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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10화

가득한 금괴가 부처님을 위한 선물이라니, 이상하지 않은가.

주지 스님은 그의 행동에 갸우뚱거렸다.

상대방이 돈을 준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신태열이 먼저 말을 꺼냈다.

“주지 스님, 강책이 자운절에 십억을 기부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제 옆에 서게 되시면 더 많은 금액을 기부 받으실 수 있습니다.”

신태열은 주지 스님이 돈 때문에 강책을 도왔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에 높은 수양을 가진 스님이 어디 있으랴, 그는 강책보다 더 큰 금액으로 주지 스님을 ‘사들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놓친 게 하나 있었다. 기부 이외에 나무를 고쳐 주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

주지 스님은 돈보다는 나무를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해 강책을 도운 것이다.

소헌이 떠난 지금, 신태열은 상황 파악을 잘 하지 못했다. 일을 간단하게 생각할 뿐이었다.

주지 스님은 허허 웃으며 두 손을 모았다.

“신태열 씨가 큰 오해를 하고 계십니다. 제가 강 선생님을 도운 건 기부 때문이 아닙니다. 다름 아닌…”

“이십억.”

주지 스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태열이 값을 올렸다. 마치 경매장을 연상케 했다.

주지 스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신태열의 눈에 자신이 속물로 비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태열 씨, 적당히 하십시오!”

주지 스님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 하지만 신태열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값을 불렀다.

“오십억!”

“신태열 씨…”

“백억!”

신태열이 차갑게 말했다.

“주지 스님, 백억이 제 최선입니다.”

주지 스님은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소 귀에 경 읽기와 다름이 없었다.

“신태열 씨, 저는 당신의 돈을 받지 않습니다. 이 금괴도 가져가십시오.”

신태열의 안색이 돌변했다. 주먹을 꽉 쥔 모습이 화난 것처럼 보였다.

“주지 스님, 후회하시면 안됩니다.”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강책의 기부는 받으시고, 제 금괴를 거부하시겠다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주지 스님, 이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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