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1686화

아이의 출현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소녀의 몸에서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본 일꾼들은 겁에 질려 구석진 곳으로 몸을 숨겼다. 그들은 괴물을 보는 눈빛으로 이 소녀를 바라보았다.

사실 이 이종족이 그렇게 강한 존재라면 이렇게 짐짝처럼 박스에 갇혀 어딘가로 운송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강책은 우산을 든 채, 비 속에 서서 상자 속 소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알 수 없는 연민과 동정심이 솟구쳤다.

그에게도 딸이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그의 딸을 짐짝처럼 화물차로 운송한다면 강책은 상대의 사지를 찢어버렸을 것이다.

강책은 소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소녀는 상자에 몸을 웅크린 채, 놀란 짐승처럼 바들바들 떨기만 했다.

아이는 상자의 맨 안쪽에 자리를 잡고 겁에 질린 눈망울로 강책을 올려다보았다.

이때 소란이 일더니 사람들이 이쪽을 포위했다. 그들의 손에는 총이 들려 있었다.

수많은 총구가 강책을 겨누었다. 아무리 강책이라도 쉽게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사람들이 양 갈래로 흩어지자 한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화상그룹의 부회장, 신태윤이었다!

그는 맨 앞에 서서 냉랭한 시선으로 강책을 쏘아보았다.

오늘 밤이 지나서 강책과 정면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앞당겨졌다. 혼자서 흑수부둣가로 찾아오다니!

신태윤이 물었다.

“강책, 이곳에는 왜 온 거지?”

왜라니?

강책은 상자 안의 소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이거로 설명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밤, 그는 이것들 때문에 이곳에 왔다.

신태윤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사실 강책은 아는 게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르는 걸 티 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내가 뭘 알고 있는지까지 당신에게 보고해야 하나?”

신태윤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상관없어. 나한테 보고해도 좋고 안 해도 좋아. 어차피 넌 여기를 살아서 나가지 못할 테니까.”

그가 손짓하자 모든 총구가 강책을 겨누었다.

신태윤이 손짓 한 번만 더 하면 수십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