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이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의 장본인은 제 손녀가 아니라 못난 사위 놈이에요. 상 사장님, 아직도 노여움이 풀리지 않으셨으면 강책을 저희 집에서 쫓아낼게요. 상 사장님 마음대로 하세요. 어떻십니까?"상곤은 정중의 말을 무시하고 물었다. "저는 정몽연 씨가 여기 계시냐고 물었습니다."정중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때, 사람들 사이에서 정자옥이 무의식적으로 정몽연을 밀치고 뒤로 물러서자 상곤이 그녀를 보았다. 상곤은 정중을 제치고 정몽연을 향해 다가갔다. 상곤이 맹렬한 기세로 다가가자 정몽연이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그녀는 긴장한 채 강책을 쳐다봤다. 하지만 강책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전혀 도와줄 생각이 없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몽연은 화가 나서 강책을 걷어차고 싶었다.아내가 원수의 눈 밖에 났는데 웃음 나올까? 진짜 남편이 맞나?정자옥과 정봉성은 사람들 속에서 정몽연의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 기회로 정몽연을 처리하면 정봉성과 정자옥이 회사 주식을 더 받아 앞으로 그들을 적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곤이 몇 발자국 더 앞으로 다가가자 사람들은 그가 폭력을 휘두르려는 줄 알았다.그때 갑자기...상곤이 소매를 걷어올리고 정몽연 앞에 무릎을 꿇었다. 뒤이어 상가 집안사람들이 모두 정몽연 앞에 무릎을 꿇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어..." 정몽연은 이게 무슨 일인지 멍해졌다. 정봉성과 정자옥 모두 어안이벙벙했다. 싸움판이 될거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상곤은 세 번 절을 하고 일어나 정몽연을 보며 간절하게 말했다. "정몽연 여사님, 제가 불효자 상재춘을 대신해서 사과드리겠습니다.""이틀 전, 제 불효자 아들이 사람들 데리고 가서 더러운 수단으로 여사님과 약속을 했다고 들었습니다.""그 자식은 개만도 못한 놈이에요!""그 자식은 죽어도 싸요. 재춘이도 여사님한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저도 벌 받겠습니다."상곤이 정몽연에게 큰절을 하며 말했
상곤은 식은땀을 흘리며 마음속으로 정몽연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기를 바랐다. 상곤은 정몽연의 말을 듣고 있었다. "상가 집안 모든 사람들 매일 아침마다 환경미화원 아저씨, 아줌마들에게 아침밥을 공짜로 주세요." '아......'상곤은 어이가 없었다. 이건 벌이 아니라 봉사활동 아닌가?환경미화원 사람들에게 밥을 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걸로 상가 집안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면 왜 못하겠는가.상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정몽연에게 거듭 절을 했다. "정 여사님, 정말 마음이 넓으세요. 행복하게 오랫동안 건강하시길 바랍니다."정몽연은 상곤의 말을 듣고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됐어요. 이제 됐으니 모두 일어나세요. 다들 돌아가세요.""네, 알겠습니다."상곤은 일어나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모두 일어나세요. 저랑 같이 음식 준비하러 갑시다. 내일부터 매일 아침 환경미화원들에게 아침을 줘야합니다!"상곤은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상곤이 정중의 옆을 지나칠 때 무시하며 말했다. "정 사장님, 가장이자 할아버지로서 자기 이익을 위해 뻔뻔스럽게 손녀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다니, 당신 같은 사람을 인간쓰레기라고 하지요."상곤은 말을 마치고 정중을 지나쳐 갔다. 상곤의 심한 말을 듣은 정중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모든 게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정중은 상곤의 비위를 맞춰줬는데 결국 그에게 못된 말을 듣게 되었다. 가장으로서 집안 망신을 당했다. 정몽연이 정중에게 다가가 말했다. "할아버지, 투자도 받았고, 상가 집안사람들도 와서 사과한 거 보셨죠? 그럼 강책이가 정가 집안을 떠날 일은 없겠죠?일이 모두 해결됐으니 강책은 당연히 정가 집안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 정중이 애써 화를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몽연이 마침내 미소를 지으며 억누르고 있던 마음의 고통을 강책에게 털어놓았다. "너무 잘 됐다. 이제 나를 떠나지 않아도 돼... 아... 정가 집안을 떠나지 않아도 돼." 강책은 정몽연의 환한 웃음
강책이 반문했다. "만약 오늘 내가 내기에서 졌으면 할아버지랑 당신들은 나를 정가 집안에서 쫓아 냈겠죠? 물론 아니다. 강책이 내기에서 졌다면 정가 집에서 바로 쫓겨났을 것이다.정중과 정봉성 그리고 정자옥 모두 고개를 숙였다. 그들도 결과가 어찌 되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강책이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졌으면 분명 엄격하게 내기 규칙을 지켰을 텐데, 내가 이기니까 왜 그만하라고 하는 거예요? 이게 바로 정가 집안 규칙인가요?!"다들 말문이 막혀 할 말이 없어졌다. 오늘 정중이 사과하지 않으면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강책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생각해 보니 할아버지가 저한테 차를 따라주는 건 심하긴 했어요. 그건 저도 좀 그렇네요.""아버지의 빚은 자식이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잖아요, 할아버지가 못하시겠으면 손자랑 손녀사위가 대신하면 되죠, 그것도 인정할게요."강책은 대놓고 말했다. 당문호 화가 나 빨갛게 닳아 오른 얼굴로 말했다. "내가 너한테 차를 따라줘? 꿈 깨!"정봉성도 한 마디 거들었다. "강책, 사는게 지겨워서 죽고 싶나 봐?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너 하나 처리 못 할 것 같아?강책이 정봉성의 손을 뿌리치고 정중을 쳐다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직접 사과하시겠어요? 손녀사위랑 손자한테 대신 사과하라고 하시겠어요? 할아버지께서 선택하세요."정중이 이를 꽈악 깨물었다.이쯤 되자 정중이 잠시 고개를 숙이며 당문호와 정봉성에게 말했다. "너희 둘이 나대신 사과해라."당문호와 정봉성이 노발대말하며 강책을 가만히 둔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시켰으니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 "찻상 가져와라!" 정중이 큰 소리로 사람을 불렀다.가정부가 쟁반에 찻잔 두 개를 가지고 왔다. 。당문화 정봉성은 한 잔씩 들고 이를 악물며 화가 잔뜩 난 상태로 강책에 찻잔을 건넸다. 강책이 덤덤하게 말했다. "사과를 이렇게 하나요? 나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당문호와 정봉성은 한쪽 무
정몽연은 돌아가는 차 안에서 말없이 운전만 했다. 강책이 정몽연을 한참을 쳐다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미안해."정몽연이 놀라며 말했다. "어?""미안해, 할아버지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오늘 참지 못한 건 내 잘못이야."정몽연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더구나 이 모든 것이 강책의 잘못이 아니다.정중과 당문호가 강책을 너무 업신여겨서 이렇게 나오지 않았다면 진작에 정가 집안에서 쫓겨났을 것이다.강책뿐만이 아니라 정몽연까지 쫓겨났을 것이다. 。정몽연은 단지 여자이고, 권력 있는 남편을 만나지 못해 정중에게 무시를 당했다. 정몽연도 정가 집안의 사람이지만 정중에게 대접을 받은 적이 없었다. 정몽연이 강책에게 말했다. "네 탓 안 해, 오늘 일은 누구라도 화났을 거야. 상곤이가 사과하러 왔을 때 자옥 언니가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밀었어. 상곤이가 복수하러 온 거였으면 난 정말 큰일 났을 거야."정몽연은 따뜻한 눈빛으로 강책을 바라봤다. "내가 지금 벼량 끝에 있다면 위헙을 무릅쓰고 나를 구해줄 사람은 너밖에 없어. 장가 집안사람들은 나를 밀어내고 싶어 할 거야.""강책아, 우리가 헤어지지 않아서 너무 기뻐."수줍어하던 정몽연이 이런 감동적인 말을 한다는 것은 강책에 대한 그녀의 감정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강책을 경멸하고 실망했지만 지금은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강책은 여전히 가난해도 정몽연을 향한 사랑은 순수하다. 강책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는 오랫동안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두 사람은 얼굴이 빨개진 채 말없이 마주 보았다. 집에 도착해 정몽연이 말하기도 전에 정계산이 소파에 앉아서 그녀에게 말했다. "왔어?""네.""그럼 이제 뭐 해야 하는지 내가 말 안 해도 알지?" 정계산이 테이블 위에 있는 서류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장 이혼 절차 밟아라. 서류는 내가 다 준비했어."정몽연은 순간 놀라서 멍해졌다. "아빠, 뭐 하시는 거예요?""뭐하긴? 강책이
"건방지긴!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장몽연은 입술을 깨물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강책이 정계산을 설득했다. "아버님, 승진이 정말 하고 싶으시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굳이 과장님한테 잘 보이지 않으셔도 돼요.""네가?" 정계산이 강책에게 막말을 퍼부었다. "네가 뭔데? 네 말이 무슨 소용 있니?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나한테 "아버님"이리고 부르지 마라, 남자라면 약속을 지켜라. 내 딸과 이혼 하고 앞으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정몽연이 말을 꺼내기 전까지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정몽연이 냉랭하게 말했다. "저 강책이랑 이혼 안해요.""네가 감히?!""왜 안돼요? 오늘 정가 집안에 거액의 투자도 받고 상가 집안사람에게 사과도 받았는데, 강책이가 정가 집안을 떠날 필요도 없고, 더욱이 저랑 이혼할 이유도 없죠!""뭐라고?"정계산은 잘못 들은 줄 알 알았다. 정몽연의 말은 더욱이 믿을 수 없었다. "못 믿으시겠으면 직접 상가 집안에 전화해서 물어보세요.""하하, 내가 못 물어볼 줄 아니?"정계산은 곧바로 상가 집에 전화를 걸어 아침에 있었던 일을 물었다. 대답을 들은 정중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강책이 정말 해냈다니?투자는 둘째 치고 상가 집안의 사과를 받아내다니...정중이 강책에게 물었다. "강책, 너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강책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노력하면 뭐든 해낼 수 있죠."정계산은 강책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정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말도 안 돼,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내가 아는 상곤은 절대 고개 숙여 사과할 사람이 아니야, 분명 뭐가 있는게 틀림 없어."정몽연이 냉철하게 말했다. "뭐가 있든 없든 사과한 것은 사실이잖아요. 강책이도 약속을 지켰으니 아버지도 약속 지키세요."정계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정중은 처음부터 강책이 일을 해낼 줄 몰랐기 때문에 일찍부터 과장님 아들과 맞선을 잡았다. 괜한 일을 저질러 놔서 지금 수습할 방법
화가 난 정몽연은 씩씩거리며 침대에 누웠다. 강책이 웃으며 정몽연에게 다가갔다. "뭘 그렇게 화를 내? 사실 별일도 아니야."정몽연이 강책을 째려봤다. "누구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났는데 너는 그런 말을 해? 내가 소맹 군이랑 맞선 보길 바라는 거야?"강책이 앉으며 말했다. "아니, 싫어. 그런데 네가 아빠랑 싸우는 것도 싫어. 어쨌든 네 친아빠잖아.""흥, 오직 자신의 승진이나 월급 오르는 데에만 관심 있지, 나를 위해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말하다 도중에 정몽연은 갑자기 어깨가 아팠다. "아...!""왜 그래?""모르겠어, 어깨가 갑자기 너무 뻐근하고 아파."강책이 정몽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옷을 살짝 내리니 정몽연의 새하얀 피부를 드러났다. "요즘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근육이 이완이 안돼서 뻐끈한 거야.""마사지 좀 해줄게, 혈액순환되면 금방 괜찮아질 거야."정몽연은 잠시 망설였다. 그녀는 남자의 손길이 닿은 적 없는 처녀였다.하지만 강책은 남편이다. 게다가 정몽연도 마음속으로 강책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래서....정몽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강책이 정몽연의 어깨를 두 손으로 눌렀다. 정몽연이 아파 소리를 질렀다."살살해!"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살살하면 마시지 효과 없어, 좀 참아봐, 전신 마사지 한 번 받으면 몸이 가벼워질 거야.""전신?"정몽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닳아 올랐다. 마사지를 받던 정몽연이 아파서 소리를 내자 방 문을 지나 거실로 퍼졌다. 거실에서 그 소리를 들은 소청과 정계산의 안색이 변했다. ......이 시각, 강남 중심 번화가사무실천정 그룹 빌딩 23층, 회장 사무실에 세 남자가 앉아 있었다. 침몽 하이테크 현 책임자인 하유룡과 그의 조카 허가명, 그리고 천정 그룹 회장 손영정이었다. 하유룡과 허가명은 고개 숙여 숨죽이고 있었다. 손영정이 담배를 들고 자료를 뒤적이며 말했다. "하유룡씨, 솜씨가 참 대단해요. 제가 온갖 방법을 다 써서 참몽 하이테크를 손에 넣었는데, 당신한테
하유룡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손 사장님, 이번 일은 제가 한 짓이 아니라, 강책이 저지른 일 이예요. 강책 그 대단한 놈을 당해낼 수 없다니까요, 손 사장님 저 좀 도와주세요.”“나 참!” 손영정이 쓴손리를 했다. “눈에 흙이 들어가도 너 같은 쓰레기 놈한테 침몽 하이테크는 안 맡길 거다!”손영정이 다시 하유룡에게 물었다. “네가 말하는 강책이 도대체 누군데?”하유룡이 말했다. “제가 알아봤는데 강모 친형이더라고요. 서경에서 5년간 군 복무 마치고 딱히 하는 일 없다가 지금은 처가살이 하고 있어요.”“그런 놈 하나 상대 못해?”“그게 아니라... 강책이 군대에 오래 있어서 싸움을 잘해요, 그리고 군대에 있을 때 장군 한 명을 구해줬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번에 강모 묘에서 무릎 꿇은 것도 다 그 장군 보고 겁먹어서 그랬던 거예요.” 손영정 냉철하게 말했다. “강책이 침몽 하이테크를 막는다는 건 우리 자금줄을 막는다는 거야. 반드시 처리해야 돼.”하유룡이 손영정에게 물었다. “손 사장님 말씀은 사람 시키셔 강책을 죽인다는 건가요?”“에라이!”손영정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는 법치사회에서 법을 따르는 국민이야, 사람을 죽여? 네 머리로는 불가능하겠지만 제발 제대로 된 방법을 좀 생각할 수 없니?”“강책이 서경 군인 출신으로 권력은 없지만, 신분은 서경 대표야. 지금 강남구 총책임자도 서경 출신이야, 네가 사람 시켜서 강책을 죽이는 건 총책임자한테 맞선다는 건데, 네가 생각이 있는 거니? 손영정이 담배를 피며 말했다. “하유룡, 나랑 많은 세월을 하면서도 너는 어쩌면 발전이 없니, 조선시대 사람같이 머릿속에는 온 통 싸움질할 생각만 하고, 무슨 일만 있으면 주먹부터 나가니, 보고 있으면 울화통이 터져!”하유룡은 고개를 숙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때 비서가 들어왔다. “손 사장님, 서문 본부장님 오셨습니다.”비서의 말을 듣고 손영정이 웃으며 말했다. “나의 구세주가 왔구나, 어서 들어오라고 하세요.”“알겠습니다. 손
다음 날 아침, 정계산은 집 앞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때 흰색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섰다.차에서 훤칠한 키에 안경을 쓴 남자가 내렸다.남자가 정원으로 걸어가 정계산에게 물었다.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혹시 여기가 강책씨네 집인가요?정계산이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 "누구세요?""저는 천정 기업 본부장 서문준이라고 합니다. 강책씨에게 법원에서 온 서류를 전해드리러 왔습니다.""법원이요? 강책이 무슨 잘못을 했나요?""강책씨 좀 불러주세요. 그럼 알게 될 거예요.""정계산은 반신반의하며 강책을 불렀다. "강책! 나와봐!"잠시 후 강책이 나왔다. 정몽연과 소청은 뒤에서 서문준과 정계산의 말을 듣고 서문준에게 반감을 느꼈다. 천정그룹 음모로 강모가 죽었는데, 지금 강책에게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서문준이 강책에게 서류를 건넸다. "강책씨, 당신 동생 강모가 회사 적자 때문에 우리 천정 기업에 2000억 원의 빚을 졌어요.""강모가 죽고 침몽 하이테크는 천정 기업에 담보로 잡혔어요." "하지만 법원에서 계산해 보니 그 당시 침몽 하이테크 시가가 580억 밖에 안되더라고요. 그러니 강모씨가 1700억을 빚진 거죠." "이 빚이 강모씨가 죽고 유일한 혈육인 강책씨에게 넘어갔어요.""이건 법원에서 나온 거예요. 1년 안에 모두 갚아야 해요. 강책씨, 궁금한 사항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쾅!그 자리에 있던 정가 집안 사람들은 놀라 넋이 나갔다. 1년 안에 1700억을 갚아야 한다고? 장난하는 건가? 안정적인 직장도 없는 가난한 강책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강모는 이 거액의 빚에 시달려 죽었다. 천정그룹에서 강모를 죽인 방법으로 강책을 죽이려는 걸까?정몽연이 나서서 말 하려고 하자 강책이 그녀를 막았다.강책이 묵묵히 서류를 받았다. "1700억 맞죠? 문제 없습니다."'어?'서문준의 안색이 달라졌다. 강책의 반응은 그의 예상과 완전 달랐다. 서문준은 강책이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