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과 양자리 모두 훈련을 통해 단련 된 덕분에 참을 수 있었다. 1시간 동안 달리고 난 뒤, 택시기사가 차를 멈춰 세웠다.“저 안쪽이 하천골이에요. 안에 늑대가 너무 많아서 이제 더 이상 못 들어가요,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요.” 양자리가 기사에게 “혹시 여우늑대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 어디 살고 있는 지 아십니까?” 라며 물었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가락으로 멀지 않은 곳을 가리켰다. “그 놈은 저 산 위에 있는 빨간 지붕 집에 살고 있어요. 그쪽으로 가시면 아마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네,감사합니다.”양자리는 차에서 내리더니 주위를 둘러보고는 다시 기사에게 말했다.“저희가 일을 다 끝내면 시내로 가야하는 데 마땅히 찾을 수 있는 택시가 없어요. 만약에 가능하신다면 기다려주실 수 있을 까요? 돈은 여러가지 다 합쳐서 삼백만원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삼백만원?기사는 처음 들어보는 가격에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3년치를 하루만에 벌 수 있다는 사실에 기사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네, 기다리겠습니다. 하지만 1시간 안으로는 꼭 오셔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곧이어 양자리와 강책은 하천골 안으로 들어갔다. 택시기사는 황량하고 적막한 숲을 둘러보고는 분위기에 압도 되어 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주위에 늑대를 피하기 위해 옷으로 창문을 가린 뒤, 차 문을 잠구었다.“삼백만원 이면 이까짓꺼!” 한편, 강책과 양자리는 빠르게 산각에 도착했다. 이어서 천천히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가는 길 도중 단 한마리의 늑대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서경에서 있었던 전투경험을 통해 주위에 짙은 야생늑대의 냄새를 맡았다. 동시에 늑대의 털도 보였다. 두 사람은 한발한발 오르며 경계를 풀지 않았다.정오 12시, 산 정상에 다다랐다. 안개가 지고, 해가 나왔다. 기사의 말처럼 산 정상에 오르자 두 사람의 앞에 빨간 지붕 집이 나타났다. 전통 가옥같은 모양새를 띠고 있었다. 그리고 공사를 한 것처럼 벽돌,
20여마리의 늑대가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내며 강책과 양자리를 향해 달려 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등을 뒤로 둔 채 서경에서 싸웠던 것 처럼 전투적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총수님, 정말 오랜만 이지 않습니까?” “왼쪽 조심해!”두 사람은 완벽한 팀워크로 달려드는 늑대를 한마리씩 처리했다. 빠른 속도와 물어뜯는 강도는 높았지만 공격 수법이 단일한 덕분에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늑대보다 더 빠른 속도로 펀치, 발차기, 무릎으로 내려 누르기 등 수법으로 30초만에 모든 늑대들을 쓰러뜨렸다. 만약 무기라도 있었다면 더 짧은 시간내로 늑대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대문으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들 이게 뭐하는 짓이야?!” 강책이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문 앞에는 바구니를 들고 있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 큰 몸집에 흉악한 눈빛을 하고, 왼쪽어깨에는 늑대모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다. 강책은 여우 늑대라는 사람이 분명히 이 사람일 것이라고 확신했다.“혹시 여우 늑대 선생님 되십니까? 저희는..”강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함을 질렀다.“뭐하는 짓들이냐고!” 남자의 거칠고 급한 성격에 강책의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이어서 강책이 그 남자에게 답했다.“물어볼 게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도착하자마자 이 늑대 무리에게 공격을 당하여 잠시 상대해 준 것 뿐입니다.” “상대?”여우 늑대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당신들이 내 자식들을 건드린 거요?” 여우 늑대의 말투을 보아 방금 전 나타난 20여마리의 늑대는 야생 늑대가 아니라 여우 늑대가 키우는 늑대였다. 여우 늑대에게 부탁을 하려고 찾아왔지만 그의 ‘자식’ 들을 건드린 이상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지 만은 않을 것이다. 양자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여우 늑대 선생님, 죄송합니다. 선생님께서 키우시는 늑대인 줄 전혀 몰랐습니다. 저희는 잠시 저희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한 것 뿐이지 치명타는
양자리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여우늑대를 가리키고는 “좋게 말할 때 이야기 하시죠. 안그럼 무슨 수를 써더라도 그 입을 열게 만들테니까요.” 라며 위협했다. 하지만 여우 늑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한번 해보시지요.” 이미 내뱉은 말을 주어 담을 수 없었기에 양자리는 무슨 방법으로 여우 늑대의 입을 열수 있을 지 곰곰히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눈빛만 봐도 난이도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강책이 양자리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는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가 여우 늑대에게 말했다.“일단 저희 두 사람이 무단으로 당신의 집에 들어간 것과 그쪽이 키우던 늑대들을 상처 입힌 건 저희 잘못이 맞습니다. 사과만 하기에는 정성이 없으니까..” 강책은 주제를 돌리며 다시 말을 이었다.“거래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선생님이 원하시는 것을 들어 드리죠, 그러면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신 정보를 저희한테 주시는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우 늑대는 코웃음을 치고는 “사람 말 못 알아 들어요? 당장 나가라고요.” 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책은 물러나지 않았다.“제가 정말 들어 줄 지는 그건 해봐야 하는 일 아닙니까?” “그럴 일 없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럼 만약 저 집 안에 있는 여자의 천식을 제가 고쳐주겠다고 하면 거래를 하시겠습니까?” 강책의 한 마디로 여우 늑대의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는 놀란 눈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저 안을 들어갔어요?” “아니요. 하지만 이 집에 들어온 순간부터 어디선가 여자의 기침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게다가 기침소리는 끊이질 않았어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메고 계신 바구니 안에는 모두 천식을 치료하기 위한 약초 일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여우늑대는 “의사입니까?” 라며 물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습니다. 저희는 제 친구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소나무잔나비버섯의 행방을 알기 위해 찾아 온 겁니다. 자, 이제 거래가 성사된 건가요?” 여우 늑대는 강책을 몇초동안 쳐다보고는 “
곧이어 여우 늑대가 강책에게 물었다.“일단 의심하지 말고 들어주십시오. 제 아내의 천식이 많이 심한 편입니다, 몇 년 동안 단 한명의 의사도 치료하지 못했습니다. 그쪽이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겠다는 겁니까?” 강책이 답했다.“만약 제가 치료를 못하면 소나무잔나비버섯의 행방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믿어 주세요.” 강책은 동시에 가지고 온 가방 안에 있는 나무 상자를 꺼냈다. 상자 안에는 모두 편작 신침이 들어가 있다. 여우 늑대도 침을 보고는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아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의학 지식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쪽이 가져온 침은 무언가 다른 것 같습니다.” 강책은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이건 편작신의에서 내려온 은침입니다. 굉장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요, 이 침만 있다면 아내분의 천식은 금방 고쳐질 겁니다.”이어서 강책은 여우 늑대의 아내에게 침을 놓았고, 여우늑대와 양자리는 양쪽에서 잡일들을 도와주었다. 강책의 뛰어난 실력 덕에 여자는 아무런 고통도 없이 침을 맞았다. 동시에 은침의 효과가 온 몸 각각으로 퍼졌다. 몸이 점점 뜨거워지고, 편안했다. 강책은 여자의 몸 안에 있는 어지러운 기운들을 침으로 빠져나오기 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를 은침 안에 넣었다. 이 과정들을 반복하면서 여자에게 ‘기’를 바꿔 주었다. 동시에 강책은 여우 늑대에게 방금 전 캐온 신선한 약초들을 우려오라고 시켰다. 그리고 여자의 몸이 따뜻해질때까지 매 시간 마다 우려온 물을 마시게 했다. “그 다음은 아플 겁니다. 참아 주세요.” 강책은 젖은 수건을 동그랗게 만들어 여자의 입에 물렸다. 여자 몸 안에 있는 혈자리들을 제 자리로 교정시켜 안정한 호흡을 유지 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더 은침을 놓았다. 이 고통은 여자의 분만보다 더 아픈 고통이였다. 여우 늑대는 아파하는 아내를 차마 보지 못하고 손을 꽉 잡고는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가가 벌겋게 변했다. 30분
강책은 손을 휘저었다.“아닙니다. 제가 말씀 드렸다시피 저희는 거래 중이지 않습니까.” 강책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그리고 제가 선생님의 아내분을 치료한 건 제 사죄의 뜻을 담하 행동에 옮긴 것 뿐입니다. 제 마음대로 선생님의 집에 들어가고 키우시는 늑대를 때리면 안됐어요. 그럼, 이제 이렇게 저희 거래는 끝난 겁니다, 소나무잔나비버섯의 행방을 알려주세요.” 여우 늑대가 답했다.“운령산에 내려오는 전설로 의하면 그 버섯은 젊음을 되찾아주고, 얼굴을 다시 동안처럼 만들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 버섯은 운령의 감시자로부터 보호 받고 있어요. 정확한 위치는 부대의 우두머리만 알고 있고요. 그 우두머리는 운령지역의 갑부 차정민이에요. 차정민을 찾으면 그 버섯의 행방을 알게 될 겁니다.” 강책은 정보를 얻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버섯을 얻으려면 다시 먼 곳으로 가야했지만 적어도 ‘전설’ 이라는 말에 버섯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더 확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아, 그리고.. 운령 감시자 차정민 집안은 대대손손 운령을 지키고 있어요. 소나무잔나비버섯 처럼 귀한 약재는 결코 외부인에게 쉽게 내주지 않을 거에요. 손에 넣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항상 그래왔듯이 차정민이 여러분들께 3가지 일을 완성하라고 알려 줄 겁니다.” “어떤 3가지 일이죠?” “저도 딱 2가지만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 하나가 뭔지는 선생님들이 직접 알아내셔야 합니다.” 이어서 여우 늑대는 자신이 알고 있는 2가지 일을 강책에게 알려 주고는 미리 처리해주었다. 이제 차정민을 만나게 된다면 마지막 1가지 일만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일을 다 끝내고 강책은 양자리에게 눈빛을 보냈다. 곧이어 양자리가 수표 한 장을 꺼내 여우 늑대에게 건넸다.“20억 입니다.” 여우 늑대는 깜짝 놀랐다.“이렇게 많은 돈을 주신 이유가 뭡니까?” 강책이 그에게 답했다.“당연히 정보를 주신 보답입니다. 선생님의 정보는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니까요, 이
강책과 양자리는 여우 늑대와 헤어진 다음 하천골을 나와 처음 도착했던 곳으로 내려갔다. 정보를 얻기 위해 산 위에서 2시간 가량 있다보니 택시기사와 약속한 시간을 넘어 버렸다. 두 사람은 택시기사가 이미 떠났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쩔 수 없이 먼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제 돌아오십니까?” 강책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향하는 곳을 바라보았다. 큰 나무 뒤로 볼품없는 삼륜차가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문이 열리더니 기사가 나왔다. 사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위험도 무릎쓰고 버티는 게 사람의 본능이다. 게다가 기사는 2백만원을 단숨에 버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더 악착같이 버틴 것이다. 이어서 두 사람은 다시 삼륜차에 탔다. “두 분, 이제 시내로 데려다 드리면 될까요?” 강책이 답했다.“운령의 갑부 차정민의 집으로 갑시다.” “차선생님이요?” “서로 아시는 사이십니까?” “당연하죠.”기사가 다시 말을 이었다.“그 분은 저희 운령산의 수호신이라고도 불립니다. 겸손하시고, 사람 인품이 좋으셔서 저희 같은 가난한 사람들도 잘 챙겨주세요. 저도 힘들거나 지칠 때 가서 찾아가는 편입니다. 그럼 먹을 거라도 주시기도 하시고요. 근데, 두 분은 딱 봐도 돈 있는 분들인데 가서 식량을 구하시지는 않을 텐데요.” 양자리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저희는 차정민에게 부탁이 있어 가는 겁니다.” “아, 그렇군요. 걱정 하지마세요, 차선생님은 다정하시니 다 들어주실 겁니다. 그럼 이제 출발하겠습니다!”볼품없는 삼륜차가 덜덜 거리며 목적지로 출발했다. 한편, 경성의 도가집안 별장 안.도국영과 도영승이 같이 TV에 나온 공지를 보고 있다. 도국영이 담배를 피우며 웃음을 터뜨렸다. 공지 내용은 간단했다.‘갑작스러운 이유로 ‘국가가 부른다’ 프로그램이 잠정 중단됩니다. 다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도국영은 피식- 거리며 비웃었다.“다시 찾아뵙기는 무슨?! 지금 어디든지 다 강보라의 엽사 뿐
도국영은 처음으로 강책을 이겼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리고 도영승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웠다.“역시 할아버지의 통찰력은 대단해요. 단 한숨에 강보라 그 년의 실체모습을 알아보셨잖아요.” 도영승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었다. 도국영과 다르게 또 다른 고민이 있는 듯 해보였다.“프로그램이 망헀는데, 조가집안은 더 다른 설명은 없는 거야?” “제가 사람을 시켜서 물어 봤어요. 조해인이 분에 못 이겨서 사무실에 있는 모든 컴퓨터들을 다 부셨다고 해요, 웃기죠?” “강보라는?” “강책이 늘 푸른 약국에 데려갔다고 해요. 아마 치료를 할 생각인가본데, 이미 오래된 흉터라 지워질 수가 없어요. 사실 제가 다른 의사들한테도 물어봤는데, 약으로 해결이 안된데요.” “강책이 지금 경성에 있어? 그쪽에 대한 소식은 없어?” “그게...”도국영이 눈살을 찌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사실 강책이 요 며칠사이에 증발한 것처럼 사라져 버렸어요. 어디갔는 지도 모르고 찾아 낼 수가 없어요. 하지만 정확한 건 모리 하이테크에는 없다는 거에요.” 도영승은 와인을 손가락을 두드리면서 고민에 빠지는 듯했다.“강책은 분명 강보라의 얼굴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떠났을 거야.” “네? 설마요, 그 흉터는 이미 몇년이나 된거라 절대로 사라질 수 없다고 했어요!” 도영승이 도국영에게 답했다.“강책을 상대할 때는 절대로 일반인 사고로 생각하면 안돼. 우리가 얼마나 당했는 지 아직도 모르겠어? 넌 강책이 경성에 없는 이 시간에 강보라의 얼굴을 더 망가뜨리는 게 좋을 거야!”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 까요?” “그럼.”그의 말에 도국영이 담배를 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 말씀대로 할게요. 오늘 저녁에 늘 푸른 약국에 사람 한명 보낼게요. 그리고 얼굴에 칼 자국 좀 내고, 염산 같은 거 뿌려서 더 망가뜨릴게요! 왼쪽 얼굴까지 망가뜨리면 얼굴 전체가 다 흉터 자국으로 가득하겠죠?” 도영승이 그의 말에 보충했다.“아, 그리고 기억해. 얼굴에 상처를 내
해질 무렵.강책과 양자리는 드디어 차정민의 집 앞에 도착했다. 갑부라는 명칭과는 다르게 차정민의 집은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기사의 말 처럼 ‘겸손’ 이라는 말이 알맞았다.양자리가 “총수님, 지금 바로 들어갑니까?” 라며 물었다. “그러면 너무 예의가 없어. 중요한 일 일수록 안절부절 못하는 거니까 말이야.”이어서 그는 손을 내밀어 옷 안에 있는 편지를 꺼내 기사에게 건네주면서 말했다.“부탁이 있습니다만, 이 편지를 저 대신 차선생님께 전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강책이라는 사람이 다음 날 찾아올 거라고 말씀 드려주세요.” 기사는 편지를 건네 받고는 집 안으로 전달했다. 이렇게 먼저 미리 방문편지를 보낸다면 예의가 없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강책은 편지에 이미 방문한 목적을 써놓았기에 번거로운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을 끝내고 그들은 다시 삼륜차로 돌아와 시내에서 제일 호화스러운 호텔에 도착했다. 양자리는 약속한 대로 기사에게 2백만원의 돈을 건네주었다. 그 기사는 돈을 세면서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혹시 잃어버릴까봐 그 주머니 마저도 실로 꿰메었다.“두 분,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기사는 콧노래를 부르며 기분 좋게 자리를 떴다. 2백만원은 강책과 양자리에게 있어 돈이라고도 불릴 수 없는 적은 숫자였지만 기사에게는 달랐다. 두 사람은 호텔에 도착하고는 짐을 내려놓고, 얼굴을 씻고, 배를 채웠다. 도중 양자리가 걱정하면서 물었다.“총수님, 도가집안이 저희가 없는 틈을 타서 강보라양를 건드리면 어떡합니까?” 강책은 잠시 젓가락질을 멈추고는 “그래, 그럴 가능성도 있겠어.” 라며 말했다. “하지만 그건 걱정하지마. 보호장치는 이미 해놓고 온 상태야.” 양자리는 강책의 한발 빠른 생각과 행동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늦은 밤, 경성.늘 푸른 약국 안, 강보라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잠에 들어있는 상태이다. 강보라는 요 며칠동안 일어난 일 때문에 몸도 마음도 힘든 탓에 눕기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