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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화

현재 강 씨 집안에는 강책 한 사람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공원 계단에 걸터앉아서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는 주말 오후마다 아버지가 그와 동생을 데리고 이곳으로 와 간식을 사 먹고 하늘의 구름을 보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시절은 단순하고 즐거웠다.

지금 경치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때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강책?”

한 여자가 멀지 않은 곳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강책은 몸을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 여자는 강책이 아주 잘 알고 있다, 40대의 중년 여성으로 이미 나이가 들었지만 그녀의 몸매는 아주 잘 유지되고 있었고, 피부 관리도 좋아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녀의 이름은 임지란, 강책 아버지의 고교 동창으로 강한비를 수년 동안 짝사랑했다.

강한비가 장가를 들고 아이를 낳은 뒤 임지란은 한동안 엄청난 우울에 빠져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

그리고 강한비의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임지란은 강한비를 위로하면서 강책과 강모 두 아이를 돌보아 주었다.

오랜 세월 동안 임지란이 강책의 비어있던 엄마 자리를 메워 준 셈이다.

후에 임지란은 용기를 내어 강한비에게 고백했지만, 결국은 거절당했다.

강한비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지 못했을뿐더러, 임지란을 지체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의 사랑을 거절했다.

그 후 상심한 임지란은 강남을 떠나 타향으로 떠났고, 듣자니 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고 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오늘 이 자리에서 그녀와 재회하게 되었다.

강책은 반가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지란 아주머니, 돌아오신 거예요?”

임지란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어제 막 귀국해서 여기 왔지.”

강책은 임지란이 자신의 아버지 강한비를 그리워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곳은 아버지가 실종되기 전 가장 즐겨 찾았던 곳이었고, 강책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이곳에 온 것이었고, 임지란이 이곳에 온 목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어제 막 귀국해서 오늘 이곳에 바로 왔다는 것은 몇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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