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주지 스님이 침대에 누워 수면을 취하고 있다. 나이와 체력 때문에 금방 잠에 들었다.이때, 젊은 스님 한 명이 주지 스님의 방 안에 들어왔다.그 사람은 주지 스님의 제자, 아현이다. 그들은 한 사람씩 번갈아 가면서 주지 스님을 지킨다. 오늘은 아현이 주지 스님을 지키는 날이다.“주지 스님, 차를 가져왔습니다.”아현이 차를 들고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주지 스님은 잠에 들기 전에 항상 차를 마시곤 했다.차는 몸에 있던 나쁜 기운을 없애고, 독을 깨끗하게 씻겨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하지만 그는 차를 마시기도 전에 잠에 들어버리고 말았다. 아현은 조심스럽게 탁자 위에 차를 올렸다. 그리고 방 안의 불을 껐다.주지 스님의 방 안에는 정상적인 전등 이외에 특별한 ‘전등’이 있다. 촛불이 또 다른 전등의 역할을 해주는 동시에 방 안을 지켜주었다.그리고 아현이 주위를 살피기 시작하더니 촛불 하나를 쓰러뜨렸다. 그 바람에 옆에 있던 커튼에 불이 붙었다.아현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스승님, 저를 너무 미워하지는 마세요. 다 스승님께서 불러온 재앙입니다.”그리고 살포시 문을 닫았다.만약 모든 게 순조롭다면 주지 스님은 오늘 밤 불타는 방안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현장을 조사한다고 해도 아현이 범인이라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결국 주지 스님의 실수로 인한 화재로 일단락될 것이다.아현은 완전범죄를 확신했다. 하지만 암흑 속에서 그를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다름 아닌 황금 십이궁의 전갈자리다.암흑의 남자라고 불리는 전갈자리는 항상 중요한 인물을 지키는 임무를 맡는다. 이번에는 주지 스님을 지키기 위해 그가 나섰다.아현의 모든 행동은 전갈자리가 이미 목격한 뒤였다. 정작 아현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그가 자리에서 떠나려고 하자 눈 앞이 검게 변하더니 순식간에 자리에 쓰러졌다.곧이어 전갈자리가 아현을 들고 다시 주지 스님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밧줄로 아현을 기둥에 묶었다. 그리고 침대 위에 자고 있던 주지 스님을 안고 자리를 떴다
주지 스님의 방 안.기둥에 묶여 있던 아현이 소란스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그의 눈 앞에는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이게…”아현이 주위를 살폈다. 이곳은 주지 스님의 방이 아닌가.주지 스님의 방에 방화하고 그를 죽일 계획이었지만 자신이 오히려 위기에 처한 상황이 되었다.침대에 누워있던 주지 스님은 보이지 않았고, 자신이 언제부터 기둥에 묶였는지 알 수 없었다.불길이 점점 커지고 아현은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살려줘! 사람 살려! 죽고 싶지 않아!”하지만 소리를 내도 그를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만약 그가 불을 내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과연 그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까.한편, 멀지 않은 아현의 방에 주지 스님이 누워있다.그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잠에서 서서히 깼다. 그가 눈을 뜨자마자 전갈자리가 보였다.게다가 자신의 방이 아닌 아현의 방에서 눈을 뜬 상황이 당황스러웠다.“누, 누구십니까.”전갈자리는 침착한 말투로 답했다.“저는 전갈자리라고 합니다. 주지 스님의 안위를 지키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전갈자리? 안위를 지키다니요?”이때, 주지 스님은 강책의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렇게 신비로운 사람 인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눈을 돌렸다.다름 아닌 자신의 방 안에서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스님의 제자인 아현 스님께서 신태열 회장의 돈을 받고 살인 의뢰를 받았습니다. 주지 스님께서 주무실 때, 방에 불을 붙여 살해할 계획을 세웠던 것 같습니다. 주지 스님을 구출했고, 아현을 방 안에 가두었습니다. 지금쯤, 아현 스님은 이미 먼지가 되었을 겁니다.”말을 하면서 아현 스님의 방 안에서 작은 상자를 찾아냈다. 상자 안에는 금괴가 가득했다.아마 신태열이 절에서 떠날 때, 아현에게 금괴를 주면서 자신의 편으로 사들였을 것이다.주지 스님은 사건의 발단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어렸을 때부터 저를 잘 따르던 아이였습니다. 고작 금괴 때문에 저를 배신했다는
“주지 스님! 살아 계셨습니까.”“정말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그럼, 살려 달라는 소리는 누가...”주지 스님은 제자의 체면을 위해 하얀 거짓말을 했다.“사실 아현 스님의 방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그만 잠에 들었습니다. 아현 스님은 마땅히 쉴 곳이 없어서 결국 제 방에서 쉬고 있다가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다.”아현이 돈을 탐하다가 방에 불을 질렀지만 결국 그가 죽었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현장에는 한숨소리가 가득했다.“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하십시오. 아현 스님께서 주지 스님의 목숨을 살리고 무사히 떠나셨을 겁니다. 아미타불.”스님들은 두 손 모아 아현을 위해 기도했다.한편, 산 꼭대기 부분에서 한 무리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다름 아닌 신태열 일행이었다.그들은 자운절을 떠나고 바로 화상그룹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산 주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진행상황을 지켜볼 생각이었다.신태열이 망원경을 들고 자운절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내 금괴는 필요 없다고 했잖아, 다 늙어서 고집 부리면 이렇게 되는 거야.”신태열은 욕을 뱉으면서 기뻐했다. 드디어 강책에게 작은 복수를 한 셈이다.한창 기뻐하고 있을 때, 하얀 차량이 그들의 주변에 멈추었다.차 문이 열리고 강책과 물고기자리가 차에서 나왔다. 신태열은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허허거리며 웃었다.“아이고, 감도 참 빠르네.”신태열은 두 사람이 복수를 하러 자신을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신태열의 부하들은 그를 보호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쌌다.두 사람이 5미터 간격을 남겨두고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강책이 주머니 안에서 담배를 꺼내 폈다.“당신이 한 짓 맞습니까?”신태열은 사실 그대로 답했다.“그래, 내가 한 거야. 이 사건을 통해 연산에서 나한테 대드는 놈은 모두 죽는다고 알게 되겠지. 네 옆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도 무사하지 못 할 거야, 흥.”강책이 연기를 뿜었다.“금괴로 스님을 이용하는 방식이 덜 떨어진 수준이라고 생각은 안 하십니까.”“그게 뭐. 대책 세우다가 죽
신태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강책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야, 주지 스님이 살아 있다니!”“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신태열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설마 아현 스님이 일처리를 똑바로 하지 않은 것인가.그는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자운절 주변에 있는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잠시 뒤, 부하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회장님, 자운절의 주지 스님은 죽지 않았습니다! 다친 곳도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방금 전, 죽은 스님을 위해 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신태열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부하의 설명을 다 듣고 나서야 강책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사실, 강책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그는 복수를 하러 온 것이 아닌, 자신을 놀리러 온 것이다.그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강책을 노려보았다.“또 자네 짓이야?”“당연합니다, 주지 스님을 지키는 일은 제 업무이니까요. 아, 그리고 주지 스님 대신 죽은 스님은 당신한테 금괴를 받은 아현 스님입니다.”강책의 말은 신태열과 협력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쁜 결과를 맞이한다는 뜻이다. 그는 결국 자신의 무덤을 판 것이다.이때, 신태열의 부하직원들이 씩씩거리며 강책을 노려보았다. 어쩌면 곧 일어날 싸움을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하지만 강책은 그들을 쳐다보기는커녕 침착하게 말했다.“그만 철수하세요. 저는 이 상황의 10배, 100배도 되는 전투를 겪어 본 사람입니다. 공격을 해도 더 손해 보는 건 당신 쪽입니다.”그의 말에 과장된 사실은 단 한 곳도 없다. 신태열도 강책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부하 직원들에게 눈치를 주었다.강책은 담배를 다 피우고 바닥에 버렸다.“더 이상 당신과 대면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신태희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겁니다. 신태열 회장님, 지금 저는 마지막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이제 다 그만 두시고, 해외로 떠나세요.”그리고 강책 일행은 다시 차로 돌아가 자리를 떴다.신태열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망원경을
아침, 엄수 집안. 이용진이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다. 그는 하루 세끼 모두 고기가 빠지면 안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건강을 전혀 중요시하지 않는 듯, 아침부터 스테이크를 먹고 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하지 않는가.맛있게 먹고 있을 때, 김호석이 다가왔다.“형님, 어제 일어난 일에 대해 보고 드립니다.”“말해.”“신태열이 홀로 주지 스님을 불로 태워 죽일 계획을 세웠던 모양입니다.”이어서 김호선은 어젯밤 일어난 일을 자세하게 말해 주었다. 이용진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신태열 수준도 참 볼품없네. 어떻게 회장 자리까지 올라간 거야? 소헌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이었어.” 그는 고기를 한 입 크게 먹었다.“그래서, 내 물건은 다 처리한 거야?”“네, 처리 완료했습니다. 말씀하신 물건은 과거 김 씨 어르신의 동물 창고 안에 두었습니다. 언제든지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응, 알겠어. 조금 있다가 장 회장한테 나랑 같이 움직일 거라고 전달해.”이때, 김호석이 살짝 머뭇거렸다.“형님, 이번에도 저희 계획을 알리실 생각이십니까? 제일 의심할 만한 사람은 멀리 두는 게 좋지 않을 까요?”“알아, 하지만 이번 계획은 장 회장의 ‘공신력’에 달렸어. 불러와.”김호석은 어쩔 수 없이 장훈을 불렀다. 마침 이용진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장훈이 도착했다.이용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여 드릴 게 있습니다, 장 회장님이 놀랄 만한 물건입니다.”곧이어 이용진은 장훈을 데리고 김 씨 어르신의 동물 창고에 들어갔다. 이 곳은 과거에 김 씨 어르신이 접목 기술을 연구하던 곳이다. 안에는 토끼, 쥐 등 작은 동물이 있었지만 김 씨 어르신이 죽고 나서 모두 사라졌다.현재, 동물 창고는 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김호석이 이용진의 지시대로 다른 동물을 창고 안에 채웠다. 동물은 다름 아닌 뱀이다.창고를 열자마자 장훈이 얼어붙었다. 창고 안에는 신기한 모양의 수많은 새장이 있었고, 새장 안에는 뱀이 들어가 있었다. 게다가 뱀은
사건의 시작은 몇십 년 전으로 돌아간다.당시의 장훈은 신태열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는 신태열이 서심산을 통해 연산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강한 독약을 만들어 신태열을 상대하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김 씨 어르신과 또 다른 연구원을 모집해 연구 제작을 시작했다. 연구원의 이름은 사배윤, ‘스네이프’ 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다.사배윤은 뱀에 대해 박식했다. 특히 독성을 가진 뱀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제작은 김 씨 어르신의 접목 기술과 사배윤의 연구까지 더해졌다. 1년 뒤, 두 사람은 ‘쌍두사’라는 생물을 창조해냈다.쌍두사라는 독사의 독성은 강하기도 하지만 특이점을 가지고 있다.한 번 물리면 즉사하는 게 아니라 정신에 큰 고통을 준다는 점이다. 안 좋았던 기억을 모두 떠올리게 하여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게 된다.김 씨 어르신과 사배윤 이외에 쌍두사의 독성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게다가 당시에 두 사람이 만들었던 해독제도 부작용이 컸다.사배윤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 쌍두사에게 물린 적이 있었다. 즉시 해독제를 사용했지만 결국 장애를 가진 몸이 되었다.쌍두사의 독은 서심산보다 더 강력했다.장훈은 쌍두사를 얻고 나서 신태열과 서열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용맥이 알게 되고, 일에 끼어 들었다.장훈과 신태열은 용맥의 ‘소속’이었기 때문에 내부 분열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만 했다. 결국 모든 쌍두사는 용맥에 의해 강제적으로 몰수당했다.그 뒤로, 장훈의 야심은 완벽히 사라졌다. 결국 신태열이 연산을 지배하게 되었고, 장훈은 용맥의 말을 전하는 ‘대리인’이 되었다.두 사람은 각자의 역할을 지켜 나가고, 더 이상의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쌍두사의 일이 일단락되었을 줄 알았지만 오늘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때 말씀하셨을 때는 쌍두사를 모두 처리하셨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네,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처리’했다는 뜻은 죽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른 전문가에게 잠시 관리를 맡겼을 뿐입니다. 장 회장님께
장훈이 화를 냈다.“지금 저를 의심하시는 겁니까.”“네. 장 회장님 이외에 의심 가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이용진이 손을 내저었다.“그리고 이번에는 어디도 가지 마시고, 호석이랑 같이 방으로 돌아가셔서 계획 구상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단 한 발자국도 방을 떠나실 수 없습니다.”장훈은 답답하기만 했다. 한 집안의 가주이자, 엄수 집안의 주인이 자신의 집 안에서 다른 사람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 되는가.하지만 누구에게 하소연을 할 수는 없었다.김호석의 엄격한 감시 아래, 장훈은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방문 앞을 24시간 동안 지키면서 장훈이 나가지 않게 감시했다.방 안은 물론, 화장실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방 안에는 신호 차단기까지 설치 되어 있기 때문에 방 안과 밖에서 전화를 걸 거나 받을 수 없었다.장훈은 방 안에 갇혀 묵묵히 계획을 짜야만 할 뿐이다. 그는 방 안에 앉아 고민에 빠졌다.만약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강책은 결코 이용진 일행의 계획을 피하 지 못 할 것이다.어떻게 해야 하는가. 장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민하고 있을 때, 밖에서 장유나가 소란을 피우는 소리가 들려왔다.“지금 저희 아버지 감금하시는 거예요? 여긴 저희 집이에요! 내 몸에서 떨어져요!”이때, 장훈의 눈이 반짝였다.그리고 문 앞으로 다가가자 장유나가 김호석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장유나 씨, 마지막으로 경고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감금하겠습니다.”장유나는 초조하고 화가 나는 마음에 소리를 지르려 했다. 이때, 장훈이 큰 소리로 외쳤다.“유나! 뭐 하는 짓이야!”장유나는 장훈을 보고는 말했다.“이 사람들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아버지 감금까지 모자라서 저까지 감금한다고 하잖아요! 여기는 분명히 우리 집이잖아요!”“괜찮아, 계획 때문에 그런 거야.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게 조심하는 것뿐이야. 그만하고 돌아가.”“아버지!”“그만해!”순간, 장훈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김호석의 질문에 장훈은 침착하게 답했다.“악마가 또 다른 뜻이 있겠습니까.”“아무 의미도 없는 단어라는 말씀이십니까.”“네.”장훈이 계속 말했다.“유나가 어렸을 때, 말을 안 들으면 종종 악마라는 말을 하면서 겁을 주었습니다. 효과는 당연히 좋았습니다, 그 단어는 다른 사람들처럼 아이를 겁주려는 마녀, 늑대와 비슷한 도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그의 말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악마’ 라는 두 글자에 의미를 담을 수 없지 않은가.김호석은 잠시 생각하고는 의심을 접었다.“허허, 유나 씨가 몇 살인데 아직도 악마를 무서워하시겠습니까. 역시 철 들려면 아직 멀었습니다.”김호석은 손을 내저었다. 이어서 부하 두 명이 문을 닫고 장훈을 감시했다.이어서 장훈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종이와 펜을 꺼내 이용진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사실, 그의 행동은 모두 이용진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 행동이다.장훈의 진짜 속마음은 달랐다.‘유나야, 내 말을 꼭 이해해야 해!’한편.장유나는 엄수 집안을 떠났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결국 식약 식당을 찾아 강책과 노문강 등을 만났다.엄수 집안에서 쫓겨난 노문강은 식약 식당 주위에 머물고 있다. 강책이 편리를 위해 그를 위해 5성급의 호텔 방을 예약해 주었던 것이다.두 사람은 장유나를 보고 안으로 들였다.강책, 노문강, 장유나 세 사람이 자리에 앉았다. 물고기자리가 차를 따라주면서 간식까지 대접했다.노문강이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유나야, 이렇게 급하게 온 걸 보면 장 회장님한테 또 다른 정보를 얻은 거겠지?”곧이어 장유나는 장훈의 감금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이용진이 알게 된 거 아닐까요?”노문강이 고개를 저었다.“만약 알았다면 감금으로 끝나지 않았을 거야. 내가 봤을 때, 장훈을 의심하고는 있지만 마땅한 증거를 찾을 수 없어서 감금한 거야. 이렇게 되면 장 회장님이 우리한테 정보를 넘기기 어려워질 거야.”“정보라고 해서 말인데요. 제가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