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사장과 유덕왕은 서로를 쳐다보며 속으로 웃었다.이때, 정몽연이 유덕왕에게 말했다. “영수증 좀 볼 수 있을까요?”“네. 여기요.”유덕왕이 정몽연에게 영수증을 건네줬다. 정몽연은 정용 제조 고위직 임원 출신으로 뛰어난 업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어 보면 가짜인지 진짜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정몽연은 영수증을 자세히 확인한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가짜네요.”정몽연의 말에 어르신들은 다리를 휘청거렸다. 그리고 유덕에게 삿대질하며 욕을 퍼부으며 손찌검을 하려고 했다. 경비원이 아주머니를 가로막으며 내쫓았다.“하,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난리를 쳐요? 배짱이 아주 대단하네!”유덕왕이 사람들에게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이제 진실이 밝혀졌네요. 가짜 영수증을 가지고 우리한테 죄를 뒤집어 쒸웠네요? 정말 저희가 아무것도 모르고 쉽게 당할 줄 알았어요?”“백 번 양보해서 당신들이 진짜 영수증을 가지고 왔어도 몰래 가짜로 바꿔서 환불해달라고 하는 건지 어떻게 알아요?”“저는 이일에 사심 없이 조 사장님 편입니다!”“난리를 피우든, 고소를 하든 저희는 무서울 게 없습니다. 오늘 그 누구도 환불할 생각하지 마세요!"유덕왕은 아주 정당하게 말했다.어르신들은 말문이 막힌 상태로 유덕왕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유덕왕은 어떻게 항성 주얼리의 영수증이 가짜인 것을 알았을까? 아마 조 사장이 처음부터 여지를 줬을 것이다. 이것은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이익을 보려다가 큰 손해를 본 적형적인 상황이다.강책은 속으로 감탄했다. 이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조 사장과 유덕왕이 서로 한패가 되어 항성 주얼리의 명성을 이용해 뒷돈을 챙기려고 온갖 비열한 수단을 사용했다. 아무리 도리를 따지고 절차대로 따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조 사장이 처음부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으니 어르신들은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소청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책아, 가자.”더 이상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았다. 재수가 없었다고 여기지 않는 이상 무슨
이빨을 갈며 그들을 노려 보았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강책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하게 “환불 해달라고 말했어요. 증거가 없는 게 뭐가 어때서요? 전 분명히 환불해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라고 말했다. 유덕왕은 한심한 듯 강책을 바라보며 답했다.“허허, 제가 왜요? 그쪽이 뭔데 제가 해줘요?” 둘의 대화가 끝나갈 때 쯤 은색의 BMW차가 그들의 앞에 세워졌다. 차 안에서는 늙은이 한명이 내렸다. 유덕왕과 조경리는 늙은이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들고 있던 담배꽁초를 바로 내다 버리고는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그 늙은이는 다름아닌 항성 주얼리 강남 부점의 부회장 왕건래이였기 때문이였다. 유덕왕은 “부회장님,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셨습니까?”라며 허리를 굽신거리고 그에게 물었다. 왕건래는 침착한 태도로 그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듣자하니 여기에 저희 항성 주얼리를 사칭한 주얼리 본점이 개점한다고 하여 한번 와보았습니다.” “하하, 부회장님 너무 걱정마십시오. 이미 제가 조사를 끝냈습니다. 저희 본점이 가짜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저런 시민들이 일부로 저렇게 행동하는 겁니다! 새롭게 개점했다고 무시하면서 가품,가짜 영수증을 가져오면서 환불을 요청하는 뻔뻔한 사람들입니다.” 조경리도 유덕왕의 말에 한 술 떴다.“네 그렇습니다. 진짜 악한 사람들이라니까요. 부회장님, 여기는 저희가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괜히 저희때문에 귀중한 시간을 쓰시는 것 같습니다. 돌아가시는 게 좋으실 듯 합니다.” 왕건래는 “그래요.” 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강책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생각을 아는 듯 했다. 밀라노에 있을 때 왕건래는 강책의 신의, 의술, 인성, 견문을 톡톡히 보았었다. 이로인해 강책은 그를 이사회에 참가하도록 하여 몇 프로의 주식을 강책의 손에 넘겨주었다. 항성 주얼리에 있어 가주다음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강책인 것이다. 강책이 만약 신분을 드런 낸다면 조경리와 유덕왕을 순식간에 해고정리를 할 수
조경리는 유덕왕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말이라도 해보라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유덕왕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기에 왕건래가 잠시 화난 줄 알고는 히히덕 거리며 “부회장님, 사실은..” 이라고 말했다. 왕건래는 “유덕왕!” 이라며 그의 말을 잘랐다. “네, 부회장님.” “강남 항성 주얼리 본부의 총괄자가 자기 사람을 불러 들여 윗사람을 모욕하는 행동하는 행동을 해? 밑사람도 관리를 못하는 사람을 계속해서 남겨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조경리와 마찬가지로 해고입니다. 퇴직금 받으시고 항성에서 나가세요.” 뭐?유덕왕은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그는 조경리와 달랐다. 조경리는 분점의 작은 경리며 자신의 삼촌인 유덕왕으로 인해 쉽게 높은 위치에 오른 것이다. 자리에서 물러나도 전혀 아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유덕왕은 달랐다. 항성 주얼리의 정직원이며 20몇년동안의 노력으로 자리에 오른 것이기에 큰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자리에서 쉽게 물러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조카의 한마디의 실수때문에 회사에서 나가야 된다니?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부회장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린건가? 생각하면 할수록 불공평하다 느낀 유덕왕도 소리를 질렀다.“저기요. 너무 막무가내로 나가시면 곤란해요. 저는 부점의 총괄자인 유덕왕이라고요. 총본부의 이사회에서도 허락을 맡아야 해고를 당하는 지 마는지 아는거에요. 무슨 자격으로 저를 회사에서 나가라마라 하십니까?” “총본부?”왕건래는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전화연결 후 스피커 버튼을 누르고는 “강남구 본부 부회장 왕건래 입니다. 본부 총괄자 유덕왕의 자리를 해임합니다.” 라며 말했다. 유덕왕은 하하-라며 큰 웃음을 터뜨렸다. “이봐요. 저는 아무런 잘못을 한 적이 없어요.근데 본부에서 저를 해고시킬 것 같아요? 게다가 그쪽한테는 아무런 서류도 없는 것 같은데 말 몇마디로 저를 짜르다니요? 본인이 항성 주얼리의 가주라도 된다고 생각하나요? 착각하지 마세
모든 일이 강책의 손바닥에 위에 있는 듯 했다. 유덕왕이 강책에게 물었다.“너 정체가 뭐야?” “강책이라고 합니다.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시민이기도 하고요.” “강책?”유덕왕은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더니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 졌다. 익숙하지만 낯선 이름이였다. 본부의 총괄자인 그는 며칠전 항성 주얼리의 직위에 변동이 생겼으며 가주인 노부인이 장자에게 직위를 넘겼다는 통지를 받았었다. 뒤이어서 ‘강책’ 이라는 남자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회사의 30%의 주식을 갖게 되었다는 통지도 들려왔다. 강책, 그 강책인것이다! 이름만 알고 얼굴이나 착위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였기에 유덕왕은 강책을 알리가 없었고, 자신의 조카와 동업해서 사기를 치려고 했지만 강책에게 들킬 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회사에 두번째로 큰 주식을 가지고있는 그에게 걸리는 것은 곧 해고와 다름 없었다. 그러하기에 유덕왕은 왕건래가 계속해서 왜 자신을 해임시키려 하는 지, 본부에서 왜 그의 요구를 바로 들어주었는지 그제서야 설명이 되었다. 2순위 주주를 건들이고 무사히 살아남을 생각을 한다고? 허허! 유덕왕은 울고 싶어도 더 이상 나올 눈물이 없었다. 자신이 한 잘못에 발등이 찍힌 것이다. 만약 그의 말대로 환불을 해줬더라면 이런 결과는 피할 수 있었다. 그는 20몇년 동안 자리를 지켜오면서 돈도 제대로 긁은 적이 없었는 데 그냥 이대로 해고를 당하는 것에 비통함을 느꼈다. 모든 일을 알고 난 유덕왕은 소리를 내어 크게 울고 조경리는 어쩔 줄 몰라했다. 조경리는 당연히 강책이 어떤 사람인 지 몰랐기에 자신의 삼촌이 왜 우는지 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다. 왕건래는 그들을 무시한 채 비서에게 “재무부에게 얼른 알려 드리게나, 그리고 환불요청하는 손님들에게 빠짐없이 모두 환불 처리해줘.” 라며 지시를 내렸다. 비서는 “네, 알겠습니다.” 라고 한 뒤, 일을 처리하러 자리를 떴다. 뒤에서는 박수갈채가 이어졌고, 사람들 모두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힘든 일을 겪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것 같았
항상 고분고분 행동해야 했던 가정주부에게 이렇게 개운한 해방감은 처음이였다. 쇠망치를 내두르며 마치 신이 들린 듯 미친듯이 카운터를 때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불쾌함과 분노를 모두 날아가는 것 같았다. 정몽연은 자신의 엄마가 자칫 다칠 수 있어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알렸다. 강책은 옆에 서서 미소를 띤 채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왕건래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은근슬쩍 강책의 옆으로 가서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강이사, 밀리노 본부에서 브랜드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강남구의 개발을 신청했다네. 자네 강남구의 항성 주얼리 사업 계획안을 위해서 가주께서는 곧 방문하신다고 하셨어.” “네, 알고 있습니다. 때 맞춰서 도우러 가겠습니다.” “그럼 가주 대신해서 감사 인사 드리네.” “한 가족끼리 너무 예의를 차리시는 것 같습니다.”신나게 쇠망치를 내두른 소청은 환불을 하고 만족한 듯 가게에서 나왔다. 돌아가는 길 내내 그녀는 미소가 입꼬리에 걸려 있었다. “이런 기분 느낀 게 얼마 만인지, 책아, 너 어떻게 알고 상대방이 환불해 준다고 확신한거야?” “항성 주얼리는 글로벌 브랜드에요. 게다가 요새 국내에 들어오려 준비를 하는 와중이였고요. 이런 중요한 시기에 고객에 사기를 쳤다니, 욕을 했다는 일이 터지면 브랜드에 타격이 클겁니다. 그러니 환불은 당연히 해줘야 하는 일입니다.” 그의 말은 얼핏 들으면 논리적이지만 큰 브랜드가 호객행위를 하는 건 항상 있는 일이다. 만약 강책의 특별 신분이 아니였다면 오늘 환불도 못하고 오히려 더 괴롭힘 당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소청과 아내를 집까지 바래다 주고 강책은 회사에서 전화를 받자 바로 자리를 떴다. 침몽 하이테크의 이사장 사무실에는 10여 개의 회사의 중요인원들이 자리에 앉아있었고, 침몽 하이테크의 고위들 뿐만 아닌 기모엔터테인먼트의 고위들도 참석했다. 오늘의 회의 주제는 ‘구조’ 로 진행되었다. 전날 숲공원에서 일어난 화재로 큰 면적의 숲이 날라갔으며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큰 어려움을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강책이 “하지만 영화 한편 만드려면 들어가야하는 시간이 필요할텐데, 완성하고 나면 시기를 놓치는 게 아닐까?” 라며 말했다. 정단정이 그에게 답했다.“이 점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오늘 회사로 돌아가서 여러 감독, 작가들이랑 같이 제작하는 걸로 기획하겠습니다. 각 조를 나눠서 진행하면 시기는 놓치지 않을 듯 합니다. 디테일에서는 조금 차이가 나겠지만 내용보다는 얼마나 더 버냐라는 형식이 더 중요할 겁니다.”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해.”회의가 끝나고 각자 흩어져 바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침몽 하이테크는 개발한 재활기계를 시중에 내놓았으며, 기모엔터테인먼트는 대본제작에 들어갔으며 유명한 배우들을 섭외하기 시작했다. 모두 왕성한 기세로 진행되었다. 큰 규모의 강남구에 있는 사람들도 순식간에 침몽하이테크와 기모엔터테인먼트의 자선기부와 행위에 입을 모아 칭찬을 했다. 한편, 몇 사람은 이 사실을 반갑지 않아 했다. 시중심, 천정그룹의 이사장실에는 손영정이 자리에 앉아 침몽과 기모의 자선행위에 속이 타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소파에 앉아있는 손재언도 뉴스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적이 흐르고 손영정은 책상을 탁 치고는 “강책은 자기가 무슨 굉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기부하고 투자하고 영화찍고, 자기가 무슨 구세주라도 되는 줄 아나보지?” 라며 소리를 쳤다. 손재언은 그저 가벼운 웃음으로 맞받아쳤다.“그런 척한다고 해도 정말로 사회를 위한 일을 하는 거잖아요. 마음에 안 드시면 가서 기부하세요. 1966억 기부했으니 2966억 ,3966억으로 기부하면 되잖아요.” 손영정은 화를 씩씩냈다. 반년 전만 해도 3396억은 거뜬히 내놓을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천정기업은 500억도 어려운 상황에 쳐해져있다. 회사의 업적은 아래로 내려가고, 백공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 였다. 만약 대기업이 아니라 소기업이였다면 이미 사라진 뒤였다. 질질 끌리는 상황에서도 대기업이였기에 지금까지 버틴 것이였다. 손영정은 기분이 좋지
며칠 내내 침몽하이테크의 재활기계는 시중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으며, 화재피해를 입은 가족들 모두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판매점으로 달려와 구매하기 급급했다. 침몽하이테크가 기부뿐만 아닌 제품까지 제공한다는 소식이 신문에 큼지막하게 채워지며 모든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 요 며칠동안 강책은 총괄자 사무실에 앉아 강남구의 일들을 해결하거나 침몽 하이테크의 업적을 살필 뿐이였다. 크게 얻은 수확은 없었지만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에 이후에 침몽 하이테크에서 내놓은 제품은 시민들의 큰 주목을 이끌게 될 것이다. 강책과 정해가 사무실에 앉아 기획에 대한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와중에 프론트 직원이 다가왔다.“강사장님, 정경리님 공상관리에서 원가상이라고 하시는 젊은 직원분이 찾아오셨습니다. 회사의 총괄자를 만나야겠다고 직접 오셨는데요.” 공상국? 무엇때문에 온 거지? 정해는 몸을 일으키고 “제가 가보도록 하죠.” 라며 프론트 직원과 함께 자리를 떴다. 강책은 실눈을 한 채로 같이 움직였다. 그들은 원가상을 대기실으로 안내한 뒤, 차와 음식들을 가져다 주었다. 정해는 바로 그의 앞 쪽에 앉았다. 강책은 침착하게 대기실 옆에 있는 작은 방에서 들어갔다. 작은방에서는 대기실에서 나오는 소리는 분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곧 정해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원가상에게 물었다.“귀하가 공상국의 관리직원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원가상은 버릇없이 두 다리를 옆 의자에 두고는 차를 한 입 마시고는 바로 바닥에 내뱉었다.“아이, 침몽 하이테크 돈 있는 기업 아니였어요? 이런 맛없는 차를 손님한테 대접하다니..” 정해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너무 예의가 없는 게 아닌가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지만쉽게 그에게 뭐라고 하지는 못하였다.“다른 차로 준비 해주세요. 높은 레벨의 용경차로 다시 가져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원가상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래야 맞지. 대기업은 대기업처럼 행동해야해. 너무 아끼면 안되지.” 라고 말했다. 정해는 화를
“방금 전 기회를 틈 탈 값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무례한 말씀 같습니다.”원가상은 입술을 삐죽내밀고는 “아이고, 너무 흥분하지 마시고요. 그냥 하는 말입니다. 왜 이렇게 화를 내십니까? 설마 양심에 찔린거라도 하는 겁니까?” 라며 말을 더 했다. 무례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원가상을 바라보며 정해는 그저 씩씩 거리기만 할 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원가상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손해를 보신다고요? 그 말을 누가 믿을 것 같습니까? 수요와 공급으로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그렇게 하신다고 달라지는 게 있습니까? 손해를 보시면서도 파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좋은 점이라도 있습니까?” 침몽하이테크는 자선행위를 하면서 브랜드의 명성을 높이려는 것 뿐 다른 목적은 전혀 눈에 두지 않았다. 사람들 모두 기업의 목적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로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정해는 초조하고 화가 났지만 말이 안통하는 사람앞에서 아무리 얘기를 해봤자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원가상은 전혀 마음에 두지도 않은 듯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빨리요, 제작 목록 가져다달라니까요. 가져오셔서 증명을 해보시면 되지 않으십니까.” 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맞는 말을 한 그에게 정해는 사람을 불러 제작 목록을 가져다 주었다. 원가상은 바로 제작 목록을 펼쳐 보았다. 사실, 거만한 태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아는 척만 할 뿐 목록의 자세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전문적인 사람들도 시간을 이용해 살펴보아야 하는 제작목록을 원가상이 알리 없었다. 이어서 원가상의 말은 정해의 뒷통수를 잡게 했다.“저기요, 이 목록 뭔가 이상한데요? 목록에 나와있는 재료랑 노동비까지 더하면 만원에 불과한데, 밖으로 파실때는 9만원도 넘게 파시잖아요! 이게 어디가 손해 본다는 거에요? 소비자를 아주 호구로 보는 기업이였네!” 만약 그가 평범한 사람이였다면 정해는 그대로 일어나 대기실을 떠났을 것이다. 목록을 볼 줄도 모르고, 만원으로 제작이 아예 불가능한 기계였기에 정해는 기가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