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이 강책에게 다른 방법으로 신호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장훈이 이상한 행동 같은 거 한 적 없어?”김호석이 고개를 저었다.“없었습니다. 만약 이상한 행동의 조짐이 보였다면 제일 처음으로 보고 드렸을 겁니다. 24시간 동안 곁에서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저의 눈을 피해 강책에게 연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아, 장유나와 강책은 여전히 친한 사이로 지내고 있습니다. 혹시 장유나 쪽에서 다른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이용진이 눈을 찌푸렸다.“우리 계획을 알고 있는 사람들한테 이미 확인했어. 나도 장유나를 떠보기도 했지만 전혀 모르는 눈치였어.”그들의 추측대로라면 장훈과 장유나 두 사람 모두 스파이 혐의에서 벗어난다.정말로 우연인 건가.“계속 장훈 감시해.”“알겠습니다. 아니면 장유나도 같이 감시할까요?”이용진이 고개를 저었다.“여자애 한 명을 감시한다고? 게다가 장유나는 장훈의 친딸이야. 그렇게 하면 장훈이 우리한테 복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감시는 하지 말고, 우리 계획이나 행동을 장유나가 알 수 없게 만들어. 그리고 장훈이 장유나 만날 때, 똑바로 감시해.”“네.”한편, 강책과 주지 스님이 자리를 떴다. 이어서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타 자운절로 향했다.차 안.강책이 주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주지 스님, 감사합니다. 오늘 스님이 아니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 지 모릅니다.”이용진의 수법은 자칫하면 강책을 함정에 빠뜨릴 뻔했다. 주지 스님은 두 손 모아 공손히 답했다.“아미타불. 오늘 강 선생님을 도운 이유는 나무를 살려 주신 답례를 해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다 하늘의 계시가 아니겠습니까.”글쎄, 과연 하늘의 계시 덕분일까.강책이 말했다.“이 모든 건 장 회장님 덕분입니다.”“네?”주지 스님은 강책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장훈 가주는 적의 편이 아니었습니까?”이어서 강책은 자신과 장훈의 사이를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염주에 담긴 신호도 간
그들은 식사자리를 끝내고, 작별 인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이때,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다름 아닌 신태열이었다.어린 중이 주지 스님에게 다급하게 뛰어왔다.“주지 스님, 큰일 났습니다. 신태열이라는 사람이 정장을 입은 남자 일행들과 함께 절에 박차고 들어왔습니다! 그 바람에 다른 관광객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요?”주지 스님이 인상을 지은 채로 물었다.“누군가를 때리지는 않았습니까?”어린 중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누군가를 때리지도 않았고, 물건을 향해 발길질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분이 나빠 보였어요.”아무런 피해가 없다면 경찰을 부를 수 없다. 고작 그들의 등장 때문에 경찰을 불러 소란을 피울 수 없었다.주지 스님은 어린 중을 향해 말했다.“그 사람들 어디 있습니까.”이때, 강책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도 같이 가겠습니다.”주지 스님과 강책 일행은 대전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태열이 신상 앞에서 뒷짐을 지고 있었다. 그의 뒤로 보안요원 2명이 서있다.그는 싸우려고 자운절을 찾아온 것 같았다. 하지만 주지 스님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그들에게 다가갔다.“신태열 씨, 오랜만입니다.”신태열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이고, 스님! 오랜만입니다. 반년만이지요? 제가 너무 바쁜 탓에 주지 스님과의 친분이 얕아진 것 같습니다.”그는 잠시 머뭇거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주지 스님, 듣자하니 스님께 새로운 사부가 생기셨다고요?”주지 스님의 나이와 경력을 생각하면 ‘사부’ 라는 말은 그에게 모욕적이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신태열의 뜻을 알고 있었다.주지 스님이 미소를 짓고 침착함을 보였다.“벌써 그쪽까지 이야기가 돌았군요. 그렇습니다, 오늘 저한테 새로운 사부가 생겼습니다. 신태열 씨도 아시는 분입니다, 강책 선생님입니다.”‘강책’ 이라는 이름에 신태열의 얼굴 근육이 살짝 움직였다. 이때, 강책이 그들에게 다가갔다.“신태열 회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신태열은 강책을 보기만
가득한 금괴가 부처님을 위한 선물이라니, 이상하지 않은가.주지 스님은 그의 행동에 갸우뚱거렸다. 상대방이 돈을 준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다.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신태열이 먼저 말을 꺼냈다.“주지 스님, 강책이 자운절에 십억을 기부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제 옆에 서게 되시면 더 많은 금액을 기부 받으실 수 있습니다.”신태열은 주지 스님이 돈 때문에 강책을 도왔다고 생각했다.이 세상에 높은 수양을 가진 스님이 어디 있으랴, 그는 강책보다 더 큰 금액으로 주지 스님을 ‘사들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는 놓친 게 하나 있었다. 기부 이외에 나무를 고쳐 주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 주지 스님은 돈보다는 나무를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해 강책을 도운 것이다.소헌이 떠난 지금, 신태열은 상황 파악을 잘 하지 못했다. 일을 간단하게 생각할 뿐이었다.주지 스님은 허허 웃으며 두 손을 모았다.“신태열 씨가 큰 오해를 하고 계십니다. 제가 강 선생님을 도운 건 기부 때문이 아닙니다. 다름 아닌…”“이십억.”주지 스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태열이 값을 올렸다. 마치 경매장을 연상케 했다.주지 스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신태열의 눈에 자신이 속물로 비친다는 느낌이 들었다.“신태열 씨, 적당히 하십시오!”주지 스님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 하지만 신태열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값을 불렀다.“오십억!”“신태열 씨…”“백억!”신태열이 차갑게 말했다.“주지 스님, 백억이 제 최선입니다.”주지 스님은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소 귀에 경 읽기와 다름이 없었다.“신태열 씨, 저는 당신의 돈을 받지 않습니다. 이 금괴도 가져가십시오.”신태열의 안색이 돌변했다. 주먹을 꽉 쥔 모습이 화난 것처럼 보였다.“주지 스님, 후회하시면 안됩니다.”“후회는 하지 않습니다.”“강책의 기부는 받으시고, 제 금괴를 거부하시겠다는 겁니까?”“네, 그렇습니다.”“좋습니다. 주지 스님, 이건 스님
깊은 밤.주지 스님이 침대에 누워 수면을 취하고 있다. 나이와 체력 때문에 금방 잠에 들었다.이때, 젊은 스님 한 명이 주지 스님의 방 안에 들어왔다.그 사람은 주지 스님의 제자, 아현이다. 그들은 한 사람씩 번갈아 가면서 주지 스님을 지킨다. 오늘은 아현이 주지 스님을 지키는 날이다.“주지 스님, 차를 가져왔습니다.”아현이 차를 들고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주지 스님은 잠에 들기 전에 항상 차를 마시곤 했다.차는 몸에 있던 나쁜 기운을 없애고, 독을 깨끗하게 씻겨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하지만 그는 차를 마시기도 전에 잠에 들어버리고 말았다. 아현은 조심스럽게 탁자 위에 차를 올렸다. 그리고 방 안의 불을 껐다.주지 스님의 방 안에는 정상적인 전등 이외에 특별한 ‘전등’이 있다. 촛불이 또 다른 전등의 역할을 해주는 동시에 방 안을 지켜주었다.그리고 아현이 주위를 살피기 시작하더니 촛불 하나를 쓰러뜨렸다. 그 바람에 옆에 있던 커튼에 불이 붙었다.아현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스승님, 저를 너무 미워하지는 마세요. 다 스승님께서 불러온 재앙입니다.”그리고 살포시 문을 닫았다.만약 모든 게 순조롭다면 주지 스님은 오늘 밤 불타는 방안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현장을 조사한다고 해도 아현이 범인이라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결국 주지 스님의 실수로 인한 화재로 일단락될 것이다.아현은 완전범죄를 확신했다. 하지만 암흑 속에서 그를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다름 아닌 황금 십이궁의 전갈자리다.암흑의 남자라고 불리는 전갈자리는 항상 중요한 인물을 지키는 임무를 맡는다. 이번에는 주지 스님을 지키기 위해 그가 나섰다.아현의 모든 행동은 전갈자리가 이미 목격한 뒤였다. 정작 아현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그가 자리에서 떠나려고 하자 눈 앞이 검게 변하더니 순식간에 자리에 쓰러졌다.곧이어 전갈자리가 아현을 들고 다시 주지 스님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밧줄로 아현을 기둥에 묶었다. 그리고 침대 위에 자고 있던 주지 스님을 안고 자리를 떴다
주지 스님의 방 안.기둥에 묶여 있던 아현이 소란스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그의 눈 앞에는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이게…”아현이 주위를 살폈다. 이곳은 주지 스님의 방이 아닌가.주지 스님의 방에 방화하고 그를 죽일 계획이었지만 자신이 오히려 위기에 처한 상황이 되었다.침대에 누워있던 주지 스님은 보이지 않았고, 자신이 언제부터 기둥에 묶였는지 알 수 없었다.불길이 점점 커지고 아현은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살려줘! 사람 살려! 죽고 싶지 않아!”하지만 소리를 내도 그를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만약 그가 불을 내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과연 그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까.한편, 멀지 않은 아현의 방에 주지 스님이 누워있다.그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잠에서 서서히 깼다. 그가 눈을 뜨자마자 전갈자리가 보였다.게다가 자신의 방이 아닌 아현의 방에서 눈을 뜬 상황이 당황스러웠다.“누, 누구십니까.”전갈자리는 침착한 말투로 답했다.“저는 전갈자리라고 합니다. 주지 스님의 안위를 지키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전갈자리? 안위를 지키다니요?”이때, 주지 스님은 강책의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렇게 신비로운 사람 인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눈을 돌렸다.다름 아닌 자신의 방 안에서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스님의 제자인 아현 스님께서 신태열 회장의 돈을 받고 살인 의뢰를 받았습니다. 주지 스님께서 주무실 때, 방에 불을 붙여 살해할 계획을 세웠던 것 같습니다. 주지 스님을 구출했고, 아현을 방 안에 가두었습니다. 지금쯤, 아현 스님은 이미 먼지가 되었을 겁니다.”말을 하면서 아현 스님의 방 안에서 작은 상자를 찾아냈다. 상자 안에는 금괴가 가득했다.아마 신태열이 절에서 떠날 때, 아현에게 금괴를 주면서 자신의 편으로 사들였을 것이다.주지 스님은 사건의 발단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어렸을 때부터 저를 잘 따르던 아이였습니다. 고작 금괴 때문에 저를 배신했다는
“주지 스님! 살아 계셨습니까.”“정말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그럼, 살려 달라는 소리는 누가...”주지 스님은 제자의 체면을 위해 하얀 거짓말을 했다.“사실 아현 스님의 방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그만 잠에 들었습니다. 아현 스님은 마땅히 쉴 곳이 없어서 결국 제 방에서 쉬고 있다가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다.”아현이 돈을 탐하다가 방에 불을 질렀지만 결국 그가 죽었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현장에는 한숨소리가 가득했다.“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하십시오. 아현 스님께서 주지 스님의 목숨을 살리고 무사히 떠나셨을 겁니다. 아미타불.”스님들은 두 손 모아 아현을 위해 기도했다.한편, 산 꼭대기 부분에서 한 무리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다름 아닌 신태열 일행이었다.그들은 자운절을 떠나고 바로 화상그룹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산 주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진행상황을 지켜볼 생각이었다.신태열이 망원경을 들고 자운절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내 금괴는 필요 없다고 했잖아, 다 늙어서 고집 부리면 이렇게 되는 거야.”신태열은 욕을 뱉으면서 기뻐했다. 드디어 강책에게 작은 복수를 한 셈이다.한창 기뻐하고 있을 때, 하얀 차량이 그들의 주변에 멈추었다.차 문이 열리고 강책과 물고기자리가 차에서 나왔다. 신태열은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허허거리며 웃었다.“아이고, 감도 참 빠르네.”신태열은 두 사람이 복수를 하러 자신을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신태열의 부하들은 그를 보호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쌌다.두 사람이 5미터 간격을 남겨두고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강책이 주머니 안에서 담배를 꺼내 폈다.“당신이 한 짓 맞습니까?”신태열은 사실 그대로 답했다.“그래, 내가 한 거야. 이 사건을 통해 연산에서 나한테 대드는 놈은 모두 죽는다고 알게 되겠지. 네 옆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도 무사하지 못 할 거야, 흥.”강책이 연기를 뿜었다.“금괴로 스님을 이용하는 방식이 덜 떨어진 수준이라고 생각은 안 하십니까.”“그게 뭐. 대책 세우다가 죽
신태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강책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야, 주지 스님이 살아 있다니!”“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신태열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설마 아현 스님이 일처리를 똑바로 하지 않은 것인가.그는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자운절 주변에 있는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잠시 뒤, 부하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회장님, 자운절의 주지 스님은 죽지 않았습니다! 다친 곳도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방금 전, 죽은 스님을 위해 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신태열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부하의 설명을 다 듣고 나서야 강책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사실, 강책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그는 복수를 하러 온 것이 아닌, 자신을 놀리러 온 것이다.그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강책을 노려보았다.“또 자네 짓이야?”“당연합니다, 주지 스님을 지키는 일은 제 업무이니까요. 아, 그리고 주지 스님 대신 죽은 스님은 당신한테 금괴를 받은 아현 스님입니다.”강책의 말은 신태열과 협력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쁜 결과를 맞이한다는 뜻이다. 그는 결국 자신의 무덤을 판 것이다.이때, 신태열의 부하직원들이 씩씩거리며 강책을 노려보았다. 어쩌면 곧 일어날 싸움을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하지만 강책은 그들을 쳐다보기는커녕 침착하게 말했다.“그만 철수하세요. 저는 이 상황의 10배, 100배도 되는 전투를 겪어 본 사람입니다. 공격을 해도 더 손해 보는 건 당신 쪽입니다.”그의 말에 과장된 사실은 단 한 곳도 없다. 신태열도 강책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부하 직원들에게 눈치를 주었다.강책은 담배를 다 피우고 바닥에 버렸다.“더 이상 당신과 대면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신태희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겁니다. 신태열 회장님, 지금 저는 마지막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이제 다 그만 두시고, 해외로 떠나세요.”그리고 강책 일행은 다시 차로 돌아가 자리를 떴다.신태열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망원경을
아침, 엄수 집안. 이용진이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다. 그는 하루 세끼 모두 고기가 빠지면 안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건강을 전혀 중요시하지 않는 듯, 아침부터 스테이크를 먹고 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하지 않는가.맛있게 먹고 있을 때, 김호석이 다가왔다.“형님, 어제 일어난 일에 대해 보고 드립니다.”“말해.”“신태열이 홀로 주지 스님을 불로 태워 죽일 계획을 세웠던 모양입니다.”이어서 김호선은 어젯밤 일어난 일을 자세하게 말해 주었다. 이용진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신태열 수준도 참 볼품없네. 어떻게 회장 자리까지 올라간 거야? 소헌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이었어.” 그는 고기를 한 입 크게 먹었다.“그래서, 내 물건은 다 처리한 거야?”“네, 처리 완료했습니다. 말씀하신 물건은 과거 김 씨 어르신의 동물 창고 안에 두었습니다. 언제든지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응, 알겠어. 조금 있다가 장 회장한테 나랑 같이 움직일 거라고 전달해.”이때, 김호석이 살짝 머뭇거렸다.“형님, 이번에도 저희 계획을 알리실 생각이십니까? 제일 의심할 만한 사람은 멀리 두는 게 좋지 않을 까요?”“알아, 하지만 이번 계획은 장 회장의 ‘공신력’에 달렸어. 불러와.”김호석은 어쩔 수 없이 장훈을 불렀다. 마침 이용진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장훈이 도착했다.이용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여 드릴 게 있습니다, 장 회장님이 놀랄 만한 물건입니다.”곧이어 이용진은 장훈을 데리고 김 씨 어르신의 동물 창고에 들어갔다. 이 곳은 과거에 김 씨 어르신이 접목 기술을 연구하던 곳이다. 안에는 토끼, 쥐 등 작은 동물이 있었지만 김 씨 어르신이 죽고 나서 모두 사라졌다.현재, 동물 창고는 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김호석이 이용진의 지시대로 다른 동물을 창고 안에 채웠다. 동물은 다름 아닌 뱀이다.창고를 열자마자 장훈이 얼어붙었다. 창고 안에는 신기한 모양의 수많은 새장이 있었고, 새장 안에는 뱀이 들어가 있었다. 게다가 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