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호는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고, 강한비의 가슴에는 깊은 구멍이 뚫렸다.강책은 긴 한숨을 내쉬며 느릿느릿 방을 나섰다.그러자 양자리가 다가와 물었다.“총수님,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강책이 대답했다. "아버지가 마음이 안정되면 556호 별장으로 모셔와서 휴식을 취하게 해. 참, 지란 아주머니도 모셔와 함께 있는 게 나을 것 같군.” "그리고 삼촌 강한호의 시체를 옮겨서 잘 처리하고, 풍수가 좋은 묘지를 찾아서 매장해 줘. 절대 도 씨 집안사람들이 내 둘째 삼촌의 어떤 일도 알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양자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오늘은 정말 슬픈 날이다.……어둠이 깔린 밤.강책은 사람을 시켜 아버지 강한비를 556호 별장으로 데려와 부드러운 침대에 눕히고 몸을 추스르게 했다. “아버지, 여기서 푹 쉬시고 나머지 일은 저한테 맡기세요.” 강한비는 고개를 끄덕이고 강책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책아, 우리 부자가 거의 10년 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원래 부자가 재회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을 텐데 네 삼촌 때문에......"강책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그렇게 말씀하실 필요 없어요, 다 알아요."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했다. "참, 아버지, 한 사람을 더 만나게 해주고 싶어서요. 만나면 분명 기뻐하실 거예요.” "응?"그러자 강한비는 고개를 저었다.“지금 내 상황에서는 누구를 만나도 기쁘지 않을 것 같네. 네 어머니나 네 동생이 살아나지 않는한 누구도 나를 기쁘게 할 수 없을 거야.”"글쎄요."강책은 문 쪽을 바라보며 목청을 높여 말했다. “지란 아주머니, 들어오세요." 말이 끝나자마자 한 여자가 문 앞에 나타나 수줍게 집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강한비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격세지감이 느껴졌다.강한비는 넋을 잃고 말았다, 그는 그 사람이 올 줄은 예상도 못 했다. "지란아, 네가 어떻게……” 여러 해 동안 자신이 갈망해 온 이 여자는 자신이 가장 무력하고 괴로울 때, 아주 적절하게 나타나 주었다
2층 베란다에 홀로 선 강책은 난간에 살며시 엎드려 밤바람이 몸을 스치는 서늘함을 느꼈다.경성에 온 지 거의 한 달이 되었는데, 드디어 소원을 이루어 아버지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그는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그는 더욱 비참한 정보를 더 많이 알아냈으며, 둘째 삼촌 강한호가 비참하게 죽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은 원래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고, 강책이 강한호가 찾는 정체를 좀 더 일찍 꿰뚫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다다다다.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목양일은 강책에게 다가가 말을 꺼냈다."총수님, 날쌘 닭은 이미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 얼마간 휴식을 취하면 회복될 겁니다. 총수님 말씀대로 2억씩을 줬고, 특히 날쌘 닭에게는 10배인 20억을 주었습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야지, 이번에 아버지를 무사히 구해낸 데는 날쌘 닭이 적지 않은 공을 세웠으니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강책은 계속 먼 곳을 바라보았다.목양일은 잠시 멍해 있다가 다가와 말했다. "총수님, 무슨 걱정이 있으십니까?” 강책은 말이 없었다.목양일은 그의 곁에 선 뒤 함께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옛날 서경에 있을 때는 걱정거리가 있을 때마다 혼자 먼 곳을 바라보셨었죠. 그때 교관님이 총수님을 다독거려주신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일을 생각하자 강책은 가슴이 미어졌다. 서경에서는 비록 항상 피를 보며 살았지만 그때는 정말 단조로운 생활을 했고, 이렇게 많은 암투는 있지 않았다. 그는 단지 적을 꿰뚫어 보고 여지를 남기지만 않으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강책의 매서움으로 강한호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놓은 것이다. 목양일이 물었다."이제 신께서 구해 주셨으니 총수님은 다음에 어떻게 하실 겁니까? 강남으로 돌아가십니까, 아니면 삼촌의 소원을 들어주실 겁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면 강책은 그렇게 답답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계속 먼 곳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강책의 적은 그의 할아버지 도영승
누군가 죄를 지으면 반드시 사형에 처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고, 그가 지은 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벌을 제정할 수 있다.도영승이 할머니를 버린 게 밉긴 하지만 죽을죄는 아니지 않은가? 강책은 웃었고, 그는 꽤 느긋하게 말했다. "도영승이 당시 돈과 권력을 믿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놀았으니, 그의 죄를 벌하기 위해서 나는 그가 권세를 잃게 하고, 그 후부터는 보통 사람이 되게 할 거다!” "나는 그를 죽이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나는 도 씨 집안의 백 년 기업을 하루아침에 망가지게 하고, 도영승이 당시의 벌을 갚게 할 거다!” ……다음날 아침.임지란은 강한비를 부축해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입구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었다. 강책은 작은 의자를 옮겨 앉으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버지, 모리 하이테크로 돌아갈 계획이세요?”강한비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모리 하이테크와 내가 무슨 상관이야?"“상관이 있죠. 어쨌든 모리 하이테크의 명목상 회장은 여전히 아버지이신걸요. 아버지, 돌아가셔서 대국을 주관하셔야죠.” 그러자 강한비는 연신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거기만 가면 삼촌이 생각날 텐데, 슬퍼지기만 하고, 안 갈 거다.” "책아, 네가 모리 하이테크의 명의 후계자가 아니냐. 그럼 이사장 자리를 네게 물려줄 테니 앞으로 모리 하이테크를 너에게 맡기마.” 강책은 빙긋 웃으며 일부러 그에게 물었다. "그럼 모리 하이테크를 저한테 맡기시면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제가 결정할 겁니다. 아버지가 끼어드시면 안 돼요.” "그건……" 강한비는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책아, 설마 정말로 네 삼촌을 위해 네 할아버지 도영승을 상대하려고 하는 거야?""물론이죠! 그 쓰레기 같은 남자가 임신 중인 할머니를 버린 행태를 벌하지 않으면 천도가 어디 있단 말이죠? 공리는 또 어디에 있고요?” "에휴, 그건 모두 네 윗사람의 일인데 네가 뭣하러?”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이 원수를 갚지 않으면 저는 잠도 잘 못 잘 거예요. 게다가 아버지, 제가 삼
오후, 모리 하이테크 빌딩.요즘 회사 분위기가 이상해서 경영진이 모두 실종되었다.회장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며, 총 지배인은 사라졌고, 회사 부회장도 며칠 동안 오지 않았다. 모두들 의론이 분분했지만 아무리 추측해도 헛수고일 뿐이다.그들은 어떻게 회사의 회장과 부회장이 과수원에서 호되게 싸웠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지하성의 비밀을 이전에 그들은 몰랐고 앞으로도 모를 것이며, 지하성 사업에 참여한 정단만이 강책의 안위를 걱정했다.그런데 이때, 갑자기 사내 스피커가 울렸다."전 직원은 즉시 일손을 놓고 직원 로비로 모이 시기 바랍니다. 회장님께서 중요한 사안을 임시로 발표하실 예정입니다.” 응?정단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회장? 강한비?강한비가 돌아온다면 강책이 실패했다는 뜻인 건가? 자신도 모르게 정단의 가슴이 심하게 떨렸고, 그동안 함께 지내다 보니 정단은 처음의 혐오감부터 지금까지 강책을 서서히 좋아하게 되었다.강책이 불행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을 알고 그녀의 마음은 상당히 괴로웠다.“정단, 가자!”상동진이 그녀를 불렀다.“아, 오셨어요.” 그녀는 일어나서 상동진을 따라 직원 로비로 향했다. 이때 각 부서의 직원과 경영진이 직원 로비에 도착했고, 각 부서별로 자리에 앉았다.사람들이 다 모이자 조금 나이 들어 보이는 그림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그렇다, 바로 강한비였다. 다만……정단은 눈을 부릅뜨고 무대 위의 강한비를 바라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외모도, 몸매도 변함이 없지만 미간에서 느껴지는 기질이 예전 같지 않다.예전의 강한비는 음산하고 교활해서 보기만 해도 '늙은 여우'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지금의 강한비는 병약해 보여서 매우 연약해 보였고, 또 왠지 모르게 오래 보면 따스한 햇살 같은 느낌도 느껴졌다. 늙은 여우와 좋은 남자, 완전히 다른 유형이었다. 정단은 눈앞의 이 남자는 강한비가 아니라 가짜인 것 같았지만, 만약 가짜라고 해도 너무 닮지 않았는가? 사실 그녀는 틀렸다. 지금 이 사람이 바로 진
‘짝짝짝!!!’사람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강책 씨 살아있었어?” 정단이 흥분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단은 무대 위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낯익은 그림자를 보았다. 강책, 강책이다!강책이 살아있었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회장님과 사이가 좋아 보였다. 정말 부자지간 같아 보였다. 정단은 강책이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을 보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며 큰소리로 외쳤다. “강책!!!”무대 위.강책은 천천히 무대 앞으로 걸어 나와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특히 정단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정단은 강책의 따뜻한 미소에 마음이 녹아내렸다. 강책은 마이크 앞으로 다가가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무대 아래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동료 여러분, 오늘 강 회장님의 결정이 급작스러운 것도, 또한 저의 경력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잘 압니다. 아마 회장 자리를 맡기에는 여러 방면에서 부족함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모리 하이테크를 더욱 성장시켜 안정적으로 이끌 테니 저를 믿어주십시오! 여러분에게 성의를 표하기 위해 이번 달 전 직원의 급여를 두 배로 지급하겠습니다.”돈이 좋긴 좋다. 강책에게 불만과 의심을 품었던 사람들은 이 순간 강책에게 호감을 느꼈다!급여 두 배! 시원스럽다!“강 회장님 만세!”“강 회장님의 지도 아래 더욱 빛나는 모리 하이테크를 만들어 가겠습니다.”“저희는 강 회장님을 지지합니다!”사람은 역시 현실적이다. 이득만 보면 어떤 갈등과 증오도 사라진다. 강한비는 강책이 모리 하이테크에서 기반이 적어 직원들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강책이 몇 마디 말로 1분도 안 돼서 모든 직원들을 복종시키고 명성이 두 배로 높아질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강책의 솜씨는 매우 대단했다. 이제 강책은 정식적으로 모리 하이테크의 회장이 되었다. 게다가 목양일과 양자리 그리고 최대훈까지 가장 중요한 세 자리에 앉혔다. 모리 하이테크의 핵심은 이미 강책의 손
도영승이 웃음을 거두며 겸손하게 말했다. “젊은 인재들 중에 강 회장님이 제일 뛰어나십니다. 제 못난 손자 도국영은 강 회장님과 비교조차 할 수 없네요. 강 회장님이 제 손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옆에 있던 강한비가 도국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변했다. ‘강책이 네 손자야!’강한비는 도영승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앞에 있는 이 남자가 바로 자신의 친아버지이지만 인정할 수 없다. 보통 사람들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인정할 수 없는 심정은 이해하기 어렵다.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도영승 씨 손자일 수도 있죠.”도영승은 어리둥절했다. 사실 도영승은 그냥 한 말에 강책이 이렇게 아첨할 줄 몰랐다. 심지어 부하직원들도 강책의 아부를 더 이상 들어줄 수 없었다. 앞전의 아첨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도영승의 손자까지 되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과했다! 하지만 이는 일의 진상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생각이다. 진상을 아는 사람들은 생각이 달랐다. 도영승은 살짝 당황해하며 말했다. “강 회장님 참 유머러스하십니다.”“도가 집안의 가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유머러스하다고 하죠.”두 사람이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후 회의가 끝나자 직원들이 현장을 정리했다.도영승도 모리 하이테크에서 나왔다. 도영승은 오늘 강책과 싸울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놀랍게도 강책이 매우 정중했다.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고, 심지어 아첨까지 했다. 도영승은 강책의 정중한 태도에 매우 놀랐다. 차에 타고 돌아가는 길, 도영승은 여전히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옆에 앉아 있던 도국영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할아버지, 왜 이렇게 걱정이 한가득이에요? 설마 강책한테 속았어요?”도영승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강책이 나한테 너무 예의 바르고 정중했어.”도영승은 방금 있었던 일을 모두 도국영에게 말해줬다. 도국영은 도영승의 말을 듣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저는 강책이 그렇게 나오는 게
도영승은 유진명의 말을 듣고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도영승이 걱정하는 것은 도국영이 똑똑하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당해서 고생하는 것이다. ‘가자.”“네, 할아버지.”도국영은 차를 몰고 떠났다. 오늘 일로 강책에 대한 도가 집안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적어도 강책에게 적대감은 갖지 않을 것이다.만약 강책이 돈 버는 것을 도와준다면 도가 집안은 강책에게 엄청난 호감을 가질 것이다!다른 한편, 강책이 사람을 시켜 강한비를 별장으로 보냈기 때문에 강한비는 다시 회사에 돌아올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강책은 목양일과 사람들을 회장 사무실로 불렀다. 강책이 문을 닫고 소파에 앉아 웃으며 물었다. “오늘 제가 아부를 너무 과하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목양일이 웃으며 말했다.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회장님의 아부가 과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진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양자리가 거들며 말했다. “그건 나쁜 게 아니에요, 적을 속일 때 자기 자신까지 함께 속이는 것이 최고의 경지에요. 현재 저희 말고 모리 하이테크든 도가 집안이든 모두 총수님이 도가 집안이 두려워서 아첨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도가 집안도 저희에게 경계를 늦추고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맞아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에요. 도가 집안이 방심하는 틈을 타서 모리 하이테크를 빨리 제자리로 회복시키고 확장해서 도가 집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해요.” 강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잠시 후, 강책이 최대훈에게 말했다. “저희 아버지는 이제 모리 하이테크를 위해 일하지 않기 때문에 지하성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요. 이 말은 즉, 모리 하이테크의 핵심 기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최대훈 씨, 앞으로 저희 아버지를 대신해서 모리 하이테크의 ‘핵심 기술’을 맡아주세요.”최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 “총수님, 걱정 마세요. 이 일은 저에게 짐이 아니라 즐거움입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저희 능력을 발휘할 수
정단은 강책의 과분한 총애와 대우에 얼굴이 빨개졌다.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정단 씨는 앞으로 제가 시키는 일만 하면 됩니다. 회사에서 저 이외에 그 누구도 정단 씨에게 일을 시킬 권리가 없어요.”정단이 물었다. “특별한 요구 사항이라도 있습니까?”정단이 주의할 점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던 말이 듣기에는 이상하게 들리는 듯했다. 정단은 얼굴이 붉어지며 황급히 해명했다.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그런 특별한 서비스를 말한 게 아니에요.”정단의 말을 들은 강책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특별한 서비스는 뭐예요?”정단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만약 강책 씨가 원하시면 해드릴 수 있어요. 어차피 저는 이 한 몸 바칠 각오가 됐어요.”“하하.” 정단의 말에 당황한 강책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됐어요, 저가 정단 씨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그게 뭐죠?”“정단 씨가 저의 비서가 되기 위한 유일한 요구는 바로 저한테 사심을 품지 않는 겁니다.”‘어? 음...’정단은 잠시 넋이 잃었다. 그리고 잠시 후 붉어진 얼굴로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강책 씨, 자기애가 너무 심하네요, 누가 강책 씨를 좋아해요? 저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남자들이 줄을 섰어요. 저는 강책 씨에게 눈곱만큼도 관심 없어요!”그때, 강책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강책은 핸드폰을 보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누구 전화이길래 저렇게 기쁠까?궁금한 정단이 힐끗 쳐다보자 핸드폰 화면에 ‘아내’라는 이름이 보였다. ‘훌쩍’정단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팠다. 정단은 강책이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강책이 손짓을 하자 정단은 눈치채고 자리를 피해 복도로 나왔다. 정단은 자신의 볼을 꼬집으며 혼잣말을 했다. “결혼한 거 모르는 것도 아닌데 상처받을 게 뭐 있어? 내가 강책 씨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까 신경 쓸 필요 없지!”하지만 왜, 신