어요? 왜 애꿎은 곳에 화풀이 합니까? 강책한테 가서 하라고요!” “허, 말투가 싹 바뀌었네요?” “왜요?어차피 내일이면 다 죽을 목숨인데, 지금 태도가 중요합니까?” “이 쓰레기도 못한 놈이!”주윤강이 바로 염강호의 머리카락을 잡고 당기며 말을 이었다.“만약, 그때 네가 강책을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내가 여기 있을 것 같아?” 염강호도 지지않고 주윤강의 머리카락을 잡았다.“왜 그게 제 탓입니까? 개처럼 여자만 보면 꼬리 흔들고, 양군여를 차지하겠다고 당신이 이상한 난리를 치는 바람에 여기까지 끌려온 거 아니야?”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온 둘은 서로를 비난하고, 뒹굴고 때리며 주먹질까지 하기 시작했다. 10분 뒤, 원래부터 상처 투성인 염강호와 몸이 허약하던 주윤강은 바닥에 누워 가쁜 숨을 내쉬었다. 염강호는 천장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해.” 주윤강은 코웃음을 쳤다.“적당히 해. 무슨 방법이 또 있다고 그래? 살무사, 서혁까지 처리한 놈이 강책이야.” “시도는 해봐야죠.” “어떻게?” “돈으로 사람까지 사는 시대야. 당신, 가지고 있는 재산 모두 털어서 통지하나 보내. 우리 두 사람 살려주는 값으로 당신 재산 모두 주겠다고.” “뭐?미쳤어?빈털털이로 나가면 죽는 것만 못해!” “죽으면 남아있는 재산 쓸 수 있어?” 그의 질문에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