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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82화

어두운 밤.

강책은 안방으로 들어갔다. 정몽연과 눈이 마주치고는 “먼저 가서 씻을 게.” 라며 말했다. 씻어? 정몽연은 씻으러 들어가는 강책을 바라보며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오늘 저녁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강책과 서먹서먹한 시간은 다 지났지만 왠지 모르게 기대감과 두려움이 동시에 공존했다. 강책과 그런 일을 하려고 하자니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진짜? 근데 나 왜 기대하는 것 같지?”

정몽연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강책이 씻고 나왔다. 강책의 건장한 뒷모습을 보고는 본능적으로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몽연아, 나, 나 오늘..”

1대 100으로도 끄덕없는 사람이 긴장이 돼서 정확하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리고는 침을 삼키고는 침대 위로 올라갔다. 오늘은 반드시.. 이때 정몽연이 “아!!” 라며 소리를 질렀다. 강책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어리둥절 했다. 정몽연은 이불을 치웠다. 이불 시트는 빨간 색으로 물들었고, 치마 밑으로 빨간 액체가 흘러 나왔다. 정몽연은 “그...나 왔어..” 라며 말했다.

쿵!

어렵게 준비까지 한 강책의 용기를 무시하는 듯한 하늘의 뜻 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에 강책은 처음으로 실망 가득한 표정을 내보였다. 정몽연은 “여보, 미안해.” 라며 사과를 했다. 그녀의 잘못이 아니였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강책은 속상한 마음을 가지고 잠에 들었다. 평생 처음으로 겪는 실망감과 속상함속에 방향을 잃는 것 같았다. 그 다음날, 강책은 시끄러운 전화 벨소리에 잠에서 깼다. 페라리 팀의 경리 임몽운이 전화를 걸어왔다.

“여보세요. 몽운, 무슨일이야?”

“강책 형님아, 우리 아빠랑 했던 약속 기억해?”

“응, 연합 레이스때문에 팀 써포트 해줄 수 있냐고 하셨던 거 말이야?”

“응, 오늘 저녁이 레이스라서 오늘 와서 도와줄 수 있어?”

한달이라는 빠른 시간이 지나 레이스의 날이 다가온 것이다. 강책은 “알겠어. 곧 갈게.” 라며 답했다. 통화가 끝나자 정몽연이 비몽사몽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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