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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04화

처음부터 이용진은 김호석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김호석을 살리기 위해 독이 없는 컵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김호석은 컵을 낚아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속임수’를 생각했다, 이용진과 김호석과 전혀 다른 세포를 가진 사람이었다.

옆에 있던 장훈이 말했다.

“이용진 씨는 당신이 희생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일부로 독이 없는 차를 선택한 겁니다. 동시에 당신이 그 차를 빼앗는 것까지 생각한 것이지요.”

김호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실 그는 희생 정신과 이용진을 향한 충심 덕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만약 김호석이 살기 위해 이용진의 차를 빼앗지 않았으면 상황이 전혀 다르게 흘러 갔을 것이다.

“남은 차는 내가 마셔야 할 차야. 호석아, 내 몫까지 열심히 살아줘. 내가 옆에 없어도 아프면 안돼.”

결국 두 사람 중에 ‘방패’는 이용진이었다, 이용진이 김호석 대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장 회장님, 저기…”

이용진이 장훈에게 남은 컵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김호석이 화살 마냥 책상에 있는 컵을 재빨리 가져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차를 들이켰다.

“형은 아직도 저에 대해서 잘 몰라요, 저는 게임의 규칙 따위는 지키지 않는 사람이에요. 어떤 컵에 독이 들어있는 지는 잘 모르지만, 모두 마시면 되잖아요. 살아가야 하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형이에요.”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5초 뒤, 김호석은 ‘와’라는 소리와 함께 피를 토했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몸 전체에 포진이 생겼다.

“호석아!”

이용진은 집이 떠나가라 외쳤다, 이번 외침은 더 이상 연기가 아니다. 그는 가족을 잃은 아픔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는 김호석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김호석의 예상 밖의 행동은 예상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살리기 위해서 급급했다. 한 쪽은 ‘전략’을 세우고, 한 쪽은 ‘무도 정신’을 어기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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