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든 안 되든 정중에게 달려있다.“이 일은 말이야…” 정중이 찻잔을 내려놓고 생각에 빠졌다. 무덤을 만드는 것은 상급 관리 부서에 문의하면 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정중이 무엇을 믿고 강책을 도와주겠는가?이것이 관건이다. 강책이 자신의 사위지만 그동안 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끼어들며 방해했다.그런 강책을 정중이 왜 도와줄 이유가 있을까?정중이 웃으며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 “모든 땅은 이미 다 정해져 있어서 네 뜻대로 바꿀 수가 없어. 그리고 강남구에는 묘지 구역이 따로 없는 것도 아니잖니? 강책만을 위해서 특별히 묘지를 짓는다는 거니? 강책이 무슨 황제야? 그렇게 신분이 높아? 정중의 말은 강책을 돕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정몽연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예상했지만 혹시나 하고 말이라도 꺼내 본 것이다. 지금으로선 실패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누군가 들어왔다. 바로 정중의 손자 정봉성이었다. 정봉성은 풀이 죽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시무룩하게 있었다. 사람들은 정봉성이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었다.모두 고개를 숙이고 정봉성과 마주치지 않았다. 결국 정중이 입을 열었다. “봉성아, 너 무슨 일 있어?”정봉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화를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왜 그러겠어요? 제호 단지 철거랑 개조 때문 아니겠어요? 오늘 그렇게 좋게 말했는데 그 개자식들이 가지고 간 선물도 다 밟아버리고 나를 내 쫓아버렸어요.”“너무 화가 나요.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면 안 되죠!”정중이 당황하여 헛기침을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사실 오랫동안 정씨 가문을 괴롭히며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을 보내 유세를 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쫓겨나기만 한 것이 다행이다. 예전에 정가 집안의 한 고위 관리층은 밤새 지하실에 갇혀 굶어 죽을 뻔한 적이 있다. 평벙함 동네라면 정중이 신경 쓸 필요 없이 건설국의 철거 및 개조 계약서로 강제로 철거하고, 이에 반항하는 사람은 조용히 처
이때, 아무 말 없던 큰 누나 정자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일거양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어요.”“일거양득?”정중이 당황했다. 좋은 방법이면 좋은 방법이지 일거양득?“무슨 좋은 방법인데? 한번 들어보자.”정자옥이 일부러 정몽연을 쳐다보고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제호 단지가 너무 아름다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로 지금 어떻게 철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들었어요.”“제 생각에는 인정을 베풀어서 동생들에게 제호 단지를 묘지로 바꾸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규모도 적당하고 녹화 면적도 충분해서 특별히 고칠 필요는 없으니 일거양득이죠.”‘음…’잠시 적막이 흘렀다. 고위층 직원들이 몰래 웃음을 터트렸다. 정자옥은 정말 못됐다. 인정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정몽연을 함정에 빠트리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 당은 정상적인 철거 개조가 불가능하고 묘지 구역으로 개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남의 집을 묘지로 개조한다? 하하, 장난 치는거 아닌가?고위 관라들이 목숨 걸고 싸우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정몽연이 경호원들이게 쫓겨나는 것이 걱정이었다. 인색한 정중이 정자옥의 목적을 어찌 모를 수 있을까? 함정은 있지만 일거양득할 수 있다.우선 정몽연의 입을 막아 불평을 덜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정몽연의 기세를 누를 수 있다. 최근 정몽연이 회사에서 너무 열정적이었다. 정중이 고개를 끄덕이며 정몽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자옥이 말도 일리가 있어. 몽연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너도 네 남편 돕고 싶지 않아? 지금 기회가 눈앞에 있으니 네가 제호 단지 사람들을 설득해 봐. 네가 전에 말했던 의견에 동의할 테니, 어때?”정중의 말은 큰 함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떤 함정이 있어도 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정몽연은 강책을 도울 수 없다. 그녀는 강책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알겠어요. 제가 할게요!”“그래, 좋아!”정중은 정봉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몽연이한테 제호 단지 30가구 가장 명단과 연락처 줘라.”
“아니, 할아버지께서 찬성 하셨어.” “찬성 하셨다고?” “응, 근데 그게 말이야..” 정몽연은 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라 일단 명단을 책상 위에 올려 두며 말을 이었다.“찬성은 찬성대로고. 할아버지의 뜻은 제호단지를 묘지로 설계하자는 기획안을 말씀하셨어. 그 단지에는 총 30가구가 살고 있어. 기획안에 차질에 없게 주민을 설득 시켜야 할아버지께서 권한을 받고 철거작업이 진행된데.” 듣기에 처리하기 어려운 일인 것 같았다. 강책은 겉으로는 티내지 않으며 명단을 들고는 위쪽부터 아래로 살펴 보았다. 3,4명의 이름을 보고 나서야 일이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았다. 3-4명은 모두 명성이 혁혁한 사람들이였고, 그 이외에 명단에 적힌 사람들은 강책이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이였다. 강책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신분이 높다못해 귀한 사람들인 것이 분명했다. 강책은 살짝 화가 난 채로 명단을 내려놓았다. 정중의 ‘호의’는 강책을 진심으로 도와주기서가 아닌 이 기회를 틈 타 정몽연을 불구덩이로 바로 넣어 강책에게 복수를 하려는 속셈이였다. 정몽연의 피곤한 얼굴에서 일의 시초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이 일의 배후에 숨겨진 위험을 알고 있었으며, 모두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는 것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정중의 속셈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몽연은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던 이유는 다름아닌 강책을 돕기 위해서 또는 강책을 너무 사랑해서 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정몽연은 좋은 아내가 틀림 없다. 강책의 얼굴에는 조금의 미동도 없이 평온했다. 이런 상황이면 일수록 평온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옆에 있는 정몽연까지 흔들릴 수 있었기에 그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몽연아, 그래서 언제부터 움직일 거야?” “음...모레에 가 볼려고. 내일은 대본이나, 뭐 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려고. 그러고 나서 연락 드려볼까해.” “그래.” 침묵이 흐르고, 강책이 “몽연아. 안심하고 갔다와. 잘 풀릴거야.” 라며 말을 이었다. 잘 풀릴거라고? 잘
늦은 밤, 정가의 회사 건물,이사장의 사무실 안.늙은이 한 명, 젊은이 두 명. 총 3명은 자리에 앉아 손에는 와인을 든 채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정봉성은 다리를 꼬고는 헤벌레 웃으며 말했다.“큰 누나, 역시 누나야. 이 방법은 내가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어. 셋째 아마 어쩔 줄 몰라서 뒤로 물러나겠지? 둘 다 먹고 싶지만, 그럴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야. 생각만 해도 유혹이 엄청 날텐데.” 정몽연과 강책의 속임수에 당한 적이 많았던 그는 오늘에서야 복수를 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정중은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정몽연이 자신의 친손녀이긴 하지만, 매번 그를 망신시켰기 때문에 그녀를 이번 일을 빌미로 호되게 되갚아 줄 수 있으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게다가 이번 일은 자신이 시켜서가 아닌, 정몽연 스스로가 해결한다고 나섰기에 직접적으로 그녀를 건드리지 않아도 되었다. 다른 사람을 이용해 모욕을 주는 수단은 교활적이며, 중독성이 강했다. 한 가족으로서, 정중은 정몽연의 어느 곳도 만족하지 못했다. 10%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쯤 정몽연은 정중에 의해 어디로 떨어졌는 지 알 수 없었다. 정자옥은 웃음을 내보이며 “할아버지, 만약 셋째를 그저 자리에서 내려오게 해서 망신을 주시려는 생각이시다면 너무 약해요. 저희 쪽에서도 뭘 얻은 게 없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생각이 짧다고 할 게 뻔해요.” 라고 말했다. 정중은 “그럼, 다른 방법이 있느냐?” 라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럼요. 할아버지는 셋째 어디가 제일 마음에 걸리세요? 제 생각엔 회사 10% 주식인 것 같은데, 맞으시죠?”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회사의 주식을 꽉 잡고 있던 정몽연이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였다. 정자옥은 다시 말을 이었다. “할아버지, 이번이 제일 좋은 기회 아니겠어요?” “무슨 뜻이지?” “간단해요. 셋째는 이번 일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할 거에요. 그리고 직위 높은 사람들의 미움을 살 게 뻔해요. 그때를 틈 타 그 주식을 빼앗으면 되는 거
연락을 받은 그는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정장을 똑바로 차려입고 달려온 것이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직원들이 내려와 그를 반기며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12층의 로비에 앉게 했다. 12층은 다름아닌 구내 식당이였다. 일반직원과 관리급 직원의 식사구역은 분명히 나뉘어져 있었다. 관지전이 앉은 곳은 관리급 직원의 식사 구역 이였으며 주변 환경은 매우 좋았다. 벽에는 100인치 정도의 큰 TV가 걸려 있었으며, 안에는 홍보 관련 된 영상이 내보내졌다. 관지전은 30분 이상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 와중에 직원들이 그에게 차를 따라주거나 간식을 대접하는 등, 서비스 쪽에서는 완벽했지만 총괄자의 머리카락 한 올도 보지 못했기에 그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아침부터 전화 한통으로 자신을 불러오다니,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관지전은 혹시 몰라 요즘에 일어났던 일을 돌이켜 보았다. 성실 하지는 못했지만 나쁜 짓을 한 적도 없었기에 총괄자의 귀에 들어갈 게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며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했다. 40분 정도가 흐르고 나서야, 타닥타닥-이라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총괄자가 도착한 줄 알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의 눈에 보인 건 초대 받은 두 명의 거물 이였다. 이 두 사람 모두 시국의 관리자로 관지전과 마찬가지로 총괄자의 연락을 받고 도착한 것 이였다. 세 사람 모두 자신들을 부르는 이유를 짐작 할 수 없었다. 서로 아는 사이였지만 경제, 상무 간의 왕래가 없었기에 그들을 다같이 모이니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 몇 명이 또 들어왔다. 남자, 여자, 노인, 청년까지 성별,나이 모두 다양한 사람들 이였지만 딱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강남구에서 높은 신분과 직위를 자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다들 당황한 내색을 내비치고, 사람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모인 사람들은 그제서야 다들 서로 관계없는 사이지만 같은 단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제호단지 였다! 단 2시간이내
이게 뭐지? 사람들은 서로를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그런 반응에 목양일이 “다들 잘 드셨다면, 저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먼저 말을 꺼냈다.오자마자 간다니? 무슨 일 인거지? 도저히 참지 못 한 관지전이 자리에서 일어나 웃는 얼굴로 물었다.“목관장님, 나가지마세요.” 목양일은 그를 보고는 물었다.“관사장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다름이 아니라, 아침부터 총괄자님의 연락을 받고 왔는데, 이유를 설명해 주시지 않으셨어요. 계속 이렇게 가만히 기다리기에는 좀 곤란합니다. 어느정도는 알려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큰 일은 아닙니다. 그저 총괄자님은 강남구의 기둥들께 편한 휴식을 제공하려고 부르신 겁니다. 어느 정도 배가 차시고, 휴식을 취하셨다 싶으시면 가셔도 좋습니다. 저한테 굳이 말씀 안해도 됩니다.” 말을 끝낸 목양일은 바로 자리를 떴다. 관지전은 “저기요! 목관장님!” 이라며 그를 불렀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그저 멀어져 가는 목양일의 뒷모습만 멍하게 바라 볼 뿐 이였다. 장난치는건가? 아침부터 30명 정도 되는 고직위 사람들을 불러와서 그저 밥을 먹자고 하는 것 뿐이라고? 왜 이렇게 놀림 당하는 기분이 드는거지? 마치 봉화희제후처럼. 혹시, 총괄자는 그저 호감을 얻기 위해서 그들을 부른 건가? 아니, 그건 불가능해. 관지전은 자리에 앉아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총괄자는 이렇게 막무가내인 사람 일리 없었다. 그를 본 적은 없었지만 들은 바로는 매우 강하고, 악인들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잡는 다는 사람이라는 것이였다. 이런 사람이 이런 황당하고 무모한 일을 벌일 리 없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밥을 대접한 목적은 무엇이란 말인가? 관지전의 시선은 TV로 향했다. 목양일이 직접 가서 DVD를 바꾸고, 홍보영상이 바꾼 것을 떠올렸다. 관지전은 철거작업에 관련 된 영상을 바라보면 볼 수록 의문이 들었다. 도시건설국의 계획안을 왜 총괄자 쪽에서 방영하고 있는거지?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였기에, 입으로 올리지는 않았지만
“다 설명할 필요는 없어요. 가끔은 말을 안해야 더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죠. 그리고, 저희는 지금 저희 권위를 막무가내로 사용하는 셈이잖아요.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맞추면 맞출수록, 행동하는 게 많을 거에요.” 다름 아닌 심리전. 사실 강책은 자신의 신분 지위에 이번 ‘전쟁’은 결과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저 강책이 어떤 수단을 고를 지의 문제였다. 마지막으로 그의 눈에 보인 건 관지전이였다. 그는 차에 올라타고는 회사에 돌아가지 않고, 바로 제호단지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집에 돌아온거야? 가족들 모두 의아해했다. 관지전은 그런 그들에게 “지금 당장 이사가야해.” 라며 말을 건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는 모르지만 가장의 말에 어느 누가 그에게 반항할 수 있겠는가? 집에 있던 사람들 모두 급하게 이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관지전 같은 신분으로는 강남구에 별장도 여러 집이였다. 사실, 제호단지의 별장은 중상등으로, 엄청 좋은 건 아니였다. 그저, 이 곳에서 자라왔고, 이 곳에 감정이 남아있기에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아내와 그의 자녀들은 일찍이 이 곳을 떠나고 싶어했다. 한 바탕 이사준비를 마치고, 관지전은 자신들의 부하를 시켜 차로 짐을 옮겼다. 이 속도면 3일도 되지않아 완벽히 떠날 수 있었다. 점점 비어가는 별장을 바라보며 관지전은 기도했다.‘제발 총괄자의 뜻과 맞기를..’ ...밤의 막이 내려졌다. 정몽연은 늦게 집에 도착한 게 아니라, 일찍이 집에 도착했다. 정중은 그녀에게 야근은 시키지 않았고, 그저 가서 휴식을 취하라는 말만 전했다. 내일 좋은 활약을 기대하겠다는 뜻이였다. 좋은 활약? 허허, 정몽연은 씁쓸해졌다. 시간이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더욱 긴장하기 시작했다. 마치 수능보기 하루 전날의 기분을 다시 맡보는 기분이였다. 마치 다시 학생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강책도 일찍이 집으로 돌아와서 반찬, 고기, 술을 준비하고는 정몽연이 제일 좋아하는 돼지갈비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몽연아, 와서
이튿 날 아침, 정몽연은 씻고, 검은 색 정장을 입었다. 깨끗하고 시원한 분위기가 풍겼다. 그녀는 차로 제호단지를 향했다. 보안이 조사한 끝에야 그녀를 들여보냈다. 28동, 관지전의 집. 정몽연이 문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누르기도 전에 집사처럼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문을 열었다.“정여사 맞으십니까?” “네.” “저희 집 어르신께서 오랜 시간 기다렸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 집사의 안내하에 정몽연은 거실 로비에 도착했다. 집사는 그녀에게 차를 내주었다. 정몽연은 차를 마실 기분이 나지 않았다. 심장만 두근두근 뛰고, 그 다음 말을 어떤 식으로 꺼내야 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헀다. 관지전이 듣게 되면 정말 화를 낼까? 아마 그럴 가능성이 클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화가 난다면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거지? 정몽연은 모든 상황을 마음속으로 훑었지만 여전히 상대방을 설득 시킬 말이 떠올리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지전이 나왔다. 그는 정몽연의 예상과는 전혀 딴판이였다. 듣기로는 관지전은 매우 냉정하고, 다혈질이며, 예전 정가와 같이 일 한 적이 있었기에 상대하기 매우 어려운 사람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는 웃음을 보이며 굉장히 미안해하는 태도를 보였다.“아이고, 죄송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다시 또 잠이 들었지 뭡니까.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렇게 예의를 차린다고? 정몽연은 자신을 꼬집었다. 꼭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관선생님, 이번에 찾아 뵌 건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 관지전은 손을 들고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없다는 표시를 했다. 정몽연은 놀랐다. 상대방의 태도가 아무리 좋아도, 역시나 철거관련에서는 동의를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 어쩌지? 정몽연이 슬픔에 잠길 때, 관지전은 실눈을 만들어 미소를 짓고는 “이 일은 예전에 제가 들었습니다. 다른 말 하실 필요 없으세요. 정여사님, 계획서 가져오셨죠? 바로 싸인해드리겠습니다.” 라며 말했다. 정몽연은 “네?” 라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게, 무슨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