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말에 김병찬은 그제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더 화가 났던 건 김병찬이 매크로 바이러스를 한 곳에 모으려고 했지만 성분이 맞지 않는 바람에 바이러스가 시스템 안에서 더욱 확산되었다. 즉, 원래 있었던 ‘바이러스’를 해결하지 못한 채 새로운 ‘바이러스’까지 얻어 버리고 만 것이다! 지금 JBC 시스템은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두 바이러스가 얽혀 대량의 새로운 바이러스를 번식하고 말았다. JBC 시스템은 순식간에 컴퓨터 바이러스 번식의 장소가 되어버렸으며,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생기자 더 이상 손을 쓸 수 조차 없었다. 김병찬이 아닌 다른 사람이 왔어도 이 일은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배민아는 멀뚱멀뚱 김병찬을 향해 “김병찬씨, 어떻게 됐어요? 복구 할 수 있는 거에요?” 라며 물었다. 김병찬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 지 알지 못했다. 김병찬과 오랜 시간 같이 일한 도국영은 그의 당황한 모습을 처음 보았다. “김병찬씨,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제대로 말씀해주세요. 그래야 저희가 대비라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병찬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하..시스템이 전부 바이러스에 걸려버렸습니다. 이건 고치지 못합니다, 다시 시스템을 만드는 수 밖에 없어요.”배민아는 그의 대답에 뒷목을 잡았다.“회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알고 하시는 소립니까? JBC를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고요!” 배민아의 외침에도 김병찬은 전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날씨는 더웠지만 배민아는 서늘함이 느껴져 마치 동굴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도국영을 바라보고는 “아이고, 도련님. 제발 JBC를 구해주세요. 저희는 같은 편 아닙니까? JBC가 무너지면 도가 집안에도 좋을 건 없지 않습니까?” 라며 말했다. 하지만 도국영은 문제가 생기면 항상 도망치는 사람이다. 그는 알겠다는 듯 대충 대답했다.“이 일은 저희 쪽에서도 생각해 볼 게요, 회사에 볼 일이 있어서 그만
항상 2등을 지키고 있던 블링유는 순식간에 플랫폼 1등으로 올라갔다. 배민아 쪽도 더 이상의 반격을 하지 않았다. 각종 sns와 매체에서는 두 회사의 싸움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찼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주목 시켰다.돌아가는 차 안.도국영이 김병찬을 향해 물었다.“왜 실패 한겁니까? 그쪽 능력이라면 이 정도 작은 일은 금방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요?” 김병찬은 도국영과 오랜 시간 같이 일을 하며 단 한번도 그에게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었다. 우연 또는 실수 인지 알 수 없었다.“상대편 회사에서 기술 좋은 사람을 데려왔을 겁니다.” “당신도 상대하지 못하는 기술자가 있다는 소리입니까?” “상대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겁니다. 제가 실수했어요, 도련님. 다음 부터 이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이미 일어난 일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건 쓸데가 없었다. 이어서 도국영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창문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쉽네요,이번 공격은 블링유를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였는데 말이죠. 지금 시청률 모두 다 블링유로 넘어가지 않았어요? 조가집안이랑 강책은 축제 파티겠어요. 영화 엔터테인먼트는 원래 우리 도가집안의 구역이였는데, 조가집안한테 빼앗겼어요, 딱히 좋은 신호는 아닐겁니다.” 도국영의 말이 끝나고 오늘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 지 두 사람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한편, 블링유 사무실 안.10시 반, 프로그램이 끝났다. 방송이 끝나는 동시에 시청률을 포함한 실시간 자막 수량, 관람 시간, 평균 관람 시간 등등에 대한 데이터가 뽑아져 나왔다. 블링유의 총괄 매니저 김수정은 스크린에 비춰지는 데이터표를 보자 미소가 떠나가지를 않았다. “기윤미씨, 강회장님, 런닝맨 데이터가 제 예상밖으로 아주 좋습니다. 중간에 사건은 조금 있었지만 시청률은 나쁘지 않아요.” 기윤미가 입을 열었다.“도가집안이 저희를 공격하려 했지만 저희가 반격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일은 죽을 때까지 대화주제로 남게 될 겁니다. 도가집안은 저희한테
늦은 밤. 강책은 모리 하이테크로 돌아와 편한 차림으로 소파에 앉았다. 눈을 비비고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오늘 일어난 일은 감정의 요동이 심해 피곤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비서 정단이 차를 우려왔다.“강회장님, 차 드시고 푹 쉬세요.” “고마워요.”강책은 차를 한입 들이켰다. 그리고 정단이 다시 말을 이었다.“오늘 같은 일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만 보던 장면이에요. 광고회사에서도 전화가 끊이질 않죠?”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100억 정도 될거에요.” 정단은 “그렇게나 많이요?” 라며 엄치를 치켜 세웠다.“저 돈만 있으면 저희 회사는 잠시나마 안정적일 수 있겠어요. 예전처럼 금방 휘둘리지 않을거에요. 아 그리고,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강책은 “또 좋은 일이 있어요?” 라며 물었다. “그때 안티에이징 크림 판매권을 강씨 집안의 강예리 여사분에게 드리셨잖아요, 요새 그 크림을 V시리즈에서 팔아서 판매하고 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 지 아세요?” 강책은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며 기억을 되짚었다. 강예리에게 지어준 약을 그녀가 ‘안티에이징 크림’ 이라는 명칭을 바꾼 후, V시리즈에서 팔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받은 돈 모두 감사의 보답이라며 모두 강책에게 넘겨주기로 약속했었던 적이 있었다. “잘 안팔려요?” 강책은 대충 만들어진 크림이라 전혀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을 빗나갔다. 정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좋은 소식이라고 했잖아요. 강여사님께서 방금 천개 크림이 1시간 안에 모두 팔렸다고 연락이 오셨습니다.” “그렇게나 잘 팔려요?” “그럼요! 그 약으로 여성분을 치료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나서 아마 모두가 그 크림이 정식으로 판매되길 기다렸을 거에요. 그리고, 그 크림은 예전의 V시리즈 보다 훨씬 더 좋아요. 강씨 집안은 크림으로 번 돈은 없겠지만 V시리즈의 명성을 다시 되찾은 거잖아요.” 강책도 생각하지 못한 결과였다. 정단이 계속해서 말을 이
도영승은 손을 휘저었다.“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구나. 강책이 걸리적거리긴 하지만 지금 제일 중요하게 상대해야하는 쪽은 조가야. 강책과 조가가 손을 잡았으니, 쉽게 건들지는 못할거야.” 도국영이 답했다.“할아버지께서는 돈이 아까우신거죠? 로형민이 그랬어요, 강책은 300억이면 충분하다고 말이에요. 300억으로 강책 목숨 하나는 날려도 되잖아요.” 하지만 도영승은 여전히 반대했다.“이 일은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구나. 그리고 300억은 적은 숫자가 아니야. 게다가 로형민을 뭘 믿고 우리가 돈을 쉽게 넘겨주겠어?” 도영승의 말에 도국영은 할 말이 없었다. 이어서 도영승은 한숨을 내쉬고는 대화의 주제를 바꾸었다.“아, 여성시장은 어떻게 됐어?” 경성의 3개 집안 모두 자신만의 분야가 있다. 도가집안은 연예 엔터테인먼트, 강씨 집안은 여성시장, 조가집안은 매체수단 분야이다. 3개 집안 모두 정립하며 서있다. 하지만 1/3분만 차지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하나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든 다른 집안 분야를 넘보는 것이다. 마치 조가집안이 런닝맨 프로그램을 이용해 도가집안의 분야를 넘보는 것 처럼 도가집안은 강씨 집안의 영역을 유심히 살펴보는 중이다. 이미 계획까지 다 짜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계획이 효과적이지는 않은 것 같았다. 도국영은 한숨을 내쉬었다.“할아버지, 여성 시장은 몇 년째 강씨 집안이 꽉 잡고 있는 지 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게 금방 가져올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이번에 저희가 출시한 기초제품을 통해서 작게 나마 돌파해보려고 했는데, 강씨 집안에서 갑자기 ‘안티에이징 크림’ 이라는 제품을 출시해서 자신들의 V시리즈에 넣었어요. 크림 후기가 점점 좋아지면서 결국 저희 제품은 제대로 팔리지 않았고요.” 자신의 영역을 조가 집안에게 공격당하고, 강씨 집안의 영역을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에 도영승은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V시리즈는 강씨 집안의 메인 시리즈지, V시리즈의 모든 제품마다 엄격한 심사를
그 다음날 새벽, 도국영은 일찍이 욱항센터에 도착했다. 로비 의자에 앉아 마치 다단계 직원처럼 몸을 푹 늘어져 있다.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은 예의를 차리며 인사를 나누었지만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에게 손가락질 하며 소리를 지르기 일쑤였다. 하지만 도국영은 판매권을 받기 위해 계속 로비에서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센터로 들어오는 사람마다 자세히 관찰하며, 크림 제작자처럼 생긴 사람들에게 다가가 예의 있게 묻기도 했다. 하지만 2시간동안 크림 제작자는 보이지 않았다. 도국영은 손목 시계를 보고는 “10시가 다 됐는데, 아직도 안 오는거야? 강예리가 오면 다 망칠텐데.” 라며 중얼거렸다. 이때, 한 차량이 문 밖에 세워졌다. 차 안에서는 정장을 빼입은 남자가 나오더니 센터 로비 안으로 들어왔다. 도국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가기도 전에 남자의 정체를 알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 이유는 그 남자는 다름아닌 ‘강책’ 이였기 때문이였다.“왜 온거야?”욱항센터는 각 대기업의 ‘여성시장상품’ 에 대해 계약하고, 논의하는 곳이다. 여성시장상품과 전혀 관련이 없는 강책이 욱항센터에 들렀다는 것에 도국영은 의아했다. 그리고 어젯밤 강책에게 호되게 당한 기억들이 떠오르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도국영은 강책에게 다가가 이상한 말을 내뱉었다.“이게 누구십니까? 도가집안이 내다버린 개가 이런 귀한 곳에 찾아오다니, 무슨 일이십니까? 조가 집안 뒤처리는 안하고 여기서 뭐하시는 거냐고요.” 도국영의 한마디에 주위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향했다. 도국영과 강책사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구경하기 바빴다. 강책은 도국영을 발견하고는 미소를 지어보였다.“어젯밤 런닝맨 프로그램이 너무 잘 된 덕에 산책을 좀 할까 하여 찾아왔습니다.” 강책은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상처 위에 소금을 뿌렸다. 어젯밤 JBC 시스템이 먹통이 되고 난 후, 무한도전 프로그램은 망해버린 것이다. 조가 집안과 강책의 연합 공격이 도가 집안에게는 큰 상처를 남겼다. 도국영은 강책의 뺨을 내려치
도국영은 “죄송한데, 그쪽도 여기온 이유가 안티에이징 크림 때문이에요?” 라며 시비를 걸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그렇습니다만.” 라며 답했다. 도국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그에게 손가락질 했다.“강씨 집안이 와서 계약하겠다고 하면 두손두발 다 들텐데, 그쪽은 뭘 믿고 와서 계약하려는 거에요? 뻔뻔함?” 도국영은 강책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강씨 집안과 크림 판매권을 빼앗기 위해 센터를 찾은 줄 알고 있는 모양이였다. 하지만 강책이 크림의 제작자라는 것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또한 강책의 모리 하이테크는 여성시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으며, 여성시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판매율 높은 크림의 제작자일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이렇게 기다리는 건, 강씨 집안이 계약하기 전에 크림의 판매권을 빼앗기 위함이신건가요?” 도국영은 거만한 말투로 답했다.“그건 아실 필요 없어요. 하지만 도가집안이 가지고 싶은 건 다른 사람이 가져갈 수 없다는 걸 꼭 아셔야 할 겁니다.” 강책은 고개를 저었다.“글쎄요. 크림의 판매권은 절대로 도가집안이 가질 수 없을 겁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원수였다. 어젯밤 일어난 런닝맨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 되기 전에 크림 판매권으로 한번 더 시비가 붙었다. 도국영은 코웃음을 쳤다.“강책씨, 어젯 밤 일어난 일로 저를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알려드리죠, 이기고 지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법입니다. 제가 런닝맨에 졌지만 크림 판매권은 절대로 그쪽한테 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강씨 집안이 판매권을 받기 전에 빼앗는 게 얼마의 돈이 필요하신지 알고나 하시는 소리입니까? 그리고 빈 껍데기에 불과한 모리 하이테크가 무슨 수로 저희와 싸우겠다는 겁니까?” 강책은 “돈으로 모든 걸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라며 답했다. “하하하하, 돈이 없다는 건 그냥 돈이 없다는 거에요. 제 앞에서 영웅놀이 하지마세요. 안티에이징 크림의 제작자가 미쳐서 돈도 없는 그쪽한테 판매권을 넘겨주기라
300억의 내기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주목 시켰다. 도국영은 자신만만하게 강책을 바라보며 그가 후회 할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후회하면 안됩니다?” 강책이“어떻게 하시고 싶으신데요?”라며 물었다. “증거를 남기죠!” “좋습니다.”이어서법적 효력을 남기기 위해 종이에 서로의 손도장을 찍었다. 승리를 확신한 도국영은 기분이 좋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을 남에게 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돈을 두둑히 챙겨왔기에 전혀 걱정이 없었다. 머지않아 300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강책씨,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저를 한번 이겼다고, 두번 이길거라는 생각은 집어넣으세요. 도가집안을 뭘로 보시는 겁니까?” 강책은 그의 시비에도 그저 웃음만 지을 뿐 이였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그들에게 들려왔다.“강책 미친거 아니야? 이건 내기가 아니잖아.”“도가집안이 협박한 거 아니야?”“나라면 저런 내기는 생각도 못할 거야. 돈 가지고 장난 치다니 말이야.”“뇌회로가 좀 특이 하긴해. 우리랑 달라.”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할 때, 로비의 문이 열렸다. 강예리가 자신의 부하직원을 데리고 도착한 것이다. 강예리를 보자마자 도국영은 살짝 당황했다. 크림의 제작자가 오기도 전에 강예리가 도착한 것이 의아했다. 강예리도 도국영과 마찬가지로 당황했다. “아, 도가집안의 도국영 도련님도 오셨네요?” 도국영이 강예리에게 답하기 전에 강책이 먼저 입을 열었다.“도련님께서 오신 이유는 강여사님과 같습니다. 크림의 판매권 때문에 찾아오셨다고 하시는 군요. 게다가 아주 자신만만하십니다.” “그래요?”강예리는 순간 불안함에 휩싸였다. 아무리 도가집안과 원수사이라고 할지라도 피는 물보다 진하기에 강책이 옛정으로 도가집안에게 판매권을 넘겨줄까 두려웠다. 게다가 도가의 사람이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판매권이 넘어간다면 강씨 집안은
“안티에이징 크림은 강회장님께서 직접 제작하신 겁니다.”강예리의 말에 도국영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믿기지 않아 강책을 한번 바라보았다.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표정이 얄미워 뺨을 내려치고 싶을 심정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책은 자신의 정체를 숨겨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내기를 건 상태였다. 만약 제작자가 무료로 판매권을 강씨 집안에게 넘겨준다면 도국영은 강책에게 300억을 내줘야한다. 순간, 도국영의 두 다리가 떨려왔다.“나를 가지고..장난친거야?” 강책이 그에게 답했다.“장난이라니요? 제가 로비에 들어올 때 부터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저는 크림 판매권 때문에 계약하러 왔다고요.” 도국영은 강책이 판매권을 얻기 위해 센터를 찾아온 줄 알았다. 강책이 크림의 제작자 장본인 일줄은 전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도국영은 매입자라고 생각하여 한치의 머뭇거림없이 내기를 한 것이다. 강예리는 의아하게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두분 사이에 무슨 약속이라도 하신겁니까?” 라고 물었다. 이어서 강책이 강예리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말해주었다. 그리고 도국영이 찍은 손도장까지 보여주었다. 강예리는 웃음을 터뜨리고는 강책도 참 교활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가집안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기에 도국영이 꼼짝 없이 당하는 모습이 고소했다. 그리고 강예리는 일부러 도국영의 심기를 건드렸다.“아이고, 도련님. 제대로 알고 오셔야 하는 게 먼저 아닙니까? 누군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려 드는 건 어리석해보입니다. 제작자를 앞에 두고 모욕과 시비를 걸면서 판매권을 받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도국영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초래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조심했다면 일이 이렇게 까지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제작자가 강책이 아니였다면 도국영이 판매권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도국영은 이빨을 꽉 깨물고 강책을 노려보았다.“강책씨, 침착하세요. 지금 제일 잘나가는 상품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