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저 여자는 벙어리가 아닙니까.”이 말은 섭쟁을 매우 거슬리게 했다.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출신 없는 요리사가 어떻단 말이죠? 나도 출신이 없는 셰프인데? 벙어리는 또 요리사가 될 수 없나요? 그럼 나 같은 장애인은 더욱더 요리사가 될 자격이 없을 것 같은데?”한차례 질문이 쏟아지자 황우림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저기……저는 셰프님께 말한 게 아닙니다.”노부인은 이혜를 데리고 그들에게 다가가 직접 말을 건넸다.“섭쟁 선생님 화내지 마십시오, 저희는 마지막에 면접을 봐도 됩니다, 급하지 않아요.”그러자 섭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요, 쓸데없는 말은 이만하죠.”“당신들은 모두 보조 면접을 보러 왔으니 바로 심사 단계로 들어가겠습니다.”“두 사람 모두 각자 주방으로 가서 자신 있는 요리를 만들어 오세요. 황우림 씨, 먼저 하세요.”황우림은 소매를 걷어붙이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그는 흥겹게 주방으로 들어가 바쁘게 움직였고, 대략 20분 후에 농어찜 요리를 가지고 나왔다.황우림이 요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섭쟁 선생님, 드셔 보세요.”섭쟁은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집은 뒤 입에 넣었고, 강책을 향해 말했다.“강 회장님, 드셔 보시겠어요?”강책도 젓가락을 집어 들고는 몇 입 먹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맛이 훌륭하네, 나이가 어린데도 솜씨가 이 정도라니.”섭쟁도 말을 거들었다.“역시 명문가답게 솜씨가 일품이군.”황우림의 얼굴에는 교만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어려서부터 요리 기술을 배웠고, 집안의 영향을 받아 요리 기술은 비록 일류 셰프에는 못 미치지만, 길가 주점의 요리사들보다 몇 단계는 훌륭했다.섭쟁은 젓가락을 놓은 뒤 주방을 한 번 둘러보고는 다시 돌아와 앉았다.“이혜, 당신 차례예요.”이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평소에 식구들에게 요리를 해 주는 것은 괜찮았지만, 다른 사람과 요리로 겨루어야 하는 것이 익숙지 않았다.게다가 황우림이라는 강
말을 하자마자 황우림의 안색이 변했다. 그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였다!무슨 근거로?황우림은 불만을 토해냈다.“제가 만든 요리가 어떻게 저런 허접한 요리사보다 못할 수 있다는 말이죠? 아니, 심지어 저 여자는 요리사도 아니죠!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섭쟁은 그가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일찌감치 짐작했다.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사실, 요리 솜씨만 따지면 이혜는 당신만 못합니다.”“그럼 어째서……”“저는 보조를 뽑는 것이지, 셰프를 뽑는 게 아니잖아요. 요리 실력은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게 아닙니다.”“그럼 뭐죠?”섭쟁은 주방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직접 가서 보면 더 잘 알 겁니다.”황우림은 의아한 표정으로 주방으로 향했고, 문을 열고 본 순간 얼어붙었다.주방 전체가 말끔히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니, 비록 막 요리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깔끔함은 유지되어 있었고, 심지어는 바닥까지도 청소를 한 듯한 흔적이 보였다.사용한 주방기구는 모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어 보는 이들을 매우 편안하게 했다.황우림은 다시 자신을 돌이켜 보니, 방금 전 요리를 다 한 후에 칼과 냄비, 그릇, 젓가락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바닥도 매우 더러웠으며 기름을 싱크대에 그대로 부어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이혜와 비교해 보았을 때에, 황우림이 쓰고 난 주방은 총체적 난국이었다.이 순간 그는 자신이 어떻게 그녀에게 졌는지 똑똑히 깨달았다.황우림은 천천히 걸어 나와 고개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섭쟁은 살며시 그에게 물었다.“이제 어디서 졌는지 알겠나요?”황우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전의 오만함은 사라지고 없었다.“당신은 젊은 나이에 요리에 능하니, 본분에 충실하고 경솔해서는 안 된다는 점만 기억한다면 훗날 꼭 뛰어난 요리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당신이 졌어요.”섭쟁이 그를 위로하며 말했고, 승부는 이렇게 끝이 났다.이혜는 매우 ‘뜻밖에’ 섭쟁의 보조가 되었고, 황우림은 아쉽게 패하고 물
고덕양 원장은 강책을 보자마자 곧장 빙그레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아이고, 강 선생님. 오늘은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아이를 한 명 등록시키려고요.”“네, 알겠습니다.”이전의 교훈을 통해 이번 등록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고덕양은 곧장 섭소운을 유치원에 등록한 뒤 아이를 반으로 데리고 갔다.고덕양은 섭소운을 반 아이들에게 소개해 준 뒤 자리를 배정해 주었다.이때, 강책이 골이리의 아이인 구용영을 보며 손을 흔든 뒤 그를 불러 곁으로 오게 했다.“아저씨?”“그래.”강책이 무릎을 꿇은 뒤 구용영의 곁에 가 말했다.“방금 온 동생은 아저씨가 좋아하는 형제의 딸이야. 아저씨가 동생을 이곳에 공부하도록 했으니까 네가 잘 돌봐줘야 한다. 동생이 모르는 게 있으면 잘 알려주고, 괴롭힘당하게 놔두면 안 되고, 알겠지?”그러자 구용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 아저씨. 제가 잘 지켜줄게요.”“그래, 착하다.”강책은 구용영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그를 자리로 돌려보냈고, 섭쟁과 유치원을 떠났다.섭쟁은 돌아가는 내내 섭소운을 걱정했다. 섭소운은 아직 단 한 번도 아빠와 헤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안심하지 못했다.“아이는 어차피 크기 마련이니, 평생을 돌봐줄 수 없는 노릇이잖아요? 놓아줄 줄 알고, 스스로 날 수 있게 도와줘야죠.”“네……머리로는 이해하는데, 실천하기가 어렵네요.”그 후 며칠 동안 섭소운은 한빛 유치원에 잘 적응해 다녔고, 원앙 식당은 이혜가 들어온 뒤로 더욱 질서정연해졌다.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사람 일이다.이날 강책은 골이리와 함께 원앙 식당을 찾아 안주와 술 몇 병을 시킨 뒤 먹고 마셨다.한창을 먹고 있던 중에, 갑자기 한 아주머니가 황급히 달려오며 말했다.“골이리 씨,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당신네 집 구용영이게에 일이 생겼다고요!”그러자 골이리가 다급하게 물었다.“아주머니, 좀 자세히 말해 보세요, 우리 아들이 어쨌다고요?”“당신네 아들이
그러자 사람들은 일제히 구용영을 쳐다보았다.홍천은 순식간에 누가 그의 아들을 때렸는지 알게 되었고, 구용영 앞으로 아이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네가 우리 아들을 때린 거냐?”구용영은 그의 호통에도 겁내지 않고 고개를 치켜세우며 대답했다.“네, 제가 때렸어요!”“하, 사람을 쳐 놓고 반성도 하지 않고, 뭐가 이렇게 당당해?”홍천은 손을 번쩍 들어 구용영의 얼굴에 귀싸대기를 때렸고, 그 누구도 한 어른이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골이리도 화들짝 놀라 얼른 아들을 일으켜 세웠다.자신의 아이가 맞는 걸 보고 그는 몹시 당황했지만, 결국은 구용영이 잘못한 것인데 누구를 탓하지도 못하는 노릇이었다.홍천은 뺨을 한 대 치고도 분이 아직 풀리지 않아 골이리를 향해 말했다.“당신이 학부모 단톡방에서 말이 나온 그 건달이지?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어떻게 아들이랑 아비랑 하는 짓이 똑같을까.”“지난번 내가 출장을 갔을 때 당신 아들 입학을 극구 반대했는데 아주 더러운 방법으로 학부모들을 협박해서 당신 아들을 입학시켰다지?”“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내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영어 책을 읽고, 여가 시간에 피아노와 미술을 배우는 우수한 학생이라 아주 크게 될 아이인데, 어떻게 이런 보잘것없는 애랑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지.”“안 되겠어, 이 건달 아들이 우리 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걸 극구 반대합니다. 원장 선생님, 즉시 저 아이를 퇴학시키고 집으로 돌려보내세요!”원장은 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 홍천의 말을 거역하기 어려웠고, 또한 구용영이 먼저 때린 것이 사실이어서 이번 퇴학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골이리는 속이 타들어가는 듯했다, 자신이 어렵사리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퇴학을 당하게 생기다니!이때, 섭소운이 아빠 섭쟁의 등 뒤로 몸을 피한 뒤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아빠, 용영 오빠 안 가게 하면 안 돼요?”섭쟁은 조금 난처했다.이 일은 구용영이 잘못한 일이었고 원장이 그를 빌미로
홍천은 화가 잔뜩 나 생각을 거치지 않고 손을 들어 섭소운의 얼굴을 향해 내리치려 했다.그러자 순식간에 그림자가 그의 앞을 가렸다.강책은 바람처럼 홍천 앞에 서서 차가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 아들이 잘못했는데 왜 남의 자식한테 와서 화풀이를 하는 거죠?”홍천은 평소 회사에서 거들먹거리는 버릇이 있어 강책 같은 서민은 안중에도 없었다.“넌 뭐야?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떠들어 대는 거지? 당장 꺼지지 못해?”그는 손을 뻗어 강책을 밀치려고 했지만, 그가 손을 뻗는 순간 강책이 그의 손목을 낚아채 팔을 꺾었고, ‘뚝’하는 소리와 함께 홍천의 팔이 부러졌다.“아악~!!!”현장에서는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홍천은 연거푸 몇 걸음 뒤로 물러선 뒤 말했다.“너 이 개 같은 자식이 날 건드려?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그러자 강책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발로 차서 그를 바닥에 눕힌 뒤 가슴팍을 발로 밟으며 말했다.“이제 당신이 누군지 나한테 알려줘도 돼.”원장은 서둘러 와서 강책을 말리며 말했다.“아이고, 맙소사. 제발 그만하세요.”“이 분은 양원 그룹의 부사장이십니다, 저희 유치원에 건물 두 채를 기부하신 명예원장님이기도 하시고요. 그러니 이렇게 함부로 때리시면 안 되지요.”그러자 강책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건물 두 채를 기부했다고 이렇게 마음대로 굴어도 된다는 말입니까?”“이 사람 아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횡포를 부리고 있는데 어떻게 선생님들께서 눈치를 하나도 채지 못하시는 거죠?”“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는 걸 알고도 감싸고 방임하고 있던 거군요.”“심지어 사고 직후엔 아이의 책임을 깨끗이 도려내고 구용영 혼자 떠안게 하고 말입니다! 오늘 만약 소운이가 아니었다면, 저희는 모두 또다시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갔을 겁니다!”그의 말에 고덕양 원장의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는 정말로 홍천의 아이가 횡포를 부린다는 것을 몰랐을까? 전혀, 그는 진작에 알고 있었다.하지만 홍천의 신분을 생각하면 고덕양은
그 여교사가 비웃으며 말했다.“왜요, 건물 기부하시게요? 당신이 정말 돈이 많으면 옷부터 몇 벌 사지 그래요, 매일 보세 옷만 입지 말고요.”강책이 냉소를 지으며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3~4분 뒤, 고덕양이 전화로 통지를 받았다.한빛 유치원이 이미 매수를 당했고, 소유자의 이름은……강책이었다!고뎍양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공포에 질린 채 강책을 바라보았다. 문자 한 통 만으로 이렇게 강력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도대체 이 남자 정체가 뭘까?여교사가 물었다.“원장 선생님, 왜 그러세요?”고덕양이 땀을 닦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유치원의 소유주가 바뀌었어요, 이제 이 학교는 강책 선생의 소유입니다.”“네?”방금 전까지만 해도 강책을 비웃던 여교사는 입을 다물지 못했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보세 차림의 이 궁상맞은 놈이 정말로 이렇게 돈이 많다니.강책이 여교사를 가리키며 말했다.“오늘부로 당신은 해고예요, 짐을 싸서 나가세요.”“잠시만요, 강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절 자르지 말아 주세요, 저 정말 이 일이 간절해요.”그러자 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이 필요하다고 해서 다 줄 수는 없죠. 당신의 미덕은 이 일과 걸맞지 않습니다, 나가세요.”여교사는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강책은 그녀를 무시한 채 그냥 자리를 떠나버렸다.그녀가 입을 잘못 놀렸으니, 자신의 잘못을 책임져야 했다.한 편, 강책은 고덕양에게 말을 건넸다.“원장 선생님, 저희 학교는 이런 제멋대로이고 남을 괴롭히는 학생은 필요 없으니 퇴학 시키세요.”고덕양이 말을 잇지 못하자 홍천이 다급해졌다.“네가 감히 내 아들을 퇴학시키겠다는 말이야?”“너 내가 사람을 분 단위로 쪼개서 죽일 수 있다는 걸 알아?”강책은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고, 홍천은 그의 살기에 몇 걸음 물러섰다.“그럼 난 지금이라도 당장 너를 죽일 수 있다는 건 아나?”강책이 말했다.그러자 홍천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방금 전
구용영은 수줍은 듯 머뭇거리며 말했다.“왜냐하면 소운이가 너무 예뻐서요, 게다가 엄청 똑똑해요, 저보다 똑똑한 것 같아요. 제……제가 좋아해요, 커서 소운이한테 장가 갈래요.”강책은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설령 그가 아무리 감정 표현이 없다고 해도, 한 아이가 그러한 말을 하는데 안 웃을 수가 없었다.옆에 있던 골이리는 더욱 눈살을 찌푸리고 난감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는 평소에 아이에게 이러한 것들을 가르치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디서 배워온 것일까.강책은 헛기침을 한 번 한 뒤, 웃으며 대답했다.“이 일은 아저씨가 도와줄 방법이 없을 것 같네.”“에? 왜요?”“왜냐하면 이 일은 너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이야. 만약에 네가 공부를 열심히 안 하고, 소운이는 갈수록 더 똑똑해질 거고 명문 고등학교, 명문 대학교를 가게 될 텐데, 네가 공부를 그만두면 소운이는 다른 남자가 데려가지 않을까.”구용영은 강책의 말을 듣더니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그럼 열심히 공부해서 평생 소운이와 같은 학교에 다닐래요.”목적이 단순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방법은 좋았다, 적어도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마침내, 유치원 해프닝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여교사와 홍천의 아들은 퇴출당하고, 홍천은 명예교장 신분이 박탈되었다.섭소운과 구용영은 마침내 안전하게 유치원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외부의 간섭은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모든 것이 좋은 결말을 맺었다.……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어슴푸레한 가로등 아래 아름다운 자태가 홀로 거리를 걷고 있다.능요였다.기모 엔터테인먼트의 신입 아티스트로 많은 자원을 자원을 확보하며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하지만 동시에 그녀의 일은 계속해서 많아졌고, 점점 지쳐갔다.그렇지만 그녀는 오히려 기뻤다, 이렇게 알찬 생활을 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스타의 꿈을 꾸었는데, 마침내 꿈을 이루는 순간이 멀지 않았다.집에 돌아온 능요는 문을 잠그고
모소홍은 능요가 이러한 대답을 할 거라고 예상을 했다.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요즘 사람들은 돈 벌고 유명해지면 사랑했던 사람도 다 버리고 말이야. 어휴, 정말 예전 같지 않네!”그러자 능요는 거칠게 화를 내며 말했다.“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돼? 그때 내가 너한테 쓴 돈이 얼만지 알기나 해? 근데 너는? 대여섯 명이나 되는 여자들이랑 돌아가면서 놀고, 그런데도 나는 너에게 진심이었다니, 정말 어리석다!”“그런데 이제 와서 나랑 다시 잘해보고 싶다니? 하하, 꿈도 꾸지 마!”능요는 문 앞으로 간 뒤 대문을 활짝 열고 말했다.“여긴 내 집이고, 널 환영하지 않아, 그러니까 열쇠 두고 당장 나가!”모소홍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그래그래, 정말 인정사정없는 여자구나, 널 다시 봤네.”그는 문간으로 걸어가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말했다.“맞다, 능요야, 너 요즘 잘나가는 거 같더라? 영화 흥행에 이어서 새 드라마까지 준비 중인 거 같던데, 이러다가 대스타 되는 거 아닌가 몰라, 축하해.”그러자 능요는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네 알 바 아니야.”“아? 그래?”모소홍은 품에서 usb를 꺼내 손에서 빙빙 돌리며 말했다.“너를 우러러보고 좋아해 주는 팬들이 청순하고 귀엽고 상냥한 줄로만 아는 네가 사실은 누군가 가지고 놀았던 중고품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때도 계속 관심을 가져줄까?”능요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그녀는 모소홍이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당시 능요는 남자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순진한 아이였기에 대학시절 모소홍의 달콤한 말들에 속아 넘어갔었다.가장 짜증 나는 건, 그녀의 치부가 담긴 사진까지도 찍혔다는 것이다.당시 능요가 계속해서 지웠지만, 모소홍이 백업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지도 못했다.“너……지금 뭐 하려는 거야?”능요는 다급해졌다, 그녀는 이 분야에서 몇 년 동안 아등바등거리며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렇게 반쯤 날아가다가 추락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녀의 스타가 되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