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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2화

사람들은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하며 거대한 정사각형 두루마리 그림을 쳐다보았고 그 두루마리 그림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卍”자가 써져 있었다!

그 그림을 쳐다보던 사람들은 심지어 어지러움을 호소하기까지 했다.

이건 무슨 뜻이지?

주지 스님이 제일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이 두루마리 그림으로 뭘 증명하라는 겁니까?”

“주지 스님, 그리고 여러분, 보시다시피 이 두루마리 그림에는 ‘卍’자가 가득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그림은 세로 만 줄, 가로로 만 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에는 1억 개의 ‘卍’자가 있는 셈이죠!”

김호석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1억 개?

이건 말도 안 될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은 숫자였지만 확실히 이 두루마리 그림에는 그 정도의 “卍”자가 있었다.

모든 “卍”자들은 엄청 작았으니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빽빽하게 모여 있는 파리 같기도 했다.

환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보자마자 구토를 유발할 정도였다.

이때, 김호석이 말을 이어갔다.

“이 1억 개의 ‘卍’자 중에는 딱 하나의 배신자가 있습니다. 그 배신자는 ‘卍’자가 아니라 ‘卐’입니다!”

말을 하던 김호석은 종이 한 장을 꺼내 “卍”자와 “卐”자를 적었다. 두 글자는 거의 똑같았지만 방향이 서로 반대였다.

두 글자를 한데 놓고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구별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더군다나 “卐”자 하나를 1억 개의 “卍”자 속에 넣으면 그건 아무도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김호석의 의도를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김호석은 사람들의 추측대로 입을 열었다.

“’卍’자는 매우 특별한 글자로 불교에서만 쓰는 글자입니다. 만약 강책 저 사람이 정말 살아 돌아온 나한이면 절대 저 1억 개의 글자 속에 배신자가 숨어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 생각은, 강책 저 사람이 이 1억 개의 글자 중에서 단 하나의 배신자 ‘卐’자를 찾아내기만 하면 전 강책 저 사람과 주지 스님의 말을 인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이건… 사람을 일부러 괴롭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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