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 엔터테인먼트 기지, 사무실 건물 회의실 안.정단정이 우울한 얼굴로 앉았다.“왜 그래요?”강책이 물었다.“경영진은 만들어졌지만 각 분야의 인력이 많이 부족해요. 배우, 가수, 작가, 감독 등등 너무 많아요.”“현재 우수한 인재들은 모두 백강 엔터테인먼트에 집중돼 있어서 저희는 발굴을 하지도 못하고 있어요. 지금 손에 쥔 사람들만 가지고 백강 엔터를 노리는 건 무리예요.”그러자 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그건 당연한 거죠, 만약 이렇게 쉽게 백강 엔터를 무너뜨리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백강 엔터가 1위 자리를 차지한 세월이 십수 년인데, 하루아침에 그들의 뛰어넘을 수 있겠어요?”“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합시다.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때가 되면 뒤집을 수 있어요.”“지금의 백강 엔터는 분명 강하지만, 내부는 이미 썩을 대로 썩었어요. 저희가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자멸할 겁니다.”정단정은 의외라는 듯 강책을 바라보며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는 것도 많으며 다른 관리들처럼 급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놀랬다.기반을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강책, 당신을 다시 보게 됐네요.”“저희부터 잘 해야 되는 걸 깨달았어요. 때가 되면 백강 엔터를 완전히 무너뜨려야죠.”그러자 강책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대답했다.“생방송뿐만 아니라, 우리 기모 엔터는 모든 방면에서 백강 엔터를 꺾어야 합니다. 앞으로 강남시에서 엔터테인먼트는 우리가 주도하게 될 거예요!”정단정은 웃으며 사진 한 장을 강책에게 건네며 물었다.“이 여배우 어떠세요?”강책은 사진을 보았다.큰 가슴에 가는 허리, 하얀 피부를 가진 사진 속 배우는 전형적인 외모로 먹고사는 여배우였다.“팔로워 수가 당연히 많겠죠?”강책이 말했다.“당연하죠. 누흔열이라고 하는 배우인데, 영상부 VP항지성이 얼마 전 계약한 배우예요, 업계에서는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고요.”“연기는 어떤가요?”정단정은 어색하게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뭐 그저 그래요, 히지만 저희
현재 강 씨 집안에는 강책 한 사람밖에 남지 않았다.그는 공원 계단에 걸터앉아서 허공을 바라보았다.그는 주말 오후마다 아버지가 그와 동생을 데리고 이곳으로 와 간식을 사 먹고 하늘의 구름을 보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그 시절은 단순하고 즐거웠다.지금 경치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때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강책?”한 여자가 멀지 않은 곳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강책은 몸을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이 여자는 강책이 아주 잘 알고 있다, 40대의 중년 여성으로 이미 나이가 들었지만 그녀의 몸매는 아주 잘 유지되고 있었고, 피부 관리도 좋아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그녀의 이름은 임지란, 강책 아버지의 고교 동창으로 강한비를 수년 동안 짝사랑했다.강한비가 장가를 들고 아이를 낳은 뒤 임지란은 한동안 엄청난 우울에 빠져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그리고 강한비의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임지란은 강한비를 위로하면서 강책과 강모 두 아이를 돌보아 주었다.오랜 세월 동안 임지란이 강책의 비어있던 엄마 자리를 메워 준 셈이다.후에 임지란은 용기를 내어 강한비에게 고백했지만, 결국은 거절당했다.강한비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지 못했을뿐더러, 임지란을 지체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의 사랑을 거절했다.그 후 상심한 임지란은 강남을 떠나 타향으로 떠났고, 듣자니 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고 했다.하지만 뜻밖에도 오늘 이 자리에서 그녀와 재회하게 되었다.강책은 반가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지란 아주머니, 돌아오신 거예요?”임지란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어제 막 귀국해서 여기 왔지.”강책은 임지란이 자신의 아버지 강한비를 그리워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곳은 아버지가 실종되기 전 가장 즐겨 찾았던 곳이었고, 강책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이곳에 온 것이었고, 임지란이 이곳에 온 목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어제 막 귀국해서 오늘 이곳에 바로 왔다는 것은 몇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강책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고,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백강 엔터테인먼트.강책이 온 힘을 다해 뛰어넘으려는 회사인데, 왜 하필 그곳이지?강책은 속으로 괴로워했지만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지란 아주머니, 어떻게 백가에 가게 되신 거예요?”“사실대로 말해줄게, 왜냐하면 백강이 우리 남편한테 아주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했거든, 귀국해서 영화 한 편을 찍게 해주겠다고 말이야. 나도 남편과 같이 귀국한 김에 백강에서 연기 지도를 맡았고.”“아주머니 남편분은 감독님이세요?”“맞아.”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후에 임지란과 정면으로 맞닥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는 그가 매우 원치 않는 상황이었다.생각을 하던 차에 갑자기 몇몇 남자들이 강책과 임지란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비켜요, 여기 우리가 써야 하니까.”강책은 순간 넋이 나갔다.“여기는 공공장소인데 왜 우리가 비켜야 하죠?”“왜라니? 우리 기모 엔터테인면트가 여기서 영화를 찍어야 하고, 대스타 누흔열이 친히 현장에 오시는데 너희 같은 찌꺼기들이 빨리 안 비키면 어떡해? 억지로 쫓아내야지 갈 건가?”그러자 임지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기모 엔터 사람들은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지?”강책은 얼굴이 화끈거리며 곧바로 대답했다.“그게……사실 모든 기모 엔터 사람들이 일을 이런 식으로 하진 않아요.”“하, 너희 둘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지금 우리 기모 엔터를 모욕하는 건가?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어?”강책은 자기가 기르는 개에게 물리는 이 상황에 복잡한 심정이었고, 심히 어이가 없었다.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 엉덩이를 한 번 털고는 임지란과 자리를 이동했다.그는 도대체 어떤 영화를 찍는 건지 매우 보고 싶었고, 곧 모든 촬영 장소가 다 비워졌다.엑스트라와 카메라, 조명사, 음향감독 모두 준비가 완료되었고, 현장에 수십 명의 사람들 모두 여주인공인 누흔열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누흔열은 얼마 전 기모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한 배우로, 업계에서 약간의 유명세를 타
한 번이면 끝나는 간단한 장면을 10번 이상 촬영하니 스태프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강책도 매우 힘들었다. 이러니 누흔열의 몸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다음 신은 아내와 내연녀와 찍는 장면입니다. 대역 배우 나와 주세요.”이번 신은 내연녀 역할을 맡은 누흔열이 본처에게 들켜 뺨을 맞는 장면이다. 하지만 당연히 누흔열은 뺨을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대역 배우를 썼다. 대역 배우는 기모 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능요라는 여배우였다. “레디, 액션!!!”대역 배우가 연기할 때 누흔열은 무대 아래에 앉아 다리를 고고 차릴 마시고 스태프는 옆에서 부채질을 해주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공주님 같았다. 이제 막 연습생 생활을 마친 대역 배우였지만 능요의 연기력은 누흔열 보다 훨씬 훌륭했다.능요의 대사, 호흡, 몸짓 그리고 표정까지 너무 완벽해서 상대 배우가 무척 편했다.연기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상대 배우가 훌륭하면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다.능요의 열연에 상대 배우까지 몰입하여 한 번에 끝났다.특히 본처에게 뺨을 맞아 바닥에 쓰러지는 마지막 장면은 더욱 훌륭했다.뺨을 맞고 바닥에 쓰러져 억울해하며 우는 연기까지 한 번에 완벽하게 끝냈다.“컷!!!”감독이 ‘컷’을 외치자 박수와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능요의 연기력과 오랜 촬영을 하며 참아왔던 감정이 쏟아져 나온 박수였다. 소곤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대역 배우인데 연기를 저렇게 잘하다니, 능요가 주연해야겠어.”“맞아. 다음번에 더 편하게 작품 할 수 있겠어. 내가 조명 조정 안 해도 어떻게 해야 잘 나오는 알고 있어. 정말 대단해.”“이게 바로 프로지!”“대스타라는 누흔열은 성형한 얼굴 믿고 남자들한테 꼬리치는 거 아냐? 아주 능력도 좋아.”누흔열은 사람들이 소곤거리는 소리를 듣고 마시던 차를 내려놓았다.그녀는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무명 대역배우 주제에 주연 보다 잘 한다는 게 말이 돼?’누흔열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감독님, 방금 그 장면 별로인 것 같은
스태프들은 누흔열의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사실 처음 찍었을 때 이미 완벽해서 두 번이나 찍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넘어지는 게 리얼하지 않다는 트집을 잡아 세 번이나 촬영했다. 누가 봐도 누흔열이 고의로 능열을 괴롭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스태프들은 화가 났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누가 누흔열을 주연으로 캐스팅하고, 이 영화의 분량을 전부 누흔열에게 준 거지?’참을 수밖에 없었다.감독이 화를 억누르며 외쳤다. “다시 갑시다. 액션!!!”능요는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 없이 계속 연기를 했다. 이번에도 방금 찍은 것과 별 차이 없었다. 하지만 능요는 넘어질 때 특히 신경 써서 진짜 넘어지는 것처럼 연기했다. 20대 여자가 보호 장비 없이 시멘트 바닥에 넘어지니 매우 아팠다.능요는 그 아픔의 생생함을 그대로 연기했다.사실 연기할 필요 없이 너무 아팠다.“컷!”감독은 미리 선수 처 누흔열에게 말했다. “능요씨 이번에 넘어지는 장면 정말 리얼했어요. 모든 장면이 너무 완벽했어요. 됐죠?”누흔열은 하하 웃으며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느긋하게 말했다. “네, 능요씨는 괜찮은데 상대 배우 연기가 별로네요. 앙칼지고 독기가 전혀 없어서 다시 찍어야 할 것 같아요.”감독은 누흔열이 억지를 부리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감독도 어쩔 수 없이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자, 다시 갑시다. 액션!!!”또다시 한차례, 한차례 끊임없이 똑같은 장면을 촬영했다. 누흔열은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 “다시요.”20번을 넘게 찍었는데 누흔열은 모두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능요는 여러 번 넘어져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눈물이 났다. 옆에 있던 임지란은 계속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게 연기예요? 이건 그냥 살인이에요!”“이런 배우로 좋은 작품은 꿈도 꾸지 마세요.”“어휴, 기모 엔터테인먼트는 보는 눈도 없고 돈만 날렸네요.”이때, 누군가 나서서 누흔열을 가리키며 말했다. “NG가 났다니 연기가 별로라니 몇 번을 찍어도 마음에
“자, 그럼 한 번 해봅시다.”누흔열은 직접 본처 역할 맡아 능요의 뺨을 때렸다.‘찰싹!!!’능열의 뺨 맞는 소리는 촬영장 전체에 울러 퍼졌다.누흔열은 능요의 뺨을 세게 때렸다. 능요는 아직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뺨을 맞아 연기할 필요 없이 아주 리얼하게 바닥에 쓰러졌다.‘철퍼덕’ 하는 소리와 능요는 뼈가 부러질 듯 쓰러졌다.능요는 아프고 억울해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스태프들은 능요를 안쓰럽게 바라봤다.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연기였다. 원래 뺨 때리는 장면은 때리는 척만 하기 때문에 배우는 어떤 상처도 입지 않는다. 하지만 누흔열은 하는 척이 아니라 정말로 능요의 뺨을 때렸다.연기가 아니라 정말 능요의 뺨을 때렸다.누가 봐도 누흔열이 본처 연기를 한다는 핑계로 능요에게 분풀이하는 것이었다. 누흔열은 능요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능요가 눈물을 흘리자 누흔열은 속이 후련했다.“좋네요, 이번에는 좀 리얼하게 넘어졌네, 눈물 연기도 좋고.” “이렇게 하면 돼요. 알겠죠?”능요는 아무 말 못 하고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누흔열은 세트장에서 나와 마치 자신이 감독인 마냥 큰 목소리라 말했다. “배우들 준비해 주세요. 자, 레디 액션!!!”하지만 이번에도 누흔열의 맘에 들지 않았다. 누흔열처럼 모질게 정말 뺨을 때리는 배우는 없었을 것이다. 누흔열이 화가 나서 세트장으로 달려가 본처 역할을 맡은 배우에게 말했다. “아침밥 안 먹었어요? 손에 힘이 하나도 없네요. 그렇게 때려서 되겠어요?”“제가 다시 한번 보여줄게요. 어떻게 때리는지 눈 크게 뜨고 잘 봐요.누흔열은 다시 능요의 뺨을 세게 때렸다.누흔열이 한 번으로 모자라 일부러 연기하는 척 뺨을 때려 사리사욕 채우는 것을 모두가 알았지만 감히 아무도 말하지 못했다.유일하게 말한 사람은 경호원에게 쫓겨났다. 여기서 누흔열이 여왕이다.능열은 절망하며 눈을 감았다.능요가 뺨을 맞으려는 순간 누군가 나타나 능요의 앞을 막아섰다.그리고 누흔열의 손목을 덥석 잡
“이 손 놓으라고!”“놓으라니까!”누흔열이 소리를 지르자 주위에 있던 경호원들 달려왔다. 이때, 상처투성이가 된 능요가 강책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그 손 놓으세요.”“네?”강책의 분노가 순식간에 의혹으로 바뀌었다. “누흔열이 방금 그렇게 모질게 굴었는데 나한테 이 손을 놓으라고요?”능열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를 위해서 그런 거 알아요. 하지만 저는 그냥 보잘것없는 대역배우일 뿐이에요.”“누흔열씨는 저랑 다르게 완전 대스타잖아요.”“만약에 누흔열씨 건드리면 촬영에 피해 가고 제작비도 오를 거예요. 그리고 이 영화에 누흔열씨 안 나오면 누가 봐요?”“누흔열씨 건드려봤자 좋을 거 하나도 없어요. 나중에 팬들이 알면 강 선생님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예요.”능요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러니까 그만하세요.”‘그만?’강책은 능요의 만류에 어쩔 수 없니 누흔열으 손목을 놓았다. 능요와 누흔열은 비교가 안됐다. 대역 배우는 아무리 힘들어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대스타는 작품을 찍기만 하면 인기 검색어에 오른다. 대역 배우와 대스타는 상당히 다르다.강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누흔열의 손목을 놓았다.누흔열은 뒤로 물러서 손목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무슨 손힘이 그렇게 세요? 아파 죽겠네 정말.”누흔열이 웃으며 말했다. “정말 세상 물정 모르네요. 나한테 밑 보이는 건 강남구 최고의 회사 기모 엔터테인먼트에 밑 보이는 거예요! 당신은 이제 끝났어요!” 강책은 누흔열 똑바로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처음에는 화가 났는데 지금은 당신이 안쓰럽네요. 기모 엔터테인먼트가 왜 주춤했는지 어떻게 이런 배우가 있는지 한번 잘 생각해 봐야겠네요.”“누흔열씨, 연기 실력이든 배우의 품격이든 당신은 여주인공 역할에 안 어울려요.”“당신보다 능요씨가 주연배우에 더 어울리죠.” 누흔열이 피식거렸다.“능요가? 주연배우?”“경력도 없고 인기도 없는 게 주연? 능요가 주연인 영화를 누가 봐요? 아무도 안 보는 영화를 어떤 플랫폼에서
항지성은 도착하자마자 화해공원으로 달려갔다. 멀리서 강책이 보이자 항지성은 황급히 달려갔다. 누흔열은 항지성이 자신을 보고 달려온 줄 알고 눈물 콧물 흘리며 말했다. “지성 오빠 왔어? 저 사람이 나한테 뭐라고 했어, 오빠가 좀 혼내줘.”항지성이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누가 너한테 뭐라고 해?”누흔열이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사람! 방금 내 손목을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아파 죽겠어. 그리고 내 연기가 별로라고 여주인공이랑 안 어울린데. 지성 오빠, 나 살면서 이런 무시는 처음 당해봐. 오빠가 좀 혼내줘!”항지성의 얼굴이 굳어졌다.‘강책을 혼내달라고?’하하, 아무리 용기 있어도 절대 할 수 없다!항지성이 헛기침을 하며 누흔열에게 재차 물었다. “흔열아, 방금 한 말이 모두 사실이야?”“당연하지, 여기 있는 사람들도 다 들었어, 못 믿겠으면 물어봐!”“저 사람이 능요가 나대신 여주인공 하라고 했다니까, 하하 진짜 웃겨죽겠어. 보잘것없는 신인 배우가 주연 맡은 영화를 누가 봐?”항지성의 얼굴이 더 굳어졌다.항지성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감독에게 말했다. “누흔열씨가 말이 정말 사실이에요?”감독은 항지성과 누흔열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리고 누흔열의 눈빛에 놀라 황급히 말했다. “네, 사실이에요.”“네, 알겠어요.” 항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누흔열이 울면서 말했다. “오빠가 잘해준다고 나 데려왔잖아. 근데 지금 다른 사람한테 무시나 당하고. 오빠가 알아서 처리해!”항지성이 강책에게 다가갔다.누흔열이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다른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항지성이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어 부하 직원이 많았기 때문에 그의 연예인을 건드리면 좋을 게 없었다. 특히 능요는 더욱 그랬다. 능열은 강책이 자신 때문에 항지성에게 보복당하면 그녀의 마음도 분명 편치 않을 것이다.능요가 항지성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지성 오빠, 그게 사실...”능요의 말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