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침을 들고 있는 강책을 보자 심사원의 안색이 나빠졌다. 심사원이 씩씩 대면서 “저기, 저희도 규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재검사를 할 시..” 라고 말하자 강책이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 그의 눈빛에 겁먹은 심사원은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 형제들은 방금 전 자신들에게 거만하게 굴고, 화를 냈던 심사원이 강책 앞에 꼼짝 못하는 모습에 놀란 눈치였다. “재검사 할게요.” “네, 좋아요.”강책은 김씨 형제들에게 은침을 놓고, 자세한 검사를 거쳤다. 결과, 방금 전 경기으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높아 졌을 뿐, 약을 복용했다는 증거는 검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강책도 형제가 약을 복용했을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그들은 직업에 있어 정직하기 다름 없었다. 강책은 은침을 내려놓고 심사원을 바라보았다.“설명해주셔야 할겁니다.” 심사원의 얼굴이 벌겋게 변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변명을 했다.“저기, 의술 제대로 익히신 거죠? 제대로 하신 거 맞아요?” “똑바로 대답하세요!”강책은 으름장을 내놓자 심사원은 입을 다물었다. 수라전쟁의 신의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놀란 심사원은 뒷걸음질을 치다가 품에 있던 병 하나를 놓쳐버렸다. “아!!”병이 떨어지자 강책이 먼저 손을 뻗어 병을 주웠다. 의술에 능통한 강책은 단번에 병안 에는 흥분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차가운 눈빛으로 심사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게 어떻게 된 거죠? 왜 흥분제를 가지고 다니시는 겁니까?” 심사원은 창백한 안색으로 “저기, 그게, 그게 아니라요.” 라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씨 형제는 그제서야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알아차렸다. 김두식은 심사원의 멱살을 잡은 채 “너 돌았냐?” 라고 말했다. 심사원은 쓸쓸한 얼굴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저 아니에요. 다 맹도영이 시킨 일이에요.” 옆에 있던 김두혁이 입을 열었다.“맞아, 어제 저녁에 맹도영이 돈 가지고 감독님을 찾아 왔다고 감독님이 그랬어. 찾아 와서는 시합에서 져달라고 부탁했
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잡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냥 사소한 일 때문에 소란스러워 졌네. 이제 다 해결했으니까 경기보러 가자.” “응.”두 사람은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갔다. 원정팀은 김씨 형제의 약물 복용으로 팀에서 퇴출 당할 거라고 생각하며 얼굴에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그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자 웃음이 사라졌다. 상대팀 11명도 눈이 휘둥그레 졌다. 김씨 형제가 있는 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맹도영의 수법은 상대팀을 무너뜨리기는 커녕 그들의 팀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어 후반전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결과, 원천은 5: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나성민이 감독으로 원천팀에 새로운 기술과 힘을 불어넣었으며 원천팀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동시에 나성민 감독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 경기장에는 팬들의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장경 클럽 안, 경기를 다 본 맹도영은 화난 눈빛을 하고 있다. 바로 심사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가 꺼져있다고만 알릴 뿐이였다.“2000만원을 먹튀한거야?!” 이때, 경찰들이 들이닥치고 영장을 내밀었다.“맹도영씨, 뇌물공여죄와 명예회손죄로 긴급 체포합니다. 영장 보셨죠? 저희한테 협조 해주셔야 합니다.” “영장이라니요?”맹도영은 눈이 휘둥그레 졌다. 그제서야 심사원도 붙잡혀 연락이 안된 것이라고 알아챘다. 오늘 경기만을 위해 전의 경기에서 내놓은 돈만 해도 바닥에 길을 깔 수 있다. 결국 자신이 자신의 꼬리를 밟은 꼴이였다. 맹도영의 손에 수갑이 채워지고, 그대로 경찰에 붙잡혀 떠났다. 한편, 강책이 정몽연을 데리고 경기 밖 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소소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오늘 경기 진짜 대단했어.” “그러니까 말이야.” “아, 여보. 내일 정상촌 7재야.” 상을 크게 차려 7재를 준비해야 했다. 강책은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묘지는 다 준비했고, 내일 정삼촌이랑 모랑 같이 묻어둘거야.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내일 바로 해결
죽음보다는 그 과정이 훨씬 더 무서운 법이다. 별장 안, 두 남자가 소파에 마주 앉아있다. 왼쪽은 주윤강, 오른 쪽에는 염강호가 인상을 쓰며 묵묵히 바닥만 바라보고 있다. 내일이면 강책이 말한 ‘벌’ 을 받게 되는 날이다. 그들은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지만 확신할 수 있는 건 마지막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은 알고있는 듯 했다. 청부살인, 도망, 복수, 용서 등 수많은 방법을 생각해도 효과는 없었다. 주윤강이 “에이!” 라고 소리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탓에 찻상이 염강호의 다리에 부딪혔다. 염강호는 다리를 감싸안았다.“아! 미쳤어요? 왜 애꿎은 곳에 화풀이 합니까? 강책한테 가서 하라고요!” “허, 말투가 싹 바뀌었네요?” “왜요?어차피 내일이면 다 죽을 목숨인데, 지금 태도가 중요합니까?” “이 쓰레기도 못한 놈이!”주윤강이 바로 염강호의 머리카락을 잡고 당기며 말을 이었다.“만약, 그때 네가 강책을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내가 여기 있을 것 같아?” 염강호도 지지않고 주윤강의 머리카락을 잡았다.“왜 그게 제 탓입니까? 개처럼 여자만 보면 꼬리 흔들고, 양군여를 차지하겠다고 당신이 이상한 난리를 치는 바람에 여기까지 끌려온 거 아니야?”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온 둘은 서로를 비난하고, 뒹굴고 때리며 주먹질까지 하기 시작했다. 10분 뒤, 원래부터 상처 투성인 염강호와 몸이 허약하던 주윤강은 바닥에 누워 가쁜 숨을 내쉬었다. 염강호는 천장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해.” 주윤강은 코웃음을 쳤다.“적당히 해. 무슨 방법이 또 있다고 그래? 살무사, 서혁까지 처리한 놈이 강책이야.” “시도는 해봐야죠.” “어떻게?” “돈으로 사람까지 사는 시대야. 당신, 가지고 있는 재산 모두 털어서 통지하나 보내. 우리 두 사람 살려주는 값으로 당신 재산 모두 주겠다고.” “뭐?미쳤어?빈털털이로 나가면 죽는 것만 못해!” “죽으면 남아있는 재산 쓸 수 있어?” 그의 질문에
“뭐야? 당신네들이 왜 온거야? 안 나가?” 광두용은 미소를 지어보였다.“이봐, 주사장님. 우리가 왜 오다니? 당신이 정삼촌을 어떻게 죽였는 지 기억이 안나나봐? 내일이면 정삼촌 7재라고 형님께서 당신네들 데리고 오라고 하셨어.” 주윤강은 “안가! 안가!” 라며 계속 뒷걸음질 했다. 이어서 몸을 돌리더니 별장 안으로 뛰었다. 하지만 광두용 무리는 금방 주윤강을 잡아 머리를 잡아 바닥으로 눌렀다. 그리고는 주윤강을 잡아 봉고차 안으로 집어 넣었다. 상황을 본 염강호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염강호, 우리가 도와줄까? 아니면 혼자 올라탈래?” “아, 아닙니다. 제가 알아서 탈게요.”염강호는 낯익은 봉고차를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차안에 발을 넣는 순간 이미 죽은 운명이며, 이제 와서 누가 도운 다고 해도 늦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숨을 쉬는 순간, 차 두 대가 길을 가로막았다. 이어서 차에서는 야구방망이를 든 남자들이 내려나왔다. 대략 30명 정도로 길을 완전히 막아버렸다. 무리 중의 리더 곤지철은 동네에서 유명인사 였다. “이야, 이게 누구지? 광두용 아니에요? 오랜만입니다.” 광두용은 실눈을 뜨고는 “곤형님, 이게 뭐하시는 겁니까?” 라며 물었다. 그의 질문에 곤지철이 대답하는 순간 주윤강과 염강호는 작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아이, 제가 무슨 수로 형님 길을 막겠습니까? 그냥 저 두 사람 목숨만 살려주시면 제 체면이 좀 올려갈까 싶어서요.” 곤지철은 통지를 보고 달려온 것이 틀림 없다. 염강호의 계획은 성공적이였다. 광두용은 코웃음을 쳤다.“제가 왜 그쪽 체면을 올려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비키세요.” 곤지철의 부하들은 야구방망이를 올리며 싸울 것 같은 조짐을 보였다. “아이, 기다려요! 형님, 형님 일 하는 거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저 두 인간 딱 하루만 놓아주면 안될까요? 딱 하루에요. 내일만 지나면 다 데려가셔도 좋습니다.” 곤지철은 명백히 주윤강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것이며, 그들
곤지철의 협박에도 광두용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광두용은 손을 흔들며 “덤벼!” 라고 외쳤다. 싸움이 일어나기 찰나, 또 다른 무리가 오토바이를 탄 채 그들에게 다가갔다. 모두 청자켓을 입고, 피어싱까지 착용하여 펑크의 분위기가 풍겼다.“뭐야뭐야, 용형님, 곤형님 왜 싸우십니까?” 이번에도 동네 깡패 무리였다. 무리의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은 ‘허계도’ 이며, 광두용은 눈살을 찌푸리며, 허계도의 속셈이 곤지철과 같다고 정확히 파악했다. 허계도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가갔다.“다 살려고 이러는 거 아닙니까? 용형님,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바로 죽이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요? 안 그렇습니까?” 곤지철, 허계도 두 무리가 다 같이 덤빈다면 광두용의 승산은 거의 없다. 자칫하다가는 주윤강과 염강호를 눈 앞에서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광두용은 주먹을 꽉 쥐고 외쳤다.“이 두 사람은 무조건 데려가야 한다고! 너네들이 데려간다고 해도 바로 죽을 목숨이야, 일이 커지면 너네들도 무사하지 못한다고!” 허계도가 코웃음을 쳤다.“무사하지 못한다고요? 용형님, 그건 안심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저 허계도는 그렇게 빨리 무너질 사람이 아니에요. 일단 저 인간들은 오늘 못 데려갑니다.” 팽팽한 신경전이 오고 가는 와중에, 또 다른 무리들이 달려왔다. 200-300명 정도 되는 사람들에 인해 골목이 완전히 막혔다. “젠장.”광두용의 이마에서는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자칫하다 두 사람을 놓치게 된다면 강책이 그를 어떻게 욕할지 알 수 없다. 주윤강은 억지 웃음을 보였다. “역시 돈이 다 해결해주는 구만. 광두용, 이만 포기해. 난 오늘 데려가지 못할거야. 10명이 300명을 상대할 수 있겠어? 하하하.” 그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흐름이 돌변했다. 바닥이 마치 지진이 난 것 마냥 흔들렸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지진인가?”“지진이라니, 말도 안돼.” 자리에 있던 300명 모두 주변을 둘러 보았다.
깔끔한 건물, 제일 높은 층 안에서 한 남자가 커다란 창문 앞에 서있다. 담배를 손에 쥐고 풍경을 바라보는 그 남자는 막대한 금액으로 천정그룹을 매수한 유사였다. 매수한 뒤, 모든 자원을 통해 ‘아르아’ 라는 주얼리 브랜드를 만들어 강남구에 20여 곳 체인점을 차렸다. 유사는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강남구에 온지도 꽤 됐는데 말이야. 수라전쟁의 신 강책이랑 한번 만나봐야 겠는데?” 이때까지 강책을 경계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유사는 정확히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 파악하고 있었다. 강남구에 도착하자마자 강책에게 덤비는 게 아닌 충분한 내공을 쌓아 자신의 쥬얼리 브랜드를 만들었다. 강남구에 해박한 강책에 비해서 자신은 부족하던 것을 깨닫고 천천히 준비하여 강책과 맞붙을 생각을 한 것이다. 유사는 계속 담배를 피며 밀란에 있을 때를 떠올렸다. 강책에 의해 큰 기회를 날려버리고, 일생에 있어 처음으로 실패의 맛을 맡보았다. 남자의 자존심을 걸고, 다시 강책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다. 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안경을 낀 점잖은 남자가 들어왔다. 유사의 비서 단태오이다. 그는 손에 노트북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유사 앞에 멈추었다.“회장님, 강책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얘기해봐요.” “며칠 전, 강책의 오래 된 비서 정해가 주윤강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강책은 주윤강에게 직접 벌을 내리겠다고 일러두었습니다만 오늘 주윤강이 주변에 자신의 재산을 내밀어 구조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유사는 실눈을 뜨며, 새로운 소식에 흥미를 느꼈다. 단태오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회장님, 강책과 겨루기로 했지 않습니까? 이번에 한번 시도해보시는 게 어떠실지요?” “네, 좋은 기회인 것 같네요.” “그럼, 지금 가서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는 마세요. 일단 강책이 주윤강을 처리하고 나서 움직이죠.” “네?” “주윤강이랑 같은 편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싶지 않아요. 그냥 강
정몽연이 그에게 다가갔다. “정삼촌이 생각 난 거야?” “응.” “당신이 몸만 잘 챙기면 정삼촌께서 걱정 안 하실거야.”정해가 살아있을 때, 제일 사랑했던 건 강책과 강모, 강씨 형제였다. 심지어 자신의 친손녀 정단정 보다 더 아꼈다. 그와 마찬가지로 강책도 정해를 친할아버지처럼 대했다. 그 탓에 정해가 다른 사람에게 살해됐다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다. 주윤강, 염강호 두 사람을 절대로 용서하지 못했다. 그 다음 날, 강책은 검은 색 정장 차림을 하고 집을 떠났다. 마치 그의 표정을 나타내는 듯 했다. 정가의 장례식 안은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아물지 못했다. 많은 시선 아래, 강책은 빈소 안으로 들어와 검은 색 관을 지켜보았다. 심장이 찢기는 듯 아팠다. 철푸덕-이라는 소리와 함께 강책은 정해의 관 앞에서 여러번 절을 했다.“정삼촌, 잘가요.” 7재가 되는 날에는 영혼이 직접 가족에게 다가가 일의 상황을 살피고, 마음 편히 세상을 떠난다고 했다. 만약 한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가족 주변에 남는 다면 결국 악귀가 된다. 정해는 살해가 됐기 때문에 강책은 그를 죽인 사람에게 복수를 해야만 정해가 편안히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데리고 와!” 두 남자가 빈소 앞에 강제로 도착했다. 두 남자는 정해를 살해한 범인, 주윤강과 염강호였다. 강책,검은색 관짝을 본 두 사람은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 염강호는 바로 무릎을 꿇으며 울면서 말했다.“강책, 내가 잘못했어. 정해한테 그렇게 하면 안됐어. 진짜 반성하고 있어. 다시 갱생할 기회를 줄 수는 없을까? 용서해 주면 앞으로 똑바로 살겠다고 약속할게! 재단을 만들어서 노인이나 어려운 사람들도 도와주면서 살게. 응?” 정해가 아닌 다른 사람이였다면 다시 생각해보겠지만 강책의 친할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죽이고, 몇 마디의 말로 단호한 그를 움직일 수는 없었다. 염강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강책, 말이라도 좀 해줘. 제발!” 옆에
”한 사람에 절 천 번하라고 해. 제대로 후회할때 까지.”강책의 지시가 떨어지자 부하 2명은 주윤강, 염강호의 머리와 목을 잡고 바닥으로 짓눌렀다.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 각자 1000번 넘게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바닥에는 피로 흥건했고, 두 사람 모두 어지러워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염강호는 끝까지 용서를 빌었다.“입도 때리셨고, 절도 했으니 벌도 다 받은 거 아닙니까? 이제 그만 풀어주세요!” 옆에 있던 주윤강도 늙은 닭처럼 힘이 없었다. 방금 전 거만한 태도가 시간이 지나 바뀐 것이다. 죽음 앞에서 완강한 태도를 보일 사람은 거의 없다. “살,,살려줘, 다 염강호가 낸 의견이야. 정해를 죽인 진짜 범인은 이 녀석이라고! 죽일 거면 염강호만 죽여. 살려만 준다면 내 모든 재산을 너한테 줄테니까, 제발.” 염강호는 주윤강을 노려볼 뿐 싸울 힘은 없었다. 하지만 강책의 표정에는 아무변화 없이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였다. “왜 이제와서 후회하는 거야? 그때, 정삼촌이 너희 앞에서 어떻게 죽었는 지 기억이 안나나봐? 복용하는 약만 넘겨줬어도 살 수 있을텐데 말이야. 사람이 눈 앞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데 히죽 웃고 있는 너희들한테는 이 공기 조차도 아까워. 사형 집행해!” 그의 지시에 정장을 입은 건장한 두 남자가 들어오더니 주윤강과 염강호 옆에 섰다. 이어서 익숙하게 총을 꺼내 그들의 관자놀이에 갖다댔다. 총의 차가운 온도를 느끼자 그제서야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 왔는 지 깨달았다.“싫어, 죽고 싶지 않아. 제발..” “있는 돈 다 줄게! 제발 살려만 줘!” 두 사람은 끝까지 필사적이였지만 강책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실시.” 라고 외쳤다. 펑! 펑! 이라는 소리와 함께 피가 사방으로 터졌고 두 시신은 바닥으로 쓰러졌다. 정해에게 복수를 했다는 생각에 강책은 관짝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관짝 이동!” 정가의 사람들 모두 관짝이 묻는 곳으로 이미 이동을 마쳤다. 주윤강과 염강호를 죽이는 장면 때문에 정몽연이 트라우마가 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