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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87화

강책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는 박스에 웅크리고 있는 소녀를 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윤병철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그는 소녀를 바라보다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사실 나도 잘 몰라요. 난 그냥 오늘 밤 들어올 화물이 화상그룹에 아주 중요한 물건이라는 소식만 들었어요. 강 선생을 이쪽으로 보낸 것도 사실은 그냥 유인 작전이었어요. 박스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해야 경찰을 출동시킬 명분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안에 사람이 들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아, 이걸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나요?”

소녀의 몸에서 피어난 꽃들을 보고 있자니 좋게 말하면 요정 같기도 하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괴물 같았다.

어린 소녀와 다른 박스에 갇힌 ‘식물인간’들은 연구해 볼 가치가 있었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화상그룹 배후의 비밀도 같이 밝혀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강책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구청장님, 저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구청장님의 미끼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보상은 해주셔야죠.”

“당연하죠! 어떤 보상을 원합니까? 현상금을 드릴까요?”

윤병철이 물었다.

현상금?

강책은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박스 안의 소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아이를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윤병철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아이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고 화상 그룹을 쓰러뜨릴 중요한 단서와 증거인데 이렇게 쉽게 내줘도 되는 걸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강남구에서 가장 뛰어난 의사가 강책이었다.

강책이 이 아이에게서 돌파구를 찾아 화상그룹의 비밀을 밝혀낼 수도 있었다.

잠시 고민을 마친 뒤, 윤병철은 홀가분한 얼굴로 말했다.

“네. 그렇게 하시죠. 이 아이는 강 선생에게 맡길게요. 하지만 미리 말씀드릴 게 있어요. 아이를 강 선생에게 맡길 수는 있지만 난 이 아이가 무사히 살아 있기를 바래요!”

강책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윤병철은 소녀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말했다.

“그럼 이 이종족 소녀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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