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소녀의 일은 잠시 제쳐두고 집으로 돌아왔다.그의 집문 앞에 소형 차량 한 대가 멈춰 서더니 차 문이 열리고 건장한 남자가 박스 하나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뒤에는 5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 여자가 뒤따르고 있었다.“소청 씨, 주문하신 물건이 도착했어.”중년 여자가 말했다.소리를 들은 소청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다급히 달려나갔다. 남자들은 조심스럽게 박스를 내려놓았고 소청은 그들에게 팁을 줘서 돌려보냈다.정몽연, 정계산과 강책 세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청을 바라보았다.“여보, 저게 다 뭐야?”정계산이 물었다.소청은 중년 여자를 가리키며 소개했다.“소개할게. 이분은 우리 학교의 서윤진 학생 주임님이셔.”소청은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상사인 서윤진과 사이가 꽤 좋았다.잠시 숨을 고른 소청이 박스를 가리키며 말했다.“2주 전에 우리 주임님이 대박 아이템을 하나 발견했거든. 근처에 파산한 보석 매장이 있었는데 액세서리를 대량으로 세일한대. 원가가 천만원 억대가 되는 액세서리를 90퍼센트나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거야.”“그래서 서 주임과 돈을 합쳐서 대량으로 구매했어. 이제 제품이 도착했으니까 되팔면 큰 돈을 벌 수 있어! 아마 최소 억 단위는 벌 수 있을 거야!”그 말을 들은 강책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무리 들어도 소청은 사기를 당한 것 같았다.강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장모님, 저거 진품 맞아요? 요즘 사기꾼들이 많아서 조심해야 해요.”그 말을 들은 소청은 기분 나쁜 심기를 드러내며 강책을 손가락질했다.“자네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바보라서 그런 뻔한 수법에 속았겠어? 이 액세서리들은 전부 나와 서 주임이 직접 확인하고 현장에서 돈을 지불하고 포장한 거야! 가짜일 리 없다고!”강책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그래도 다시 확인해 보세요. 지금 사기꾼들이 나이 드신 분들 돈을 얼마나 사기 치고 다니는데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죠.”소청은 들을수록 기분이 나빴다.“자네
소청은 화가 치밀었다.“그게 무슨 말이야? 여기서 산 영수증도 있는데!”하해준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반박했다.“그래서요? 물건은 우리 쪽에서 사고 제품을 바꿔치기 해서 가짜라고 우리를 모함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아줌마, 지금 우릴 모함하는 거예요?”소청은 조바심이 났다.뻔뻔한 인간들은 많이 봤지만 이 정도로 뻔뻔한 인간은 처음이었다. “이게 사람을 만만하게 보고!”소청은 달려가서 하해준의 멱살을 잡았다.“아줌마, 그만하시지?”하해준은 힘껏 그녀를 밀쳤고 바닥에 주저앉은 소청은 아파서 눈물이 나왔다.“경비!”하해준의 외침과 함께 열 명 정도 되는 경비 직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밖으로 나와 소청 일행을 내쫓았다.그들은 억울했지만 폭력까지 휘두르는 저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이렇게까지 오리발을 내미는데 무슨 수로 돈을 돌려받는단 말인가? 게다가 그들은 고작 가녀린 여자들이었다.정몽연은 소청이 다쳤을까 봐 그 길로 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갔다.가는 도중에 강책에게서 연락이 왔다.“여보, 어떻게 됐어?”“말도 마. 상대랑 말이 안 통해. 엄마는 저들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다쳤어.”정몽연은 가게에서 있었던 자초지종을 강책에게 설명하며 그들이 인원수로 밀어붙여 자신들을 내쫓았다고 말했다.전화를 끊은 뒤, 강책은 말없이 집을 나섰다.30분 뒤, 그는 보석 가게에 도착했다. 강책은 간판을 힐끗 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손님, 찾으시는 제품 있으신가요?”“사장님은 어디 계시지?”“우리 사장님이요? 잠시만요.”점원은 안쪽에 대고 사장을 불렀다.“사장님, 여기 손님이 찾으시는데요?”잠시 후, 하해준이 밖으로 나왔다.그는 강책을 아래위로 훒어보고는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다.“손님, 어쩐 일로 저를 찾으셨나요?”강책은 무표정한 얼굴로 의자에 앉더니 두 손으로 카운터를 짚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우리 장모님이 1억2천만 원을 주고 여기서 가짜 액세서리를 구매했다고 들었는데 당신이 때려서 지금 병원에 계셔. 이거 어떻게 처리할 거야?”하해
경비 직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강책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강책은 눈빛 하나로 그들을 제압했다.수라군신이 일반인들과의 싸움에서 밀릴 리 없었다.강책은 고개를 돌려 하해준을 바라보며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난 기회를 줬어. 당신이 그 기회를 발로 걷어찬 거야. 그러니 나를 원망하지 마.”저게 무슨 뜻일까?하해준은 겁에 질려 오줌이 나올 것 같았다. 절대적인 힘 앞에 그는 자신이 초라하게만 느껴졌다.“죄송해요! 돈은 환불할게요! 시키는 대로 뭐든 할게요!”그는 드디어 꼬리를 내렸다.강책은 냉랭한 눈빛으로 하해준을 쏘아보며 물었다.“어떻게 사과할 거야? 그리고 돈은 어떻게 환불할 생각이지?”하해준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장 병원에 가서 장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드릴게요. 그리고 1억2천만원 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다!”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바깥에 있는 간판을 가리켰다.“저기 써있잖아. 가품이 하나라도 발견될 즉시 열 배를 배상한다고 말이야.”하해준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건 그냥 광고 문구일 뿐이고 어디 가나 있는 문구였다. 하지만 저 문구에 쓴 대로 하는 가게는 거의 없었다.강책은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어쨌든 열 배를 배상한다고 했으니 넌 내 장모님께 12억을 배상해야 해. 할 수 있겠어?”할 수 없어도 거절할 수 없다!하해준은 이를 갈며 말했다.“할 수 있어요.”강책이 계속해서 말했다.“우리 장모님 돈도 돈이지만 다른 사람들 돈도 배상해야지. 전부 배상해 드리도록 해. 만약 누구 한사람이라도 돈을 못 받으면 나를 다시 만나게 될 거야.”말을 마친 그는 비수를 다시 뽑고는 가게를 떠났다.하해준은 통증에 눈물이 나왔다.다친 곳도 아프지만 마음이 더 아팠다.전부 열 배를 배상하려면 평생 이루어 낸 것들을 전부 토해내야 했다.병원.병실에 들어선 정몽연이 부드럽게 물었다.“엄마, 좀 어때요?”소청은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괜찮아. 살짝 스친 것뿐이야. 너 아까 누구랑 통
소청과 정몽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를 번갈아보았다. 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하던 사람이 왜 이렇게 비굴한 자세로 나올까?하지만 놀랄만한 일은 뒤에 있었다.고개를 든 하해준은 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두 손으로 공손히 소청에게 건넸다.“어르신, 이 수표 꼭 받아주세요. 우리 가게에서 1억2천만원을 소비하고 가품을 가져가셨죠. 열 배를 배상한다는 원칙에 따라 12억을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꼭 받아주세요.”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정몽연은 하해준이 약을 잘못 먹은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180도로 바뀔 수 있을까?소청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수표를 본 그녀는 주저없이 그것을 받아 숫자를 확인하고 입이 찢어질 듯이 웃었다.“좋군! 좋아! 이렇게 성의를 보이는데 당연히 용서해 줘야지. 이제 돌아가.”하해준은 바닥에 고개를 조아리며 감사하다고 했다.“용서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하해준은 직원들을 데리고 병실을 떠났다.소청은 수표를 쳐다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12억! 교사 월급으로 평생을 모아도 모을 수 없는 돈이었다.‘나 부자 됐어!’다친 곳이 없기에 소청은 바로 퇴원하고 정몽연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집으로 돌아간 소청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12억짜리 수표를 탁자에 올려놓으며 말했다.“이게 뭔지 알기나 해?”금액을 확인한 정계산이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여보, 은행이라도 털었어? 이 많은 돈이 다 어디서 났어?”소청은 인상을 구기며 반박했다.“그게 무슨 소리야? 이건 내가 받아낸 배상금이라고!”소청은 하해준이 찾아와서 사과한 일과 배상금을 건넨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녀는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이거 대박 아이템이라고. 비록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는 했지만 어쨌든 잘 끝났으니 됐잖아. 앞으로 난 출근하고 싶으면 출근하고 쉬고 싶은 날은 쉴 거야. 힘들게 일할 필요도 없어.”말을 마친 소청은 일부러 헛
“당연하지! 소청 씨가 그 장면을 못 봐서 그래….”서윤진은 팔다리를 휘적거리며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왜 저런 사위를 못 만났냐며 한탄했다.서윤진이 강책을 칭찬할수록 소청의 얼굴은 어색하게 굳어갔다.조금 전까지 강책에게 있는 욕 없는 욕 다 퍼부으며 무능해서 중요한 순간에 쓸모가 없다고 비난했던 자신이 떠올랐다.그녀가 했던 모든 비난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소청의 마음을 찔렀다.부끄럽고 수치스럽고 땅굴이라도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대박 아이템? 강책이 없었으면 1억2천만원 원금도 환불 받지 못했을 것이다.그런데 감사는 커녕 욕설을 퍼부었으니 수치심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소청이 아무리 막무가내라고 해도 지금은 그냥 사라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사위를 오해하고 비난했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난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서윤진은 싱글벙글 웃으며 저택을 나섰다.집 안 분위기가 어색해졌다.다른 사람이 뭐라고 할 필요도 없었다. 소청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고개 숙여 사과하기엔 자존심이 상했다.3년 동안 강책을 무시하고 비난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정계산이 헛기침을 하며 어색한 정적을 깨뜨렸다.“저기, 당신도 떼돈을 벌었고 난 오늘 중요한 계약을 따냈거든. 겹경사가 났으니 나가서 외식이라도 할까?”그는 어떻게든 이 어색함을 날려버리려고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정몽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난 찬성이요! 엄마, 오늘은 엄마가 사요.”소청은 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그들 일가는 차를 타고 근처의 샤부샤부 가게로 왔다. 근처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었는데 가게 사장이 직접 만든 비법 소스가 인기를 끄는 가게이기도 했다.차에선 내린 정계산이 말했다.“여기 정말 맛있어. 매번 올 때마다 만족스러웠다니까. 오늘 다들 사양하지 말고 많이 먹어!”그들 일가는 빈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입맛을 고르고 소스를 배합하고 양고기와 소고기를 주
그들 중에는 대머리가 한 명 있었는데 딱 봐도 그가 큰형님으로 보였다. 나머지 남자들이 그에게 깍듯이 대하고 있었다.붉은 머리 남자가 말했다.“강진이 형 알죠? 하서 일대가 우리 강진 형 아지트거든요. 우리 형님 눈에 든 건 행운이예요. 연락처 좀 추가하고 가서 술이나 같이 마셔주면 최소 팁만 500만원 줄 거예요. 같이 가죠?”정몽연은 순간 짜증이 치밀었다. 가족이 같이 오붓하게 식사나 하려고 나왔더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사실 그녀의 화려한 외모가 탈이었다. 예전에도 수많은 추종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처럼 대놓고 들이댄 사람은 또 처음이었다.정몽연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미안하지만 연락처 줄 생각 없으니까 이만 가시죠?”그러자 붉은 머리 남자는 화가 치미는지 핸드폰을 식탁에 내려놓고 정몽연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이게 오냐오냐 해줬더니 자기가 잘난 줄 아네? 지금 우리 강진 형님 말 무시해?”목소리가 너무 커서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마저 젓가락질을 멈추고 이쪽을 바라보았다.정계산과 소청도 겁에 질렸다.붉은 머리 남자와 저쪽에서 흉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대머리를 보고 있자니 이대로 곱게 넘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정몽연은 아예 붉은 머리에게서 고개를 돌려버렸다.붉은 머리 남자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이게 지금 나 무시해? 네가 그렇게 잘났어? 당장 안 나와?”그는 정몽연을 끌어내려고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하지만 손끝이 정몽연에게 닿기도 전에 강책이 그의 팔목을 드세게 잡았다.붉은 머리 남자는 고개를 돌리고 강책을 쏘아보며 차갑게 말했다.“놔.”강책의 두 눈은 분노로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그는 냉기가 뚝뚝 흐르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이 여자 남편이야.”붉은 머리 남자가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그래서 어쩌라고? 연락처 좀 추가하고 같이 술 좀 마시고 돌려보내겠다는데 그게 대수야? 걱정하지 마. 우리 강진형이 놀다가 싫증나면 곱게 보내줄 거야.”세상에는 주제를 모르고 날뛰는 놈들이 너무 많았다.하서 일대를 꽉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넋이 나갔다. 정몽연도 눈이 휘둥그레 졌다. 강책의 단호하고 잔인한 행동에 깜짝 놀란 것이였다. 하지만 모두 빨강 머리남의 시비에서 부터 시작된 것이다. 잠시 뒤, 제정신을 차린 변강진 무리가 강책을 둘러쌓았다. “지금 뭐하는 짓이야?” 변강진 무리의 사람들은 모두 험악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강책을 가만히 냅두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정계산, 소청 모두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 사람 수도 적을 뿐더러, 상대방이 절대로 용서해줄 리 없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변강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 “흑기사야? 허허, 하서에서 나 변강진을 상대하겠다? 그럼 그만한 댓가는 치뤄야지.” 이어서 그는 손가락으로 정몽연을 가리켰다.“네 아내니까 지켜 주고 싶을 거야. 근데 그렇게는 안될거야. 내 부하를 때린 이상, 저 여자는 오늘 내꺼야! 아니지, 우리 애들이랑 돌려가면서 놀거야. 넌 옆에서 보고나 있어. 데려와!” 변강진이 신호를 주자 부하들이 서로 눈을 맞추며 음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정몽연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변강진 무리들을 바라보며, 몸을 벌벌 떨었다. 하지만 강책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수라군신에게 있어서 변강진 무리는 개미만도 못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강책이 손을 쓰기도 전에 또 한 무리가 식당안으로 들어왔다. 무리의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은 거대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팔이 다른 사람의 허벅지 마냥 굵었고, 키는 2미터정도에 곰 같은 덩치의 남자였다. 이 남자는 다름 아닌 황금 십이궁의 황소자리였다. “어떤 자식이 우리 형님을 건드려?!” 황소자리의 소리가 방 안 곳곳에 퍼졌다. 큰 목청이 호랑이가 표효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변강진과 그의 무리들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들은 그제서야 황소자리와 그의 무리들을 발견했다. 변강진 무리들은 우람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황소 무리들과 비교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안녕하십니까, 이 쪽 형님은 누구십니까?” 변강진은
황소자리는 다시 변강진을 들어 바닥으로 내던졌다.“이건 그쪽의 무례함 때문에 받는 벌이라고 생각해. 다음에 또 친구 사귄다고 질척거리면 그때는 이렇게 쉽게 봐주지 않을 거야.” 항상 다른 사람을 괴롭히던 변강진은 그의 말에 진정한 공포가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황소는 다시 고개를 돌려 변강진의 부하들을 보고는 “다들 벗고 있네? 더워?” 라며 물었다. 그의 한마디에 부하들은 모두 겁에 질려 옷을 다시 주워 입었다. “꺼져.” 황소는 손짓을 하며 그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부하들이 빨간 머리남과 변강진을 데리고는 식당을 빠져나갔다. 황소는 박수를 치면서 익숙한 듯이 강책의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미소를 짓고는 “형님, 어때요. 제 실력 끝내주죠?” 라며 말했다. 강책은 차가운 얼굴로 덤덤하게 “시끄러워.” 라며 말했다. 황소는 황급히 표정을 바꾸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정계산은 강책에게 한소리 하기 시작했다.“무슨 말버릇이야? 저 분은 우리를 도와드렸어. 고맙다고 해도 시원찮을 바에..” 하지만 황소는 손을 휘젓고는 “아닙니다. 형님이 저를 뭐라고 하셔도 괜찮습니다. 전 형님의 영원한 부하니까요.” 라며 답했다. 좋은 피지컬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강책에게 예의를 차리는 모습에 정계산과 그의 가족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곧이어 다시 훠궈가 올라오고, 다시 웃는 분위기를 되찾았다. 식사 자리와중에 황소의 리더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져버렸다. 그의 모습에 정계산은 큰 감동을 받았다. 식사를 다 끝내고 강책과 황소는 따로 할 얘기가 있어서 정계산과 그의 가족들은 먼저 자리를 떴다. 자리를 뜨는 와중에 정몽연이 고개를 돌려 강책을 바라보았다. 의구심이 마음 한켠에 피어났다. 마치 황소가 정말로 강책의 부하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몽연아, 가자.” “응.” 사람들이 자리를 뜨고 나서야 강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보였다.“이번에는 경솔했어.” 황소가 그에게 답했다.“저도 압니다. 하지만 총수님께서 일이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