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길 수 없어, 그만하자.”“그만 용서해 줘, 우리가 잘못했다.”“네 여자를 건들지 않을 테니까 너도 우리를 그만 건드리고 여길 떠나 줘.”늦었다!강책은 바람처럼 노동자들 속으로 뛰어들어 두 주먹을 휘두르는 것만 보였다.빠각, 빠각쉴 틈 없이 그들의 뼈가 부러지고, 가장 비참한 사람은 강책에게 발을 비틀려 팔 전체가 두 동강이 나버렸다!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었다.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은 모두 울부짖으며 도망치려 했지만, 어떻게 강책에게서 도망칠 수 있단 말인가?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현장은 피바다가 되었으며 강책의 두 눈도 선홍빛으로 물들어졌다.정몽연은 그의 역린이었고, 오늘 이 사람들이 그의 역린을 건드렸으니 비극이 닥칠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강책의 복수가 한창일 때, 건장한 사내가 다가와 호통을 치며 말했다.“그만!!”강책은 1초간 멈추었다가 한 노동자의 배를 밟아 신장을 뭉개버렸다.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건장한 남자를 바라보았다.그 건장한 남자는 키가 2미터 가까이 되었고, 평소의 그는 매우 으스대며 누구도 그를 얕보지 못했지만 강책이 한 번 그를 쳐다만 봐도 그의 몸이 서늘해졌다.그는 현장에 있는 부러진 팔과 다리들을 보자 놀라서 말소리조차 작아졌다.“나, 나는 노동자들의 반장인 치호인데, 다, 당신은 행패를 부리려고 여기에 온 건가?”그러자 강책이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나는 사업 얘기를 하러 왔는데.”“사업 얘기?”치호는 순간 넋이 나갔다, 이렇게 장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인가?설령 노동자들의 목숨이 값어치가 없다고 해도, 너무 악랄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사업 얘기도 상황을 따져 가면서 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치호는 거들떠도 보지 않으려 했지만 강책의 살벌한 눈빛에 자신이 거절을 하면 바닥에 누워있는 이들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마른침을 삼켰다.“우리는 정 용제조에서 왔고, 어제 너희 사장인 소호자와 연락을 했을 텐데.”강책이 말을
치호는 강책과 정몽연을 데리고 땅딸막한 체구의 사내 앞으로 갔고, 그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한눈에 봐도 과음을 한 것 같았다.이 사람이 바로 소호자였다.치호는 매우 깍듯이 그에게 말을 건넸다.“큰 형님, 여기는 정용 제조 쪽 사람들인데, 어제 형님과 연락을 했다고 하며 사업 얘기를 하러 왔다고 합니다.”소호자는 강책을 무시한 채 정몽연에게 바로 눈길을 돌렸고, 그녀의 몸을 쭈욱 훑었다.그는 정몽연을 보고 있자니, 눈에서 한 줄기 빛이 뿜어져 나오며 흥분을 금치 못했고, 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훌륭한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오늘, 그는 정몽연을 무조건 가져야만 한다!그는 허허 웃으며 말을 꺼냈다.“정용 제조의, 정몽연?”정몽연은 그의 사악한 눈빛을 보곤 겁에 질려 강책의 뒤에 숨으며 대답했다.“네, 저예요. 어제 저희 할아버지인 정중이 이미 당신에게 강재를 구매한다고 했는데, 물건이 있는 건가요?”정몽연은 매우 의문이었다, 이곳은 아무리 봐도 강재를 만드는 곳 같지 않아 보였고, 그저 지하에서 싸움을 수련하는 곳 같아 보였다.소호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물건이 있지요, 암요”“하지만……”그는 다시금 정몽연의 몸을 눈으로 훑으며 기분 나쁜 웃음을 지어 보였다.“내가 왜 당신에게 물건을 팔아야 합니까?”정몽연은 순간 넋을 잃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선생님, 분명 이미 다 말이 끝난 거 아닌가요?”그녀가 물었다.“아, 그냥 말로만 한 거지, 계약도 하지 않았는데. 지금 다른 곳에서 당신들보다 값을 더 불렀는데 내가 왜 당신들에게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말입니다.”정몽연은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소호자의 모습을 보자, 또 이 사람에게 무슨 말로 설명을 해도 통하지 않아 보였다.“그럼 어떻게 해야 파실 거죠?”그녀가 물었다.그러자 소호자는 손가락을 튕기며 시시덕거렸다.“간단해요, 날 기쁘게 해주면 강재를 팔죠. 만약 오늘 밤 열심히 해서 기분을 더 좋게 해준다면 할인
이렇게나 광적이라고?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정말 분별력이 없다고 생각했다.그가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은, 변종이 얼마나 강한지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고 그가 나중에 변종의 위력을 알아차리고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었다.이때, 소호자는 입맛을 다시며 다시금 정몽연에게로 눈길이 갔다.강책이 죽기만 한다면 그는 곧바로 이 여자를 뺏어올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더욱 그에게는 좋은 일이었다.그가 허튼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책은 링 위로 올라가 변종의 맞은편에 섰다.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판이 입을 열었다.“지하 복싱 경기는 어떤 무기 사용도 금지하고, 그 외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경기 시작!”군중들은 모두 강책을 향해 비웃는 눈길을 보냈다.아마 강책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는 데에는 몇 초도 안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변종의 싸움 기술은 매우 악독했고, 강책 같이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링 위에 오르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경기는 시작되었고, 변종은 시큰둥하게 강책을 향해 손짓했다.그는 자신의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나보고 모질다고 하지 말고, 자, 여길 때려. 한 대는 맞아 줄게.”맞아 준다고?하하, 수라군신에게 공격하라고 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강책도 사양하지 않고 담담하게 변종에게 다가가 힘을 다 싣지도 않고 가볍게 한 방을 날렸다.사람들은 강책의 주먹이 솜사탕처럼 아무런 힘이 없다고 여겼다.변종의 맷집은 상당히 강했기에, 주먹 한 방에는 아무런 타격이 없다.하지만, 결과는 달랐다.강책의 주먹이 변종의 배에 세게 부딪히자 ‘빠각’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 순간 갈비뼈 여러 개가 부러졌다.변종은 마치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휙휙 날아갔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세게 부딪혔다!순식간에 장내는 고요해졌다.약해 보이는 강책이 이렇게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소호자는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손을 흔들자, 곧 또 한 명의 남자가
그는 미쳐있었지만, 근거 또한 있었다!강책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했고, 그가 방금 한 방에 해치운 남자는 서열 4위에 달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하지만 강책 앞에서는 그저 종이 쪼가리 하나에 불과했다.소호자는 조금 견디기 힘들어하며 분노에 차 외쳤다.“화범, 승냥이, 너희 둘 동시에 올라가!”이 두 남자는 각각 랭킹 2위와 3위에 있었고, 그중 어느 누구라도 한 무더기의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것이 정상이었다.화범은 무에타이, 승냥이는 가라테가 특기였으며 둘 다 기술과 힘으로는 최고였다.누구든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살아날 가망은 없었으며, 그들을 이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불가능했다.현장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정몽연은 강책 때문에 진땀을 빼며 그의 상황이 매우 걱정스러웠다.만약 강책이 이 판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캄캄했다.“강책, 부탁이야, 제발 살아야 돼.”정몽연은 마음속으로 기도했다.군중들의 함성이 들려왔고, 분위기가 완전히 달아올랐다.강책, 화범, 승냥이 세 사람은 삼각형 모양대로 서 있었고, 두 사람은 모두 강책을 주시하며 그의 동작 하나하나를 눈여겨보았다.심판의 손이 떨어지면서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화범이 먼저 달려들었고, 그의 주먹이 강책의 심장부까지 내려왔다.하지만, 강책은 손을 뻗어 화범을 막아냈고, 승냥이는 이 틈을 타 강책의 목을 노렸다.훅!강책은 단번에 승냥이의 손까지 잡았다.연속으로 두 사람의 손을 모두 제압했고, 강책의 속도와 정확도는 다른 두 남자보다 월등히 강했다.정몽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소호자는 간사한 웃음을 지었고, 그의 눈에는 강책의 행동이 자살행위와 같았다.관객들도 웃으며 말했다.“화범과 승냥이는 기술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힘도 무시할 수 없지.”“둘 중 어느 한 명이라도 평범한 사람의 70배가 넘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두 사람이 합쳐지면 또 어떻고?”“이번 경기는 볼 것도 없겠네.”사람들이 일제히 탄식하는 걸 보니,
”발이 미끄러졌나?”“한 사람이 발이 미끄러지는 건 말이 되는데, 두 사람이 동시에 발이 미끄러지는 건 좀 불가능하지 않나?”소호자는 더욱 당황해했다.“뭐 하는 거야?”그는 고함을 질렀다.화범은 저항하려다 강책에게 발길질을 당해 링 아래로 굴러떨어지며 기절했다.강책은 승냥이를 들고 차갑게 사람들을 둘러보았다.“너희들한테 줄게.”그는 승냥이를 군중 속으로 던졌다, 서열 3위의 고수는 마치 쓰레기처럼 강책에게 버림받았다.몇 분 사이, 경기는 종료되었다.이 남자의 힘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했고, 순식간에 링 아래에서 격렬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사람들은 강책이 질 줄 알았고, 두 명을 상대로 이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강책은 소호자를 보며 말을 꺼냈다.“또 다른 사람이 있나? 한꺼번에 오라고 하지.”소호자가 주위를 둘러보자 다른 선수들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한 명도 링 위로 올라가려 하지 않았다.그들은 그저 평범한 선수일 뿐, 실력은 화범이나 승냥이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서열 2, 3위를 단숨에 해치운 사람에게 도전을 하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쓸모없는 것들!”이제 강책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서열 1위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아직 그를 불러낼 방법이 없었다.어쩔 수 없이 소호자는 강책을 향해 말했다.“어이, 꽤 하는군, 따라와!”그는 몸을 돌려 나갔고, 강책은 링에서 내려와 정몽연과 함께 소호자를 따라나섰다.그들은 창고에 도착했고, 소호자의 지시에 따라 노동자들이 천을 까자 아래에서 강재가 보였다.“이 강재가 당신들이 원하는 거죠?”정몽연은 물건들을 보았고, 확실히 정중이 구매 한 물건들이었다.“맞아요!”“지금 바로 계약을 하죠, 계약이 성사되면 돈을 계산하고, 그러면 물건을 바로 준비해 둘 테니 오후에 와서 가져가면 됩니다.”정몽연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비록 가는 길이 험난했지만 어찌 됐든 결말이 좋았다.그는 소호자와 계약을 맺은 뒤 거듭 확인 후에 돈을 지
공장을 떠날 때 노동자들이 정몽연을 다시 볼 때는 여전히 입맛을 다셨지만, 강책을 보면 겁에 질려 뒤로 물러설 정도로 그를 두려워했다.이번 일로 강책은 그들에게 공포가 무엇인지 일깨워 주었다.두 사람은 거들먹거리며 걸어 나갔고, 이번에는 아무도 감히 그들에게 덤벼들지 않았다.공장을 나와 차에 올랐고, 강책은 시동을 걸고 떠났다.“우리 지금 어디 가?”정몽연이 물었다.“호텔로 돌아가자.”융양원은 그리 좋은 곳이 아니었고, 아무리 강책이 대단하다 하더라도 안전을 위해 마음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호텔에서 내일 정오까지 편안하게 있다가 물건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면 됐다.“강책, 네가 봤을 때 소호자가 약속한 대로 물건을 다 줄 것 같아?”정몽연이 물었다.비록 계약을 했지만 소호자는 계약서를 지키며 일을 처리할 인물은 못 되었다.만약 그가 계약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아 그를 고소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 것은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났다.강책은 웃으며 정몽연의 말에 대답했다.“지금 그렇게 많은 걸 고민해도 소용없어, 내일 정오가 돼서야 답이 나오니까. 만약 그 사람이 계약서에 따라서 일을 처리한다면 매우 좋지. 하지만 만약 그 사람이 계약을 위반한다면, 내가 끝까지 책임을 물을 거야.”그의 이번 말은 좀 과장이 된 듯했다.다시 말해, 소호자는 융양원에서 몇 십 년을 산 사람인데, 남의 땅으로 가서 그 사람을 굴복시킨다고?소호자를 너무 얕잡아 본 것이다.정몽연은 강책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오늘 강책의 사나운 면모를 확실히 목격했다. 서경에서 나온 ‘살의’는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강책은 아무리 대단해도 혼자일 뿐이었고, 강한 용도 그 땅에서 나서 자란 뱀을 이겨내기 어려운 법이다.그래서, 정몽연은 내일 오후에 아무 일 없이 물건을 검사하고 바로 떠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묵묵히 기도했다.그녀가 생각을 하던 중 강책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고, 정몽연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몸이 앞으로 쏠려 머리를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간단한 몇 마디 말로 경위를 파악했다.중년 남자가 거액을 들여 가짜 인삼을 구매했고, 사장님은 환불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중년 남자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모습으로 말했다.“사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우리 아버지는 지금 병에 들어서 돈이 급히 필요해요. 야산 삼을 하나 주든지, 아니면 내 돈을 물어주든지 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아버지는 돌아가실 거예요!”“당신네 아버지 목숨이 나랑 무슨 상관이오? 썩 꺼지세요!”돈 때문에 사장은 체면도 안 세웠고, 주위 사람들은 모두 냉담한 얼굴을 했다.이러한 일은 융양원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다, 훔치고, 빼앗고, 사기를 치는 일들은 매일 일어났고 사람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강책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융양원을 잘 정비하는 데 힘을 더 쏟아야 할 듯 보였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얼마나 많은 선량한 시민들이 고통을 받을지 알 수 없었다.그는 사람들을 헤집고 들어갔다.“두 분 싸우지 마세요. 저에게 좋은 방법이 있는데, 두 분이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습니다.”중년 남자와 가게 주인은 동시에 강책을 바라보았다.“무슨 좋은 방법이 있습니까?”가게 주인이 물었다.“사실 매우 간단합니다, 사장님께서는 반품도, 환불도 하지 마시고 노점에서 인삼을 골라 가져가라고 하세요.”“좋은 것을 골라가는 것은 모두 그의 운명에 달려 있는 거죠. 만약 좋은 걸 고르지 못한다면, 아무도 원망을 해서는 안 됩니다.”가게 주인은 매우 기뻐했다, 사실 그의 가게에서 파는 것은 전부 가짜였고, 진짜 좋은 물건은 모두 비밀의 방에 숨겨져 있었으며 특정 구매자가 와야지만 데리고 갔다.그래서 그는 안심하고 대담하게 중년 남자에게 마음대로 고르라고 할 수 있었다.“그 방법은 동의합니다. 내 가게에 있는 물건 중 아무거나 골라 가시지요.”“이번에는 내 탓을 하지 말고, 당신이 눈썰미가 없는 탓이니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오.”중년 남성도 고개를 끄덕였다.현재로서는 이
중년 남성도 강책의 조언을 이해하지 못했다.“선생님, 제 생각에 그 인삼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데요.”그러자 강책은 웃으며 인삼을 들고 사장에게 물었다.“사장님, 그럼 한 번 자비를 베풀어 두 알 다 드리지요?”가게 주인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욕심을 부리는군, 하지만 난 아량이 넓으니 두 개 다 가져가도 좋아요.”중년 남성이 고른 물건은 천만 원이었고, 강책이 고른 인삼은 만 원도 되지 않을 것이니 가게 주인은 쓰레기를 버리듯이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다.그들을 내쫓을 수만 있다면, 쓰레기는 말할 것도 없고, 쓰레기 더미 전부를 그에게 줘도 상관이 없었다.그들이 인삼을 다 고르자, 가게 주인은 직원을 시켜 인삼 두 알을 포장하게 했다.이때, 남색 셔츠를 입고 동그란 안경을 쓴 점잖은 노인이 길을 지나가다 들어왔다.아는 사람은 다 아는, 약재계의 유명한 대가인 호정청이었다.그는 매일 약재점들을 돌아다니며 각 집에서 좋은 물건이 보이면 싼값으로 사들였다.방금 그는 줄곧 구경을 하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강책이 인삼을 골라낼 때쯤에 두 눈이 반짝이며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그는 보면 볼수록 그 ‘쓰레기’ 인삼이 평범하지 않아 보였고, 참지 못하게 가게로 들어와 말했다.“저기, 이 인삼 좀 보여주시겠어요?”가게 주인 또한 호정청을 잘 알고 있었고, 그가 이 방면의 대가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오, 호 선생님께서 보고 싶으시다고요? 그럼 보여 드려야죠.”처음에 가게 사장은 ‘20000000000’로 표시된 인삼을 보고 싶어 하는 줄 알았지만, 호정청은 ‘쓰레기’ 인삼을 주워들었다.그는 손으로 위에 덮여 있던 흙을 털어내고, 제대로 된 물건을 보자 매우 경악했다.“이건?”호정청은 놀란 얼굴로 품 안에서 돋보기를 꺼내 인삼을 바라보았다.그는 보면 볼수록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또 보면 볼수록 매우 반가웠다.호정청의 얼굴에는 붉은빛이 새어 나왔고, 돋보기를 도로 넣은 뒤 흥분된 말투로 중년 남자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