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회사 대표들이 한 명씩 자리에 앉았고, 그들의 얼굴에는 ‘거만함’이 가득했으며 정 씨 집안 같은 이류 가족을 깔보는 느낌이 눈에 훤했다.사람들이 모두 안자 정중은 기침 소리를 내며 말을 꺼내려 했지만, 도통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는 애당초 회장들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할지 전혀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몰래 강책을 힐끗 쳐다보며 그에 대한 의혹은 더욱 깊어져갔다.강책이 어떻게 이분들을 모셔올 수 있단 말이지?당문호는 오히려 자청해 물었다.“주제넘지만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왜 오늘 정 씨네로 오신 건가요?”그러자 반고가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정 씨 집안에서 초대장을 써서 우리를 초대한 게 아닌가요? 왜 주인인 당신이 도리어 손님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 거죠?”당문호는 그의 말을 듣고는 허허 웃으며 경멸의 눈빛으로 강책을 바라봤다.“그 말은 여러분들 모두 강책을 통해 온 게 아닌 정몽연을 보고 온 거란 말씀이죠? 하하, 강책, 넌 고작 여자 하나를 의지해야지만 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니, 약하기 그지없구나.”강책을 깔보는 그의 말은 회장님들의 귀에 매우 거슬렸다.반고는 당문호를 노려보며 물었다.“그쪽은 누구신가?”당문호는 의기양양해하며 말했다.“저는 동쪽 지역의 부통령입니다.”“부통령?”그러자 반고는 하찮다는 듯이 대답했다.“동쪽 지역의 후방 근무 자원의 절반은 모두 우리 회사에서 제공하는데, 당신네들의 총통이 와도 정중하게 대해야 하는 판에, 당신 지금 내 앞에서 이게 무슨 태도인가?”당문호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지며 반고 앞에서 그는 별 볼일이 없었다.그는 원래 강책을 몇 마디로 놀려줄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반고의 기분을 상하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말을 마친 뒤 곧바로 설명을 하려 했지만 반고에게 이렇게 멸시당한 것이었다.반고는 회의장을 둘러보다 차갑게 말했다.“오늘 회의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 없는 거 같은데요? 이 일과
강책은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정중에게 물었다.“그럼 할아버님, 저는 나가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남아 있는 게 좋을까요?”정중은 그의 말을 듣고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반고가 강책더러 남으라고 했는데, 정중이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강책은 고의로 정중을 난처하게 만드는 게 분명했다.정중은 이를 꽉 깨물며 대답했다.“문호 너는 일단 나가고, 강책은 남거라.””강책은 어깨를 으쓱이며 당문호에게 말했다.“형부도 들으셨죠, 제가 나가기 싫은 게 아니라서 방법이 없네요. 형부랑 다른 분들께서는 먼저 밖에서 바람 좀 쐬고 계세요, 회의가 끝나면 제가 나가서 같이 있어 드릴게요.”당문호의 눈동자가 빨갛게 달아오르며 땅을 거칠게 한 번 차고는 고개를 돌려 나갔다.회의실 밖으로 나오자, 당문호는 계단 아래를 향해 매섭게 소리를 지르며 미친 듯이 난간을 내리쳤다.“강책, 망할 놈의 새끼, 내가 반드시 널 죽일 거다!”정봉성은 곧장 그에게로 다가가 타이르며 말했다.“형부, 참아요, 강책 그놈 잠깐 그러고 말 거예요. 제가 장담하는데 10분도 안 되어서 그놈은 이제 끝장 날 겁니다!”당문호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왜?”“쉽죠, 형부도 잘 생각해 봐요, 이 10대 회사의 회장님들이 왜 왔겠어요? 그들은 강책이 불러서 온 것도 아니고, 그저 정몽연의 초대장을 받고 온 건데. 그 고상한 태도들만 봐도 이번 회의를 전혀 신경 쓰지도 않고, 우리 정 씨 집안도 신경 쓰지 않을 게 뻔히 보이는데요.”당문호는 갈피를 못 잡겠다는 듯이 물었다.“그 사람들이 당 씨 집안을 신경도 안 쓰는 게 기쁠 일인가?”“아뇨……”정봉성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제 말은, 이 사람들은 순전히 위세를 과시하려고 온 거지 절대 투자를 하러 온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이번 투자 총회에서 한 푼도 받지 못할 거라는 겁니다. 그 사람들이 온 건 그저 하나의 쇼일뿐이에요. 회의가 끝나고도 투자를 하나도 받지 못하면 우리도 강책을 정 씨 집안에서 내
정중은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기뻤다, 300억의 초동 자금을 이렇게 쉽게 받을 수 있다니.그러나, 나머지 9개 회사의 대표들은 모두 불만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공은 반고 혼자서 독차지하면, 총책임자에게 어떻게 그들의 요구를 부탁해야 하는지 난감했기 때문이다.포키 엔터테인먼트의 총지배인이 말했다.“안 됩니다, 저는 이 돈을 반 회장님 모두 투자하시는 데에 반대합니다. 투자를 해도 저희 회사에서 하죠, 300억이라면 저희도 가능한 부분입니다.”“하하, 왜 포키 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를 한다는 거지? 우리 장정 그룹이 안될 거 같나요?”“모두들 그만 싸우세요, 제가 보기에 저희 정문 제조에서 투자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저희는 정 씨 집안과 똑같은 사업을 하고 있잖아요.”10대 회사의 대표들이 모두 초동 자금을 누가 투자하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말다툼이 한창일 때 강책은 헛기침을 하며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그는 손을 번쩍 들고 웃으며 말했다.“모두들 뭐 하시는 건가요? 이게 싸울 일인가요?”반고가 물었다.“그럼 그쪽이 말해 보시게, 어느 회사가 300억의 초동 자금을 투자하는 게 가장 좋겠나?”강책이 대답했다.“300억이요? 죄송하지만 할아버님께서 방금 말한 300억은 초동 자금의 최저금액입니다. 300억이 규정된 금액도 아니니, 여러분 회사 모두 300억을 투자하시면 싸움이 일어날 일도 없지 않겠습니까?”각 회사마다 300억이라면, 10개의 회사가 투자를 하면 자그마치 3000억이었다!!!반고는 웃으며 대답했다.“3000억의 초동 자금을 정 씨 집안에서 감당할 수는 있고?”강책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이 정도 돈도 감당 못하면, 돌아가서 고구마나 팔아야겠지요.”그러자 반고는 강책을 관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의 세력이 어떻든, 이렇게 패기 넘치는 모습이라면 결코 평범한 사람은 아닐게 분명했다.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당신 의견은 저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매 회사마다 300억, 다들 동
당문호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아주 좋아! 그럼 강책을 쫒아낼 이유가 생기니 너무 좋군, 정몽연 없이 강책이 어떻게 사나 한번 보자."세 사람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회의실 안에서 정중은 멍하니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세 사람은 정중이 수모를 당하고 화가 났다고 생각했다.정자옥이 달려가 정중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왜 그러세요? 진정하세요. 그 사람들이 투자 안 하면 다른 투자자 찾으면 돼요."당문호가 정자옥에게 말했다. "오늘 정가네 망신은 다 당했어, 사람들 앞에서 투자는 커녕 창피만 당하고, 허허 오늘 일이 퍼지면 웃음거리가 되겠지."정봉성이 강책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게 다 네 망할 자식 잔꾀 때문에 할아버지가 화나셨잖아!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정몽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봉성아, 오해야.""오해?" 정봉성이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 "누나, 저런 못난 사람이랑 결혼한 건 그렇다 치겠는데, 지금 강책이랑 한통속 돼서 누나도 점점 줏대 없어진다!"당문호가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오늘 사람들이 다 참석했는데 투자 못 받은 거랑 참석 안 한 거랑 뭐가 다르니? 어쨌든 내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 강책을 정씨 집안에서 쫓아내야 한다!""저도 동의해요!" 정봉성과 정자옥이 이구동성으로 찬성했다. 이때 정중이 한숨을 쉬며 천천히 자리에 앉아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셋... 모두 입 다물어라."세 사람은 서로 눈치를 보며 동시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정봉성이 정중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지금 마음 약해지시면 절대 안 돼요.""맘이 약해지긴 개뿔!" 정중이 정봉성을 노려보며 말했다. "오늘 회의가 아주 성공적이었어, 프로젝트 운영자금은 이미 따 놓은 당상이야.""네?"그 안하무인격 한 사람이 운영자금을 줬다는 소리를 듣고 세 사람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말을 누가 믿겠는가?정봉성이 정중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진짜 운영자금 받았어요?
당문호는 할 말이 없었다. 유명 10대 회사들이 회의에 참석한 것도 모자라 5000억을 투자해 정가 집안이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강책을 집에서 쫓아낼 수 없다. 그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가득했다. 정중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강책과의 내기에서 져서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이때...정봉성이 일부러 기침을 하며 강책에게 말했다. "강책, 이제 우리 집에서 나가줄래?"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서로를 쳐다봤다. 정몽연은 더욱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투자금도 받았는데 강책이가 왜 나가?"정봉성이 헛웃음 지으며 말했다. " 투자를 받은 건 맞지, 하지만 이건 잊으면 안 되지, 강책이 할아버지랑 약속한 것 말고도 상가 집안사람들 보고 와서 사과하라고 입이 닳도록 말했는데 지금까지 한 명도 안 왔어."정중은 정봉성의 말을 듣고 문득 깨달았다. 드디어 반격할 기회를 찾은 정중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정중이 기침을 하며 말했다. "투자를 받은 건 칭찬 할 만해, 그런데 투자는 투자고, 그리고 사실 이 투자도 몽연이가 받은 거지 강책이랑 아무 상관 없어, 상가 집안사람들도 안 왔으니까 내기는 내가 이긴 거지, 그럼 내기 규정에 따르면 강책은 정가 집안에서 나가는 게 당연하지."정몽연은 정봉성과 정중의 말을 듣다 참지 못했다. 강책이 투자금을 받아줬는데 고마운지도 모르고 저렇게 외면할 수 있는가?강책은 전혀 개의치 않고 시계를 보며 말했다. "음... 이쯤 되면 상가 집안사람들도 도착했겠네요."강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비원이 황급히 들어와 말했다. "정 사장님, 밖에 상가 집안사람들이 왔어요. 저희랑 결판을 지으러 온 것 같은데요."정중이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강책, 네가 한 짓 잘 봐""네가 상가 집안사람들을 부른다는 게 이런 거였구나? 사과하러 온 게 아니고 원수를 갚으러 왔네!"당문호가 말했다. "일단 가봅시다, 우리한테 불리하면 강책한테 떠넘기면 되지, 자기가 불렀으니 자기가
정중이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의 장본인은 제 손녀가 아니라 못난 사위 놈이에요. 상 사장님, 아직도 노여움이 풀리지 않으셨으면 강책을 저희 집에서 쫓아낼게요. 상 사장님 마음대로 하세요. 어떻십니까?"상곤은 정중의 말을 무시하고 물었다. "저는 정몽연 씨가 여기 계시냐고 물었습니다."정중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때, 사람들 사이에서 정자옥이 무의식적으로 정몽연을 밀치고 뒤로 물러서자 상곤이 그녀를 보았다. 상곤은 정중을 제치고 정몽연을 향해 다가갔다. 상곤이 맹렬한 기세로 다가가자 정몽연이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그녀는 긴장한 채 강책을 쳐다봤다. 하지만 강책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전혀 도와줄 생각이 없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몽연은 화가 나서 강책을 걷어차고 싶었다.아내가 원수의 눈 밖에 났는데 웃음 나올까? 진짜 남편이 맞나?정자옥과 정봉성은 사람들 속에서 정몽연의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 기회로 정몽연을 처리하면 정봉성과 정자옥이 회사 주식을 더 받아 앞으로 그들을 적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곤이 몇 발자국 더 앞으로 다가가자 사람들은 그가 폭력을 휘두르려는 줄 알았다.그때 갑자기...상곤이 소매를 걷어올리고 정몽연 앞에 무릎을 꿇었다. 뒤이어 상가 집안사람들이 모두 정몽연 앞에 무릎을 꿇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어..." 정몽연은 이게 무슨 일인지 멍해졌다. 정봉성과 정자옥 모두 어안이벙벙했다. 싸움판이 될거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상곤은 세 번 절을 하고 일어나 정몽연을 보며 간절하게 말했다. "정몽연 여사님, 제가 불효자 상재춘을 대신해서 사과드리겠습니다.""이틀 전, 제 불효자 아들이 사람들 데리고 가서 더러운 수단으로 여사님과 약속을 했다고 들었습니다.""그 자식은 개만도 못한 놈이에요!""그 자식은 죽어도 싸요. 재춘이도 여사님한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저도 벌 받겠습니다."상곤이 정몽연에게 큰절을 하며 말했
상곤은 식은땀을 흘리며 마음속으로 정몽연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기를 바랐다. 상곤은 정몽연의 말을 듣고 있었다. "상가 집안 모든 사람들 매일 아침마다 환경미화원 아저씨, 아줌마들에게 아침밥을 공짜로 주세요." '아......'상곤은 어이가 없었다. 이건 벌이 아니라 봉사활동 아닌가?환경미화원 사람들에게 밥을 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걸로 상가 집안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면 왜 못하겠는가.상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정몽연에게 거듭 절을 했다. "정 여사님, 정말 마음이 넓으세요. 행복하게 오랫동안 건강하시길 바랍니다."정몽연은 상곤의 말을 듣고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됐어요. 이제 됐으니 모두 일어나세요. 다들 돌아가세요.""네, 알겠습니다."상곤은 일어나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모두 일어나세요. 저랑 같이 음식 준비하러 갑시다. 내일부터 매일 아침 환경미화원들에게 아침을 줘야합니다!"상곤은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상곤이 정중의 옆을 지나칠 때 무시하며 말했다. "정 사장님, 가장이자 할아버지로서 자기 이익을 위해 뻔뻔스럽게 손녀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다니, 당신 같은 사람을 인간쓰레기라고 하지요."상곤은 말을 마치고 정중을 지나쳐 갔다. 상곤의 심한 말을 듣은 정중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모든 게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정중은 상곤의 비위를 맞춰줬는데 결국 그에게 못된 말을 듣게 되었다. 가장으로서 집안 망신을 당했다. 정몽연이 정중에게 다가가 말했다. "할아버지, 투자도 받았고, 상가 집안사람들도 와서 사과한 거 보셨죠? 그럼 강책이가 정가 집안을 떠날 일은 없겠죠?일이 모두 해결됐으니 강책은 당연히 정가 집안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 정중이 애써 화를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몽연이 마침내 미소를 지으며 억누르고 있던 마음의 고통을 강책에게 털어놓았다. "너무 잘 됐다. 이제 나를 떠나지 않아도 돼... 아... 정가 집안을 떠나지 않아도 돼." 강책은 정몽연의 환한 웃음
강책이 반문했다. "만약 오늘 내가 내기에서 졌으면 할아버지랑 당신들은 나를 정가 집안에서 쫓아 냈겠죠? 물론 아니다. 강책이 내기에서 졌다면 정가 집에서 바로 쫓겨났을 것이다.정중과 정봉성 그리고 정자옥 모두 고개를 숙였다. 그들도 결과가 어찌 되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강책이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졌으면 분명 엄격하게 내기 규칙을 지켰을 텐데, 내가 이기니까 왜 그만하라고 하는 거예요? 이게 바로 정가 집안 규칙인가요?!"다들 말문이 막혀 할 말이 없어졌다. 오늘 정중이 사과하지 않으면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강책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생각해 보니 할아버지가 저한테 차를 따라주는 건 심하긴 했어요. 그건 저도 좀 그렇네요.""아버지의 빚은 자식이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잖아요, 할아버지가 못하시겠으면 손자랑 손녀사위가 대신하면 되죠, 그것도 인정할게요."강책은 대놓고 말했다. 당문호 화가 나 빨갛게 닳아 오른 얼굴로 말했다. "내가 너한테 차를 따라줘? 꿈 깨!"정봉성도 한 마디 거들었다. "강책, 사는게 지겨워서 죽고 싶나 봐?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너 하나 처리 못 할 것 같아?강책이 정봉성의 손을 뿌리치고 정중을 쳐다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직접 사과하시겠어요? 손녀사위랑 손자한테 대신 사과하라고 하시겠어요? 할아버지께서 선택하세요."정중이 이를 꽈악 깨물었다.이쯤 되자 정중이 잠시 고개를 숙이며 당문호와 정봉성에게 말했다. "너희 둘이 나대신 사과해라."당문호와 정봉성이 노발대말하며 강책을 가만히 둔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시켰으니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 "찻상 가져와라!" 정중이 큰 소리로 사람을 불렀다.가정부가 쟁반에 찻잔 두 개를 가지고 왔다. 。당문화 정봉성은 한 잔씩 들고 이를 악물며 화가 잔뜩 난 상태로 강책에 찻잔을 건넸다. 강책이 덤덤하게 말했다. "사과를 이렇게 하나요? 나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당문호와 정봉성은 한쪽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