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강책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야, 주지 스님이 살아 있다니!”“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신태열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설마 아현 스님이 일처리를 똑바로 하지 않은 것인가.그는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자운절 주변에 있는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잠시 뒤, 부하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회장님, 자운절의 주지 스님은 죽지 않았습니다! 다친 곳도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방금 전, 죽은 스님을 위해 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신태열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부하의 설명을 다 듣고 나서야 강책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사실, 강책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그는 복수를 하러 온 것이 아닌, 자신을 놀리러 온 것이다.그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강책을 노려보았다.“또 자네 짓이야?”“당연합니다, 주지 스님을 지키는 일은 제 업무이니까요. 아, 그리고 주지 스님 대신 죽은 스님은 당신한테 금괴를 받은 아현 스님입니다.”강책의 말은 신태열과 협력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쁜 결과를 맞이한다는 뜻이다. 그는 결국 자신의 무덤을 판 것이다.이때, 신태열의 부하직원들이 씩씩거리며 강책을 노려보았다. 어쩌면 곧 일어날 싸움을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하지만 강책은 그들을 쳐다보기는커녕 침착하게 말했다.“그만 철수하세요. 저는 이 상황의 10배, 100배도 되는 전투를 겪어 본 사람입니다. 공격을 해도 더 손해 보는 건 당신 쪽입니다.”그의 말에 과장된 사실은 단 한 곳도 없다. 신태열도 강책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부하 직원들에게 눈치를 주었다.강책은 담배를 다 피우고 바닥에 버렸다.“더 이상 당신과 대면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신태희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겁니다. 신태열 회장님, 지금 저는 마지막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이제 다 그만 두시고, 해외로 떠나세요.”그리고 강책 일행은 다시 차로 돌아가 자리를 떴다.신태열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망원경을
아침, 엄수 집안. 이용진이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다. 그는 하루 세끼 모두 고기가 빠지면 안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건강을 전혀 중요시하지 않는 듯, 아침부터 스테이크를 먹고 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하지 않는가.맛있게 먹고 있을 때, 김호석이 다가왔다.“형님, 어제 일어난 일에 대해 보고 드립니다.”“말해.”“신태열이 홀로 주지 스님을 불로 태워 죽일 계획을 세웠던 모양입니다.”이어서 김호선은 어젯밤 일어난 일을 자세하게 말해 주었다. 이용진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신태열 수준도 참 볼품없네. 어떻게 회장 자리까지 올라간 거야? 소헌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이었어.” 그는 고기를 한 입 크게 먹었다.“그래서, 내 물건은 다 처리한 거야?”“네, 처리 완료했습니다. 말씀하신 물건은 과거 김 씨 어르신의 동물 창고 안에 두었습니다. 언제든지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응, 알겠어. 조금 있다가 장 회장한테 나랑 같이 움직일 거라고 전달해.”이때, 김호석이 살짝 머뭇거렸다.“형님, 이번에도 저희 계획을 알리실 생각이십니까? 제일 의심할 만한 사람은 멀리 두는 게 좋지 않을 까요?”“알아, 하지만 이번 계획은 장 회장의 ‘공신력’에 달렸어. 불러와.”김호석은 어쩔 수 없이 장훈을 불렀다. 마침 이용진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장훈이 도착했다.이용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여 드릴 게 있습니다, 장 회장님이 놀랄 만한 물건입니다.”곧이어 이용진은 장훈을 데리고 김 씨 어르신의 동물 창고에 들어갔다. 이 곳은 과거에 김 씨 어르신이 접목 기술을 연구하던 곳이다. 안에는 토끼, 쥐 등 작은 동물이 있었지만 김 씨 어르신이 죽고 나서 모두 사라졌다.현재, 동물 창고는 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김호석이 이용진의 지시대로 다른 동물을 창고 안에 채웠다. 동물은 다름 아닌 뱀이다.창고를 열자마자 장훈이 얼어붙었다. 창고 안에는 신기한 모양의 수많은 새장이 있었고, 새장 안에는 뱀이 들어가 있었다. 게다가 뱀은
사건의 시작은 몇십 년 전으로 돌아간다.당시의 장훈은 신태열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는 신태열이 서심산을 통해 연산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강한 독약을 만들어 신태열을 상대하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김 씨 어르신과 또 다른 연구원을 모집해 연구 제작을 시작했다. 연구원의 이름은 사배윤, ‘스네이프’ 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다.사배윤은 뱀에 대해 박식했다. 특히 독성을 가진 뱀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제작은 김 씨 어르신의 접목 기술과 사배윤의 연구까지 더해졌다. 1년 뒤, 두 사람은 ‘쌍두사’라는 생물을 창조해냈다.쌍두사라는 독사의 독성은 강하기도 하지만 특이점을 가지고 있다.한 번 물리면 즉사하는 게 아니라 정신에 큰 고통을 준다는 점이다. 안 좋았던 기억을 모두 떠올리게 하여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게 된다.김 씨 어르신과 사배윤 이외에 쌍두사의 독성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게다가 당시에 두 사람이 만들었던 해독제도 부작용이 컸다.사배윤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 쌍두사에게 물린 적이 있었다. 즉시 해독제를 사용했지만 결국 장애를 가진 몸이 되었다.쌍두사의 독은 서심산보다 더 강력했다.장훈은 쌍두사를 얻고 나서 신태열과 서열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용맥이 알게 되고, 일에 끼어 들었다.장훈과 신태열은 용맥의 ‘소속’이었기 때문에 내부 분열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만 했다. 결국 모든 쌍두사는 용맥에 의해 강제적으로 몰수당했다.그 뒤로, 장훈의 야심은 완벽히 사라졌다. 결국 신태열이 연산을 지배하게 되었고, 장훈은 용맥의 말을 전하는 ‘대리인’이 되었다.두 사람은 각자의 역할을 지켜 나가고, 더 이상의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쌍두사의 일이 일단락되었을 줄 알았지만 오늘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때 말씀하셨을 때는 쌍두사를 모두 처리하셨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네,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처리’했다는 뜻은 죽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른 전문가에게 잠시 관리를 맡겼을 뿐입니다. 장 회장님께
장훈이 화를 냈다.“지금 저를 의심하시는 겁니까.”“네. 장 회장님 이외에 의심 가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이용진이 손을 내저었다.“그리고 이번에는 어디도 가지 마시고, 호석이랑 같이 방으로 돌아가셔서 계획 구상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단 한 발자국도 방을 떠나실 수 없습니다.”장훈은 답답하기만 했다. 한 집안의 가주이자, 엄수 집안의 주인이 자신의 집 안에서 다른 사람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 되는가.하지만 누구에게 하소연을 할 수는 없었다.김호석의 엄격한 감시 아래, 장훈은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방문 앞을 24시간 동안 지키면서 장훈이 나가지 않게 감시했다.방 안은 물론, 화장실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방 안에는 신호 차단기까지 설치 되어 있기 때문에 방 안과 밖에서 전화를 걸 거나 받을 수 없었다.장훈은 방 안에 갇혀 묵묵히 계획을 짜야만 할 뿐이다. 그는 방 안에 앉아 고민에 빠졌다.만약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강책은 결코 이용진 일행의 계획을 피하 지 못 할 것이다.어떻게 해야 하는가. 장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민하고 있을 때, 밖에서 장유나가 소란을 피우는 소리가 들려왔다.“지금 저희 아버지 감금하시는 거예요? 여긴 저희 집이에요! 내 몸에서 떨어져요!”이때, 장훈의 눈이 반짝였다.그리고 문 앞으로 다가가자 장유나가 김호석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장유나 씨, 마지막으로 경고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감금하겠습니다.”장유나는 초조하고 화가 나는 마음에 소리를 지르려 했다. 이때, 장훈이 큰 소리로 외쳤다.“유나! 뭐 하는 짓이야!”장유나는 장훈을 보고는 말했다.“이 사람들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아버지 감금까지 모자라서 저까지 감금한다고 하잖아요! 여기는 분명히 우리 집이잖아요!”“괜찮아, 계획 때문에 그런 거야.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게 조심하는 것뿐이야. 그만하고 돌아가.”“아버지!”“그만해!”순간, 장훈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김호석의 질문에 장훈은 침착하게 답했다.“악마가 또 다른 뜻이 있겠습니까.”“아무 의미도 없는 단어라는 말씀이십니까.”“네.”장훈이 계속 말했다.“유나가 어렸을 때, 말을 안 들으면 종종 악마라는 말을 하면서 겁을 주었습니다. 효과는 당연히 좋았습니다, 그 단어는 다른 사람들처럼 아이를 겁주려는 마녀, 늑대와 비슷한 도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그의 말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악마’ 라는 두 글자에 의미를 담을 수 없지 않은가.김호석은 잠시 생각하고는 의심을 접었다.“허허, 유나 씨가 몇 살인데 아직도 악마를 무서워하시겠습니까. 역시 철 들려면 아직 멀었습니다.”김호석은 손을 내저었다. 이어서 부하 두 명이 문을 닫고 장훈을 감시했다.이어서 장훈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종이와 펜을 꺼내 이용진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사실, 그의 행동은 모두 이용진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 행동이다.장훈의 진짜 속마음은 달랐다.‘유나야, 내 말을 꼭 이해해야 해!’한편.장유나는 엄수 집안을 떠났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결국 식약 식당을 찾아 강책과 노문강 등을 만났다.엄수 집안에서 쫓겨난 노문강은 식약 식당 주위에 머물고 있다. 강책이 편리를 위해 그를 위해 5성급의 호텔 방을 예약해 주었던 것이다.두 사람은 장유나를 보고 안으로 들였다.강책, 노문강, 장유나 세 사람이 자리에 앉았다. 물고기자리가 차를 따라주면서 간식까지 대접했다.노문강이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유나야, 이렇게 급하게 온 걸 보면 장 회장님한테 또 다른 정보를 얻은 거겠지?”곧이어 장유나는 장훈의 감금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이용진이 알게 된 거 아닐까요?”노문강이 고개를 저었다.“만약 알았다면 감금으로 끝나지 않았을 거야. 내가 봤을 때, 장훈을 의심하고는 있지만 마땅한 증거를 찾을 수 없어서 감금한 거야. 이렇게 되면 장 회장님이 우리한테 정보를 넘기기 어려워질 거야.”“정보라고 해서 말인데요. 제가
“왜 악마를 무서워한 거예요?”장유나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요. 하지만 어렸을 때 뭔가를 엄청 무서워했어요, 생긴 게 꼭 악마 같은 거였어요. 눈만 감으면 그게 떠올라서 잠을 못 잘 정도였어요.”강책이 다시 물었다.“어떻게 생긴 거였어요?”“음...”장유나는 열심히 기억을 떠올렸다, 질끈 눈을 감고 어렸을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서서히 암흑 속에 묻혀 있던 기억이 다시 되살아났다. 기억 속에 숨어 있던 악마는 다름 아닌 빨간색으로 된 쌍두사였다.“쌍두사!”“쌍두사요?”강책이 잠시 멈칫했다. 쌍두사는 신화 전설에서만 나오는 괴물이 아닌가.“기억났어요. 어렸을 때, 김 씨 어르신을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방 안에서 빨간색에다가 머리가 두 개인 뱀을 봤어요. 그 당시에 너무 놀란 나머지, 그대로 자리에 기절했어요. 정신 차리고 깨어났을 때는 침대 위였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옆에서 제가 악마를 봤다고 말씀해주신 기억이 있어요. 악마는 그 쌍두사인 게 틀림없어요!”엄수 집안의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쌍두사’라는 이름은 전혀 현실성이 없었다.이때, 노문강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무언가 떠올리고 나서 손을 벌벌 떨었다.강책은 빠르게 그의 반응을 알아챘다.“노 선생님, 쌍두사에 대해 아시고 계십니까?”노문강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지요. 그건 정말 끔찍한 기억입니다.”이어서 그는 쌍두사와 관련된 과거 이야기를 꺼냈다.노문강과 김 씨 어르신은 좋은 친구였다. 동시에 장훈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쌍두사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그의 설명이 끝나고 나서 강책은 모든 과정을 정확히 알았다. “지금까지 상황을 추측하면 쌍두사가 다시 나타났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아마 이용진이 그 생명체를 가지고 저희를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겁니다.” 오직 추측일 뿐이다. 하지만 사실이라면 강책 일행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물고기자리가 눈살을 찌푸렸다.“쌍두사가 독사라
정오 시간, 죽엽 골목.길이 좁은 탓에 차의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했다.강책과 물고기자리는 한 사람씩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 깊숙이 들어갔다.가는 내내, 끝없는 새소리와 좋은 꽃냄새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총수님, 이런 곳도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과거에 소동파가 고기는 먹을 필요 없어도 대나무는 꼭 필요하다고 했던 말 기억하십니까. 이런 곳에서 사는 사배윤이라는 작자는 청심 과욕을 가진 사람일 것 같습니다.”그건 만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만약 청심 과욕이라면 당시 김 씨 어르신과 같이 쌍두사를 창조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장애가 되어 연구를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골목 안에는 큰 도로가 없었고, 폭이 좁은 작을 길뿐이다. 어떠한 길은 대나무로 인해 들어가지 못했고, 대나무를 밀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두 사람은 노문강의 지도를 듣고 어렵게 스네이프 사배윤의 거주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대나무 숲 안에 단독으로 지어진 별장이었다. 건축물의 스타일은 클래식하고, 주변의 대나무와 어울려져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또한 장훈은 그를 위해 재단을 만들어서 매달마다 생활용품을 보내기도 했다. 사실, 이 곳은 현실과 동 떨어진 무릉도원과 비슷했다. 게다가 사배윤을 위해 가사도우미 2명, 주방장 1명을 보내 주었기 때문에 전혀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그의 생활은 평범한 노인보다 더 행복했다. 또한, 장훈이 당시의 일을 사죄하는 행동이기도 하다.“담아네, 여깁니다.”물고기자리가 별장 간판을 보고 말했다.두 사람은 오토바이에서 내렸다. 별장의 문을 두드리려고 할 때, 문이 끼익 소리와 함께 열렸다.가사도우미 한 명이 문 앞에 서서 말했다.“진찰을 받으러 오신 겁니까?”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배윤 교수님은 저택에 안 계십니까?”도우미가 미소를 지었다.“아니요, 그분은 집이 아니면 다른 곳을 가시지 않습니다. 먼저 들어오세요.”스네이프의 거주지가 외딴 곳이라도 그의 실력은 이미 전체적으로 소문이 났다. 높은 실력을
대화가 오가는 도중, 보모가 휠체어를 끌고 나왔다. 휠체어 위에는 노인이 타고 있었다. 노인은 다름 아닌 ‘스네이프’ 의 별명을 가진 사배윤이였다.곧이어 강책과 물고기 자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물고기 자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사 교수님, 실례를 범했습니다. 방금 전 말은 제 실수입니다.”사배윤이 손을 내저었다.“젊은이의 솔직함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휠체어가 두 사람 앞에 멈춰졌다.사배윤은 강책과 물고기 자리를 번갈아 살펴 보았다.“두 분 모두 건강한 몸과 좋은 기운을 가지고 계십니다. 어느 작은 질병 조차 보이지 않습니다.”그는 두 사람의 상태를 단숨에 알아 낼 정도의 높은 실력을 가졌다. “두 분의 진찰이 목적이 아니라 윗사람 부탁을 받고 저를 찾아 온 것 이시죠? 일단 보이는 것처럼 저는 혼자서 걷지도 못합니다. 진찰을 받으시려면 환자분이 직접 저를 찾아 오셔야 합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사 교수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의 부탁을 받은 게 아니라 저희가 교수님의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 온 겁니다.”사배윤이 눈살을 찌푸렸다.“도움이라니요? 저의 도움 없이도 여러분은 이미 장수하실 분들 입니다.”“사 교수님, 사실 ‘쌍두사’와 관련된 일 때문에 찾아온 것 입니다.”사실을 듣자, 사배윤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렸다.쌍두사는 그를 장애로 만든 생명체이자 그가 직접 창조해낸 ‘악마’ 이기도 하기에 몇 십년 동안 ‘그’ 존재를 언급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디서 들으셨습니까.”사배윤은 두 사람을 경계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강책에게 적대심을 갖게 되었다.곧이어 강책은 상황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주었다.이용진이 연산시에 도착하여 엄수집안을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과 누가 쌍두사를 데려왔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강책은 사배윤의 도움을 받아 ‘쌍두사’의 해독제가 절실히 필요했다.사배윤은 용맥의 사람과 연관이 있다는 말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안타까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