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768화

Author: 베니스
죽음보다는 그 과정이 훨씬 더 무서운 법이다.

별장 안, 두 남자가 소파에 마주 앉아있다. 왼쪽은 주윤강, 오른 쪽에는 염강호가 인상을 쓰며 묵묵히 바닥만 바라보고 있다. 내일이면 강책이 말한 ‘벌’ 을 받게 되는 날이다. 그들은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지만 확신할 수 있는 건 마지막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은 알고있는 듯 했다. 청부살인, 도망, 복수, 용서 등 수많은 방법을 생각해도 효과는 없었다.

주윤강이 “에이!” 라고 소리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탓에 찻상이 염강호의 다리에 부딪혔다. 염강호는 다리를 감싸안았다.

“아! 미쳤어요? 왜 애꿎은 곳에 화풀이 합니까? 강책한테 가서 하라고요!”

“허, 말투가 싹 바뀌었네요?”

“왜요?어차피 내일이면 다 죽을 목숨인데, 지금 태도가 중요합니까?”

“이 쓰레기도 못한 놈이!”

주윤강이 바로 염강호의 머리카락을 잡고 당기며 말을 이었다.

“만약, 그때 네가 강책을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내가 여기 있을 것 같아?”

염강호도 지지않고 주윤강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왜 그게 제 탓입니까? 개처럼 여자만 보면 꼬리 흔들고, 양군여를 차지하겠다고 당신이 이상한 난리를 치는 바람에 여기까지 끌려온 거 아니야?”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온 둘은 서로를 비난하고, 뒹굴고 때리며 주먹질까지 하기 시작했다. 10분 뒤, 원래부터 상처 투성인 염강호와 몸이 허약하던 주윤강은 바닥에 누워 가쁜 숨을 내쉬었다. 염강호는 천장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해.”

주윤강은 코웃음을 쳤다.

“적당히 해. 무슨 방법이 또 있다고 그래? 살무사, 서혁까지 처리한 놈이 강책이야.”

“시도는 해봐야죠.”

“어떻게?”

“돈으로 사람까지 사는 시대야. 당신, 가지고 있는 재산 모두 털어서 통지하나 보내. 우리 두 사람 살려주는 값으로 당신 재산 모두 주겠다고.”

“뭐?미쳤어?빈털털이로 나가면 죽는 것만 못해!”

“죽으면 남아있는 재산 쓸 수 있어?”

그의 질문에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자유로운 군신   제 769화

    “뭐야? 당신네들이 왜 온거야? 안 나가?” 광두용은 미소를 지어보였다.“이봐, 주사장님. 우리가 왜 오다니? 당신이 정삼촌을 어떻게 죽였는 지 기억이 안나나봐? 내일이면 정삼촌 7재라고 형님께서 당신네들 데리고 오라고 하셨어.” 주윤강은 “안가! 안가!” 라며 계속 뒷걸음질 했다. 이어서 몸을 돌리더니 별장 안으로 뛰었다. 하지만 광두용 무리는 금방 주윤강을 잡아 머리를 잡아 바닥으로 눌렀다. 그리고는 주윤강을 잡아 봉고차 안으로 집어 넣었다. 상황을 본 염강호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염강호, 우리가 도와줄까? 아니면 혼자 올라탈래?” “아, 아닙니다. 제가 알아서 탈게요.”염강호는 낯익은 봉고차를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차안에 발을 넣는 순간 이미 죽은 운명이며, 이제 와서 누가 도운 다고 해도 늦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숨을 쉬는 순간, 차 두 대가 길을 가로막았다. 이어서 차에서는 야구방망이를 든 남자들이 내려나왔다. 대략 30명 정도로 길을 완전히 막아버렸다. 무리 중의 리더 곤지철은 동네에서 유명인사 였다. “이야, 이게 누구지? 광두용 아니에요? 오랜만입니다.” 광두용은 실눈을 뜨고는 “곤형님, 이게 뭐하시는 겁니까?” 라며 물었다. 그의 질문에 곤지철이 대답하는 순간 주윤강과 염강호는 작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아이, 제가 무슨 수로 형님 길을 막겠습니까? 그냥 저 두 사람 목숨만 살려주시면 제 체면이 좀 올려갈까 싶어서요.” 곤지철은 통지를 보고 달려온 것이 틀림 없다. 염강호의 계획은 성공적이였다. 광두용은 코웃음을 쳤다.“제가 왜 그쪽 체면을 올려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비키세요.” 곤지철의 부하들은 야구방망이를 올리며 싸울 것 같은 조짐을 보였다. “아이, 기다려요! 형님, 형님 일 하는 거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저 두 인간 딱 하루만 놓아주면 안될까요? 딱 하루에요. 내일만 지나면 다 데려가셔도 좋습니다.” 곤지철은 명백히 주윤강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것이며, 그들

  • 자유로운 군신   제 770화

    곤지철의 협박에도 광두용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광두용은 손을 흔들며 “덤벼!” 라고 외쳤다. 싸움이 일어나기 찰나, 또 다른 무리가 오토바이를 탄 채 그들에게 다가갔다. 모두 청자켓을 입고, 피어싱까지 착용하여 펑크의 분위기가 풍겼다.“뭐야뭐야, 용형님, 곤형님 왜 싸우십니까?” 이번에도 동네 깡패 무리였다. 무리의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은 ‘허계도’ 이며, 광두용은 눈살을 찌푸리며, 허계도의 속셈이 곤지철과 같다고 정확히 파악했다. 허계도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가갔다.“다 살려고 이러는 거 아닙니까? 용형님,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바로 죽이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요? 안 그렇습니까?” 곤지철, 허계도 두 무리가 다 같이 덤빈다면 광두용의 승산은 거의 없다. 자칫하다가는 주윤강과 염강호를 눈 앞에서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광두용은 주먹을 꽉 쥐고 외쳤다.“이 두 사람은 무조건 데려가야 한다고! 너네들이 데려간다고 해도 바로 죽을 목숨이야, 일이 커지면 너네들도 무사하지 못한다고!” 허계도가 코웃음을 쳤다.“무사하지 못한다고요? 용형님, 그건 안심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저 허계도는 그렇게 빨리 무너질 사람이 아니에요. 일단 저 인간들은 오늘 못 데려갑니다.” 팽팽한 신경전이 오고 가는 와중에, 또 다른 무리들이 달려왔다. 200-300명 정도 되는 사람들에 인해 골목이 완전히 막혔다. “젠장.”광두용의 이마에서는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자칫하다 두 사람을 놓치게 된다면 강책이 그를 어떻게 욕할지 알 수 없다. 주윤강은 억지 웃음을 보였다. “역시 돈이 다 해결해주는 구만. 광두용, 이만 포기해. 난 오늘 데려가지 못할거야. 10명이 300명을 상대할 수 있겠어? 하하하.” 그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흐름이 돌변했다. 바닥이 마치 지진이 난 것 마냥 흔들렸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지진인가?”“지진이라니, 말도 안돼.” 자리에 있던 300명 모두 주변을 둘러 보았다.

  • 자유로운 군신   제 771화

    깔끔한 건물, 제일 높은 층 안에서 한 남자가 커다란 창문 앞에 서있다. 담배를 손에 쥐고 풍경을 바라보는 그 남자는 막대한 금액으로 천정그룹을 매수한 유사였다. 매수한 뒤, 모든 자원을 통해 ‘아르아’ 라는 주얼리 브랜드를 만들어 강남구에 20여 곳 체인점을 차렸다. 유사는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강남구에 온지도 꽤 됐는데 말이야. 수라전쟁의 신 강책이랑 한번 만나봐야 겠는데?” 이때까지 강책을 경계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유사는 정확히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 파악하고 있었다. 강남구에 도착하자마자 강책에게 덤비는 게 아닌 충분한 내공을 쌓아 자신의 쥬얼리 브랜드를 만들었다. 강남구에 해박한 강책에 비해서 자신은 부족하던 것을 깨닫고 천천히 준비하여 강책과 맞붙을 생각을 한 것이다. 유사는 계속 담배를 피며 밀란에 있을 때를 떠올렸다. 강책에 의해 큰 기회를 날려버리고, 일생에 있어 처음으로 실패의 맛을 맡보았다. 남자의 자존심을 걸고, 다시 강책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다. 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안경을 낀 점잖은 남자가 들어왔다. 유사의 비서 단태오이다. 그는 손에 노트북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유사 앞에 멈추었다.“회장님, 강책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얘기해봐요.” “며칠 전, 강책의 오래 된 비서 정해가 주윤강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강책은 주윤강에게 직접 벌을 내리겠다고 일러두었습니다만 오늘 주윤강이 주변에 자신의 재산을 내밀어 구조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유사는 실눈을 뜨며, 새로운 소식에 흥미를 느꼈다. 단태오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회장님, 강책과 겨루기로 했지 않습니까? 이번에 한번 시도해보시는 게 어떠실지요?” “네, 좋은 기회인 것 같네요.” “그럼, 지금 가서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는 마세요. 일단 강책이 주윤강을 처리하고 나서 움직이죠.” “네?” “주윤강이랑 같은 편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싶지 않아요. 그냥 강

  • 자유로운 군신   제 772화

    정몽연이 그에게 다가갔다. “정삼촌이 생각 난 거야?” “응.” “당신이 몸만 잘 챙기면 정삼촌께서 걱정 안 하실거야.”정해가 살아있을 때, 제일 사랑했던 건 강책과 강모, 강씨 형제였다. 심지어 자신의 친손녀 정단정 보다 더 아꼈다. 그와 마찬가지로 강책도 정해를 친할아버지처럼 대했다. 그 탓에 정해가 다른 사람에게 살해됐다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다. 주윤강, 염강호 두 사람을 절대로 용서하지 못했다. 그 다음 날, 강책은 검은 색 정장 차림을 하고 집을 떠났다. 마치 그의 표정을 나타내는 듯 했다. 정가의 장례식 안은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아물지 못했다. 많은 시선 아래, 강책은 빈소 안으로 들어와 검은 색 관을 지켜보았다. 심장이 찢기는 듯 아팠다. 철푸덕-이라는 소리와 함께 강책은 정해의 관 앞에서 여러번 절을 했다.“정삼촌, 잘가요.” 7재가 되는 날에는 영혼이 직접 가족에게 다가가 일의 상황을 살피고, 마음 편히 세상을 떠난다고 했다. 만약 한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가족 주변에 남는 다면 결국 악귀가 된다. 정해는 살해가 됐기 때문에 강책은 그를 죽인 사람에게 복수를 해야만 정해가 편안히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데리고 와!” 두 남자가 빈소 앞에 강제로 도착했다. 두 남자는 정해를 살해한 범인, 주윤강과 염강호였다. 강책,검은색 관짝을 본 두 사람은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 염강호는 바로 무릎을 꿇으며 울면서 말했다.“강책, 내가 잘못했어. 정해한테 그렇게 하면 안됐어. 진짜 반성하고 있어. 다시 갱생할 기회를 줄 수는 없을까? 용서해 주면 앞으로 똑바로 살겠다고 약속할게! 재단을 만들어서 노인이나 어려운 사람들도 도와주면서 살게. 응?” 정해가 아닌 다른 사람이였다면 다시 생각해보겠지만 강책의 친할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죽이고, 몇 마디의 말로 단호한 그를 움직일 수는 없었다. 염강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강책, 말이라도 좀 해줘. 제발!” 옆에

  • 자유로운 군신   제 773화

    ”한 사람에 절 천 번하라고 해. 제대로 후회할때 까지.”강책의 지시가 떨어지자 부하 2명은 주윤강, 염강호의 머리와 목을 잡고 바닥으로 짓눌렀다.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 각자 1000번 넘게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바닥에는 피로 흥건했고, 두 사람 모두 어지러워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염강호는 끝까지 용서를 빌었다.“입도 때리셨고, 절도 했으니 벌도 다 받은 거 아닙니까? 이제 그만 풀어주세요!” 옆에 있던 주윤강도 늙은 닭처럼 힘이 없었다. 방금 전 거만한 태도가 시간이 지나 바뀐 것이다. 죽음 앞에서 완강한 태도를 보일 사람은 거의 없다. “살,,살려줘, 다 염강호가 낸 의견이야. 정해를 죽인 진짜 범인은 이 녀석이라고! 죽일 거면 염강호만 죽여. 살려만 준다면 내 모든 재산을 너한테 줄테니까, 제발.” 염강호는 주윤강을 노려볼 뿐 싸울 힘은 없었다. 하지만 강책의 표정에는 아무변화 없이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였다. “왜 이제와서 후회하는 거야? 그때, 정삼촌이 너희 앞에서 어떻게 죽었는 지 기억이 안나나봐? 복용하는 약만 넘겨줬어도 살 수 있을텐데 말이야. 사람이 눈 앞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데 히죽 웃고 있는 너희들한테는 이 공기 조차도 아까워. 사형 집행해!” 그의 지시에 정장을 입은 건장한 두 남자가 들어오더니 주윤강과 염강호 옆에 섰다. 이어서 익숙하게 총을 꺼내 그들의 관자놀이에 갖다댔다. 총의 차가운 온도를 느끼자 그제서야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 왔는 지 깨달았다.“싫어, 죽고 싶지 않아. 제발..” “있는 돈 다 줄게! 제발 살려만 줘!” 두 사람은 끝까지 필사적이였지만 강책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실시.” 라고 외쳤다. 펑! 펑! 이라는 소리와 함께 피가 사방으로 터졌고 두 시신은 바닥으로 쓰러졌다. 정해에게 복수를 했다는 생각에 강책은 관짝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관짝 이동!” 정가의 사람들 모두 관짝이 묻는 곳으로 이미 이동을 마쳤다. 주윤강과 염강호를 죽이는 장면 때문에 정몽연이 트라우마가 생기

  • 자유로운 군신   제 774화

    강책은 차 안에서 나온 뒤, 그 사람들에게로 다가갔다.“돈이 목적이면 당장 떠나야 할거야.” 그들은 조용해지기는 커녕 강책의 말에 바닥에 뒹굴고,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그들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일부러 강책을 괴롭히기 위해 온 것처럼 보였다. 이때, 목양일이 다가와 작게 말했다.“형님, 10분만 주십시오. 조사해오도록 하겠습니다.” “빠르게 부탁할게요.”강책은 주변을 둘러보며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강책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그를 괴롭힐 수 있는 수단을 쓴 것이다. 강책은 목숨도 아끼지 않고 그의 특별한 날을 노려 강책에게 ‘도전장’을 내민 배후가 궁금해졌다. “형님, 찾았습니다. 이 사람들 모두 돈에 관련해서 전과가 있는 자들 입니다. 그리고, 주윤강과는 아무런 관계가 아닌걸로 밝혀졌습니다. 친척, 지인도 아니에요.”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소란을 만들기 위해 계획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 일어나지?” 10분조차 되지 않아 자신들의 신분을 정확히 파악한 강책 무리의 실력에 그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강책 무리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몇 명은 눈물을 닦고 벌벌 떨면서 말했다.“저, 저희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저희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한 사람당 900만원 준다고 해서 억지로 끌려온 거에요. 그쪽한테 아무런 원한을 품고 있지 않아요.” “누가 준다고 그랬지?” “아르아 주얼리의 단태오라는 사람입니다.”강책은 아르아 주얼리와의 접촉이 전혀 없었으며, 단태오라는 이름도 처음 들었기에 더욱 의아했다.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민 그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데려가도록 해요. 천천히 심문해서 밝혀내도록 하죠.” 무리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아니요, 그냥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돈도 필요없습니다. 지금 당장 갈게요.” 하지만 강책의 부하들이 그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연행했다. 강책은 다시 차로 돌아갔다. 장례는 다시 진행에 들어갔다. 강책은 눈을 질끈 감고

  • 자유로운 군신   제 775화

    정오가 되어서야 차 무리가 묘지구역에 도착했다. 전문가들이 관짝을 들고 묘지로 향했다. 정단정은 마지막으로 한 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유골함을 꺼내고는 꼼꼼히 봉했다. 옆에는 강모의 묘지였다. 이웃 지간이 된 그들을 강책은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이어서 정해를 드디어 편하게 보냈다는 마음에 안도하며 하늘을 다시 바라보았다.“정삼촌, 조심히 들어가세요.” 강책과 정단정은 정해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는 절을 했다. 옆에는 스님이 목탁을 치며 경을 읽었다. 7재에 정해와 강모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였음으로 둘은 편하게 저승에 도착했을 거라고 강책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해의 배웅길은 강남구 전체지역에서도 보기 드문 케이스로, 기사에 실리기까지 했다. 그제서야 시민들은 죽은 자가 침몽 하이테크의 총지배인 정해라는 사실을 알았다. 강책은 하루종일 정해와 관련 된 일을 처리하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낯익은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몽연의 언니 정자옥 였다. 왜 온거지? 지난 번 정봉성과 함께 화해를 하기위해 찾아왔지만, 사실 정몽연을 곤경을 빠뜨리기 위한 속셈에 불과했다. 강책은 정자옥을 굉장히 싫어했으며, 오늘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여보, 왔어? 정삼촌 일은 어떻게 됐어?”정몽연이 강책에게 다가가 정해의 일에 관련해 물었다. “잘 해결했어. 근데, 처형이 무슨 일로 오신거야?” 그의 질문에 정몽연의 안색이 살짝 나빠졌다. 강책은 정자옥이 정몽연에게 안 좋은 말을 했을 것이라고 빠르게 눈치챘다. 정몽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강책이 꾸짖었다.“오신 이유가 뭡니까?” 정자옥은 억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매부, 너무 화내지는 마시고요. 다른 게 아니라 그냥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생겨서요.” 정자옥의 남편 당문호는 동쪽에서 큰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강책은 그녀의 도움에 의구심이 생겼다. 정몽연은 큰일이

  • 자유로운 군신   제 776화

    정자옥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몽연아, 괜찮겠어?” “당연하지.” “몽연아, 고마워. 그럼 지금 가서 처리할까? 일단 먼저 나한테 주식을 넘겨줘. 그럼 내가 봉성이 집에 가서 15%의 주식을 다시 넘길께.” 그녀의 말에 정몽연과 정봉성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정봉성에게 주식을 넘기지 않을 수도 있다. 정몽연은 입술을 깨물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좋아. 지금 가서 처리하자.” 정몽연도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정자옥의 말을 받아들이는 듯했다. 30분도 되지 않아 정몽연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넘겨주었다. 정자옥은 만족한 듯 “이제 봉성이 만나러 가면 되겠다. 15%주면 마음이 조금 놓이겠지?” 라며 말했다. “언니, 빨리 가요.” “응.” 그녀는 마치 정몽연이 후회 할까봐 도망치는 사람처럼 빠르게 현장을 떠났다.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책은 “발연기네.” 라며 입을 열었다. 강책은 정몽연에게 말했다.“진짜 정봉성을 도우러 가는 게 아닌 거, 너도 알고 있지?”“응.” “근데 왜 도와준거야?” “이제 싸우기 지쳤어. 그리고 피를 나눈 가족 이잖아.”정몽연은 말을 하면서 강책의 허리를 잡고는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언니가 나쁜 사람 역할 하라고 해. 진짜 둘째오빠를 도와주는 거면 상관 없겠지만, 나를 속인거라면 언니, 둘째오빠, 할아버지의 싸움이 되는 거겠지. 나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어.” 정가는 오랜시간 정몽연에게 모함과 부담감을 던졌다. 할아버지인 정중은 직접 나서서 자신의 손녀를 해칠려고 했다. 이 사실은 정몽연을 큰 회의감에 빠지게 했다.“모레에 있을 회의에서 퇴사 발표하려고 생각중이야. 이제 정가와 더 이상 섞이고 싶지 않아.” 작은 이익을 위해 서로를 할퀴는 길에서 정몽연은 더 이상 나아갈 힘이 없었다. 강책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일이 커지지 않길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 정자옥은 정봉성 집이 아닌 교도소 앞에 서있다. 오늘은 그녀의 오빠

Latest chapter

  • 자유로운 군신   제 2419화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 자유로운 군신   제 2418화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 자유로운 군신   제 2417화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 자유로운 군신   제 2416화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 자유로운 군신   제 2415화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 자유로운 군신   제 2414화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 자유로운 군신   제 2413화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 자유로운 군신   제 2412화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 자유로운 군신   제 2411화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